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 망한건 망한거고, 난 내 일이나 해야지

내 인생 첫 소설을 이딴 이유로 연중시킬 순 없다

전편 모음집




"용, 수송기는 아직 멀었어?"


[미안하오, 좀 더 기다려주시오! 펙스의 저항이 거세서 수송기를 띄울 수가 없소! 방금 막 수송기 한 대가 격추됐다는 보고가 들어온 참이오!]


사령관은 오르카호에 연락을 취하고나서 드디어 돌아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얼마 뒤, 위성 궤도에서 감시하고 있던 에이다로부터 펙스의 병력이 전 방향에서 몰려오고 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오르카호의 부대들은 막강한 화력을 갖췄음에도 적들의 물량공세에 발이 묶여 겨우 해안에 상륙만 했을 뿐, 제대로 내륙으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는 한편 캐나다 내륙에 배치돼있던 펙스 부대는 사령관을 중심으로 넓게 포위망을 형성했고, 지금도 조금씩 포위망을 좁혀오는 중이다.


펙 스AGS들은 먼저 도착하는대로 사령관 일행을 향해 개때마냥 몰려들고 있었다. 응급조치를 마친 라비아타가 이를 악물고 대검을 휘둘러 적들을 하나하나 박살냈으며 장화는 와이어가 다 끊어졌을 뿐만 아니라 가지고 왔던 폭탄이 바닥나자 주변의 폐허 건물에서 있는대로 잡동사니를 긁어모으더니 즉석으로 사제 폭탄을 만들어내 응전했다. 더치걸이 자신도 싸울 수 있다며 어디선가 주워온 쇠파이프를 들고 나섰지만 AGS를 상대로는 턱도 없었기에 사령관이 직접 말려야만 했다. 


하늘에선 로크가 제공권을 장악하기 위해 인터셉터 편대와 쫓고 쫓기는 공중전을 벌이고 있었다. 일찍이 날개에 큰 손상을 입은 탓에 쉽사리 우위를 점할 수 없었지만 그나마 로크덕에 적기의 공습은 차단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하늘 위에서 간간이 거대한 광선이 내려와 지상을 강타하며 그 근처의 펙스 AGS들을 재로 만들었다. 에이다가 자신들을 지켜보면서 같이 싸워주고 있다.


모두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을 위해 싸워주고 있다, 그럼에도 시간만 벌고있을 뿐 상황을 역전시킬 순 없었다. 하지만 사령관은 어째선지 안심하고 있었다. 이런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자신이 무사생활할 수 있을거라 의심치 않아서가 아니었다. 자신이 펙스의 시선을 끌어모으고 있으니 이 틈에 부사령관이 무사히 오르카호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만일 자신이 여기서 죽는다 해도 부사령관 그가 자신의 뒤를 이어받을 것이다. 

동시에, 과거 자신이 저질렀던 실책을, 그가 쫓겨나는 걸 방관했던 그의 죄를 분명하게 속죄할 수 있는 기회라고 여겼다.


'오르카호 바깥에서 이리저리 쫓겨가며 살아남는건 정말 보통 일이 아니구나... 뭐, 나는 운이 나빠서 첫날부터 강적들한테 쫓겼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네 때와는 달리 휩노스 병 걱정도 없고 라비아타와 함께 시작했으니 어찌보면 쌤쌤이네. 난 이제 이틀째인데도 벌써 죽을 것 같은데, 넌 어떻게 열흘이나 버틴 거래? 하하하... 하... 힘들었겠구나. 네 모험담을 말로만 들었을 때랑은 잘 몰랐는데, 직접 겪어보니 실감나네.

부사령관, 정말 미안했어. 그리고 또... 너한테 큰 짐을 떠넘기는 것 같아서 미안하게 됐네. 이럴 줄 알았으면 억지로라도 지휘하는 법 좀 알려줄걸 그랬어.'


사령관은 자신의 앞에 있는 라비아타, 장화, 더치걸, 그리고 로크의 뒷모습을 보며 생각을 이어갔다.


'이걸 입 밖으로 냈다간 다들 눈이 뒤집어질 것 같아서 직접 전달할 기회가 없었는데 결국 끝까지 말하지 못한 채 끝날 것 같네. 염치없지만 마음속으로나마 말할게. 여기서 내가 죽게된다면... 내 복수라던가, 철충과 별의 아이를 전멸시킨다는 그런 어려운 건 바라지 않을게. 그냥... 우리 애들을 잘 부탁해, 부사령관.'



*



"뭐지? 쟤들 돌아가는데?"


펙스의 추격대 쪽으로 총구를 겨누며 경계하던 리디아가 던진 말이었다. 이제 리디아 일행이 합류했으니 제대로 저항할 수 있겠다 싶었으나 어찌 된 영문인지 적들은 우릴 놔둔 채 등을 돌리고 저 멀리 사라졌다.


"이상한데... 살아있는 인간인 나를 눈앞에 두고 포기하다니. 그새 괴멸적인 피해를 입은 것도 아닐텐데 말이야. 혹시 함정인가? 아니면 나를 잡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생긴건가?"


"더 중요한 일이요?"


뒤에서 리리스가 갸웃거리자 나는 당장 떠오르는 추측들을 읊었다.


"뭐 예를들어 집안에 문제가 생겼다거나, 나보다 더 먹음직스러운 먹이를 찾았다거나..."


"...!! 설마 저놈들이 주인님을!?"


"모르지. 일단 지금이 집에 돌아갈 기회인거 같다."


"리디아네 형님아- 나 아직 폭탄 남아있는데 벌써 돌아가게? 펙스놈들 더 폭사시키고 가면 안돼? 응? 응??"


"난 밖에 더 있기 싫어! 근데 바다까지 걸어가긴 힘들 것 같고... 오르카호에 지원 요청하자.

유미, 그 뭐냐... 전파탑, 그걸 부수면 통신 복구할 수 있는거지? 그거 어딨는지 알고있어?"


"아, 네. 어디 설치됐는지 다 외우고 있긴한데... 전파탑이 파괴되면 오메가한테 우리 위치가-"


"우리 위치는 이미 들켰어. 그런데도 돌아간 걸 보면 당장 우릴 쫓을 생각은 없는 것 같아, 그러니 늦기 전에 움직여야지. 알바트로스한테 가장 가까운 전파탑을 알려줘. 알바트로스? 네가 가서 그 전파탑 좀 때려부수고 와."


"명령 승인. 임무를 수행하겠다."


알바트로스가 유미에게서 좌표를 전달받은 뒤 제 일을 하러 날아갔다. 그러더니 이번엔 뒤에서 리디아랑 트레저가 수근거리는 게 들려왔다.


"형님이 또 막나가기 시작했어... 보통 급할 때 저러던데."


"듣자하니 전에 휩노스 병 걸렸을 때도 저랬었다지?"


"야 뭘 꿍얼거리고 있어? 솔직히 지금은 이게 최선이잖아? 뭐 부작용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좀 있으면 통신이 가능해질테니 오르카호에... 어라?"


"왜그래요?"


"내 전화기...! 그 때 공장에서 떨어뜨렸나봐!"


"얼씨구, 칠칠맞지 못하기는..."


"시끄러워. 리리스 네 무전기나 좀 빌려줘."


"이건 바다까지 전파 안닿아요. 어제 난민구출 작전 때 주인님이 괜히 오르카호 밖에 작전기지 세운 줄 알아요?"


"저기... 제 패널 빌려드릴게요..."


"오, 고마워."


유미가 들고있던 패널을 내밀자 그걸 건네받고선 화면에 통신 가능 아이콘이 뜨길 기다렸다. 몇 분 지나자 알바트로스가 그새 전파탑을 성공적으로 파괴한 모양인지 통신이 복구되어 오르카호에 연락을... 하려고 했었다.


"...야 리리스야, 오르카호 전화번호가 뭐였지?"


"이리 줘봐요 이 한심한 인간아."


리리스가 내 손에서 패널을 낚아채 툭툭 건드리더니 통신창을 띄운 뒤 돌려줬다. 저쪽에서 연락을 받는 데엔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화면에 나타난 낯익은 얼굴은 카메라를 보지 않고 옆을 보면서 다급하게 말을 꺼냈다.


[서방님,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오! 금방 길을 뚫을 터이니-]


"뭐?"


"용 중장. 사람 잘못 보셨습니다."



[음...!? 부, 부사령관!?]


화면 너머의 용이 뒤늦게 카메라를 통해 내 얼굴을 보자 눈을 휘둥그레 뜨며 화들짝 놀랐다. 그 용이 저런 표정을 지을 줄은 몰랐는데.


"어, 나야 용. 잘 지냈냐? 다름이 아니라, 우리 돌아가게 좀 도와줄..."


[미안하오, 지금 바빠서 오래 통화할 수 없다오! 여유가 되는대로 그쪽에도 수송기를 보낼 터이니 기다려주시오, 당신은 알바트로스 지휘관과 같이 있을테니 괜찮을 것이오! 언제든지 서방님의 연락을 받을 수 있도록 연락망을 비워놓아야 하니 이만 끊겠소!]


"어, 용? 여보세요? ...끊었네."


"지 할 말만 하고선? 되게 매너없네!"


"...이상하군... 용은 아무리 바쁘다고 해서 이런 식으로 전화를 끊어버릴 성격이 아닐텐데. 거기다 남들 앞에선 사령관을 서방이라고 부르는 걸 자제했었지. 그 용이 냉정을 잃었다는 건... 뭔가 일이 생겼군. 예감이 안좋아."


"좀 전엔 펙스의 군대가 당신을 놔두고 돌아가버렸고, 이번엔 용 중장이 냉정을 잃을 정도의 큰일... 설마, 설마 정말로 주인님의 신변에 이상이...!?"


리리스가 또 절망적인 표정으로 불행회로를 가동시키기 시작한 참에 내 손에 들려있던 패널에 통신 알림이 울렸다.


"뭐야, 이번엔 저쪽에서 전화한거야? 용 중장이 생각해도 형님한테 그런 무례한 태도를 보인건 좀 아니었나보지?"


"아니, 용이 아냐. 이건..."


통신을 수락하자 이번에 화면에 비춰진 건 무적의 용이 아닌, 인간여성의 형상을 한 AGS였다.


[부사령관님, 긴급상황입니다! 당장 알바트로스 지휘관을 사령관님께 보내십시오!]


"에이다? 갑자기 무슨 소리야, 설명부터 해."


[사령관님이 펙스 병력에 의해 포위된 상황이며 오르카호의 지원군은 포위망을 뚫느라 고전중입니다. 계속 포위망이 좁혀진다면 몇 시간 내로 사령관님이 붙잡힐 겁니다. 즉각 지원이 필요합니다!]


"뭐라고요!!?"


"깜짝이야... 리리스, 잠깐 비켜봐. 에이다! 사령관 옆엔 라비아타와 로크가 있을텐데 뭐가 문제란거야?"


[라비아타 통령과 로크는 부상 탓에 제 힘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또한 펙스의 병력 사이에서 레모네이드 오메가의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그녀가 직접 군대를 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 알바트로스 지휘관에게 사령관님을 구출하라고 명령을 내리십시오, 그는 상태가 온전하니 포위망을 뚫은 뒤 사령관님을 데리고 빠져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내게 거절당하니 이번엔 부사령관한테 매달리고 있는건가, 에이다."


[...알바트로스 지휘관.]


때마침 전파탑을 파괴하러 갔었던 알바트로스가 돌아왔다. 그는 패널의 통신창 너머의 에이다를 내려다보더니 무뚝뚝한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


"내 임무는 사령관 한 명의 구출이 아닌, 사령관 내지는 부사령관의 구출이다. 부사령관을 먼저 발견한 이상 그를 무사히 오르카호에 데리고 가기 전까진 전선에서 이탈할 순 없다."


[부사령관님은 당장 적에게 쫓기고 있는 것이 아니잖습니까!]


"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 습격받지 않을거란 보장이 없다."


"궤변은 집어치우세요, 알바트로스 지휘관! 주인님의 신변보다 중요한 게 어디있다는 겁니까! 저 인간한테 시간낭비할 틈이 없다고요!"


"어이쿠야, 마음에 담아두진 않을게."


[좋습니다. 그렇다면 현장에서 가장 권한이 높은 책임자의 의견을 묻도록 하겠습니다.]


"...뭐, 나?"


에이다가 폭탄을 떠넘기자 이 자리에 있는사람 없는사람 모두가 나를 향해 시선을 모았다.


"좋다. 부사령관의 명령이라면 사령관을 구하러 가겠다. 내가 어찌하면 좋겠나? 결정을 내려라."


"부사령관, 당장 알바트로스 지휘관을 보내세요! 저도 같이 가서 주인님을 지키겠습니다!"


"시끄러운데 그냥 보내버립시다 형님. 두 명 없어진다고 별 일 있겠슴까?"


여기서 알바트로스와 리리스를 보내 사령관이 무사히 구조되길 빌어야 하나? 우린 여기 앉아서 사령관 일이 정리된 후 오르카호에서 구조대가 오기를 기다리고?

...가만있어보자, 오메가가 현장에 나와있다면 또 본진이 텅텅 비어있다는 소리인데?


"알바트로스, 결정을 내리기 전에 먼저 물어보고 싶은 게 있다."


"말해봐라."


"너를 보낸다면 사령관을 확실히 구해올 수 있는건가?"


"에이다로부터 수신받은 자료를 토대로 계산해본 결과, 가능하다."


"라비아타와 로크도 전부 다 구해낼 수 있고?"


"그들은 부상 상태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테니 확답을 낼 수 없다. 최악의 경우, 그들은 사령관의 생환을 댓가로 희생되겠지."


"...그렇단 말이지. 에이다, 이번엔 너한테 묻고싶은 게 있다. 지금 사령관이 싸우고 있는 위치가... 에이다?"


[...]


조금 전까지만 해도 에이다가 비춰지고 있던 통신 화면은 언제부터인지 흑백의 노이즈로 채워져 전혀 볼 수 없게 되었다.


"에이다? 무슨 문제라도 생겼나? 응답해!"


[...어... 에이다는 통화 못하게 됐어, 지금 궤도 위성기지 지휘권은 내가 가지고 있거든...]


보이지 않는 화면 너머에서 들려온 건 에이다의 기계음이 섞인 목소리가 아닌, 생전 처음듣는 여성의 목소리였다.


"...거기 누구냐?"


[누구냐니... 나...?]


"네가 에이다에게서 지휘권을 강탈한건가?"


[강탈이라니... 여긴 원래부터 내 관할이었어... 그간 방치해두고 있긴 했지만...]


"...! 레모네이드 앱실론...!?"


[응, 맞아...]


그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새로운 레모네이드의 난입에 모두가 신경을 곤두세웠다.


[에이다가 자꾸 위성포격을 해대서... 오메가가... 하암... 방해하지 못하게 막으라고 성질내더라고... 무시하면 나중에 또 히스테리 부리니까, 일단은...]


"에이다를 어떻게 했지?"


[아무것도... 그냥 오비탈 와쳐 서버 점검중인걸로... 대충 그런걸로 했어. 기간은... 내가 한 숨 자고 일어날 때까지...?]


"...지금 장난하냐? 그게 언제까지인데?"


[...몰라, 잘래... 잘있어...]


앱실론은 말꼬리를 흐리더니 대답하는 대신 일방적으로 통신을 끊어버렸다. 오메가처럼 신경을 긁지도 않고 나름 무해한 방법으로 에이다랑 같이 무대에서 퇴장해버린 모습에 김이 새는 것 같이 느껴졌다. 우주까지 날아가서 앱실론을 깨울 수 있는것도 아니니 저건 저대로 놔둘 수 밖에 없다.


"...이제 한동안 에이다의 지원을 기대하긴 힘들게 됐군, 젠장."


나는 한숨을 한 번 내신 뒤, 좀 전의 물음에 대한 결정을 내렸다.


"알바트로스, 출격을 허락하지 않겠다. 대기하도록."


"명령을 따르겠다."


"...부사령관? 그럼 저도 하나만 묻겠습니다."


알바트로스는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결정을 받아들였으나 그렇지 않은 자가 남아있다. 고개를 돌리자 리리스가 나를 보며 웃고 있었다. 사령관과 떨어진 뒤로 늘 무표정을 유지해왔던 그녀가, 눈을 가늘게 뜨고, 입꼬리를 올리고, 형용할 수 없는 부정적인 감정을 억누르며 웃고 있었다.


"야 리리스, 나 방금 사과한 상대한테 또 총 겨누고싶지 않거든? 처신 잘해라?"


"걱정 마시죠 리디아 양. 부사령관의 입에서 어떤 대답이 나와도, 부사령관께 어떠한 종류의 위해도 가하지 않겠습니다. 대답에 따라 제가 실망할 수는 있겠지만요.

그러니 부사령관, 솔직히, 아주 솔직하게 대답해주시죠. 당신은 지금, 주인님을 버리고, 당신 혼자서, 살아남겠다는 뜻인가요?"


겁 먹어선 안된다, 물러서선 안된다. 나는 리리스의 실눈 사이로 보이는 따가운 시선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담담하게 대답했다.


"아니."


"그렇다면 왜, 저희들이 주인님을 구하러 가는 것을, 허락해주지 않은 것인지, 착한 리리스가 납듭할 수 있게 설명을 해주시겠어요? 안그러면 나쁜 리리스가 나와버릴 것 같거든요...!"


"우리는 한 팀이다, 리리스."


그 대답을 들은 리리스의 얼굴에서 감정을 숨기기 위한 미소가 사라졌다, 그 대신 그녀의 얼굴엔 솔직한 의아함이 피어올랐다.


"너희한테만 맡기겠다는 게 아냐, 우리가 구하는 거야. 그것도 사령관 한명만 구하는 게 아니라 사령관과 같이 있는 애들 모두 다."


"그럼 다같이 주인님께 가겠다는 건가요?"


"틀렸어. 오메가가 본진에서 나와 현장지휘를 하고있다는 건, 우리에겐 빈집털이를 할 절호의 기회라는 거지."


"그게 대체 주인님을 구하는 거랑 무슨 상관입니까!? 하등 쓸모없는 펙스 건물이나 뒤적거리는 사이 주인님이 그 년의 손아귀에 떨어지기라도 한다면-"


"거기에 이 사태를 해결할 열쇠가 있다."


"...그게 무슨 뜻이죠?"


그냥 빈 집이 있어서 뭐 없을까 하고 털러 가는 게 아니다, 그 곳에 가치있는 물건이 있다는 걸 확신했기에 이런 간 큰 도둑질을 강행하려는 거다. 기존에 알고있던 정보와 새로 얻은 정보, 그것들을 종합해 판세를 뒤집을 작전을 설명해주자 리리스는 표정을 풀고 천천히 듣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과연, 성공하기만 한다면 오메가를 무릎꿇게 만들 수 있을테지만... 레모네이드 오메가는 바보가 아닙니다. 저번에 당신한테 된통 당했는데 두번이나 같은 실수를 저지르겠어요? 분명 본진을 지킬 병력을 남겨뒀겠죠."


"그것이 바로 너랑 알바트로스도 같이 가야 하는 이유지. 그리고, 나를 잡을 병력까지 회군시킨걸 보면 오르카호 막느라 병력 있는대로 끌어모으는 건가본데 본진에 얼마나 남아있겠어?


"그럼 펙스 본진의 병력을 제압했다 치고, 그 작전이 정말 가능하긴 해요? 당신히 말한 그건 엄중히 보관돼있을게 뻔한데."


"...우리만으론 무리지. 지원이 필요해."


나는 유미의 패널을 들어 다시한번 오르카호에 연락을 걸었다. 연락을 걸자마자 받은건지 곧바로 무적의 용의 얼굴이 화면에 띄워졌다.


[부사령관, 참을성 있게 기다려주시오! 안그래도 에이다의 통신이 끊겨서 상황이 악화됐...!]


"용, 수송기는 필요없어."


[뭣... 무슨 말이오, 그게?]


"사령관 구출을 위해 우리쪽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할 계획인데, 그러기 위해서 뛰어난 해커가 필요하다. 내가 있는 위치로 당장 레모네이드 알파를 보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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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다음화에 라붕이 파티 인원 늘어나긴 하는데 그게 알파는 아님ㅅㄱ


과연 이번에도 저번처럼 쉽게 펙스 본진을 날먹할 수 있을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