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설정과 다릅니다.


외전같은겁니다.



"용 대장..아아니. 선장님. 저번에 그물 쳐놓은데로 가는겁니까?"


무적의 용은 아무런 말없이 고개를 한번 끄덕였다.

그것을 본 세이렌도 별다른 말없이 배를 좌현으로 돌렸다. 엔진이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망망대해를 가로질렀다.


"......."


소금기를 잔뜩 머금은 바닷바람은 시원함과 동시에 살짝 비린맛이 느껴졌다. 


그녀가 태어났을 때 부터 느껴오던 것들이었다. 오랫만에 느껴보는 바닷바람에 그녀는 허리에 차고있는 검집을 어루만지며 눈을 감고 바람을 느꼈다.


"으...언제봐도 소름 돋는단말이지.."


"그러게..사령관님은 저걸 어떻게 이기신거래.."


"누가 아니래.."


테티스와 운디네, 그리고 네레이드가 일제히 저 너머에 있는 무언가를 가리키며 수군거리고있었다.


"모두들. 잡담은 거기까지 하시오."


"네.."


그렇게 그들은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고, 용은 아까 그들이 가리켰던 것을 바라보았다.


"......"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머리는 그것을 그만두라고 말하고있었지만 몸은 말을 듣지않았다.

손에 이어 다리까지 떨렸고, 식은땀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그 때의 일이 난잡하게 편집되어버린 스너프 필름처럼 빠르게 지나갔다. 그리고 그것은 귀가 찢어질 듯한 소리를 내며 그녀의 머릿속을 마구 헤집고있었다. 그녀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는 것을 본 세이렌이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며 그녀를 불렀다.


"선장님..? 선장님? 선장님!"


"허어..!"


"괜찮으십니까..?"


"....본관은 괜찮소.."


"그럼 다행이네요...안색이 안 좋아보였거든요.."


"그 정도요..?"


"네..조금.."


그녀는 고개를 한두번 가로 젓고는 다시 집중하기로 했다. 

이윽고, 배는 일주일 전에 그들이 그물을 던져놓았던 곳에 도착했다. 


"어...?"


"왜 그래? 테티스."


"부표가 없어.."


"뭐? 거짓말 치지마."


"아냐! 진짜야! 부표가 없다고!"


운디네는 테티스의 말에 반신반의 하벼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정말 그녀의 말대로 부표가 보이지않았다.

이에 운디네는 자신들이 잘못 왔다고 생각하고는 세이렌을 향해 소리쳤다.


"세이렌! 우리 아무래도 잘못 온거 같아!"


"네? 왜요?"


"부표가 없어!"


"네..? 없다고요..?"


"무슨 일이지?"


"아..함ㅈ...아니 선장님..길을 잘못 든거 같습니다."


"뭣이..?"


"부표가 없답니다..근데 이상하네요..GPS 상으로는 여기가 맞는데.."


세이렌은 GPS의 화면을 용에게 보여주었다. 화면에는 저번에 자신들이 왔다는 것을 알리고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있는 주위에는 부표는 커녕 아무것도 보이지않았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군..그 많던 부표가 다 어디로 갔단..."


용의 시선이 어느 한 곳에 멈췄다. 


"선장님? 왜 그러..."


세이렌의 시선도 어느 한 곳에 멈춰버렸다. 이는 다른 대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자신들의 배가 초라해보일 정도로 거대한 전함 그들의 앞에 나타났다. 유령처럼 어디선가 갑자기 튀어나온 전함에 다들 입이 다물어지지않았다.


"우왓! 갑자기 뭔 전함이야..?! 것보다..저거 어디서 튀어나온거야..?!"


"그러게..잠깐..저 마크..어디서 본거 같은데..어어엇..?! 용 대장님! 저기 좀 보세요!"


네레이드가 큰 소리로 용을 부르며 전함을 가리켰다. 그녀는 그녀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

그리고 네레이드가 가리킨 것을 본 용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선장님...? 저거..."


"어..."


옆에 있던 세이렌도 눈이 휘둥그레졌다. 용은 침을 꿀꺽 삼키며 고개를 한번 끄덕였다.

전함의 옆면에 새겨져있는 문양은 선원들 모두가 잘 알고있는 문양이었다.


'포세이돈 인더스트리'의 로고였다.




"쉬는 날에 미안하오..사령관."


"아냐. 신경쓰지마."


용은 수화기 너머에 있는 남자에게 사과를 했다. 그는 개의치않았지만 그녀는 그러지 못 했다. 그의 목소리에서 약간의 불편함이 느껴져서였다. 수많은 수송선과 대원들이 전함을 애워싸고 있었지만 전함에서는 그 어떤 연락도 오지않았다. 


"벌써 20분 째야..20분 째 아무런 연락이 없다고.."


사령관은 괜한 불안감에 손에 들고있는 무전기를 이리저리 만졌다.

실종 되었다고 생각한 감마의 전함이 갑자기 나타났다. 어디서 많이 본 그림에 그는 안절부절 못 했다. 


"주인님.. 선발대가 들어갔으니깐 일단 그들을 기다려보시는게.."


라비아타는 악몽을 꾼 어린이를 달래는 부모처럼 그를 달래주었다. 그녀의 말에 사령관은 전함 갑판 위에 착륙되어있는 한 수송선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말대로 전함에 선발대를 보내어 상황을 살펴보기로 했다. 선발대에는 그가 신뢰하는 대원들과 친구가 있었지만 그들에게서 특별한 연락은 없었다. 눈을 지그시 감고 한숨을 내쉰 다음, 다시 눈을 천천히 떴다.


"..도대체 어디서 뭘 하다 온거야...감마..."


사령관은 갑판 위에 있는 망가진 트리톤들과 알 수 없는 고치와 시체들을 보며 짧게 말을 뱉었다.

그의 옆에 있는 리바아타도 그의 말에 동감했다.




"부사령관님. 기관실에는 아까 본 시체들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선원실도 마찬가지입니다."


"휴게실도요."


대원들의 무전을 들은 부사령관은 자신의 발밑에 구르고있는 시체의 머리를 짓밟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실종되었다고 생각한 배가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것도 찝찝해 죽겠는데 배 안에는 그 어떤 생존자도 없다는게 더 찝찝해 죽을 것만 같았다.


그는 함장실에서 항해기록저장장치를 살펴보고있었지만 그 때의 사건 이후로 아무런 기록이 없었다. 그 당시 그녀의 전함에는 수많은 AGS들이 있었지만 그들은 코빼기도 보이지않았다.


괜한 불안감에 그는 옆에 있는 레오나와 마리를 쳐다보았다. 그들의 표정에도 불안함과 불편함이 동시에 느껴졌다.


그렇게 찝찝함만이 감도는 와중에 그에게서 연락이 왔다.


"부사령관님..? 여기는 수복실입니다.."


"무슨 일이지?"


부사령관은 항해기록저장치를 해체하며 연락에 대답을 해주었다.


"그...뭔가를 발견했습니다.."


그 말에 레오나와 마리의 시선이 일제히 그에게로 향했다.


"뭘 발견했지..?"


수화기 너머에 있는 대원은 침을 한번 꿀꺽 삼키고 숨을 한두번 고른 다음, 침착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감마입니다. 수복실 캡슐에 레모네이드 감마가 있습니다..."


"뭐..?"











어디서 많이 본 그림이긴 하지..




한동안 글 쓰는거에 현타가 와서 이것저것 다른 것도 하면서 재활 좀 하느라 많이 늦었습니다.

이번 편은 다음 본편을 위한 밑거름 정도로 생각하시면 되겠읍니다.


천천히 감 찾으면서 써보겠습니다.

여튼 이런 뇌절에 재미에 감동도 없는 글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때까지 쓴 글 모음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