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설정과 다릅니다.


외전같은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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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으..."


거울 앞에 선 샬럿은 자신의 모습에 혐오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축 늘어진 뱃살을 볼 때마다 그녀의 기분도 축 늘어져만 갔다.


"어쩌다 이렇게 되어버린거지...?"


그녀는 늘어진 뱃살을 만지작거리며 지난 날들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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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유치원의 아이들과 신나게 놀 생각에 샬럿은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하지만 누군가의 끙끙앓는 소리에 그녀의 콧노래는 끊기고 말았다. 누군가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는 것을 직감한 샬럿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끄으윽..! 가자..! 좀..!"


무거운 포대가 가득 담긴 수레를 혼자서 미는 실키의 모습에 샬럿은 그녀에게로 향했다.


"어머. 실키 공. 도움이 필요하신가요?"


"앗..샬럿씨..아뇨..저 혼자서도 할 수 있어요! 가아악..!!"


말은 그렇게했지만 실키 혼자서는 무리였다. 


"힘들어보이시는데..제가 도와드리죠."


샬럿은 두르고있는 망토와 모자를 벗어 실키에게 건네주었다.


"네..? 하지만.."


"곤경에 빠진 분을 총사대장으로서 그냥 지나칠 순 없죠."


실키를 대신하여 수레의 손잡이를 잡은 샬럿은 있는 힘껏 수레를 밀었다. 손목과 다리에서 핏줄이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자 아까까지만 해도 꿈쩍도 않던 수레의 바퀴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와..! 대단해요!"


"이 정도는 별것도 아니죠. 어디로 가져가면 될까요?"


"곡물창고까지만 가져가시면 돼요."


"후후. 알았어요."


이윽고, 곡물창고에 도착한 샬럿은 손수건으로 땀을 닦으며 기지개를 켰다.


"정말 감사해요..보답이라도 해드리고싶은데.."


실키의 말에 샬럿은 손사래를 쳤다.


"아닙니다. 실키 공. 저도 딱히 보상을 바라고 한 일은.."


"아니요. 그래도 도와주셨는데. 보답은 해드려야죠."


실키는 수레에 담겨있는 포대 하나를 들어올려 샬럿에게 건네주었다.


"괜찮으시다면..이거라도.."


"이게 뭐죠?"


"감자에요. 이번에 수확이 좋아서 엄청 많이 나왔아요."


"감자?!"


감자라는 말에 샬럿의 눈에서 별빛이 쏟아졌다. 아까와는 다른 모습에 실키는 살짝 당황했다.


"앗..흠흠. 감사합니다. 실키 공.."


총사대장으로서 품위를 지키지 못했다는 사실에 샬럿은 얼굴을 붉혔다. 헛기침을 한두번하고 실키에게 감사인사를 전한 뒤  감자가 가득 담긴 포대를 어깨에 들춰맸다.


포대는 무거웠지만 전혀 무겁지가 않았다. 그녀의 발걸음은 그 어느 때보다 가벼웠다.


'헤헤..뭘 해먹을까..쪄먹을까..? 아님 호일에 감싸서 구워..? 아냐..많으니깐..그냥 다 해먹자! 우헤..우헤헤..'


그녀는 행복한 고민을 하며 입가에 흐르는 침을 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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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현재.


'조금...밖에 안 먹었는데..이 정도라고..?'


남들이 보기엔 보기좋게 살이 올랐지만 그녀의 눈에는 해괴망측한 살덩이 괴물처럼 보였다.


'다른 누군가가 이 모습을 본다면...'


샬럿은 상상에 잠겼다.


"샬럿 대장..감자를 사랑한 나머지 배가 감자처럼 되셨군요."


"그것도 그대가 늘상 말하는 '멋'이라는건가?"


"아하하하하!!! 이젠 뭐가 가슴인지 배인지 구분도 안 가잖아!!"


아르망과 불굴의 마리, 악우인 세라피아스 앨리스가 자신을 비웃는 것을 상상한 살럿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상상하는 그녀의 뒤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샬럿.."


"히익..?! 폐..폐하..?"


사령관은 그녀를 아래위로 한번 훑어본 다음 아무말 없이 눈을 지그시 감고 고개를 저은 뒤 자리를 떠났다.


"폐하! 잠시만..! 폐하! 폐하!!"


손을 뻗어 그를 불러보지만 그는 그녀에게 눈길 한번을 주지않았다.


"안돼!!!!!!!"


상상에서 겨우 빠져나온 샬럿은 이곳이 현실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리고 자신의 허리춤에서 레이피어를 꺼내들었다.


"더 완벽하게.."


그녀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불타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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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오를 다진 다음날부터 샬럿은 들판 위에서 검술을 갈고 닦았다.

태어날 때 부터 지니고있는 빔 레이피어로 나무로 만들어진 인형을 찌르고 찔렀다. 그녀는 그렇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나무인형을 찔러댔다.


하지만 제아무리 바이오로이드라고 한들 몸을 그렇게 혹사하면 쓰러질 수 있었다.


"안돼..이대로..쓰러질 수는..."


숨을 헐떡이며 레이피어를 향해 손을 뻗어보지만 몸은 걸레짝이 된거마냥 엉망진창이었다.

결국 쓰러진 샬럿은 주먹을 꽉 쥐고 입술을 깨물었다.


"죄송합니다..폐하..전 아무래도..여기까지.."


"너 여기서 뭐하냐?"


"햣..?!"


뒤에서 들린 누군가의 목소리에 샬럿은 재빨리 몸을 일으켰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엉망진창이었던 몸이 맞나싶을 정도였다.


"폐...폐하...?"


샬럿의 눈 앞에는 초코바를 손에 들고있는 사령관이 있었다.


"요새 먹지도 자지도않고 여기서 검을 휘두르고있다는 소문이 사실이었네."


사령관은 그녀에게 초코바를 건네주었다. 그것을 본 샬럿은 입가에 침이 흐르고 눈가가 촉촉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그의 손을 거부했다.


"마음은 감사하지만..저는 이걸 받을 수 없습니다.."


"먹어가면서 하지 그래? 그러다가 몸 망가진다고."


"몸이 망가지는 한이 있더라도 저는..."


말을 하다말고 그녀의 뱃속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에 샬럿은 얼굴이 점점 붉어져갔다.


"죄송합니다.."


"아냐..신경쓰지마.."


그는 눈길을 돌리는 와중에 샬럿의 레이피어와 눈이 마주쳤다.


"이런 구시대적 무기로 잘 싸우는구만.."


"구시대적이라뇨..얼마나 로망이 넘칩니까.."


"그러다가 죽은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알아?"


그는 일전에 책에서 본 대로 레이피어를 휘둘러보았다. 하지만 사령관은 그런 구시대적 무기와는 맞지가 않았다.

그가 레이피어를 휘두르고 있는 모습을 보고있자니 속에서 천불이 날것만 같았다.


"썅..이거 생각보다 어렵군.."


"하아..폐하. 그거 그렇게 하는거아닙니다. 이리줘보세요."


"샬럿..?!"


"폐하. 쉿. 집중하세요."


샬럿은 레이피어를 쥔 그의 손을 붙잡고 자세를 잡아주었다. 그런 그녀의 행동에 사령관은 당황했다.

그녀의 풍만한 가슴과 보기좋게 오른 살이 자신의 슈트에 닿고있다는 사실에 얼굴이 붉어졌다. 그런 자신의 심정을 샬럿이 조금이라도 이해해주길 바랐지만 그녀는 그의 자세를 잡아주는 것 외에는 여념이 없었다.


"자. 힘 푸시고. 제가 움직이는대로 움직이시면 돼요."


"그..그래.."


"자. 앙. 투. 트와. 앙. 투. 트와."


그의 몸은 그녀가 움직이는대로 움직였다. 아름답고 우아하게 움직이며 나무인형을 찌르는 것을 본 사령관은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샬럿은 눈을 감고 계속해서 그의 몸을 움직였다.


"어떠세요? 폐하?"


"신기하군..낫은 써본 적이 있는데 말야.. "


"네?"


"아무것도 아냐.."


그는 레이피어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고 그녀에게 돌려주었다.


"로망이 넘치지않습니까?"


그것을 돌려받은 살럿은 레이피어를 검집에 넣어두었다.


"그러고보니 폐하는 검 같은걸 써보신 적이 없으신가요?"


"음..아. 생각해보니 있군."


그는 손가락을 튕긴 다음 슈트의 뒷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평소에 그가 쓰는 공구의 아랫부분에 칼과 같이 날카로운게 달려있었다.


"그거..폐하께서 쓰시는 공구와 똑같은거 아닌가요?"


"아냐..잘 보라고."


그는 나무인형 앞으로 가 자세를 잡았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그녀는 어안이 벙벙했다. 

그의 몸짓 두세번에 나무인형이 산산조각 났다. 그는 공구의 탄창을 교체하며 샬럿을 쳐다보았다.


"휴..오랫만에 쓰는건데 아직도 잘 작동하네.."


"그거...공구맞죠..?"


"그럼. C.E.C의 까다로운 안전기준에 준수하여 제작된 공구라고."


샬럿은 그의 손에 들려있는 공구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자신보다 빠르게 검을 휘두르는 자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그 생각이 오만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저기..폐하..?"


"응?"


"저도..그거 한번 써볼 수 있을까요..?"


"뭐? 이걸 말야?"


"네.."


사령관은 머뭇거렸다. 자칫 잘못 다뤘다간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사령관은 그녀의 눈빛을 이길 수가 없었다.


"후..."


그는 그것을 그녀의 손에 들려주었다.


"콘스탄챠한테는 들키지마라.."


"네..폐하. 명심하겠습니다."


샬럿은 그것을 들어올렸다. 칼날 부분에서 푸른빛이 은은하게 도는 것을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모두를 하나를 위해. 하나는 모두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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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럿은 오른손 장갑을 벗어 들판 위에 세워져있는 나무인형을 향해 던졌다.

이는 상대방에게 결투를 신청할 때 하는 행위라고 배웠다. 나무인형에게 결투를 신청하는 모습이 조금 아이러니했지만 그녀에게는 상관없었다.


로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아한 마무리를 해드리죠.."


그녀는 사령관의 공구를 꺼내들어 나무인형에게 휘둘렀다. 공구의 밑 칼날에서 푸른빛이 그녀가 움직이는대로 따라갔다.

그 모습은 마치 화가가 한폭의 그림을 그리는 것과도 같았다.


사령관의 거칠고 무거운 움직임과는 달리 그녀는 우아하고 아름답게 움직였다.

나무인형의 팔을 전부 절단한 샬럿은 빠르게 인형의 뒤로 넘어가 인형의 머리에 공구를 겨누었다.


3개의 푸른색 레이저가 인형의 머리에 새겨진 것을 본 샬럿은 웃으면서 방어쇠를 당겼다.

나무인형은 엄청난 굉음과 함께 완전히 박살이 났다. 그녀는 공구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를 입김으로 한번 분 다음 총집에 그것을 집어넣었다.


"후후..훌륭한 장비네요."


샬럿이 기뻐하는 모습을 저 멀리서 지켜보고있던 사령관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사령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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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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