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설정과 다릅니다.


외전같은겁니다.



“로크. 꼴이 말이 아니군..”


상반신만 남은 알바트로스가 내게 말했다. 그를 향해 욕이라도 내뱉고싶었지만 나에겐 그런 저속한 언어모듈 따윈 존재하지 않았다. 다음에 닥터인지 뭔지하는 아이가 오면 필히 그 모듈을 장착해줄 것을 요구해야겠다.라고 생각하며 알바트로스에게 쏘아붙였다.


“그러는 자네도 꼴이 말이 아닌거 같은데..”


“자네에 비하면…”


그는 아직 달라붙어있는 오른쪽 팔을 휘두르며 하하.하고 비웃었다. 저번에 수리를 하면서 저속한 언어모듈을 달았다는데 그게 사실이었는가보다. 그의 말에 나는 거울 쪽으로 눈을 돌렸다. 머리만 간신히 복구되어 작업대 위에 올려져있는 내 모습과 함께 이상한 문자들과 함께 무언가가 보였다. 


“하나가 되자..”


라는 말과 함께 내 머리를 조여오는 기괴한 살덩이들이 보였다.


“…..”


또 환각이었다. 그 환각에 나는 고개를 젓고싶었지만 머리 밖에 없었기에 그럴 수가 없었다. 그 미지의 생물체과 접촉한 뒤로 나는 환각을 보고있었다. 기계인 내가 환각을 볼리가 없었지만, 그 날 그것을 본 뒤로 난 내 안에 프로그램되어있는 개념이라는 것을 말아먹었다. 


“로크..”


알바트로스가 다시 날 불렀다. 나는 카메라 렌즈를 그가 있는 쪽으로 돌려 듣고있다는 의사를 표현했다. 내가 쳐다보고있다는 것을 안 그는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그 날..자네는 무엇을 본건가…”


그의 말에 또 다시 환각이 보였다. 이번에는 조금 다른게 보였다. 피로 물든 듯한 하늘 위에 떠오른 7개의 달들이 날 내려다보고있었다. 내 존재가 그렇게 하찮고 작을 줄이야..라고 생각을 하며 알바트로스의 질문에 대답해주기로했다.


“알바트로스. 우리는 어쩌면 생각보다 엄청 작은 존재였을지도 모르겠군..”


“우리라니? 좀 더 쉽게 말해줬으면 하는군..”


순간적으로 욱해 그의 머리를 찌그러뜨리고싶었지만 머리 밖에 없었기에 그건 불가능했다. 저속한 언어모듈을 달았다고 연산능력까지 떨어질 줄이야… 


“나나 자네나 여기 바이오로이드나..부사령관..사령관 각하..모두 말이다..”


“호오…”


내 말에 조금 흥미롭다는 듯이 눈을 반짝이며 생각에 잠겼다.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는거지?”


“그 날 자네도 봤잖나. 그것의 존재를 말아야…”


그는 내 대답에 아무런 말 없이 고개를 돌려 창밖을 보았다.


그 날, 우리 모두 그것의 존재를 봤다. 솔직히말해서 연결체를 만났을 때보다 무서웠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나 조차 회로가 끊길 것만 같았고 모든 관절이 움직이지않았는데 바이오로이드와 각하. 그리고 부사령관은 오죽했겠는가. 


알바트로스는 한참이나 창밖을 바라보고는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비록 많은 것들을 잃었지만..결국엔 사령관이 이기지않았던가..”


카메라의 시선을 위로 아래로 흔들며 긍정의 의사를 표시했다.

그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각하는 그것과의 싸움에서 이겼고 모두들 기뻐했다. 하지만 난 불안했다. 


만약 그것이 더 존재한다면? 수많은 존재들 중 하나만 쓰러뜨린 것 이라면? 내가 겪고있는 환각에서 보여주고있는 것이 만약 그것을 경고하고있는 것이라면? 라는 의문이 들었다.


“로크. 왜 그러는거지? 안색이 안 좋아보이는데.”


그의 말에 난 어이가 없어서 피식.하고 웃어버렸다. 기계한테 안색이 어딨어.. 역시 저속한 언어모듈을 다니 연산능력이 떨어진 갓이 확실했다. 그에게 바보녀석.이라고 말하고싶었지만 그만두기로 했다. 


나는 카메라의 렌즈를 굴려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몸 곳곳에는 그 날의 상처가 진하게 남아있었다. 자원이 부족했던 탓에 수리가 늦어지고있었지만 그는 불평하지 않았다. 나도 딱히 불평하지는 않았다. 


이제 평화로운 일들만 남았는데 수리야 천천히 하면 그만이었다. 그렇게 앞으로의 일들을 생각하며 절전모드에 들어갈려는 순간, 알바트로스가 머리로 창고의 벽을 치대며 날 깨웠다.


“안색이 안 좋아 보인다구. 무슨 일 있어?”


또 피식.하고 웃었다. 나도 조만간 저 모듈을 달고말테다..라고 생각하며 그에게 내 안색이 안 좋은 이유를 말해주었다.


“알바트로스. 만약 그 존재가 더 있다면..어쩔텐가…?”


그는 ‘흠..’하고 생각에 빠진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고는 주먹을 불끈 쥐며 이번엔 큰 목소리로 내 질문에 대답을 해주었다.


“그게 더 있다고한들 상관없다. 우리가 다시 부술테니깐말이야.”


참으로 단순했다. 저속한 언어모듈이 저렇게까지 최강지휘관인 그를 이렇게까지 망가뜨릴 줄은 몰랐다. 나는 아무런 말 없이 그를 바라보며 말을 툭 뱉었다.


“참 단순하군…”


내 무심하고도 차가운 말에도 그는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단순하다고해도 상관없다. 그 날 사령관이 포기하지않은 것처럼 나도 포기하지않을거다. 이 몸이 다시 망가지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포기하지않을거다. 그것이 7개. 100개가 있더라도말이다.”


“…….”


또 피식.하고 웃었다. 참으로 단순했다. 한시라도 빨리 나도 그가 달고있는 저속한 언어모듈로 바꾸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일상편은 그 편의 주인공의 시점으로 써 볼 생각인데 어떠신가요?


여튼 뇌절에 재미에 감동도 없는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때까지 쓴 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