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 https://arca.live/b/lastorigin/48127999





아르망은 모든 이들의 부탁을 받아 당신이 돌아올 날을 예지하기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이미 검은 어둠만이 드리운 미래를 피하고자 수 없이 많은 연산을 거치는 그녀의 머리는 이미 과부화 상태네요. 

스스로를 애써 부정하며 억지로 정답을 찾으려는 그녀의 이성이 어디까지 버텨줄까요? 떠난 당신과는 상관 없는 이야기겠지만요.



" 영원히 함께에요, 주인님. " 짧은 인사와 함께. 이터니티는 스스로 가동을 중지하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꺼져가는 의식 너머, 당신이 그녀를 안아 관속에 눕혀주고 함께 관에 들어가 뚜껑을 닫는 상상을하며,  이터니티는 희미하게 웃으며 영원한 작별을 고합니다.  잘 자요, 이터니티. 당신과의 영원한 만남을 위해 영원한 이별을 선택한 그녀에게 위로를 건내주세요. 아마도 닿을 일은 없을테지만 말이죠.




" 언니, 시아는 전단장님이 보고싶어. 몇 밤 더 자면 돌아오실까? "  

순수한 그녀, 살라시아는 아직 당신이 떠난 오르카호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항상 방긋방긋 웃으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하던 그녀는 멍하니 바닷가를 바라보며 당신이 돌아오지는 않을까, 기다리고 있네요. 

괜찮아요. 그 기다림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이해하기에 그녀는 너무나 순수한걸요. 





메리는 빈 캔버스를 채우고, 또 채우고 있습니다. 캔버스가 모자란 나머지 이제는 눈에 보이는 모든 공간에 그림을 그리고 있네요.

그 대상은 오직 하나, 당신입니다. 당신의 얼굴을 잊지 않기 위해. 당신이 돌아올 것이라는 희망을 져버리지 않기 위해. 그녀는 오늘도 세상이라는 캔버스를 칠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물감이 떨어질 때, 애써 부정하던 현실에 맞닥뜨리겠지만. 뭐, 당신이 떠난 뒤의 이야기에요. 신경 쓰지 마세요.




의외네요, 블랙 웜은 당신이 떠난 뒤 부쩍 웃는 표정을 잘 짓게 되었습니다. 무뚝뚝한 자신의 모습이 싫어 떠난 주인이 돌아올 때, 환하게 웃는 얼굴로 당신을 맞이하기 위함일까요. 하하, 어리석은 블랙 웜. 웃는 얼굴로 눈물을 흘리고 있네요. 그래도 당신이 떠난 덕에 그녀는 전 보다 풍부한 감정을 갖게 되었네요. 다행이에요! 




당신이 떠난 뒤, 후사르는 고민하던 특수한 언어 모듈  -사투리- 을 드디어 고칠 수 있게 되었답니다. 

그 방법은 간단해요, 아예 말을 하지 않으면 되거든요. 당신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으로 수도 없이 연습했던 표준어는 이제 그 누구에게도 닿을 길이 없어졌네요.  축하해요, 후사르. 더 이상 언어 모듈때문에 고민할 일이 없어졌네요. 아마 그녀도 당신에게 감사를 표하고 있을거에요, 말을 하지 않으니 알 수 는 없지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