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설정과 다를 수 있음

*레오나 기본 대사를 참고함

*그동안 쓴 창작 글 모음



길어봤자 10분이 조금 안되는 시간, 담배 한대를 태우고 오는 그 시간마저 완벽주의자인 레오나에게

용납되지 않는 시간인 모양이다.


물론 그 이상의 잔소리는 하지 않았지만 내심 불편하다는 것을 숨기지 않는 레오나의 모습에 

나는 초콜릿을 꺼내 그녀에게 슬며시 내밀었다.


"공물?"


"하핫! 화내는 모습마저 예쁜 레오나에게 건네는 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뇌물이라고 치자."


"거기에 둬."


도도한 성격 답게 공물이냐 묻는 레오나에게 웃어주며 초콜릿을 쥐어주자 그녀는 살며시 얼굴을

붉히면서도 최대한 표정을 수습하며 도도한 자세를 유지했다.


'저런 모습마저 귀엽게 보이니 참...'


중증이라면 중증이겠지. 스스로 생각해 보아도 신기할 정도로 레오나에게 빠져버렸다.

도도한 태도와 완벽을 추구하는 그녀의 이면에는 여리고 따뜻한 마음씨가 있었다.


나는 그것들을 사랑했다.


"저기, 사령관."


"응?"


"표정 바보 같아."


"아..."


서류에 집중하고 있는 레오나의 옆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 레오나가 볼을 슬며시 붉히며

툭 내던지듯 말했다. 확실히 얼빠진 표정이었을 것이라 생각하니 나 역시 얼굴이 화끈해지는 것을 느꼈다.


"난 사령관이 좀 더 특별한 사람이길 바래. 좀 더 정진해줘."


"이런.. 난 나름 열심히 하고 있는데.."


일부러 실망했다는 듯 과장되게 낙담하는 표정을 짓자 사무적으로 대하던 레오나의 눈망울이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과연 그녀는 뼛속까지 차가운 여자는 아니었다.


오히려 상냥하고, 온화한 그녀의 성품 답게 지금의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안절부절 하지 못할 것이다.


"아까도 지휘관 회의 때 혼나기만 했고..."


"윽!"


그때 가장 많이 나를 혼냈던 인물이 다름 아닌 레오나 본인이었기에 그녀는 또다시 몸을 움찔 떨었다.

물론 그녀가 악의를 갖고 내게 그런 소리를 했던 것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그녀를 살살 놀릴 때 보이는 저 행동들을 볼 수 있는 건, 몇 안되는 즐거움이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


'이건 엄연히 나를 많이 혼낸 레오나가 잘못한 거야.'


속으로 정당화를 하면서 어깨를 축 내리고 고개를 떨궈 한숨을 내쉬는 등, 약간의 연기를 더하자

레오나는 당황한 듯 눈을 이리저리 굴리다가 결국 살며시 입을 열었다.


"....가, 가끔씩은.. 사, 사령관도..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오오...!"


간신히 떨어진 레오나의 입에서 나온 말들은 솔직히 의외였기에 더욱 놀라웠다. 솔직해진 그녀는

내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치명적인 매력을 선보였다.


"아, 아주 가끔씩이니까 우쭐거리지 말아줘!"


"그래도 특별하다고 생각한다는 거 진짜지?"


끈질기게 레오나에게 달려들자 그녀는 질색을 하면서도 끝내 싫은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그녀 역시 지금과 같이 가벼운 시간을 보내는 것은 좋아했으니까.


한동안 서로 웃고 떠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가던 중 레오나가 살며시 내 손을 붙잡고

나와 시선을 마주치며 무언가 결심한 듯 말하기 시작했다.


"날 부담스러워 할 필요는 없어."


"레오나.."


솔직하게 레오나를 부담스럽게 생각한 적도 분명 있었다. 처음 마주쳤을 때 그녀는 말 그대로

차가운 겨울의 암사자 그 자체와 다름없게 느껴졌을 정도니까.


지금이야 서로 친해질 만큼 친해졌고, 이제 와서는 호감 그 이상으로 애정을 품고 있다지만

적어도 당시에는 그렇게 느꼈었다.


"항상 사령관이란 직책이 언제나 완벽해야 하기에 무겁고 부담된다는 것 정도는 나도 알고 있어.

하지만... 사령관, 나와 함께 있을 사람까지 완벽할 필요는 없어."


그 말을 끝으로 살포시 미소 짓는 레오나의 모습은 한 폭의 명화가 같았다.

마치 자애로운 여신의 미소를 보는 것 같은 기분마저 들 정도였다.


"이거.. 나만 레오나에게 큰 선물을 받아버린 기분인걸?"


장난삼아 놀릴 목적으로 한 행동이 뜻밖에도 큰 선물을 내게 주었다. 자애로운 레오나의 미소.

그것이 선물이 아니면 무엇이 선물이겠는가.


레오나는 내 말에 얼굴을 붉히며 마치 바라는 것이 있다는 듯 내 손을 어루만지며

운을 띄우기 시작했다.


"음... 크흠! 사, 사령관! 그럼.. 내가 잘하면.. 상을 줄 거야?"


주는 것이 있으면 오는 것이 있다는 말이 있듯이 레오나는 마치 자신이 선물을 줬으니 이번에는

자신이 상을 받을 차례라는 듯 어필해왔다.


"그럼 무슨 상을 줘야 할까~?"


안절부절 못하는 레오나에게 다가가 옆에 앉으며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말하자 레오나의

표정에 숨기지 못할 기쁨의 감정이 내비쳤다.


"누, 눈 감아줄 테니까! 아, 아니.. 난 아무것도 몰라 눈 감고 있어서..."


그러면서 살며시 고개를 돌려 입술을 내미는 레오나. 노골적으로 입맞춤을 바라는 그녀의 모습이

사랑스럽게 느껴져 웃음이 나왔지만 언제까지 그녀를 창피하게 만들 수 없으니 서둘러 입맞춤을 시작했다.


도도한 북방의 암사자는 내 품에 안겨 손길을 바라는 사랑스러운 여자가 되어있었다.




레오나 임신 시키고 싶다

갑자기 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