공식설정과 다릅니다.


외전같은겁니다.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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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하지마. 연습하던 대로 하면 될거야.."


레오나는 침을 꿀꺽 삼키고 문을 열었다.

사령관의 슈트와는 달리 붉은빛의 안광을 내뿜는 부사령관의 슈트는 위압적으로 느껴졌다.


"안 늦었지?"


"어. 때마쳐 잘 왔어."


레오나는 아까 발키리와 연습했던대로 차분하게 그를 반겼다.

뒤에 서있던 발키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아직 그녀가 넘어야할 고비는 수십개였다.


"여기 이거..아우로라가 주더라고.."


부사령관은 손에 들고있던 케이크가 담겨있는 상자를 레오나에게 넘겨주었다.


"어머, 이런거까지 준비하고 말은 그렇게했지만 사실 기대한거 아냐?"


"닥쳐.."


여전히 티격태격하는 둘의 모습에 발할라의 대원들은 웃음을 지었다.


"슈트 헬멧 좀 내리시지 그러세요?"


"아니. 난 이게 더 편해."


부사령관은 샌드걸의 말을 딱잘라 말한 뒤 팔짱을 꼈다.

그의 완강한 태도에 샌드걸도 포기했는지 고개를 저었다. 그 순간, 작은 무언가가 지나갔다.


"맞아요. 부사령관님 안에서만큼은 헬멧 좀 내리세요.."


안드바리가 처량한 표정으로 부사령관을 올려다보았다.

그 표정을 본 부사령관은 아무말없이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다른건 몰라도 아이한테만큼은 약한 그에게 있어서 그런 표정은 절대로 그냥 넘어갈  수가 없는 표정이었다.


"제발요..."


"알았어..알았다고! 내리면 될거 아냐..!"


안드바리의 간곡한 부탁에 부사령관은 슈트의 헬멧을 내렸다.

공기가 빠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슈트의 헬멧은 접히고 접힌 뒤 슈트 안쪽에 수납되었다.


"언제나봐도 뭔가 멋있단 말이죠.."


"우리도 저런걸 입을 날이 올까요..?"


"야, 그렘린. 너 공돌이잖아. 저런거 못 만드냐?"


"샌드걸..아무리 저라도 저런건..."


언제나 봐오던 것이었지만 언제나 봐도 신기하고 멋졌던 탓에 발할라의 대원들 모두가 감탄사를 내뱉었다.

부사령관은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은 뒤 안드바리를 다시 쳐다보았다. 


"헤헤..봐요 헬멧 내리시니깐 얼마나 멋져요."


그녀는 이가 드러날 정도로 해맑게 웃었다.

그것을 본 부사령관은 자신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이게 멋져보이나? 흉터가 이렇게 많은데?"


"알비스는 오히려 그게 멋져보이는데? 싸우다가 생긴 영광의 상처라는거잖아!"


"그런가..영광의 상처라.."


부사령관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아이들의 순수한 생각에 말한 것이라고 스스로 되뇌였지만 표정관리가 안됐다.

그에게 있어서 이 상처는 영광의 상처가 아닌 잊고싶어도 잊을 수 없는 표식같은 존재였다.


"알비스..? 안드바리..? 이제 그만하고 파티 준비하자.."


"네~"


그의 표정을 유심히 지켜본 베라가 둘을 데리고 방으로 들어갔다.


"괜찮아?"


레오나가 그의 어깨를 토닥이며 옆에 섰다.

부사령관은 그녀를 살짝 쳐다 본 뒤 방 안에서 파티를 준비하는 안드바리와 알비스를 쳐다보았다.


"뭐..아이들 눈에는 그렇게 보이겠지..쟤네들도 그런 뜻으로 말한 것도 아닐테고.."


레오나는 쉽사리 입을 열지 못 했다. 

그에게 있어선 어떤 말로도 위로가 안 될 것이라는 것을 그녀가 제일 잘 알기 때문이었다.


"대장님. 부사령관님. 일단 들어가죠.."


"그러지.."


부사령관은 팔짱을 푼 뒤 방 안으로 들어갔다.


발키리가 나서 준 덕분에 분위기가 서먹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레오나는 발키리를 한번 쳐다 본 뒤 조용히 엄지를 치켜세웠다. 발키리 또한 레오나를 향해 조심히 엄지를 치켜세웠다.


"부사령관님! 대장님! 빨리 오세요! 음식 다 식어요!"


식탁 위에는 촛불과 함께 여러명이 먹고도 남을 정도의 음식이 푸짐하게 쌓여있었다.

그것을 본 부사령관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거 다 먹을 수 있는거야..?"


"후후..먹고 모자른 것보단 먹고 남는게 더 나아요."


님프는 스프와 고기를 양껏 떠 준 뒤 부사령관에게 넘겼다.

고소하고도 입맛을 당기는 향에 부사령관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익숙한 향이군..예전에 군생활 했을 때가 생각날 정도야."


"그..그런가요.."


베라는 흐르는 식은땀을 닦으며 눈치를 살폈다.


"부사령관! 그거 말야 밀키ㅌ..우웁..."


"알비스. 조용히하고 미트볼이나 먹자?"


샌드걸의 행동에 그는 조금 의아해했지만 딱히 신경 쓰지않고 음식을 입에 넣었다.

레오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쉰 뒤 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3분 미트볼 박스를 발로 걷어찼다.


서로 웃고 떠드는 소리와 식기가 부딫히는 소리가 방 안을 가득 매우고 더 나아가 숙소 바깥에서도 들리기 시작했다.

오랫만에 느껴보는 따뜻함에 부사령관은 입꼬리가 점점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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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마친 뒤 의자에 앉아 커피를 홀짝이는 레오나의 뒤로 부사령관이 다가왔다.


"옆에 앉아도 되겠나?"


"당연하지. 옆에 앉아도 돼."


"이제 그 말 안하는거야?"


"뭘 말이야?"


"'오늘은 기분 좋으니깐 1미터 안에 들어와도 돼.' 뭐 그런거 말이야."


평소랑은 다르게 하이톤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흉내내는 부사령관의 장난에 레오나는 마시고있던 커피를 뿜어버릴 뻔 했다.


"야!!!"


"하하. 농담이야 농담."


부사령관은 의자를 꺼낸 뒤 그녀의 옆에 앉았다.

레오나는 천천히 눈을 굴려 그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그의 눈은 그녀가 아닌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고있는 대원들에게 가있었다.


"화목하다는게 이런 거 였나..?"


그의 말에 레오나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게 무슨 의미지?"


"나한테 가족이 있다는거..너도 들어봤겠지.."


아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을 살짝 본 부사령관은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가족을 꾸렸지만 집안에는 언제나 찬바람만이 쌩쌩 불었고, 웃음소리는 커녕 식기가 부딫히는 소리 조차 나질 않았어..."


이번에도 아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미안..별로 밝은 이야기는 아니였군."


"아냐..나도 이런건 사령관을 만나고나서야 깨달았으니깐.."


"그런가.."


"부사령관도 알다시피 우리는 극지방 전투를 위해 만들어진 존재야. 차가운 눈보라 속에서 명예를 기다리는 전사들..뭐 그런거말야."


이번엔 부사령관이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난 사령관을 만나고나서 복원된 개체였어. 그래서 멸망 전의 일이라던가 철충침공 때의 일은 기억이 아예 없었지.. 난 언제나 자매들에게 차갑게 대했어. 아마 그렇게 행동하라고 설계됐던 탓 이겠지.. 전쟁에는 정이라던가 가족애는 걸림돌 이니깐.."


레오나의 말에도 부사령관은 눈길 한번을 주지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탐색대가 무언갈 발견했다면서 날 찾았어.  멸망 전 레오나 개체를 발견했다고.."


그녀의 말에 그의 눈이 그녀에게로 향했다.

레오나는 딱히 신경쓰지않고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이미 상태는 처참했지. 간신히 숨을 연명하고 있는 상태였어. 그런 와중에도 걔는 내게 무언가를 건네기 위해 팔을 뻗었어. 주먹을 꼭 쥔 손에서 열쇠고리 같은게 여러개가 나왔어. 그리고 다 쓰러져가는 목소리로 나한테 말하더라고..


'자매들한테 잘 대해.' 라고.. 그러고 그 자리에서 숨을 거뒀어.. 그 뒤로 난 내 자매들한테 전과는 다르게 살갑게 대했어..뭐랄까..나 자신과 한 약속이랄까..그런 것 때문일지도..어때..? 헤헤...나도 별로 밝은 이야기는 아니였지..?"


둘다 쉽사리 입을 열지 못 했다.

무거워져가는 분위기 때문에 레오나도 부사령관도 이 자리가 불편해져만 갔다.


설거지를 하면서 둘의 동태를 살피던 발키리도 쉽사리 끼어들지 못 했다.


그렇게 서로의 눈치를 살피던 중 알비스가 레오나의 옷깃을 붙잡으며 그녀를 불렀다.


"대장님. 대장님."


"무슨 일이지 알비스?"


"우리 같이 영화봐요!"


"갑자기 영화..?"


"다같이 모였으니 영화 한편 좋잖아요!"


"영화? 영화 좋지."


부사령관이 자리에서 일어나 알비스를 안아주었다.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으며 부사령관에게 안겨있는 알비스의 모습을 보고있자니 레오나는 입꼬리가 올라갔다.


레오나 또한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뒤를 따라갔다.


"근데 무슨 영화야?"


"음..이벤트 호라이즌이라는데요?"


"무슨 영화인지는 알아?"


"글쎄요..표지에 '초광속 액션이 몰려온다!'라고 적혀있는 걸로 보아 액션영화 같은데요..?"


"그래?"


하지만 이들은 알지 못 했다. 알비스가 가져온 그 영화는 액션영화가 아닌 혈흔이 낭자하는 잔인하고도 무서운 영화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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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으.....포스터로 사기치는게 어딨어..."


레오나는 배개를 꼬옥 안고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비명을 지르고 기절을 몇번 했던 탓에 영화의 내용이 기억이 나질 않았지만 몇몇 장면이 아직까지도 생각이 났다.


"뭐야. 북방의 암사자라더니. 설마 저런 픽션에 쫀거야?"


부사령관의 도발에 레오나는 얼굴이 빨개졌다.


"뭐?! 아냐?! 누가 저런 허구의 내용이 무섭대..?! 흥! 전혀 안 무섭거든?!"


말은 그렇게 하고있었지만 그녀의 다리는 후들거리고 있었다.


"자.자. 여러분들 이제 시간이 늦었으니 이제 슬슬 잡시다."


샌드걸의 말에 대원들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 각자의 방에 가기 위해 발걸음을 서둘렀다.


"자...잠깐!"


레오나의 다급한 부름에 다들 발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쳐다보았다.


"가가가..간만에 파티니깐...같이 자는거 어때...?"


"레오나? 너 설마 무서워서 그러는거야?"


"뭐..?"


"에이. 부사령관님. 설마 레오나 대장님께서 그러시겠어요? 안드바리랑 알비스도 안 무서워하는데.."


"알비스는 저런 영화보다 안드바리가 더 무서워!"


"방금 뭐라고했냐..?"


"아...아무것도 아니에요..."


레오나는 점점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다급함에 발키리를 쳐다보았지만 발키리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지금 여기에 그녀의 편은 아무도 없었다.


"흥..그냥 해본 말이야..! 그럼 다들 잘 자!"


"네. 안녕히 주무세요."


그렇게 방의 불이 꺼지고 레오나 혼자 남겨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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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오나는 이불을 끝까지 뒤집어 쓰고 잠을 청해보려했지만 눈이 감기질 않았다.

눈을 감으면 아까 봤던 영화 속의 그 장면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이불을 조심히 내려 바깥을 살펴보았다.

바깥에 떠올라았는 달빛만이 아무것도 없는 방 안에는 비춰주고있었다.


"흐깃?!"


갑자기 자신의 옆에서 난 소리에 레오나는 깜짝 놀랐다.

창문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였다. 레오나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다시 눈을 감았다.


하지만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아까 물을 많이 마셔서 그런가..'


그녀는 침대 옆 서랍에서 손전등을 꺼낸 뒤 조심히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자신의 옆방에서 자고 있는 발키리를 향해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야..발키리..일어나봐..."


발키리의 어깨를 흔들어 깨워보았지만 그녀는 일어나지 않았다.


"발키리..!"


"헤헤..각하..제 볼 어떠신가요..? 빵빵하고 따뜻해서 찐빵같죠..?"


잠꼬대까지 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있자니 레오나는 기가 막힐 지경이었다.

발키리를 깨워보려했지만 그녀의 몸은 슬슬 한계에 다다르기 시작했다.


"으으..그냥 내가 가고말지.."


그녀는 손전등에 의지한채 화장실을 향해 발걸음을 서둘렀다.

나무가 삐걱거리는 소리와 그 틈 사이로 들어오는 찬바람에 그녀는 점점 발걸음이 느려졌다.


"왜...괜한 소리를 해서..."


그렇게 화장실 앞까지 온 레오나의 얼굴에는 화색이 돌기 시작했다.

서둘러 볼일을 마치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다.


하지만 그 순간, 누군가가 그녀의 어깨를 붙잡았다.


"어..?"


"기다리고 있었다. 레오나.."


레오나는 등골이 서늘해지기 시작했다.

다리는 부들부들 떨렸고, 너무 무서워서 목소리 조차 나오질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천천히 몸을 돌려 뒤를 돌아보아다.


어둠 속에서 붉은빛의 안광을 내뿜는 무언가가 서있었다.


"같이 있어줘. 영원히."


레오나는 너무 무서운 나머지 비명조차 지르지 못 했다.

그녀의 표정은 별의 아이를 처음 목도한 것보다 더 심각한 표정이었다.


"하하. 안 무섭다더니. 완전 쫄았구만. 이거."


부사령관은 슈트의 헬멧을 내리고 레오나를 불러보았지만 대답은 없었다.


"레오나? 내 말 안 들려? 레오나? 아..시발..."


계속해서 그녀를 불러보았지만 대답은 없었다.

그녀의 발밑에서 따뜻한 무언가가 흘러나오는 것을 본 부사령관은 그제서야 자신이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뼈저리게 깨달았다.










할 수 있냐...? 레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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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광속 액션이 몰려온다!


아마 다음편은 야?스가 조금 함유될지도..? 아님 말고.


여튼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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