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정리할 겸 취미로 싸 봄 근데 막상 싸놓고 보니까 새로운 내용이 없네 ㅈㅅㅋㅋ;


개선 탭 맞나 모르겠음 아무튼 개선 들어가 있긴 하니까 이 탭 썼는데 


워드에 쓴 거 그대로 복사해서 양식이랑 가독성 둘 다 망했지만 봐주십셔 ㅎㅎ


한줄요약은 볼드 처리해 둔 소제목만 보면 됨


링크는 원본 PDF파일








변소 등반의 피로도

 

이 글은 지난 약 한 달간 내가 변화의 성소를 공략(2지 고층부터, 1지 ~ 2지 중층은 나만의 레이시 덱 같은 걸로 대충 끝냄)하며 느낀 점을 ‘피로도’ 내지 ‘접근성’ 중점으로 간단히 정리하고, 개선할 수 있다 생각한 점을 적은 것이다. 게임을 시작한 것이 작년 10월 1000일 이벤트 때이므로 원래부터 게임 이해도가 별로 높지 않았던 사람의 시점이라는 것은 미리 양해를 부탁드린다.

  1. 인증과 덱 소개
    지난 16일에 60층을 끝냈다. 50층까진 한 층에 한두 덱을 써서 하루에 서너 층을 올랐고, 50층부터는 약 두 층, 55층부터는 약 한 층을 올랐다. 이상은 오르면서 쓴 덱들이다. 아키타입은 “지휘의 원리”를 참조했다. 브레후노움은 순전히 애정으로 쓴 덱이라 추천하지 않고, 또 덱 파워가 떨어진다 생각해 지금은 분해했지만 철파르탄 대응 용으로 쓴 “시라유리 화속 덱”(1호기충이라 엘라를 라미엘로 대체함) 또한 썼다. “지휘의 원리” 이외에 개별 층을 대상으로 쓰인 공략은 3지 60층을 제외하고 보지 않았다.

  2. 소감
    1. 50층 이전까지: 지나치게 많은 기믹
      변소를 처음 오르면서 느낀 것은, 게임이 ‘혼란스럽다’는 점이었다. 누굴 때려야 할지도 모르겠는데 자기들끼리 공격을 하더니 우리 애들이 막 죽는다! 공격을 해도 어쩔 때는 30000댐이 뜨더니 어쩔 때는 또 1댐이 들어간다!
      1. 2스킬 + 3패시브 (* n개의 효과) * 9칸
         이는 라오 특유의 전투 시스템에서 기인한다. SS 기준, 한 캐릭터에게는 액티브 스킬 두 개와 패시브 스킬 세 개가 있다. 그리고 한 웨이브에는 그런 철충이 아홉 마리가 있다. 한 스킬이 반드시 하나의 효과만을 갖는다고 쳐도, 한 웨이브를 완벽하게 깨기 위해서는 9 * 5 = 45개의 효과를 숙지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전 이벤트부터 꾸준히 해와 이렇게 생긴 철충이 대충 무슨 역인지 이미 익숙한 라-고인물을 제외한다면) 당연히 불가능한 일이다.
      2. “한줄 요약”의 부재
        설상가상으로, 간단한 이해를 도와줄 ‘철충 정보’ 탭마저 (재밌다고는 해도) 매우 부실하다. 얘가 누구고 어떤 공격을 하고 적 조합에서 어떤 역할이며 나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경장형” “공격기”라는 게 라오에서 대충 무슨 뜻인지 알고 있으며 스킬의 자세한 설명을 읽어보기 전까지는 알 도리가 없다.
      3. 빙룡덱, 당연한 귀결
         결국은 적 이해가 조금 부족하더라도 스펙으로 압도하는 덱, “메타 덱”이 나타나 적을 기믹과 함께 쓸어버리는 판도가 권장된다. 가장 극단적인 조합이 글라시아스 - 레아를 주축으로 쓰는 “빙룡 덱”이다.
    2. 50층부터: 기믹 파훼를 위한 유틸 파훼를 위한 기믹
      빙룡덱 자체는 2지에서도 적극 기용되었으므로, 2지처럼 빙룡 2스 한 번에 웨이브 절반이 쓸려나가기를 원하지 않았던 개발자들은 3지에서 이를 막기 위한 여러 조합을 내놓는다. 문제는 빙룡덱이 강한 이유는 단순한 딜링 포텐셜뿐 아닌 거기에 침수, 속댐, 보호무시, 행동불가, 회피, 피해무효화 등의 갖가지 유틸성이 더해져 있기 때문이었다는 점이다(빙룡 2스에 보호무시가 없다고 생각해 보자).
      1.  스펙 기믹의 이해 – 묘수풀이 수준의 파훼법

        빙룡덱이 대부분의 유틸성을 선점하여 개개 철충을 찍어죽일 수 있으므로, 스테이지는 이들의 약점을 보완하여 특정한 기믹을 적극 유도하는 식으로 짜인다. 여기서, 그 특정 기믹(일정 수준의 딜링 포텐셜을 포함하는)에 몸을 맞출 수 없는 대부분의 덱에 ‘사용 불가’ 딱지가 붙는다. (공략 출처: https://arca.live/b/lastorigin/42528938)
        게다가 이 기믹을 지나치게 고도화해 사실상 한 가지 공략법만을 요구하게 되는 ‘묘수풀이’ 수준의 적 조합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가장 어처구니없는 문제는, 이렇게까지 특정 기믹을 강요하면서도 해당 스테이지를 위한 덱을 새로 짜는 것보다 그냥 빙룡을 데려가는 것이 많은 상황에서 여전히 더 쉽다는 것이다. 0에서부터 시작해 보다 열등한 대원들로 어떻게든 기믹을 돌파할 유틸성을 갖추는 것보다, (견제에 따라 일부는 사용할 수 없는 상태이더라도) 처음부터 모든 유틸성이 보장된 쪽이 우월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3. 반복이 필요하지만, 반복을 권장하지 않는 피로도
      스테이지가 직관이 아닌 (얼핏 봐서는 알 수 없는) 기믹에 따라 움직이므로, 돌파하기 위해서는 여러 번의 시도가 요구된다. 그러나 현재 전투 시스템에서는 실패를 권장하지 않고, 오히려 실패에 따른 심리적 패널티가 지나치게 커 유저들에게 불필요한 피로를 주는 양상이다.
      1. 긴 애니메이션 – 중단 불가
         가장 자주 꼽히는 것은, 중단 불가능한 긴 애니메이션이 이어지는 데에서 오는 피로도이다. 아카라이브 라스트오리진 채널 기준, 유저들은 철파르탄에 변소에서 처음으로 맞이하는 진입장벽 – 파훼법을 모르면 먹히지 않는 적 – 으로서 파훼법 자체의 불합리함 이상으로 각 전투원의 지원공격 – 재공격으로 인한 긴 애니메이션(보통 “자기들끼리 물고 빠는 게 역겹다”는 식으로 표현된다)에 반감을 갖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피로도는 특히 스쿼드가 전멸할 때에 증폭된다. 한 턴이 시작되면 중단이 불가능하므로, 유저는 질 것을 알면서도 손 놓고 보고만 있어야 한다는 무력감을 갖게 된다. 
      2. 지나치게 긴 5웨이브
        고층에서는 상당수 층이 가장 긴 5웨이브로만 구성되어 있다는 점 역시 반복 플레이를 막는 요소다. 변화의 성소 클리어에 걸리는 라운드 수는 빨라도 10 이상, 즉 한 라운드를 아주 효율적으로 (지루한 애니메이션 포함) 1분만에 끝냈다고 해도 한 웨이브에는 최소 10분이 걸린다. 같은 조건을 적용할 때 5웨이브 한 층을 오르는 것은 가장 완벽한 플레이에서도 50분이 걸리며, 중간에 실패해 퇴각 후 재시도했다고 하면 타이머는 다시 처음부터 올라간다.
        1. 시간끌기용 적
           10라운드라는 것은 적의 능력이 합리적일 때의 이야기다. 빙룡덱의 강력한 범위공격을 견제하고 다시금 기믹에 따른 파훼를 강조하기 위해 내놓은, 사이클롭스, 인트루더, 철트리스 등이 가진 강력한 보호 능력은 (가장 가벼운 경우에도) 웨이브의 클리어 타임을 의미없이 늘어나게 한다. 많은 경우 이 철충들의 공략법은 하나같이 ‘이들을 무시하고 나머지를 먼저 잡는다’이다.
        2. 연습을 위해 한 웨이브만 빼 올 수도 없음
           게다가, 특정 웨이브를 위한 전략을 고안했다고 해도 그것이 잘 이루어질지 시도해 보거나 전략의 숙련도를 올리기 위해 다시 그 웨이브만을 상대로 연습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다시 말해, 57층 4웨이브에서 퇴각한 뒤 적의 조합을 타파하기 위한 덱을 즉석에서 고안했다 하더라도, 전략에 문제가 있을지 알아보는 방법은 (다시 1~3웨이브를 뚫고) 무작정 4웨이브에 들이박아 보는 방법뿐이며, 그나마도 덱에 사실 눈치채지 못한 문제가 있었다거나 애초에 랜덤 웨이브에 걸려 만나지도 못 한 경우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3. 결과: 시간 단위의 평균 트라이
         열거한 사항이 중첩된 결과, 철파르탄이나 스펙터 등이 본격적으로 채용되는 중층 이상부터는 한 층을 올라가는 데에 이미 몇 시간 이상의 실패가 앞서게 된다.

  3. 그렇다면?
    그렇다면 상기한 사항에서 오는 피로도를 줄이기 위해 변화의 성소는 어떻게 개선될 수 있을 것인가? 현재 변화의 성소는 성공만이 기록에 남으며, 또한 한 번의 실수로 오랜 시간을 들인 시도가 곧바로 실패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부분에서 오는 좌절에 중점을 둔다.
    1. 지나치게 많은 기믹: 라오 자체의 문제, 별 수 없음.
       2.1.1.에서 언급한 ‘5*9개의 기믹’은 라스트오리진이 일명 ‘영수증 게임’이라고 불리던 초기부터 이어져 온 것으로, 이를 전면적으로 바꾸는 것은 게임 전체의 재작업을 필요로 하므로 근본적인 변화는 불가능해 보인다. 다만 플레이버 텍스트의 활용이나 스킬 설계 내지 툴팁 작성에서 직관성을 추구하는 것으로 개선을 바랄 수 있다.
    2. 피로도 줄이기 – punishment 최소화
      원인을 넘어간다면, 다음으로 문제가 많으며 또한 효과를 보기 쉬운 부분이 QoL 개편을 통해 반복을 권장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접근성을 개선하는 것이다. 가능한 예시는 다음과 같다.
      1. 빠른 애니메이션
         공격 애니메이션의 배속을 빠르게 하거나 라운드 전개 중 일시중단 – 퇴각을 가능하게 하는 등으로 긴 애니메이션에서 오는 피로도를 줄일 수 있다. 빠른 배속이 게임의 통발 시스템과 상충된다면, 특정 버튼을 누르고 있을 때에만 배속을 높이거나 스킵 버튼을 도입하는 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
      2. 모의전
         특정 웨이브 때문에 전체 층을 여러 번 재시도해야 하지 않도록, 한 웨이브만을 선택해 싸울 수 있는 모의전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다. 이 경우 전투의 결과는 이후 어떠한 영향도 주지 않는다.
      3. 웨이브 줄이기
         5웨이브 층에서 고정 웨이브를 제외한 필러 컨텐츠, 즉 랜덤 웨이브를 일부 제외할 수 있다.
      4. 되돌리기
         한 번의 오판 또는 오조작으로 시도 전체가 무위로 돌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이번 혹은 그 이전 라운드 개시 전의 상황을 저장했다 복구하는 ‘무르기’ 혹은 ‘되돌리기’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다. 단, 난수 조작은 더 큰 피로도를 불러일으키기 쉬우므로 난수는 저장 시점에 고정시킨다.
      5. 변수 최소화
        유저가 예측할 수 없는 원인으로 실패할 때 좌절감은 더욱 커지므로, 변수를 가능한한 줄이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1. 철충 심리
          1번/2번 스킬 사용 여부 중 무작위로 결정되는 것을 특정 조건에 따르도록 고정시킨다. 각 스킬의 효과 차이가 클수록 이는 필수적이다. 추격자의 경우, 공략을 위해 광란을 켜지 않고 정상적으로 광란 준비를 네 번까지 쌓는다고 하더라도 10~20%의 확률로 2번 스킬을 써 스쿼드를 전멸시키며(* 출처: https://arca.live/b/lastorigin/38759471?category=%EA%B3%B5%EB%9E%B5&target=all&keyword=%EB%8C%80%EB%B0%B1%EA%B3%BC), 이때 유저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없다. 
        2. 랜덤 웨이브

          한 층 중 랜덤 웨이브가 차지하는 비중을 더욱 줄일 수 있다. 예시 사진처럼 극단적인 기믹을 밀어붙이는 조합의 경우 이러한 조치가 더욱 요구된다.
      6. 실패 보상

        성공만이 결과로 남아 실패 그 자체에서 오는 피로도를 줄이기 위해, 실패 시 주는 보상을 고려해볼 수 있다 ‘라운드 진행에 따라 일반 알터리움 1~3개’ 정도의 사실상 무의미한 수준의 보상이라도 마련된다면, 유저는 ‘시도에 투입한 시간이 적어도 완전히 헛되지는 않았다’는 최저한의 타협에서 심리적 안정을 얻는다.
    3. 스펙 또는 기믹
      마지막으로 제안할 수 있는 것은, 변화의 성소 기획 자체에서 한 층이 기믹 이해 또는 일정 스펙(나아가 그런 스펙을 낼 수 있는 아군 조합의 이해), 둘 중의 하나만을 요구하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1. 기믹을 이해해야 하는 층 – 샬르망
         적 조합을 이해해야 하는 조합의 극단으로는 이른바 ‘샬르망’ 덱이 있다. 이 덱이 필요한 곳에서 유저는 적의 조합을 보고 역할을 파악한 뒤 우선순위를 맞춰 실행해 나가는 쾌감을 느낀다. 이 경우 적의 기믹은 일반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의 파훼법을 요구해야 한다.
      2. 아군 조합을 이해해야 하는 층 – 빙룡
         반대로 아군의 기믹 이해를 요구하는 조합의 극단은 빙룡덱이다. 이 덱이 필요한 곳에서 유저는 아군이 서로 제공하는 시너지를 극한으로 이해해야 하지만, 그렇게 짠 스쿼드로 웨이브를 시원하게 밀어버릴 수 있다. 이 경우 적의 기믹은 특정한 조건의 파훼법을 요구해야 한다.

 

 

참조

멸망 전의 전술 교본, https://lo.swaytwig.com, 22.02.22.

아카라이브 라스트오리진 채널 - 철충 청문회 모음집, https://arca.live/b/lastorigin/20019085, 22.02.22.

아카라이브 라스트오리진 채널 - 변화의 성소 공략 모음집, https://arca.live/b/lastorigin/23964181, 22.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