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점검 후 애들 불탈때 당황했어

난 애기 흑츙 커여워.. 뭐 이런 반응 생각했는데

뜬금없이 애들은 불타고 있고

사과문 알람 뜨고..


그래서 애들한테 왜 불타나 알아보고서

머리론 이해했는데

솔직히 가슴으론 공감이 안갔어

아니, 공감이 안갔다기보단..

아무 감흥이 없었다 해야하나


한 이삼일 불타겠네 하고

그냥 일 마치고 크킹하고 자고

오늘 퇴근 하고 와보니 초상집이더라


념글이나 사과문 읽어보는 동안

진짜 걱정이라던가 분노라던가 슬픔 배신감

이런건 조금도 들지 않더라

이런 내가 나도 이상할 정도로,

이 사태가 그저 정보로만 다가왔어


다만 애들이 배신감 느끼고 떠나는 모습이

그거 하나가 안타깝고 서글펐다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아껴왔는지 아니까

그 믿음을 배신당한 애들이 얼마나 아플까

그냥 그게 안타깝더라


이상하더라고

정작 나는 왜 진짜 아무 감흥이 없는지


밀아 큐라레 벽람 명방 페그오 시노아리

프리코네 데챠 칸코레 와우 마비노기 마영전

최근엔 원신에서 블아까지

돈 억대로 들이부을 만큼 빠져 했었고

그런만큼 불만도 빨리 쌓였고

그래서 남들보다 빨리 지치고 금새 질렸었거든


위의 그 어떤 게임보다 애정과 신뢰가 크고

3년간 돈도 천만원 쓴 게임이

실시간으로 내 눈앞에서 풍비박산 나고 있는데

나는 왜 전혀 감흥이 없을까


그건 내가 이미 라오를

게임으로 즐기고 있지 않았기 때문인가봐


그냥 잘되면 뿌듯해서 직원들 음료나 과자보내고

쓸데도 없어도 참치 막 사주면서

그냥 후원하는 느낌일뿐,

겜으로 즐기지 않은거야


일퀘조차 안한지 몇주 되었고

변소는 2지역 초반에 세워져 있고

레벨도 146

얼마전 있었다던 방송들도 안봤고

2대 오렌지 바뀌었던 것

복규동 새 법인 차린 것

전부 오늘 알았다



그렇게 눈에서 멀어진채 오래 지나고 나니

라오가 내 안에 차지했던 비중도 사라졌나봐



아니면 그냥 아직 실감이 안나는건가


어느날 문득 좌우좌 머리 쓰다듬어 주려고

좌우좌 그려진 아이콘 눌렀는데

서비스 종료된 앱입니다 라고 뜨면

그제서야 실감이 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