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원이나 걸린 기가막힌 일을 만나면 그 누구나 거절을 못 하는 법이다.
외진 모바일 게임에 허구헌날 불타는 이 곳에서 야짤이라니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 하면서도 나는 주머니에서 갤럭시 탭 S7FE와 펜을 꺼내 들었다.
내가 배운 것은 경제학과 일본어 뿐이라 그 라붕이에게 그릴 줄 모른다고 답하였다. 그러자 그는
"괜찮아 야짤 하나만 그려줘" 라고 대답 하는 것이였다.
나는 야짤을 한 번도 그려 본 적이 없기에 머리를 굴려 대충 칠 한 그림을 주었다.
"싫어! 이건 누가봐도 나앤이잖아! 나앤이 아니더라도 페도는 싫어!"
나는 화들짝 놀라며 하는 수 없이 가슴을 그렸다.
"아니 이 가슴은 이미 납작하잖아...다른 걸로 하나 그려줘"
"이 가슴은 너무 까맣잖아...난 오래 가는 가슴으로 그려줘"
그러나 원스토어 출책이 급했던 나는 더 이상 참지 못 하고, 아무렇게나 분홍칠을 하여 쓱쓱 주고서 한마디 툭 던졌다.
"니가 원하는 바이오로이드는 이 안에 있어."
놀랍게도 라붕이의 표정이 밝아지는 것이 아닌가.
"그래! 이거야! 내가 원하던 야짤은 이거야! 그런데 이 섹돌에게 참치캔을 많이 주어야 할까?"
"안드바리가 허락하지 않을걸"
그는 설레는 표정을 하며 가슴상자 안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어머, 벌써 사령관과 침대 위인걸!"
이렇게 해서 나는 라붕이를 알게 되었다.
+
미안하다...참가에 의의를 두었다.
다들 사랑하는거 알지?
똥글 봐줘서 고맙고 올 한해 참치캔 그득그득한 한 해가 되길 바란다.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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