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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엠씨더 맥스- 어디에도



요약: 다프네를 위하여

그렇게 천아와 대화를 마친 나는 리제를 만나 수복실로 향할 생각했다..

죽은 줄 알았던 리제와 만나서 기뻐하게 될 레아의 모습이 보고 싶어서 였다.

내가 내 옆방인 리제방에 찾아가자 그 방 안에서 무언가 꺄르르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언니...그거 해 줘 그거!"

"아.... 진짜... 몇 번이나 해 줬잖아."

"하지만... 언니가 하는 게 제일 찰지단 말이야. 응? 제발~"

"으..... 햇츄츙 햇츙..."

평소의 들어 본 적 없는 리제의 목소리와 웃는 다프네의 목소리가 들려와 잠시 문의 등을 기대고 서 기다렸다.

"아마... 다프네는 먼저 치료 중이었으니까 회복이 끝나 바로 리제랑 만나게 된 건가?"

혼잣말이 들렸는지 안에서 리제의 조그마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 사령관님 목소리다. 잠시만 금방 돌아올게."

바이오 로이드는 귀가 엄청 좋네...리제라 그런 건가.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부드러운 고동색 머리를 길게 내린 리제가 보석 같이 밝은 눈에 나를 비추며 바라보고 있었다.

"어... 안녕 리제? 다프네도 안녕?"

"안녕하세요... 사령관 님."

뒤에서 조심스럽게 웃으면서 손을 흔드는 다프네와

"주인님 필요하신 것이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세요."

라며 당황하지 않고 웃어 보이는 리제에게 살짝 무서워진 난 입을 열었다.

"아.... 그게 지금 페어리 자매들이 수복실에 있으니까 너랑 같이 한 번 찾아가 보면 좋을 것 같아서..."

"네... 감사합니다."

리제는 조심스럽게 양손을 아래로 내린 후 검지를 맞 부딛히면서 말했고 난 뒤에 있던 다프네에게 말했다.

"다프네도 혼자 있기 뭐 하면 같이 가자. 몸은 괜찮아 졌어?"

그러자 다프네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네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게 알 수 없는 어색한 조합과 함께 수복실로 향하자 그곳에는 잠든 레아와 페어리 자매들이 있었다.

"안녕 얘들아 여기 리제가 그 트릭스터의 뒤 수조에 들어 있던 그 아이야."

그러자 리제는 순식간에 인기 스타가 되어서 모여 들자 난 한 발짝 뒤로 빠져 날 보면서 구해 달라는 사인을 보내는 리제에게 손을 흔들고 옆에 다프네에게 말했다.

"잠깐... 어디좀 갖다 오는 게 좋겠지?"

"네...  죽었는 줄 알았는데 살아 있던 가족을 만나는 건  정말 행복한 경험이니까요."

솔직히 목숨을 걸어서 오르카 까지 날아와 준 다프네의 공도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건 레아가 깨어난 다음 무사히 다프네가 날아갈 길을 열어 준 레아의 이야기와 함께 하기로 하고

우린 수복 실 밖으로 벗어났다.

"다프네 오르카에 온 지는 방금이지만... 불편하지는 않아?"

리제와 외형도 비슷하면서 마치 눈엔 사파이어를 박은 듯 푸르게 비추며 은은한 미소를 띄는 다프네는 옆에 있으면 마음이 편안 해 지는 것 같은 리제와는 다른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
 
"오자마자 언니를 만나고 언니가 돌봐준 다음에 깨어났을 때는 저녁 시간 즈음이었어요.

그때 주변에 자매들이 무사한 것을 보고 다행이다... 라며 안도하고 나서는 마지막 한 명의 아쿠아 마저 치료한 상태로 지쳐 보이는 얼굴을 한 체, 잠든 아쿠아에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리제 언니가 있었어요."

리제는 분명 의료형 시술도 가능하다고 했지..

"리제가 전에... 의료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했는데 혹시 그걸 전해준 게 너니?"

그러자 다프네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제가 언니에게 알려 줬어요. 언니는 사실 알고 보면 너무 순수하고, 배움에 대한 열정도 많은 좋은 분 이시거든요."

자신을 낮추면서 리제를 칭찬하는 다프네의 모습은 오히려 내 안에서의 평가가 높아지는 것 같았다.

"아... 그러고 보니 사령관 등록은 했었나?"

그 말에 다프네는 눈을 뜨고는 물었다.

"지금 바로... 진행할까요?"

"그래 그러자... 빨리해 두는 게 확실히 편하니까."

이제 앞으로 아이들이 깨어나면 진행하게 될 사령관 등록을 생각하며...

많이 한 다는 것은 그만 큼 살아 있는 아이들이 많다는 거니까 좋게 생각하기로 하고, 빠르게 진행했다.

"저기.... 그런데 다프네. 난 솔직히 너에 대하여 알고 있는 게 별로 없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또 어떨 때 기쁘고 어떨 때 슬플지 같은걸 말이야 무엇을 잘하고 어떨 때 편안한 감정을 느끼는 지 같은걸... 내게 알려줄 수 있을까?"

그 말을 듣자 다프네는 잠깐 멈춰 서서 조심스럽게 골똘히 생각하더니 내게 입을 열어 이야기했다.

"리제 언니와 저는 둘 다 화단을 잘 관리하는 걸 좋아해요. 저는 특히 꽃 분야에 대해 해박하고, 꽃을 잘 돌보아 피워냈을 때가 가장 기쁜 것 같아요."

꽃을 피울 때가 가장 기쁜 건가...

"그럼... 꽃이 질 때는 슬프겠네?"

"아니요... 꽃을 피운다는 것은 성취감의 느낌이라 그 역할을 다한 아이를 붙잡기보다는

시들어가는 것을 이제 땅에 누워 쉬러 간다고 생각하고...

받아들이고 있어요. 저도 매일 서서 꽃을 보는 게 아니라... 밤에는 자러 가는 것처럼요."

되게 소박하면서도 생각이 깊게 말하는 다프네의 머리를 왠지 모르게 쓰다듬어 주고 싶었다.

"다프네는 왠지 시를 쓰면 잘 쓸 것 같은데?"

"제가요....? 그런 건... 모듈에는 따로 들어 있지 않았는데..."

사람으로 치면 학교에서는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 같은 건가..

"그러네... 그러면 오르카의 오른 후 일기를 쓰는 건 어떨까 아 강요하는 건 아니야.

그냥 표현이 너무 편안 해서 머리를 쓰다듬어지고 싶어지거든."

그 말을 들은 다프네는 내 쪽을 살짝 살피더니 뺨을 살짝 붉게 물들이고 말했다.

"네...? 그게.. 그 감사합니다."

왠지 이럴 때는 리제랑 닮은 것 같아 역시 자매구나... 싶었다.

"꽃은 무슨 꽃을 좋아해?"

그 말을 들은 다프네는 살짝 아까보단 옅은 미소를 품고선 말했다.

"저는 딱히 어느 특정한 꽃을 좋아한다 라는 개념이 없어요. 편애는 어느 순간... 질투를 낳기 마련이니까요.

그저 한번 이쪽을 살폈으면, 저쪽을 살펴보고 앞에 꽃이 아파 보이면 정성을 다해 꽃을 활짝 피울 수 있도록 챙길 뿐 이랍니다."

이제는 왠지 알 것 같은 그 말에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 주고는 말했다.

"난... 오르카의 바이오 로이드의 아빠 노릇을 해보려고 해. 다프네가 꽃들에게 하는 것처럼

소중히 여기지만... 하나를 짚어 사랑하지는 않는 그저 사이좋게 지내는 너희의 모습을 보며 만족하고 싶어."

그렇게 말하자 다프네는 나를 보면서 말했다.

"힘들지는 않으시겠어요? 잡초 조차도 아름다운 꽃을 피우지만 뿌리를 들어 보내 줘야 하는데..."

그러자 난 조금 더 깊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분명 힘들 거야. 난 능력이 뛰어나지 않으니 어떨 때는 악당이 되어서라도 너희를 살리고,

적과 싸워야 할 때가 있겠지... 너희의 이야기를 들어 주고 싶어도 너무나 인간과 닮은 아름다운 얼굴 밑에 이해할 수 없는 차이를 느끼며 살아가야겠지..."

그러자 다프네는 슬픈 얼굴하면서 나를 보고 말했다.

"왜... 그렇게 하시는 건가요..."

그런 나는 다프네에 머리 위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그냥... 누군 가는 책임을 져야 하니까

그저 너희를 만들어 낸 사람이라는 책임을 질 사람이 나밖에 안 남았을 뿐이야."

그러곤 다시 한번 미소 지으며 답했다.
"그러니까... 나는 미워해도 자매들 끼리는 서로 사랑하면서 사이좋게 지내야 한단다... 부탁할게"

말하면서도 다프네에게 짐을 씌우는 것이 아닐까 걱정했지만 다행이 씩씩하게 고개를 끄덕여 주는 다프네의 모습을 보며 안심했다.

"고마워... 이제 자매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자 오늘은 너도 주인공이니까. 


힘든 일이 생기면 언제든지 찾아와줘 언제든지 들어줄게. "

그러곤 수복실로 돌아가자 잠에서 깬 레아를 보며 다프네의 업적과 레아의 노력을 칭찬하고

사령관 등록을 마친 후에야 집무실로 돌아와 방 안으로 들어가 잠을 청할 수 있었다.

"아 뭐야... 오늘 행복한 날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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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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