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설정과 다를 수 있음

*단맛 아르망 서약 대사를 참고함 

*그동안 쓴 창작 글 모음


새벽 일찍 출근하자 아르망이 웃는 얼굴로 내 외투를 받아 들고 옷걸이에 걸으며 반겨주었다.


"너무 바쁘면 아르망과 보낼 시간이 줄어서 슬픈데 말이야."


"후훗, 일하는 시간도 저와 함께 보내는 시간입니다."


슬며시 아르망의 엉덩이를 쓰다듬으며 짓궂게 인사를 받아주자 그녀는 웃어주었지만

무언가 서늘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과연 조금의 농땡이도 용납하지 않는 선도 위원이다 이건가.


"이크! 더 혼나기는 싫으니 열심히 해야겠네."


아르망은 그런 나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지만, 그녀의 표정은 온화하기 그지없었다.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만큼 이런 사소한 장난들 역시 내가 하는 애정 표현이라는 것을 그녀 역시

잘 알고 있었고, 오히려 이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그녀는 걱정할 정도였다.


"그래서 오늘 일정은 어떻게 되니?"


"네, 폐하. 오늘 일정은 전투 지역의 지휘와, 그리고.... 어... 아, 아닙니다."


평소 완벽한 예지 능력으로 일정을 조율하는 아르망이 저렇게 당황하는 이유가 궁금해졌지만

나는 붉게 달아오른 그녀의 얼굴을 보고 이내 깨닫게 되었다.


"아~ 혹시... 하핫! 아침부터 너무 밝히는 거 아닐까 몰라?"


"폐, 폐하!"


아마 남녀간의 사랑을 서로 표현하는 심오하고 아름다운 그 행위가 그녀를 저렇게 당황시켰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렇게 얼굴을 붉히고 당황할 이유가 없지.


"그럼 아직 아침이니까 가볍게 10번만 할까?"


"으읏..!"


아르망을 품에 끌어안고 귓가에 속삭이자 그녀는 저항하듯 몸을 꿈틀거렸지만, 그것도 잠시였고

이내 포기한 듯 내게 몸을 맡겨오며 내 가슴에 얼굴을 묻어왔다.


"가끔씩은... 폐하 때문에 제 머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이런, 그게 내 탓이었어?"


귀여운 앙탈에 껄껄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자 그녀는 내 손길을 즐기며 이번엔 자신부터

손을 내 허리로 감아오며 안아주었다.


"이상해요.. 정말.. 이렇게 안기면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어요."


기분 좋게 웃으며 서로의 온기를 즐기고 있으려니 지금의 이 시간이 너무 부족하게 느껴졌다.

언제 까지고 계속 안아주고 싶었지만 시간은 야속하게 흘러가는 법. 슬슬 업무를 위해 준비를 해야 한다.


"앗..! 잠시..!"


"응?"


살며시 아르망을 놓아주니 그녀가 내 손을 붙잡으며 조금은 아쉽다는 듯 나를 올려다보았다.


"전... 저는.. 폐하와 함께하는 미래의 예측이 너무 어려워요. 우린 영원히 함께할 수 있을까요?

이런게... 이런 것이 무지에서 오는 두려움 일까요?"


아르망이 가끔 이렇게 불안을 호소하기는 했지만 오늘은 유독 그녀의 눈동자가 슬프게 보였다.

모든 것들을 예측하고 연산하는 그녀에게 예측할 수 없는 무지란 거대한 장벽에 막힌 듯 무섭게 느껴지리라.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어 아르망."


"폐하..."


내 대답에 더욱 슬픈 표정을 짓는 그녀를 다시 안아주며 나는 대답을 이어나갔다.

사랑하는 여자의 두려움과 슬픔을 품에 안아 막아주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


"그래도 내가 너에게 확신할 수 있는 건 딱 하나야."


"확신... 이요?"


"그래, 확신. 내가 살아있는 한 언제나 네 곁에 있을 거고, 너의 곁에서 인생이라는

여행길에 동반자로써 함께 걷겠다는 것. 그것들은 내가 약속할게. 그러니 아르망 너도 절대

혼자서 고민하지 마. 언제든 내게 몸을 기대도 좋으니까."


확신에 찬 내 대답에 마음이 놓인 것인지 아르망이 내 가슴에 뺨을 비비며 미소 지었다.

그녀는 내 품의 온기를 즐기다 나와 눈을 마주치며 확고하게 대답했다.


"네! 더이상은 제 감정을 숨기지 않겠어요. 폐하의 반려로써... 당당히 폐하의 마음과... 그리고 제 마음도요."


다시 밝아진 그녀의 모습에 나는 주머니 속에 들어있던 사탕을 꺼내 아르망에게 건네주었다.

언제나 힘내서 나를 돕는 그녀에게 주는 자그마한 선물이라 생각하면 되겠지.


"안돼요~ 폐하. 받기 전에도 알 수 있답니다~ 그보다.. 선물 말고도 따로 주실 게 있으시잖아요..."


"음?"


내가 내민 사탕을 살며시 거부하며 아르망이 내 귓가에 속삭였다. 어느새 그녀의 손이 내 고간으로 향해

살며시 쓰다듬는 것이 명백한 유혹의 제스처였다.


'멍석을 깔아줘도 놀지 못하면 그건 남자도 아니겠지.'


나는 그녀의 유혹에 살며시 키스로 화답하고 그녀의 허리를 손으로 감아 끌어들이며 귓가에 속삭였다.


"그럼,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예측해볼래?"


아르망은 얼굴을 붉히면서도 수줍게 미소 지으며 내 손길을 즐기기 시작했고, 살며시 내 얼굴을

쓰다듬으며 그녀의 예측 결과를 말하였다.


"예측은... 제 절망스러운 패배밖에 보이지 않아요... 하지만... 전 기뻐하게 되겠군요.. 어째서 일까요?"


"그건 앞으로 경험해보면 알겠지."


그대로 아르망은 가볍게 들어 올려 한쪽 구석에 마련된 소파에 눕히고 그녀의 옷을 조심스레 벗기기 시작했다.

절망스러운 패배가 확정적인 상황에서도 그녀는 내 손길에 힘을 풀고 웃고 있었다.




응애 아르마망 쎅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