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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군. 오늘도 요안나 아일랜드의 아침이 밝았소.

오늘은 날이 화창하오. 일하기 정말 좋은 날이었소.

브라우니들도 오늘 만큼은 기쁜 마음으로 일에 임했소.


허나 나는 조금 우울했소.

오늘 같은 날이면, 주군을 만난 날이 생각나기 때문이오.

그쪽 날씨도 화창하기를 기원하며 오늘의 편지를 마치겠소.]





[주군. 오늘은 작업 도중 브라우니 한 명이 다쳤소.

어찌나 미안하고 마음이 아프던지...

그쪽의 자매들은 부디 무사하시길 바라오.


아, 큰 부상은 아니었으니 걱정할 필요 없소.

그럼, 오늘의 편지를 마치겠소.]





[주군. 오늘은 적이 쳐들어왔소.

정말로 깜짝 놀랐소. 그 적은 철충이 아니었소.

그 모습은 꼭....


아니. 불확실한 정보로 주군에게 혼란을 줄 수는 없지.

좀 더 알아본 다음에 이야기하겠소.


아무튼 브라우니들과 함께 열심히 지켰소.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구려.


주군과 다른 자매들은 지금 괜찮소?

적들의 모습을 보니 다른 자매들이 걱정이 되오.

부디 무사하기를.

오늘의 편지는 여기서 마치겠소.]





[주군. 적이 또 쳐들어왔소. 어째서...

상당히 강력한 적이었소.

듣자하니, 상당한 독기와 잔인함을 가진 인물 같더군.

이름이... 델타라고 했소.

브라우니가 들었다고 하오.


다행히 아직은 그 자와 싸우지 않았소.

하지만 내일은 어떨지...

전투 준비를 위해 이만 줄이겠소.]





[주군. 보고 싶소.

주군도 나를 보고 싶어할지 궁금하오.

다른 자매들도 보고 싶지만..

역시 주군의 얼굴이 가장 아른거리오.


오늘은 전투가 없었소. 스산한 긴장감만이 있었을 뿐이오.

아마 그래서 더 감상적이었던 것 같구려.

내 말투 때문에 걱정했다면...

솔직히 조금은 기쁠 것 같소.


아직은.

주군이 나를 위해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니.

주군. 진심으로 당신이 보고 싶소.]





[주군. 델타가 내게 항복을 권유했소.

어째서일까. 승세는 이미...


권유는 당연히 거절했소.

아무래도 뒷공작을 벌이는 듯하오.

어쩌면.. 그 자의 목적은 혼란이 아닐까...?

주군도 조심하시오.]





[아아.. 브라우니들이 공포에 떨고 있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소.

나는...


주군이라면 이런 상황에 어찌하겠소?

아아, 주군이 곁에 있었다면 두려울 것이 없을 것을.

그곳에서 내게 힘을 빌려주시오, 주군. 부탁하오.]





[주군. 브라우니들이 파가 나뉘었소.

결정을 내린다는 것은 정말 어렵구려.

주군이 지시를 내릴 때도 이런 마음이었다고 생각하니.

억장이 무너지는 기분이오.


이 편지들이 과연 주군에게 닿을 날이 올지...


주군.. 주군의 온기가 그립소.

그 손길, 눈길, 목소리.. 아련하게 바라보던 뒷모습마저.

정말로 보고 싶소. 나의 사랑이여.]





[오늘 마음을 정했소.

많은 희생이 있어왔기에.

차라리 조금 더 빨리 결정했다면 어땠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소.


주군. 우리는 이제부터 앞을 가로막는 모든 것을 뚫고.

그대에게로 갈 것이오.

부디 주군과 자매들에게 아무 일도 없기를.

우리와는 달리 모든 고난을 이겨내고 쉬고 있기를.


우리가 돌아갈 곳이 있었으면 좋겠소.

우리의 오르카호에.

다시 한 번 갈 수 만 있다면....


아, 울지는 않았소. 편지에 묻은 것은...

그래, 빗물이오.

이곳 아일랜드는. 종종 비가 오곤 하니까.]





[주군. 드디어 만나러 갈 수 있을 것 같소.

포위망을 뚫었구려.

무엇보다 기쁜 것은 당신 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오.


정말 기쁘오. 이 마음을 다 담아낼 단어가 없다니..

정말 순수하게 기쁘오.

글씨가 떨려서 미안하오. 너무 기뻐서...


아아, 주군. 당신의 검이 지금 돌아가고 있소.

나와 다시 마주한 순간이 온다면.

부디 나를 있는 힘껏 안아주시오.]





[주군, 이제 거의 다 왔소.

가까워질수록 마음이 급해지는구려.

한 글자를 적을 시간조차 아깝소.


아무쪼록 기다려주시오.

비록 모든 인원이 함께하지는 못했으나

남은 인원은 건제하고, 나는 가고 있으니.


벌써부터 숨 막힐 정도로 긴장이 되다니..

이런 기분을 느낀 것이 대체 얼마만인지..


이 소녀의 마음이 사라지기 전에

당신과 손을 잡아보고 싶소.

꼭... 나의 부탁을 들어주길 바라오.

나는 그럴 자격이 있으니.


아, 거만했다면 미안하오.

너무 설레어서 그랬소.]





그것이 마지막 편지였다.

나는 다 읽은 편지 무더기를 내려놓았다.


"이걸 가져온 브라우니의 상태는?"

"탈진으로 아직 깨어나지 못했습니다."


보고자는 불굴의 마리였다.


"그 브라우니가 유일한 생존자라고...?"

"그렇습니다."


이 편지를 가져온 것은 브라우니였다.


"그럼 지금 요안나는?"

"그것이..."


마리는 말하기를 망설였다.


"말해줘, 마리."

"...정황상, 요안나는 브라우니 일병에게 편지를 건네주고

스스로 미끼가 되어 잡힌 것 같습니다."

"스스로... 델타에게."

"그렇습니다."


나는 주먹을 꽉 쥐었다.


"아직 늦지 않았어. 지금 당장 전투준비를.."


왜애애애애애앵-


-비상. 비상. 전군 전투준비.


"무슨 일이야."


무전을 통해 근무자가 보고한다.


[적입니다, 사령관님! 바다 위를 날아오고 있습니다! 정확히...

정확히 저희를 향해서!]


"적의 규모와 정체는?"


[적의 규모는 대략... 1천!]


"1천...?"


[적의 선두에 선 자는.... 요, 요안나입니다.]


"뭐...?"


-내가 돌아왔소, 주군!


오르카호 내부까지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지는 목소리.


"말도 안 돼..."


나는 경악했다.

대체 얼마나..

얼마나 큰 힘을 얻어야 이 거리까지 목소리가 닿을 수 있는 거지?


[사, 사령관 지금 영상을 띄울 거거든..]


포츈이 원격으로 내 책상 위에 홀로그램을 띄웠다.

바다 위를 날아오는 무수한 검은 군단.

델타의 마리오네트 군세가 몰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선두에 선 자는..

검은 투구에 검은 풀플레이트.

온몸을 검은 색으로 무장한 여성이었다.


그런데 요안나의 한손에 잘린 델타의 머리가 쥐어져 있었다.

마리오네트가 된 그녀가...

델타를 죽인 것인가?


그녀의 지배를 벗어날 수 있었다는 말인가?

대체 어떻게..?


난 곧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요안나는...

마지막까지 나를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뭐 하고 계시오, 주군! 어서 이....


그녀는 우리가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듯.

이쪽을 향해 두 팔을 벌리며 외친다.


-철의 여왕을 맞이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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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

사령관은 홀몸으로 전장에 나섰고.

약 1천의 마리오네트 병사들과 요안나는

사령관의 마약봉에 정신을 차렸다고 함.





아래는 지금까지 내가 쓴 것들

내가 쓴 라오 단편 문학 모음 - 라스트오리진 채널 (arca.l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