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설정과 다릅니다.


*잔혹한 사진과 묘사가 조금 함유되어있습니다.*


*매울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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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221번 다프네는 캐비넷에 숨어 간신히 숨을 골랐다.

불이 꺼지고 지옥이 펼쳐졌다. 수용소에서 물 밀듯이 쏟아져 나온 괴물들을 피하는데 정신이 팔린 그녀는 닥터를 비롯한 동료들과 떨어져버렸다.


"닥터..? 반달..? 제 말 들리세요..?"


연락을 시도해보지만 대답은 없었다.

잡음만이 들려오는 이어폰을 벗어던지고 다프네는 캐비넷의 틈 사이로 바깥 상황을 지켜보았다.


비상전력만이 들어오는 어두컴컴한 방 안으로 무언가가 들어왔다.

기괴한 울음소리를 내며 천천히 방을 돌아다니는 무언가의 모습에 다프네는 입을 막았다. 자신이 살아오면서 저렇게 기괴하고 끔찍한 것은 처음이었다.


숨을 죽이고 저것이 방을 나가기만을 기다렸다.

대항할 수단이 없는 지금 저것과 싸우는 것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였다.


'빨리 나가..제발...'


그녀의 속마음을 듣기라도 한 듯 그것은 천천히 몸을 돌려 방을 나왔다.

그것이 방을 떠난 것을 본 다프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대로 구조대가 오기 전까지 버틸 생각이었다.


"언니.."


누군가의 부름에 다프네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눈을 부릅뜨며 다시 바깥을 살펴보았다. 자신의 앞에는 서있는 누군가의 모습에 다프네는 다시 입을 막았다.


델타에게 살해당했던 동생들 중 한명이 아쿠아가 서있었다.


"언니..밖으로 나가서는 안돼."


"뭐...?"


"명심해. 밖으로 나가면 안돼.."


그녀는 이 말을 남기고 유유히 방을 나왔다.

다프네의 눈은 그녀를 따라갔다. 황급히 캐비넷의 문을 열고 아쿠아를 찾아보았지만 그녀는 증발해버린 듯 사라져있었다.


허공을 향해 손을 뻗어 아쿠아를 찾아보았지만 이미 그녀는 보이지 않았다.

다프네는 다시 한번 아쿠아가 말했던 것을 곱씹어 생각했다.


'밖으로 나가면 안됀다고..? 저 괴물들을 말하는건가..?"


그녀는 아쿠아가 이 시설에 돌아다니고 있는 괴물들이 밖으로 나가서는 안되는 것임을 말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다프네는 마음을 다잡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시라도 빨리 일행을 찾고 자신이 들은 것을 전달해야만 했다.


'밖으로 나가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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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은 어두운 복도에서 벗어나 AGS 격납고에 도달했다.

자신이 선을 자르고 전원을 내려버린 AGS들이 수납되어있는 것을 본 반달은 괜히 식은땀을 흘렀다.


마치 무덤에 발을 들인 기분이었다.


그는 자신의 손에 들려있는 공구를 더 굳세게 쥐며 천천히 발걸음을 뗐다.


"사..살려줘..."


누군가의 목소리에 반달은 공구를 소리가 난 쪽으로 겨누었다.

피로 얼룩져있는 타일에 반달은 눈살을 찌푸렸다. 


"뭐야.."


피는 길을 따라 쭉 흩뿌려져있었다. 반달은 침을 꿀꺽 삼키고 피를 따라갔다.


"살려줘..."


피를 따라가면 따라갈 수록 목소리는 점점 선명해졌다.

이윽고, 피는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대신 다른 것이 있었다.


"시발..."


끈적하고 기분나쁘게 생긴 점막들을 본 반달은 바로 욕이 튀어나왔다.

이 점막은 자신이 보았던 점막과 소름이 돋을 정도로 똑같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사...살려...살려...줘..."


누군가의 다급한 목소리에 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올렸다. 점막들에 의해 벽과 한몸이 되어버린 베라가 숨을 헐떡이며 반달을 쳐다보고있었다. 그와 눈이 마주친 베라는 더욱 더 숨이 거칠게 내쉬었다. 그녀의 흉부가 찢어지고 그 사이로 4개의 촉수가 튀어나왔다.


"아냐...아냐..아냐..! 아니라고!"


반달은 재빨리 공구를 들어올려 촉수들을 모조리 잘라냈다. 그것은 피를 토해내며 축 늘어졌다.

아직 미성숙했던 덕분에 그가 이길 수 있었다. 


반달은 거친 숨을 몰아내쉬며 벽에 붙어있는 저 괴물을 쳐다보았다. 




저것들에게서 도망쳤다고 생각한 자신이 어리석었다고 생각했다. 그의 머릿속에는 지금 오만가지 시나리오가 써지고 있었다.


'설마..닥터, 다프네 이 새끼들..'


그는 제일 처음 닥터와 다프네를 의심했다. 자신에게 이 시설의 시스템들과 전기공급실을 파괴하라는 부탁을 했기 때문이었다.

예전에 자신이 몸을 담고있었던 종교의 누군가가 떠올랐다.


'시발..여기도 그 새끼들이 아직도 있었을 줄이야...'


반달은 공구의 탄창을 교체하고 닥터를 찾아나섰다. 그녀를 만나는 순간 그 얼굴에 주먹을 날리고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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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스탄챠..일어나...철충침공 때도 살아남았잖아..일어나...'


콘스탄챠는 천천히 일어났다. 바닥에 드러누워 사령관을 찾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않았다.

한시라도 빨리 이곳을 빠져나와야만 했다.


간신히 일어난 뒤, 주위를 둘러보았다. 다행히 이 곳에는 괴물은 보이지않았다. 일단 구속복부터 풀어야만했다. 

그녀는 천천히 한발한발을 내딛으며 시설을 돌아다녔다.


하지만 그녀가 목도한 것은 피로 얼룩져있는 복도 뿐이었다.


'설마..주인님께서 말씀하셨던게...'


일전에 사령관이 자신에게 말해주었던 것을 떠올렸다.


'아냐..설마 그럴리가..'


그녀는 그것을 애써 부정하며 계속해서 돌아다녔다. 

그렇게 얼마나 돌아다녔을까 누군가 보였다.


"이봐! 거기 누구야?! 당장 멈춰!"


손전등의 강렬한 불빛에 콘스탄챠는 눈살을 찌푸렸다.

언듯 보기엔 노움과 레프리콘처럼 보였다.


"저거..저항군 소속 콘스탄챠잖아! 어떻게 나온거야?!"


"제압ㅎ..."


자신의 정체를 알아보고 둘은 총구를 겨누었다.

그 순간, 천창에서 무언가가 노움의 머리를 붙잡고 환풍구 속으로 끌고갔다.


"허..? 노움 상ㅅ...아아악!!!"


레프리콘은 노움이 사라진 환풍구를 올려다보았다. 하지만 그녀도 무언가에 의해 머리가 붙잡혀 환풍구 속으로 끌려갔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그녀는 어안이 벙벙했다.


'도대체 뭐가 일어나고있는거야..'


그들이 환풍구로 끌려가고 반대쪽 환풍구에서 내장과 피가 쏟아져나왔다.

콘스탄챠는 구토가 몰려왔지만 눈을 지그시 감고 숨을 천천히 내쉬며 간신히 그것을 참아냈다.


'이러고 있을 시간없어..'


계속해서 앞을 향해 나아갔다. 복도를 빠져나와 계단을 오르고 오른 그녀는 수복실을 발견했다.

자신이 델타에게 잡혀오고 처음으로 눈 뜬 곳이 저 수복실이었다.


"그러고보니.."


수복실에는 커넥터 유미가 있었다. 그녀가 자신에게 말했던 것이 떠올랐다.


"너한테서 그 녀석 냄새가 나."


그녀의 알 수 없는 말을 계속해서 되뇌이던 콘스탄챠는 수복실의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마자 누군가가 자신의 목덜미를 잡고 칼을 들이밀었다.


"꺄앗!"


"아..콘스탄챠..? 난 너를 알고있어..그 녀석의 부관이잖아..?"


커넥터 유미는 웃으면서 그녀의 목에 칼을 댔다.


"유미씨..일단 제 말 좀.."


"그 분은 널 원하지않았어!"


어떻게든 진정시켜보려했지만 오히려 독이 되었다.

호통을 치며 목에 칼을 들이미는 그녀의 행동에 콘스탄챠는 눈을 질끈 감았다.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원하지 않았다고!"


"제 말 좀 들어보시라고요! 우리 둘 다 여기서 나가야해요..그러니 이 구속복 좀 풀어주세요..!"


"아니..아무도 여기서 못 나가.."


유미는 콘스탄챠의 목에 들이밀었던 칼을 들어올렸다.

그것을 본 콘스탄챠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안돼요..그거 내려놓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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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마지막 글 입니다.내년에도 열심히 할께요.


이런 뇌절작품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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