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설정과 다릅니다.


*잔혹한 묘사와 사진이 다수 함유되어있습니다.*



"아이작!"


부사령관의 다급한 부름에도 사령관은 그에게 눈길 한번을 주지않았다.

자신이 무시당하고있다는 생각에 부사령관은 사령관의 어깨를 낚아챈 다음 벽으로 밀쳤다.


"야!"


"......."


제법 큰 소리가 복도를 가득 매웠다.  복도의 천장에 매달려있는 전등이 흔들리면서 둘의 얼굴을 차례대로 비춰주었다.

부사령관의 얼굴은 분노에 가득찬 얼굴이었다. 미간에 주름이 지자 그의 흉터가 더 험악하게 보여졌다. 반면에 사령관의 얼굴에는 아무것도 느껴지지가 않았다. 생기가 없는 그의 눈동자에는 전등이 흔들리는 것만 보여졌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먼저 입을 연 것은 사령관이었다.


"구할 수 있어.."


이번에도 알 수 없는 말만 해대는 사령관의 모습에 부사령관은 미간이 더 찌푸려졌다.


"아까부터 그 말만 해대는데말야..대체 무슨 말을..."


"처음엔 니ㅋ...."


그가 말을 잇기도 전에 슈트 앞에 있는 모니터에서 화면이 비춰짐과 동시에 잡음이 들려왔다.

엄청나게 시끄러운 잡음에 부사령관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반면에 사령관의 고개는 점점 떨렸다.


"시발..뭐야..?"


"이 주파수는..."


"뭔데..? 주파수가 왜?"


"이 주파수 아는 사람은 한명 뿐인데.."


"누구?"


"콘스탄챠.."


눈이 휘둥그레지고, 누군가에게 뒷통수를 맞은것 처럼 띵했다. 부사령관은 고개를 저으며 화면을 쳐다보았다.

화면에는 '콘스탄챠'라는 이름이 보였다. 사령관의 손이 점점 화면으로 향하는 것을 본 부사령관은 그의 손을 붙잡았다.


"잠깐..진짜 콘스탄챠야..?"


"이 주파수를 알고있는건 콘스탄챠 뿐이야. 확실해."


"만약...델타한테 분 거라면...?"


이번엔 사령관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생기가 없던 그의 눈에 가스레인지에 불을 킨 것처럼 무언가가 타오르는게 어렴풋이 보였다.


"뭐..?"


"너도 들었잖아. 콘스탄챠가 뭘 당했는지..."


"하지마..! 하지마!! 끄으윽...! 주인니임!!!!! 아아아아악!!!!!!!!!!!!!!!!"


그의 말에 사령관 눈에는 무언가가 주마등처럼 스치듯이 지나갔다.

콘스탄챠가 어두운 공간에서 허우적거리며 고통에 가득찬 비명을 지르며 자신을 애타게 찾고있는 장면이었다.


"허어..!"


그 환각에 사령관은 깜짝 놀라 고개를 가로저으며 뒷걸음질을 쳤다. 


"왜 그래? 괜찮아?"


"괜찮아..괜찮아..."


사령관은 천천히 숨을 뱉었다 내쉬면서 안정을 찾았다.

안정을 되찾은 사령관은 다시 화면을 바라보았다. 화면은 그에게 연락을 받을지 말지 의사를 묻고있었다.


"......"


저 화면 뒤에 있는 것이 진짜 콘스탄챠의 연락인지 아니면 델타가 자신을 모욕하기 위한 것인지 그는 알 수 없었지만 이거 하나만은 확실했다.

지금 이 연락을 받지 않는다면 그는 평생을 후회할 것이 분명했다.


"아이작..?"


"......"


그는 무언가에 홀린 듯 연락을 받았다. 시끄러운 잡음만이 계속해서 파도치는 와중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주..주인님...?"


잡음이 심한 탓에 목소리는 개미처럼 작았다.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알아내기 위해 사령관은 온 정신을 집중했다. 


"주줒...주인님? 저에요. 콘스스스슷..탄챠. 281013번 콘스탄챠에에에엣...요.." 


그 다음에 들려온 목소리에 사령관은 귀를 의심했다. 콘스탄챠였다. 그녀가 살아있었다.

너무나도 반가운 마음에 대답 하려했지만 부사령관이 그를 막아섰다.


"잠깐.."


"왜..?"


"진짜 콘스탄챠 맞아..?"


"맞아. 시리얼 넘버도 콘스탄챠거야."


"시리얼 넘버면 저쪽에서도 알 수 있는 정보야..그러니 일단.."


"시발..콘스탄챠야! 걔가 맞다고!"


"일단 잠시 진정..."


"시발 뭐?!"


"아이작! 저라고요! 대답 좀 해주세요! 아무거나라도 좋으니깐요!"


둘이 티격태격하는 사이, 잡음이 하나도 안 섞인 콘스탄챠의 호통이 복도를 가득 매웠다.

그 목소리에 부사령관은 순간적으로 몸이 얼어붙은 것마냥 멈췄다. 사령관은 그 틈을 놓치지않고 버튼을 눌러 그녀의 말에 대답을 해주었다,


"콘스탄챠..? 너야..?"


"주주줒...주인님? 제 말 드드드득...들리리리릿...세요..?" 


대답이 들려왔지만 아까와는 다르게 잡음이 심하게 들려왔다.


"들려..근데..잡음이 너무 심해.."


점점 심해지는 잡음에 그의 마음은 점점 초조해져만 갔다.

겨우 그녀와 연락이 닿았는데 이렇게 헤어질 수 없었다.


"주..주주줒.주인님! 여기에 이상한 괴괴괴굇...괴물들이 있어요...! 주인님께서서서섯.... 말씀하셨던 그 괴물이이이잇...이요!"


"뭐..?!  뭐라고..?! 안 들려! 콘스탄챠! 뭐라ㄱ..."


결국, 그녀와의 연락이 끊겨버렸다. 사령관은 멍하니 모니터의 화면만을 바라보고있었다.

화면에는 그녀의 이름만이 그를 반겨주고있었다. 그것을 한참이나 멍하니 바라보던 사령관은 부사령관을 뒤돌아보았다.


"카버..."


그의 눈을 본 부사령관은 눈을 이리저리 굴렸다. 그가 어떤 생각을 하고있는지 안봐도 비디오였다.


"으으윽..!!"


머리를 벅벅 긁고는 사령관을 째려보았다. 왼쪽 뺨에 있는 흉터때문에 화난 것처럼 보이겠지만 그는 사실 화나지 않았다.

그는 사령관의 어깨를 붙잡고 사령관에게 물었다.


"구할 수 있겠어..?"


"구할 수 있어."


"......."


확신에 가득찬 그의 얼굴에 부사령관은 눈을 지그시 감고 한숨을 내쉬었다.


"선착장 근처에 있는 격납고에 펙스 난민들이 타고온 수송선이 있어. 그걸 타고 가. 마리랑 지휘관들은..내가 어떻게든 시간을 끌어볼테니깐.."


"알았어.."


"이번엔 혼자 갈 생각하지마...믿을만한 애들을 데리고 가.."


"이를테면.."


"역시..저 밖에 믿을 사람이 없나요?"


누군가의 목소리에 사령관은 재빠르게 공구를 겨누었다. 손전등에 비춰진 것은 블랙 리리스였다.


"너.."


"주인님을 혼자 보내드릴 순 없죠."


그녀는 사령관의 공구보다 작은 권총을 꺼내들며 웃음을 지었다.


"괜찮겠나..?"


"네? 뭐가요?"


"그...환각말이야..."


사령관은 손으로 자신의 목을 가렸다. 아마 그 때의 일이 떠오른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런 그의 걱정과는 달리 리리스는 양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만지작거리며 얼굴을 붉혔다.


"주인님께서..이런 절 걱정하시다니..아앙~ 몰라몰라~"


그녀의 그 모습에 사령관은 조금 소름이 끼쳤지만 건강해보이는 그녀의 모습에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공구와 탄창을 확인하고 발을 뗄려는 순간, 또 다른 누군가가 그의 앞을 막아섰다.


"갈거면 나도 데려가."


"장화...?"


그녀는 손에 들려있는 소이탄의 안전핀을 만지작거리며 사령관을 쳐다보았다.

그녀의 등장에 가장 불쾌한 것은 리리스였다. 자신의 주인과의 데이트 비스무리한 일에 방해꾼이 한명 더 늘어났기 때문이었다.


"너.."


그녀는 블랙 맘바 한정을 장화에게 겨누었다. 하지만 장화는 그녀가 그러거나말거나 안전핀을 만지작거릴 뿐이었다.


"너희 둘만 재미보게 할 순 없지..그리고..천아 다치게 만든 년 얼굴에 주먹 한방 갈기고싶어져서 말이야.."


"하..? 그게 무슨..."


"알았어. 따라와."


"주인님..?!"


리리스는 커진 눈동자를 부라리며 사령관을 쳐다보았다.

사령관은 그런 리리스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말을 이어나갔다.


"우리가 지금 찬밥 더운밥 가릴 때야?"


".....하긴..그렇군요.."


그녀는 눈을 감고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블랙 맘바를 거두었다.


"좋아..다들 준비됐어..?"


"당연하죠."


"응."


"물론이지."


서로의 눈을 한번씩 바라본 다음, 고개를 끄덕였다.

부사령관은 슈트의 헬멧을 올렸다. 공기가 주입되는 듯한 엄청난 소리와 붉은 빛의 안광이 복도를 가득 매웠다.


"꼭 구해와. 알았어? 이번엔 실패하지말고."


"알았어.."


부사령관은 다시 사령관의 어깨를 토닥이고 어디론가 뛰어갔다.

사령관은 고개를 돌려 리리스와 장화의 눈을 한번씩 쳐다보았다.


"주인님. 리리스는 언제든 준비되어 있어요."


장화는 아무런 말없이 고개를 두번 끄덕였다.


"후우..."


사령관은 한숨을 내쉬며 슈트의 헬멧을 올렸다. 

공기가 주입되는 듯한 엄청난 소리와 함께 푸른빛의 안광이 복도를 밝게 빛냈다.



"가자..."


그의 뒤로 호박색과 보라빛의 안광이 비춰졌지만 사령관은 딱히 신경쓰지않기로했다.




"시발시발시발시발시발시발..!"


콘스탄챠는 자신을 향해 점점 다가오는 거대한 괴물에게 어떻게든 저항을 하기위해 숟가락을 날카롭게 만들기 위해 앞부분을 부러뜨리고 바닥에 비벼댔다. 


이걸로 저것을 이기는 것은 불가능해보였지만 그녀는 열심히 숟가락을 바닥에 비벼댔다.

마치 먹잇감의 힘이 빠지길 만을 기다리는 맹수처럼 그녀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며 주위를 맴도는 괴물의 모습에 콘스탄챠는 들고있는 숟가락을 떨어뜨릴 뻔 했다.


"됐다..."


어느정도 제법 날카롭게 선 숟가락을 바라본 콘스탄챠는 그것을 들고 괴물을 째려보았다.

다른 괴물들과는 달리 엄청나게 큰 덩치를 자랑하는 괴물은 마치 여러명의 사람이 달라붙어 만들어진 것 같았다.


"....."


괴물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다시 속에서 무언가가 올라올 것만 같았다.

아까 모든 것을 게워낸 탓에 더 이상 나올 것은 없었지만 그녀는 위에 아직 남아있는 위액마저 게워내고싶은 기분이었다.


정적과 괴물의 그르렁 소리만이 가득한 원형 경기장에서 제일 먼저 달려든 것은 당연 괴물 쪽이었다.




자신을 덮쳐오는 거대한 그림자에 콘스탄챠는 눈을 질끈 감으며 숟가락을 높게 들어올렸다.


"우아아아아아악!!!!!!!!!"


그 순간, 누군가의 비명소리가 들려오고 천장에서 누군가가 떨어졌다.

제 3자의 등장에 괴물은 뛰는 것을 멈추었고, 콘스탄챠는 몸을 움츠렸다. 


뭉게뭉게 피어오른 먼지바람 사이에서 보인 것은 3개의 푸른빛과 엄청나게 큰 주황색의 핸드캐논을 들고있는 AGS였다.


"으윽...시발...징그러..."


그 AGS는 몸에 묻은 무언가를 떼어내고 그것을 발로 짓밟았다.

어디서 본 듯한 행동과 모습에 콘스탄챠는 눈이 점점 흔들렸다.


"주...주인님...?"


"뭐?"


그와 눈이 마주친 콘스탄챠는 다리의 힘이 풀려버렸다. 






중간에 나온 삽화는 본인 작품입니다.


뇌절에 재미도 없는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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