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설정과 다릅니다.


외전같은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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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때? 맘에 들어?"


사령관의 물음에 LRL은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만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녀는 등대지기라는 목적으로 태어나고 줄곧 입고있던 제복대신에 만화 속에서나 보던 자신의 우상인 사이클롭스 프린세스의 옷을 입고있었다.


"사령관..나...나..."


그녀는 말을 이어가지 못 했다. 눈에는 닭똥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사령관은 그녀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어주며 그녀의 눈에서 흐르고있는 눈물을 닦아주었다.


"LRL. 울면 안돼지. 기쁜 날인데."


"알아..그치만..그치만...으아아앙...흐아아앙..."


울지 않기 위해 입을 꾹 다물고 치맛자락을 꽉 붙잡으며 울음을 참아보았지만 역부족이었다.

왼쪽의 눈에 있는 장미에 물을 주고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있자니 사령관의 마음도 뭉클해지기 시작했다.


"우리 공주님. 이제 그만 뚝 하세요."


에이미 레이저도 LRL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달래주었지만 그녀의 눈에서는 계속해서 물이 흘렀다.


"LRL. 계속 울면 이거 안 줄거야."


사령관은 LRL의 키만한 선물상자를 뒤에서 꺼냈다. 그것을 본 LRL의 눈은 순간적으로 반짝였다.

그녀는 황급히 눈물을 닦아내고 올라오는 딸꾹질을 참기 위해 입을 꽉 다물었다. 


그 모습에 사령관과 에이미 그리고 방 너머로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고있던 그리폰과 콘스탄챠, 요안나 모두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사령..흐끅..! 사령관..? 이거 뭐야..?"


"이거? LRL이 직접 열어봐."


그는 선물상자를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선물상자를 받은 LRL은 고사리같은 손으로 포장을 뜯었다.

알록달록한 포장지 속에 숨겨져있던 선물을 본 LRL의 눈은 아까보다 더 반짝였다.


"사...사령관..! 이거..! 이거어...!!!"


"마음에 들어?"


선물의 정체는 사이클롭스 프린세스가 쓰는 마검과 똑닮은 검이었다. LRL은 마검을 꺼내들어 그것을 꼬옥 안고 사령관을 쳐다보았다.


"이거..어떻게..?"


"이 진조의 공주님께서 그대의 공을 높이 사 그대에게 하사해주는 것이니라! 소중히 간직하도록!"


"당신..어디서 나오신겁니까..?"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난 사이클롭스 프린세스의 모습에 콘스탄챠가 딴지를 걸었지만 그녀는 딱히 신경쓰지않는 듯 했다.

그녀의 등장에 LRL은 기절할 뻔 했지만 간신히 정신을 붙잡고  그녀의 품으로 달려갔다. 그 모습은 마치 부모에게 칭찬을 받으러가는 아이의 모습과도 같았다.


"제...제제...제가..! 이걸 받아도...되는거...그...저...!"


"받아도 괜찮다. 푸른 머리칼의 소녀여. 희망을 놓지않고 운명의 굴레에서 스스로 벗어난 그대야말로.."


그녀의 마음 속 영웅이 그녀에게 말해준다.


"진조의 프린세스가 될 자격이 있도다.."


그녀 또한 영웅의 자격이 있다고.


"잘 버텨주었다. 진조의 프린세스여."


사이클롭스 프린세스는 손에 끼고있는 건틀릿을 벗고 LRL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녀의 말과 부드러운 위로에 LRL의 눈에서는 다시 눈물이 흘렀다.


자신의 영웅이 잘 버텨주었다고 위로해주었기 때문이었다. LRL은 사이클롭스 프린세스의 품에 안겨 서럽게 울었다.

그 모습에 방에 있는 모두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사령관은 슈트의 헬멧을 올리고 방을 나왔다. 그가 나가자 둘을 제외한 모두가 그의 뒤를 따라갔다.


둘만의 시간을 방해할 수는 없었다.


"괜찮겠어..?"


"뭐가?"


그리폰의 말에 사령관은 가던 길을 멈추고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거. 전부 사령관이 만든거잖아. 그런데.."


"아. 그거 말야?"


사실 옷과 마검 모두 사령관이 만든 것이었다. 


옷 만드는 법은 오드리에게 혼나가면서 배웠다. 덕분에 그의 손은 전부 반창고 투성이였다.

마검은 멸망 전 어린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비스마르크 사의 완구를 개조하여 사이클롭스 프린세스가 쓰는 것과 똑같은 사이즈로 만들었다. 


공학 쪽에는 빠싹한 그도 이것들을 만드는데 몇일 밤을 새가며 만들었다. 


그런 그의 공과 고생이 무색하게 LRL이 사이클롭스 프린세스에게만 관심을 가지는 것이 별로 아니꼽게 보인 그리폰이 그에게 말을 꺼냈다.

하지만 사령관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 듯 보였다. 애초에 사이클롭스 프린세스와 사전에 협의 한 것이었다.


"뭐..딱히 신경 안 써."


"정말로?"


"지금 LRL은 나보다 사이클롭스 프린세스를 더 좋아할걸?"


"과연 그럴까요? 주인님."


이번엔 콘스탄챠가 끼어들었다.


"그녀가 아무리 드레곤 슬레이어의 등장인물들을 좋아한다지만..그래도 주군보다는 아닐거라고 생각하오."


이번엔 요안나가 끼어들었다. 사령관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아무 말없이 콘스탄챠와 그리폰 그리고 요안나를 바라볼 뿐이었다.


"주인님도 잘 아시잖아요. 주인님이 LRL한테는 어떤 존재인지."


그녀의 말에 사령관은 LRL과의 추억이 주마등 처럼 지나갔다.

등대에서 그녀를 구출하고 줄곧 함께 지내왔다.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부녀지간처럼 지내왔다.


이런 자신을 걱정하고 믿고 따라와주는 그녀가 너무나도 기특했다. 자신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의 미소는 슈트의 헬멧의 뒤로 가려져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와 처음부터 지금까지 함께 지내온 그녀들은 금방 알 수 있었다.


"주인님. 방금 웃으셨죠?"


"사령관. 다 보였다고?"


"하하. 주군께서도 많이 유해지셨구려."


그녀들의 놀림을 무시하고 그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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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RL은 자신의 영웅인 사이클롭스 프린세스에게 안겨 한껏 이야기꽃을 피우고있었다.

드레곤 슬레이어의 관한 이야기, 그녀의 숙적인 악룡 니드호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해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저건 무엇이냐? 아까부터 신경쓰였다만."


"이거요..?"


그녀가 가리킨 것은 LRL의 방 벽면에 붙어있는 그림들이었다. 삐뚤빼둘한 그림체가 그녀의 그림실력을 알려주고있었다.


"흉한가요..? 나름 열심히 그린건데..."


"그렇지않도다. 그대의 실력은 중요하지않다. 중요한건 무엇을 전달하느냐지.."


그녀는 그림들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림마다 상황은 달랐지만 그림 속에 있는 인물들은 전부 똑같았다.

푸른머리칼의 소녀와 세눈박이 괴물이 그려져있었다. 그림마다 색은 달랐지만 모두 세눈박이인 것만은 확실했다.


"푸른머리칼의 소녀는 그대인것 같고. 저 세눈박이 거인은 누구인것이냐?"


"세눈박이 거인이요..? 아, 사령..권속이에요.."


"권속? 아, 용살자를 말하는것이냐?"


"네..."


그녀는 섬섬옥수한 손으로 한껏 빨개진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


"그대는 용살자를 엄청 좋아하는것 같구나."


"당연하죠! 엄청 좋아해요! 그 등대에서 저를 꺼내주고..손도 내밀어주고..참치도 주고..사탕도 주고...예쁜 옷도 주고..같이 놀아도주고..그리고..그리고 또..."


자신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에 LRL은 몸을 움츠렸다.


"아..아! 당연히..! 사이클롭스 프린세스도 좋아해요! 페레그레누스도..글라이시스도 좋은데..그치만..그래도..난..사령관이...더..그...죄..죄송해요.."


자신의 영웅의 심기를 건들였다고 생각해 사과를 했지만 사이클롭스 프린세스는 고개를 가로저을 뿐이었다


"아니다. 상관없노라. 짐은 그런거에 신경쓰지 않는다."


"그..그런가요..헤헤.."


그녀는 LRL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한쪽 무릎을 꿇은 다음 눈을 마주보았다.


"오늘..짐이 그대에게 한가지 거짓말을 한게 있다..."


동공이 떨렸다. 자신의 영웅이 거짓말을 했다. 그것도 자신에게. 그녀는 그럴리가 없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녀는 눈을 지그시 감고 무거운 한숨을 내쉬며 LRL에 모든 사실을 고백해주었다.


"짐의 마검. 짐의 드레스 모두..용살자가 만든 것이니라..짐은 아무것도 한게 없노라.."


"네..?"


그녀의 말에 LRL은 마음이 철썩 내려앉았다. 

그녀가 자신에게 거짓말을 한 사실보다는 이 모든 것을 사령관 혼자서 만들어냈다는 것이 안 믿겨졌다.


"용살자는 그대에게 이것들을 선물해주기 위해 몇일밤을 새어가며 만들었다..그리고 내게 와서 짐이 한 것처럼 해달라고 하더구나..처음엔 거절했지만..용살자의 태도는 굳건했고..결국 짐은 그의 의지에 굴복하고말았노라..


미안하구나..그대에게 거짓말을 해서.."


그녀는 LRL의 눈을 피했다. 어디 구멍이 있다면 그것에 머리를 박고 숨고싶을 지경이었다. LRL이 자신을 질타하고 비난하더라도 그것을 달게 받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행동은 예상 밖이었다. 그녀는 드레스의 치맛자락을 붙잡아 들어올리고 어디론가로 열심히 뛰어갔다.


그것을 본 사이클롭스 프린세스는 당황스러웠지만 그 당황스러움은 곧 웃음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그녀가 떠나간 자리를 멍하니 바라보며 나지막히 입을 열었다.


"서두르는 것이다..진조의 공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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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관은 침대에 누워 휴식을 즐기고있었다. 마검과 드레스를 만드느라 제대로 쉬어 본 적이 없었기에 평소보다 침대가 더 푹신하게 느껴졌다.

 

해가 떨어져가는 것을 바라보며 LRL을 생각했다. 

아마 지금 쯤이면 사이클롭스 프린세스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꿈나라로 떠났을 것이 분명했다.


그녀가 새근새근 잠드는 모습을 상상하니 또다시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렇게 그도 잠에 빠질려는 순간. 누군가가 사령관의 방문을 다급하게 두드렸다.


"뭐야..이 시간에.."


살짝 짜증이 났다. 푹신한 침대에서 일어나기 싫었다. 콘스탄챠를 부를까 고민했지만 계속되는 두드림에 결국 침대에서 일어났다.

무거운 몸을 이끌며 방문을 열었다.


"누구야? 쉬고있었는데.."


아무도 없었다. 이상함을 느낀 사령관은 주위를 한두번 둘러보고 아래를 내려보았다. 

아래를 내려다 본 순간 그의 눈은 휘둥그레졌다. 


"LRL..?"


그녀는 몰아치는 숨을 고르며 사령관을 올려다보고있었다. 눈에는 닭똥같은 눈물이 떨어져 입고있던 드레스를 더럽혔다.

눈물과 콧물을 삼키고 고사리같은 손을 불끈 쥐며 그녀는 입을 열었다.


"사령관..미안해...고맙다고 말하는거였는데...사이클롭스 프린세스한테 정신이 팔려서..그만...그...그만..으아아아앙!!!"


울음을 어떻게든 참아보았지만 결국 참지 못 했다. 목놓아 우는 그녀를 본 사령관은 한쪽 무릎을 꿇고 그녀를 살포시 안아주었다.


"사령과아안..! 미안해...미안..흐아아앙!!!"


"괜찮아..난 LRL이 기뻐하는 모습이면 충분했으니깐.."


"그치만..그치만..."


"괜찮으니깐..그만 뚝."


그의 위로에 그녀는 그제서야 울음을 그쳤다. 사령관은 그녀의 등을 토닥여주며 가볍게 그녀를 안아 준 다음 들어올렸다.


"그럼..방으로 돌아갈까?"


"아니..오늘은 사령관이랑 잘래.."


"뭐..?"


그녀는 사령관을 옷자락을 붙잡고 고개를 숙이고 눈을 치켜세우며 그를 바라보았다.

조금은 억지스러운 그녀의 행동에 사령관은 조금 당황했지만 그녀의 눈을 본 이상 부탁을 거절 할 수는 없었다.


"알았어..대신 오늘만이다..?"


"응..."


그는 그녀를 안고 방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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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사령관.."


"응?"


이불 속에서 고개만을 내밀고 자신을 바라보는 LRL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의 손길을 느끼며 그녀는 말을 이어나갔다.


"전부 꿈만 같아..이 모든게.."


"꿈이라니?"


"등대에 있을 땐 나가게만 해달라고 기도했는데..사령관이 나를 거기서 데리고 나와준 뒤부터..모든게..다른 아이들랑 과자도 먹고..같이..재밌는 놀이도 하고..같이 괴물이랑 달이랑도 싸우고...그리고..또..저녁에 혼자 읽던 동화책도 누군가가 읽어주고...


모든게 꿈만 같아.."


그녀의 눈에는 다시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것을 본 사령관은 우악스러운 손으로 그녀의 여린 눈물을 닦아주었다.


"등대의 일이 또 다시 생각난거야..?"


그의 말에 LRL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으응...등대에서의 일이 생각나서 그러는거 아냐...행복해서..내가 하고싶은거..갖고싶은걸..모두 사령관이 들어주었으니깐..그게 너무 기뻐서..그만..."


사령관은 아무런 말을 하지않았다. 그저 침대에 누워 그녀와 똑같이 천장만을 바라볼 뿐이었다.

LRL은 이불 속에서 꼼지락 거리며 그의 눈치를 보았다. 한동안 눈치를 보던 그녀는 용기를 내어 입을 열었다.


"사령관...손 잡아줄 수 있어..?"


"당연하지.."


그는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그의 손은 거칠고 꺼끌꺼끌했지만 그녀는 그의 손길이 좋았다.


"헤헤..이러고있으니깐..그 때 생각난다..우리 처음 만났을 때말야.."


"그 때 너 나 무서워했잖아."


"무서웠지만...그래도 좋은 느낌이 들었어..나한테 목마 태워주고 내 손을 잡으며 사령관의 이름을 알려줬잖아.."


"그럴 때도 있었지.."


"난 그 때부터 사령관의 힘이 되어주고싶다고...사령관의 옆에 서 사령관한테 힘이 되어줘야겠다고 생각했어..난 사령관한테 돈으로도 매길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을 받았으니깐 말이야...


그래서..난 말이야..사령관이 갈망하고 원하는 건 모두 이루어줄 생각이야..


그게..진조의 프린세스로서..권속에게 줄 수 있는 최선이니라..."


그녀는 사령관의 손을 아까보다 더 쎄게 붙잡아주었다. 그녀의 여린 손에서 힘이 들어오는 것을 느낀 사령관은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항상 말광량이처럼 생각하던 그녀의 얼굴은 온데간데 없었다. 그녀의 눈빛과 얼굴을 본 사령관은 코끝이 찡했다.


"사실..여기로 뛰어오면서..이것저것 준비하고싶었어..사령관에게 보답하고싶었으니깐..보답해서..기뻐하는 모습을 보고싶었는데..막상보니..해줄 수 있는게 없더라고...주머니에 있는 과자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어...미안해..사령관...진짜 미안해..."


다시 눈물을 흘릴 것만 같았다. 사령관은 그녀의 눈물을 더 이상 보고싶지 않았다.


"과자라도 줘. 마침 출출했는데 말야.."


"응..? 과자..? 정말 그거면 돼...?"


"그럼."


"알았어! 잠시만 기다려줘!"


그녀의 얼굴에 화색이 돋기 시작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머니에서 과자봉지를 꺼내 뜯은 다음 그 안의 내용물을 하나 집어들어 사령관에게 내밀었다.


"아-"


"뭐하는 짓이야?"


"내가 먹여줄게!"


"아니..됐어..나 혼자 먹을 수 있어.."


"사령관- 나 팔 아파-"


결국 눈빛과 표정을 이기지 못한 사령관은 그녀의 손에 들려있는 과자를 입으로 받아먹었다.


"어때?!"


"맛있어.."


"다행이다.."


그녀는 사령관의 무릎 위에 올라앉아 과자를 입에 넣었다. 자신의 입에 하나. 그리고 사령관의 입에 하나씩 넣었다.


"사령관. 그나저나. 저거 어떻게 만든거야?"


LRL은 마검을 가리키며 사령관에게 물었다.


"저거? 그냥 장난감 뜯어서 만든건데?"


"진짜?! 대단하다!"


"아니..그렇게까지 칭찬할 필요는 없는데.."


"이 드레스도 만들었다면서?!"


"그치..?"


"아니..그렇게 대단한 것도.."


"대단한거야!!"


둘은 한동안 과자를 주고받으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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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아암..."


"졸려?"


"아니..안 졸려...그냥...피곤..흐아아아암..."


말은 그렇게했지만 그녀는 사실 졸렸다. 원래라면 잠자리에 들 시간이었지만 사령관과 이야기를 나누느라 시간가는 줄 몰랐다.


"자, 진조의 공주님. 이제 슬슬 주무실 시간이에요."


그는 LRL을 침대에 눕혀준 다음 이불을 덮어주었다. 그렇게 불을 끌려는 순간 LRL이 그의 옷자락을 붙잡았다.


"사령관..어디가는거 아니지..?"


"안가..난 언제나 여기에 있을거야."


"진짜..?"


"그럼. 일단 자고 내일 또 놀자. 내일 아침에도 난 여기에 있을거니깐."


"응..알았어...노는거야..내일 자고일어나서 해도 충분하니깐..아침에도..사령관은..내 옆에 있을거니깐..."


그녀는 눈을 지그시 감고 잠에 빠졌다. 사령관은 그녀의 새근거리는 소리가 방안에 조용히 울려퍼지는 것을 들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리고 자신의 작업대에 걸려있는 그림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시 그녀를 바라보며 나지막히 입을 열었다.


"난 어디 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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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나온 그림은 본인 작품입니다.


우좌 3주년 스킨 너무 맘에 들어요. 대사도 맘에 들어요. 다음 일상은 매울지도..?

여튼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때까지 쓴 글 모음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