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때 저 뽑아서 본선 보내주신다고 하셨으면서 사령관님 미워요."


평소와 다른 세이렌의 모습. 이번엔 단단히 삐친거 같다.

보통 세이렌이라면 다른 전투원들을 칭찬하고

뒤에선 속앓이를 하고 있을테니까 위로해주려고 했는데,

예상 외의 전개라 조금 당황스럽다.

물론 실수로 세이렌을 안뽑은 내 잘못도 있다.


"음... 세이렌, 어떻게 해야 화를 풀어줄거야?"

"몰라요."

"으음..."


이번엔 정말 단단히 독기를 품은 모양이다.

세이렌 성격상 지금쯤 몰래 눈치를 본다거나,

꼭 껴안아달라고 부탁할텐데 그러질 않는걸 보면 확실하다.

어쩔 수 없이 그 수단을 써야겠네.


"세이렌, 오늘 하루는 세이렌이 하자는 대로 할테니까 용서해줄 수 없을까?"

"..!! 저, 정말로요?"


앗, 반응이 왔다. 이게 답이었구나.


"세이렌이 허락해준다면. 오늘 하루 나는 세이렌거야. 그러니까 용서해줄래?"

"그럼요!"


세이렌이 품에 안겨오는걸 꼭 껴안고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헤실헤실 웃는게 평소랑 똑같아서 안심이 된다.

그런데 착한 세이렌이 이런 방법을 쓰진 않을텐데.


"세이렌, 그런데 누가 이렇게 하라고 가르쳐줬어?"

"테티스가 이렇게 하면 사령관님이 아..! 비밀이랬는데..."


의외로 운디네가 아니라 테티스가 가르쳐줬구나.

효과 만점이었지만 그거랑 별개로 나중에 혼내줘야겠다.

나는 어쩔 줄 몰라하는 세이렌을 품에 안고 귓가에 속삭인다.


"오늘 하루 잘 부탁해."


세이렌도 나를 꼭 껴안으며 말했다.


"네, 사령관님..."


-


라는 스토리를 보기 싫다면 세이렌을 뽑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