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라, 사령관님.”

방에서 나오던 임펫이 얼굴에 미소를 흘리며 걸어오던 사령관과 마주쳤다.

“…그 모습을 보아하니, 이프리트 하사 찾으러 온 거지?”

“어라, 티가 많이 나나? 하하하…”

입꼬리를 슬쩍 올리면서 한 질문에 사령관은 괜히 딴청을 피우면서 웃어보였다.

“그 모습이라면…아마 함장실 나서는 순간부터 다들 알고 있었을걸?”

임펫이 이내 쿡쿡 하고 웃으면서 사령관을 가리켰다.

그도 그럴 게, 지금 사령관의 복장은 평소와 확연하게 다른 부분이 있었다.

오르카 호의 사령관은 좋게 말하면 격식에 크게 얽매이지 않고 캐주얼한, 나쁘게 말하면 잡히는 대로 대충 입은 듯한 패션 센스를 자랑했다.

그런 그가 아무 때나 입지 않는 옷이 딱 한 벌 있었다.

적당히 얇고 활동성 있어 보이는 후드티, 그리고 그 모자 위로 솟은 토끼귀.

사령관이 스틸라인의 M-5 이프리트와 서약한 이후, 이프리트가 사령관에게 선물한 옷이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사령관이 이 옷을 입고 있다는 것은 그가 이프리트를 찾고 있다는 뜻이 되었다.

“우리 귀여운 하사님이라면 아마 병사 생활관에서 자고 있을걸?”

임펫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기껏 침대도 괜찮은 걸로 마련해 줬는데, 자기는 병사 생활관 침상이 더 맞는다나?”

“하하하하…아마 아직은 아래 애들이 걱정돼서 그러는 거 아닐까?”

임펫의 말에 사령관이 웃으면서 말했다.

‘침대가 편하다고 해도 분위기가 불편해서 피하는 것 같지만…’

물론 머릿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면…병사 생활관이지? 알았어.”

“즐거운 시간 보내라고, 동지. 그리고…”

임펫이 미소를 띄우며 몸을 살짝 앞으로 굽혔다.

“가끔은 나한테도 신경 써 달라고?”

“아암, 그래야지~”

사령관은 넉살 좋게 웃으면서, 임펫의 한 쪽 손을 잡아 그 손등에 가볍게 입을 맞춰줬다.

그리고는 그 손을 놓아주고, 가볍게 손을 흔들며 복도를 계속 걸어갔다.


사령관은 스틸라인의 인장 아래로 [병사 생활관]이라 적힌 문을 가볍게 두드렸다.

잠깐 안에서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문이 활짝 열렸다.

“아, 사령관 각하 아니십니까!”

언제 들어도 활기가 넘치는 브라우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아, 이프리트 하사님 찾으러 오신 겁니까~?”

이어 그녀는 사령관의 ‘특별한’ 옷차림을 보고는, 바로 싱글싱글 웃는 것이었다.

“여기 있다고 들어서 말이지. 들어간다?”

“헤헤, 들어오시지 말입니다!”

브라우니가 조금 안으로 들어서며 비켜주자, 사령관은 나지막하게 휘파람을 불며 안으로 들어섰다.

생활관 가장 안쪽, 원래 그녀가 쓰던 자리에 이불을 덮고 누운 작은 덩어리 같은 것이 보였다.

레프리콘, 노움 등 다른 병사들은 그저 숨을 죽인 채 사령관이 그 덩어리에 다가가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프리트 하사~?”

“느아하?!”

사령관이 낮은 목소리로 부르자, 이불을 박차고 이프리트가 벌떡 몸을 일으켰다.

“스, 승리! 하사 이프…리…트…”

이어 비몽사몽인 상태로 경례를 올리던 그녀는, 사령관을 확인하자마자 말끝을 흐리며 얼굴을 붉혔다.

“으으…안녕, 사령관…”

“그래~오늘도 준비는 됐지?”

이프리트는 넉살 좋게 웃고 있는 사령관의 옷차림을 보고는, 그의 목적을 짐작했는지 얼굴을 붉혔다.

“안아줘?”

“아, 아니야…혼자 일어날 수 있어…”

사령관이 팔을 벌리며 묻자, 이프리트는 손사래를 치더니 천천히 일어났다.

마치 멸망 전, 그리고 또 그 한참 전 일본에서 사용된 학생용 수영복을 연상시키는 하계 전투복 차림이었다.

“…자, 가자.”

전투화까지 신고는, 이프리트가 쭈뼛쭈뼛 손을 내밀었다.

사령관은 빙긋 미소짓고는, 그 손을 잡고 이프리트의 옆에서 함께 걷기 시작했다.

“…다, 다녀오십시오, 하사님!”

“이야기 꼭 들려주시지 말입니다!”

부하들의 격려와 부탁을 들으며, 이프리트와 사령관이 생활관을 나섰다.

이윽고 둘은 손을 꼬옥 잡은 채, 오르카 호의 복도를 걷고 있었다.

“…그거 할 때만 그 옷 입을 거야…?”

침묵을 먼저 깬 것은 이프리트 쪽이었다.

“응? 아아. 뭐…이게 신호로는 제일 알아보기 쉽잖아?”

사령관은 이프리트의 말에 후드에 달려 있는 토끼귀를 만지작거리면서 답했다.

“…그렇기는 하지만…난 사령관이 그걸 이거 할 때 말고도 입어줬으면 해서…”

“아마 이미 다들 이거 입은 날은 내가 너 찾으러 다니는 거라고 알고 있을 걸?”

이프리트의 소심한 투정에 사령관이 그녀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설마 그만큼 나랑 오래 있고 싶다든가?”

“그, 그건…! 아니, 뭐…틀린 말은 아니지만…”

사령관의 장난스러운 질문에 바로 쑥스러운 듯한 반응을 보이는 이프리트였다.


―잠시 후, 이프리트는 반쯤 사령관에게 떠밀려지듯 함장실 안으로 들어왔다.

이내 둘은 서로 마주 보고 섰다.

“그럼, 시작해 볼까?”

“으, 으응.”

사령관의 제안에 이프리트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둘은 후드를 벗어 침대 위에 살포시 올려놓았다.

그리고는 천천히, 얼핏 보기에는 경건해 보이기까지 한 모습으로 둘이 옷을 벗기 시작했다.

“…으으…”

벌써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른 이프리트는 옷을 벗는 와중 계속해서 사령관 쪽을 힐끔거렸다.

그녀와 달리 사령관은 제법 여유가 넘치는 표정으로 벗은 옷을 개어 놓기까지 하고 있었다.

이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둘은, 침대 위에 올려 놓았던 토끼귀 후드를 집어들었다.

그리고는 알몸 위에 그것만 걸친 채, 다시 서로를 마주보았다.

토끼 게임.

사령관의 짓궃은 장난에서 시작한 이 게임의 규칙은 간단했다.

서로는 상대를 애무하여 흥분시킨다.

단, 서로의 성기를 건드리는 것은 안된다.

더 이상 참지 못하는 쪽은 후드를 벗고 패배를 인정하며, 패자는 승자가 만족할 때까지 어울려 줘야 하는 것이다.

“이번에는 자신 있어?”

“……우으으…”

그리고 현재, 이프리트는 한 번도 사령관에게 이기지 못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사령관도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

“하하하, 늘 각오하고 있다고.”

게임에 임하자 눈빛이 달라진 이프리트를 보며 사령관이 미소지었다.

그리고는 그대로 팔을 뻗어, 그녀를 가볍게 끌어당겼다.

그가 그녀에게 바로 입을 맞추려던 찰나, 이프리트가 살짝 고개를 뒤로 뻬면서 치켜들었다.

그렇게 하자 둘의 입술 대신 코가 서로 맞닿게 되었다.

“…”

이프리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사령관의 코에 자신의 코를 부비기 시작했다.

‘…꼭 진짜 토끼같네…’

사령관은 필사적으로 입맞춤을 지연시키려는 이프리트의 모습에 속으로 가볍게 미소짓더니, 그녀의 어깨를 잡아 더 끌어당기며 기어코 입을 맞췄다.

“으응…!”

잠깐 동그랗게 떠진 이프리트의 눈이 바로 반쯤 감기었다.

“으음…음…”

“흐응…하읍…”

입술끼리의 만남이 짧게 끝나고, 사령관이 입을 벌리며 이프리트의 입 안으로 혀를 밀어넣었다.

이프리트는 주도권을 더 뺏기지 않기 위해 혀를 움직이며 나름 저항하고 있었지만, 사령관의 혀가 가진 힘에 밀리고 있었다.

더불어, 서로의 혀가 서로 얽히는 감촉은 서로를 더욱 흥분시키고 있었다.

한 차례의 정열적인 입맞춤 후, 사령관은 입을 떼고 이프리트를 바라보았다.

“하아…하으…하아아…”

이프리트는 눈이 살짝 풀린 채로 헐떡거리며 사령관을 올려다보았다.

“흐으…아, 안돼 안돼…!”

그러다 정신을 차리려는 듯 자신의 뺨을 손바닥으로 두드렸다.

“힘들다 싶으면 바로 항복해도 되는데~”

“…절대 안 해…!”

사령관이 장난스레 말하자, 이프리트가 굳게 다짐한 듯한 표정으로 그를 올려다보며 답했다.

그리고는 그대로 사령관에게 몸을 찰싹 붙였다.

그 다음 순간, 사령관은 시원하면서도 짜릿한 감각에 절로 어깨를 평소 이상으로 쫙 펼쳤다.

“할짝…흐으…할짜악…”

이프리트가 두 손으로 사령관의 가슴을 훑는 것과 동시에 그의 유두 주변을 핥기 시작한 것이었다.

“오옷…앗…이, 이건 굉장한데…”

사령관은 이프리트의 작은 손길이 가슴을 쓸어내리는 감각에 절로 미소를 짓다가, 뒤로 조금 젖혀졌던 허리를 다시 앞으로 숙였다.

이프리트는 사령관이 정신을 차릴 틈을 주지 않으려는 듯, 자신이 핥고 있지 않은 다른 유두를 손으로 꼬집어 당겼다.

“흐으음…!”

사령관의 입에서 작게 신음이 흘러나왔다.

‘…좋아, 이대로 가면…!’

이프리트의 어깨를 잡은 사령관의 손에서 힘이 서서히 빠지며 이프리트가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한 순간이었다.

“…흐으읍…!”

사령관이 손에 힘을 빡 주더니, 이프리트의 어깨를 붙잡아 그녀를 자신의 가슴에서 단호하게 떼어냈다.

“아, 우아앗…?!”

이프리트는 사령관의 완력을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그의 가슴에게서 떨어졌다.

그렇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이프리트의 가슴이 사령관의 시야에 들어왔다.

이프리트의 가슴은 결단코 크다고 할 수 있는 사이즈는 아니었다.

135cm의 작은 키, 그런 자그마한 몸뚱아리로부터 수줍게 솟아오른 두 작은 봉우리.

그 작은 봉우리 끝에는 꼭 복숭아를 닮은 핑크빛의 유두가 반쯤 선 채로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 쪽도…!”

사령관은 상체를 숙이더니, 그대로 이프리트의 가슴팍에 머리를 가져다 댔다.

“흣, 하으…잠, 사, 사령관…!”

이프리트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사령관을 불렀다.

그렇지만 어깨가 붙들려 있는 상황에서 이프리트가 할 수 있는 유효한 저항은 달리 없었다.

그 사이, 사령관은 이프리트의 젖가슴을 가운데로 모으고는, 거기에 코를 박고 냄새를 맡고 있었다.

“후으…후흐으…우리 이프리트…훈련 끝나고 안 씻고 그냥 잤구나~?”

“아, 아으…그만해애…”

이프리트는 사령관의 말에 얼굴이 완전히 빨갛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후으으…솜사탕 냄새가 나는데에…♡”

사령관은 그런 이프리트의 반응을 즐기면서, 이프리트의 가슴을 탐닉하기 시작했다.

“아, 아흐으…흐아앗?!”

사령관이 이프리트의 가슴을 만질 때마다, 이프리트는 움찔거리면서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사령관은 한 손에 가볍게 들어오는 이프리트의 가슴을 부드럽게 매만지다가, 복숭앗빛 젖꼭지를 손으로 가볍게 잡아당기기도 했다.

“아흐…핫?! 후아아앗…♡”

이프리트의 신음소리는 점차 달콤함이 섞인 교성으로 바뀌고 있었다.

“하으…쮸우웁…쪼옥쪼옥…”

사령관은 이프리트의 가슴에 푹 빠져 있는 상태였다.

“정말…이런 가슴이 뭐가 좋다고…♡”

“츄우웁…하아…아니야, 이프리트…이프리트의 가슴이라 좋은 거야…♡”

이프리트가 중얼거리는 말에, 그녀의 가슴 사이를 혀로 핥아대던 사령관이 답했다.

“흐으읏…그, 그게 뭐야…♡”

이프리트는 그 대답에 쑥스러운지 고개를 돌리며 말끝을 흐렸다.

‘그나저나…이대로는 위험해…;;;♡’

그와는 별개로, 이프리트는 공격권을 상실한 현재 상황을 이겨낼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다.

‘…그걸 진짜 써야 하나…?’

이프리트는 자신의 가슴을 탐닉하고 있는 사령관을 내려다보았다.

만약 그녀가 반격한다면, 그가 방심하고 있는 지금이 기회였다.

이프리트는 자신의 후드의 주머니 속으로 손을 넣어, 이어폰의 한 쪽 끝을 슬며시 꺼냈다.

그녀의 몸에 취한 사령관의 손에서 힘이 아주 살짝 빠진 순간이었다.

‘지금이다…!’

이프리트는 사령관의 귀에 이어폰을 쏙 하고 넣은 뒤, 자신도 사령관의 위쪽 팔뚝을 붙잡았다.

“…응? 갑자기 웬 이어폰을…”

귀에 뭔가가 들어온 감각에, 사령관이 숙였던 허리를 다시 펴려는 순간이었다.

[…사령과~안…♡]

“흐억?!”

이어폰을 통해 들려오는 감미로운 목소리에, 사령관의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이 목소리, 잘 들려…?♡]

사령관의 귀에 들리는 목소리는, 분명 이프리트의 것이었다.

그렇지만 비밀스럽게 속삭이는 듯한 음량 하며, 숨소리가 가득 섞여 있기도 해서 평소와는 굉장히 다른 색기 있는 목소리였다.

[ㅈ, 지금부터어…사령관의 귀를, 어…엉망진…창? 으로 만들…거야…?♡]

“ㅇ, 이프리…트?”

사령관은 처음 듣는 이프리트의 유혹하는 목소리에 잠시 멍하니 있다. 눈을 굴려 이프리트의 얼굴을 보았다.

“……”

이프리트는 자신도 쑥스러운지, 홍당무를 넘어 토마토같이 빨개진 얼굴로 눈을 질끈 감고 있었다.

‘…힘냈구나, 이프리트…’

사령관이 이프리트의 귀여운 반응을 보고, 잠깐 긴장이 풀린 순간이었다.

[후~우…호~오…할…짝♡]

“크흐읏?!”

이어서 들린 소리에, 사령관은 자신의 귀로부터 전류가 직접적으로 뇌에 도달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먹히고…있어…!’

그랬다. 매번 사령관의 애무에 고전을 면치 못하던 이프리트가 준비한 비장의 무기.

그것은 자신이 가진 mp3 플레이어를 이용, 사령관이 꼼짝 못하고 당할 만한 소리를 들려주는 것이었다.

평생 부려 본 적 없는 교태를 부리는 것은 굉장히 부끄러운 일이었지만, 그 결과물이 원하던 모습을 이끌어 낸 것을 확인한 덕분인지, 빨갛게 변한 이프리트의 얼굴에는 희미한 미소가 떠오르고 있었다.

[츄릅…하아…ㅈ, 자아…이제…반대쪽 귀…할게…?♡]

“…ㅂ, 반대쪽?”

사령관의 입에서 무심코 기대감이 섞인 듯한 말이 흘러나왔다.

사실 이미 사령관은 한쪽 귀를 강타한 이프리트의 공격에 반쯤 헤롱헤롱 한 상태였다.

만약 같은 소리를 다른 쪽 귀로도 듣는다면, 그는 항복할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만약 소리를 듣는다면 말이었다.

“……”

이프리트는 바짝 긴장하면서도 동시에 힘이 풀려 있는 사령관의 어깨를 꼬옥 잡았다.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상대의 귀에서 이어폰을 뺐다.

그 다음 자신은 몸을 숙여 사령관의 턱 밑으로 지나가더니, 이어폰을 끼우지 않았던 반대쪽 귀 쪽에 자리를 잡았다.

“…어, 어라? 이프리트?”

순간, 사령관이 퍼뜩 정신을 차렸다.

이프리트가 교태를 부리는 목소리에, 귀에 바람을 불고 핥는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그는 엄청난 흥분 상태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런데…만약 이프리트가 그걸 ‘진짜’ 해준다면?

“…ㅅ, 사령…과~안…♡”

“으오오?!”

이프리트의 숨소리 섞인 목소리가 직접 귀에 닿자, 사령관은 동물 같은 소리를 내면서 바닥에 주저앉았다.

“으아앗?! 사, 사령관! 괜찮아…?”

그 모습을 본 이프리트는 자연히 놀라 덩달아 자세를 낮추며 사령관의 안색을 살폈다.

“…이, 이쁘릿…”

사령관은 나지막히, 자신이 이프리트에게 붙여준 애칭을 되뇌였다.

그리고는 천천히, 자신이 계속 입고 있던 후드를 벗었다.

“…내가 졌어.”

그리고는 그것을 조용히 바닥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이…이…이겼다아아…!”

이프리트의 얼굴에 가득했던 걱정은 이내 기쁨과 성취감으로 바뀌었다.

그녀는 작게 한숨 같은 탄성을 내뱉으며, 두 팔을 높이 들어올렸다.

“…이제, 사령관이 나한테 어울려 줄 차례지…?”

이프리트는 상기된 표정으로, 바닥에 앉은 사령관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렇지~뭐 할까?”

“그렇네…일단은…”

자신에게 미소짓는 사령관에게 미소로 답하던 이프리트는, 자신의 다른 주머니에서 선글라스를 꺼내 썼다.

“…사령관, 앞으로.”

“…아, 응.”

이프리트가 짐짓 비장한 표정을 짓자, 사령관이 엉거주춤 일어나 그 앞에 섰다.

“…사령관, 땀 핥는 게 그렇게 좋아…?”

이프리트가 사령관을 올려다보며 물었다.

“땀 핥는 거? 뭐…좋아하지.”

사령관은 조금 망설이다가 솔직하게, 혹은 조금 뻔뻔하게 답했다.

“너희의 노력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고, 각각 다른 그 오묘한 맛이 좋기도 하고~”

“으으…그런 것까지는 말하지 않아도 되는데…”

이프리트는 얼굴을 살짝 붉히며 웅얼거리다가, 헛기침을 했다.

“그래서, 좋아하는 건 맞다는 거지…”

이프리트는 사령관을 올려다보더니, 팔을 들어올리면서 두 손을 머리 뒤에 가져다 댔다.

기본적으로는 겨드랑이와 몸의 라인을 강조하는 요염한 포즈지만, 이프리트가 그 포즈를 하자 조금 애처로울 정도로 귀여워 보였다.

“나…훈련하고 안 씻은 것도 있고, 지금 그것 때문에 땀 더 났거든…?”

이프리트는 다른 곳으로 고개를 돌린 채 딴청을 피우며 말하다가, 다시 사령관에게 시선을 돌렸다.

“핥는 거 좋아한다면…핥아서 닦아줄 수 있지?”

“그렇게 말하면…내가 고맙지~!”

사령관은 활짝 웃으며 답하더니, 그대로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할짝…할짝…스르르릅…”

그리고는 게걸스럽게 이프리트의 몸을 핥기 시작했다.

“하읏…♡우앗…잠, 간지ㄹ…흐잇?!♡”

이프리트는 잠시 의연하게 버티는 듯 보이더니, 금방 키득거리다가 교성을 흘리는 등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사령관은 그런 이프리트의 반응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의 겨드랑이부터 시작해 목덜미, 쇄골, 배꼽 등등 이프리트의 작은 몸을 구석구석 핥고 있었다.

“흣, 아으…하아앙…정말…♡”

이프리트는 사령관이 다시 목덜미 쪽으로 올라오자, 그의 얼굴을 두 손으로 잡았다.

“그렇게 맛있어…?”

“그럼, 다른 누구도 아니고 우리 이프리트 땀인데~”

“사령관도 참…”

이프리트는 선글라스 너머로 시선을 피하며 중얼거리고는, 사령관의 얼굴을 놓아주었다.

그리고는 가볍게 손뼉을 두 번 쳤다.

“자, 그만하면 됐어.”

“…어? 아직 등은 안 핥았는데.”

“ㄱ, 그건 됐으니까…자, 앉아…!”

“…네에, 네에, 하사님!”

이프리트가 짐짓 강한 어조로 말하자, 사령관은 그에 맞춰 주기로 마음을 먹고는 얌전히 이프리트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자, 이제…ㅇ, 여기를 핥아줘…”

이프리트는 그렇게 말하며, 쭈뼛쭈뼛 자신의 다리 사이를 가리켰다.

“…정확히 어디 말씀이십니까, 하사님?”

“…아우으으…”

사령관이 능글맞게 되묻자, 이프리트는 바로 부끄러워하는 반응을 보였다.

그렇게 머뭇거리던 그녀는, 두 손을 아래로 천천히 내렸다.

그리고는 앙 다문 채로 통통하게 살이 오른 보짓살을 검지와 중지로 벌려, 벌써 끈적한 애액이 흘러내리고 있는 보지를 사령관의 눈 앞에 보였다.

“…여, 여기를…♡”

선글라스를 쓴 채로도 눈에 띄게 상기된 얼굴을 하고 있는 이프리트를 올려다보던 사령관은, 그녀가 보지를 벌려 보이자 바로 얼굴을 다리 사이에 파묻었다.

그리고는 제법 거칠게 그 속살을 핥기 시작했다.

“흐이잇…♡아…아앗…응…그렇…기히잇?!♡”

시작부터 강하게 나가는 사령관의 애무에, 이프리트가 고개를 한 차례 위로 확 젖혔다.

“츄릅…하읍…♡스르르릅…할짝…♡쮸우웁…낼름낼름…♡”

사령관은 게걸스럽게 이프리트의 보지 속살을 탐하고 있었다.

안쪽으로 혀를 넣어 그녀의 질 안쪽을 헤집으면 그에 따라 이프리트가 몸을 움찔거리고 있었다.

그러던 그가 별안간 혀를 멈추더니, 입을 보지에서 떼어내고 그것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혀를 최대한 넓게 펼치더니, 구슬처럼 동그란 이프리트의 클리토리스를 크게 한 번 핥았다.

“흐니아앗?!♡”

이프리트는 순간 찌릿 하고 올라오는 쾌감에 교성을 내질렀다.

다리에도 힘이 살짝 풀렸는지, 두 가는 다리가 후들거리고 있었지만, 이내 그녀는 자세를 바로잡으며 겨우겨우 버틸 수 있었다.

“ㅊ, 충분해…♡잘 했어, 사령관…♡”

“하하하, 칭찬해 줘서 고마워♡”

이프리트가 자신의 보지를 핥는 사령관을 내려다보며 말하자, 사령관도 혀를 멈추고는 그녀와 눈을 맞추며 미소를 지었다.

“자, 이제 뭐 하고 싶어?”

“아, 으응. 그렇지…♡”

이프리트는 조금 정신을 차리고는, 사령관의 손을 슬며시 잡았다.

“이제 나를 안아올려서, 침대로 가자…♡”

그러고서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침대를 손으로 가리켰다.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사령관은 벌떡 일어나서는, 이프리트를 두 팔로 가볍게 안아올렸다.

“헤헤헤…♡”

이프리트는 그런 사령관을 올려다보며 미소지었다.

최대한 천천히 침대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 사령관은, 자신의 품에 안긴 소녀를 매트리스 위에 내려놓았다.

잠시 후, 둘은 침대 위에 무릎을 꿇은 채 앉아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럼, 시작한다?”

이프리트는 다시 선글라스를 벗은 채, 사령관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일단…사령관이 누워.”

“응, 알았어.”

사령관은 이프리트가 말하는 대로 침대에 편하게 누웠다.

자연히 그의 발기한 페니스는 하늘을 향해 솟아오르는 모양새가 되었다.

“…우와아아…♡”

이프리트는 나지막히 감탄하면서 사령관의 우람한 주포를 바라보았다.

이어 그녀는 손으로 그것을 잡고 천천히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귀두 부분을 핥기 시작했다.

“큿…오오…하아아…♡”

“응…츄릅…하우읍…♡”

이프리트는 사령관의 자지를 맛있게 빨다가, 입을 떼고는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자신의 다리를 벌리고, 천천히 보지로 자지를 삼키기 시작했다.

“흣응…♡앗…♡아흐으읏…♡”

조금 벅차하면서도, 이프리트는 사령관의 굵은 페니스를 전부 받아들였다.

“이프리트, 괜찮아?”

“ㅁ, 문제없어…♡”

이프리트는 그렇게 답하고 숨을 고르더니, 허리를 위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읏…♡하아…흐으응…♡아하앗…♡”

행위를 이어가면서, 이프리트의 얼굴에서 버거워하는 기색은 점차 사라지고, 조금씩 희열이 느껴지는 신음소리가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사령관은 허리를 들썩거리는 이프리트를 올려다보다가, 가만히 그녀의 허벅지를 잡아주었다.

“흐읏…♡아앙♡앗♡하으읏…♡”

이프리트는 몸을 숙여 사령관의 얼굴을 두 손으로 잡으면서 허리를 더욱 격하게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둘은 은근한 눈빛을 서로 주고받다가, 자연스레 입을 맞추며 혀를 섞었다.

“흐으…하읍…츄릅…♡”

방 안은 남녀의 혀가 얽히는 소리와 하체가 부딪히며 나는 철퍽거리는 소리로 가득 찼다.

“…이, 이쁘릿…♡나, 슬슬…♡”

“조, 조금만…나도 곧…♡갈 것 같으니까아…♡”

이프리트는 그렇게 말하면서 허리를 더욱 세차게 움직이는 것은 물론, 질도 꽉 조이며 사령관의 자지를 자극했다.

“흣…앗…!♡ 흐그윽…!♡”

“아앗…!♡핫…!♡흐아아앙…!♡”

이어 둘은 몸을 파르르 떠는 와중 서로를 와락 껴안으며, 거의 동시에 절정에 다다랐다.

“흐읏…♡하앙…♡하으으…사령관…♡”

“으…으응…♡이프리트…♡”

사령관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은 이프리트가 자신을 올려다보자, 그는 그녀의 분홍빛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답했다.

“…이제 만족했어…?♡”

“으…으응…아, 아니야!”

이프리트는 졸린 듯 눈을 스르르 감더니, 이내 벌떡 일어나며 고개를 세차게 가로저었다.

“아직 진짜 마지막이…남았으니까…!”

이프리트는 그렇게 말하면서 일어나 자지를 빼냈다.

“진짜 마지막?”

그러자 사령관 역시 몸을 일으켰다.

“그, 일단…조금만 비켜줘…♡”

“아, 응.”

사령관이 침대 중앙에서 비켜 주자, 이프리트는 아직 입고 있던 후드를 벗고 사령관이 누워 있던 자리로 엉금엉금 기어갔다.

그리고는 베개에 얼굴을 파묻듯 엎드리고는, 엉덩이를 그대로 치켜들었다.

“…등 쪽의 땀은 아직 안 핥았잖아…?♡”

이프리트가 그 상태로 엉덩이를 흔들며 사령관 쪽을 돌아보았다.

“…이, 이프리트…!♡”

이프리트의 그 말에, 사령관의 주니어가 다시금 고개를 들었다.

그는 이프리트에게 달려들어서는, 그대로 그녀와 몸을 포갰다.

아직 정액을 품고 있는 그녀의 보지는 사령관의 재방문을 환영하듯 부드럽게 자지를 받아들였다.

사령관은 그대로 허리를 빠르게 움직여 연신 자지를 이프리트에게 찔러넣었다.

그러면서 상체는 바짝 엎드려서는, 이프리트의 등을 광적으로 핥고 있었다.

“흐읏…♡으앗…♡하앙♡아흣…♡흐아앗…♡사령과안…!♡”

이프리트는 눈이 살짝 위로 들릴 정도로 거칠게 박히면서, 색기 어린 교성을 계속해서 흘리고 있었다.

“할짝…하으윽…♡이쁘릿…♡하아…♡하아아…!♡”

사령관은 이프리트의 등을 연신 할짝거리며 그녀의 애칭을 부르고 있었다.

“흐읏…♡아앙…♡사령관…♡사령과하안…♡”

흡사 짐승이 교미하는 듯한 거친 행위 속에서, 두 손으로 이불을 부여잡은 이프리트 역시 연신 사령관을 부르고 있었다.

“흐윽…허억…허어억…!♡이쁘릿…한 번 더 간다…!♡”

“흐으읏…으응…!♡사령관…♡어서…!♡”

사령관의 말에 이프리트가 그를 돌아보고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답하자 사령관은 그대로 자지를 깊숙하게 꽂아넣었다.

“흐잇…!♡앗…♡하아아앗…!♡”

“흑…!♡하아…♡흐으음!♡”

한 쌍이 또 한 번 절정하며, 이프리트의 안이 또다시 농후한 사령관의 정액으로 가득 찼다.

얼마나 많이 사정을 했는지, 이프리트의 배가 그 양만으로 살짝 부푼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사령관은 천천히 포갰던 몸을 일으키고는, 완전히 엎드린 채 쌕쌕 숨을 고르고 있는 이프리트의 손을 잡으면서 그 옆에 누웠다.

“어때? 만족했어…?♡”

“…으응, 최고였어…♡”

사령관의 질문에, 이프리트는 미소를 지으며 그의 손을 가만히 맞잡았다.

“…이쁘릿.”

“…응?”

“…아까 그거, 또 들어도 돼♡?”

“ㄱ, 그걸?!♡”

이프리트는 얼굴을 확 붉히며 상체를 치켜올렸다.

“…으, 알았어…♡”

그러다 다시 침대에 납작 엎드리면서, 그녀는 후드를 한 손으로 끌어와서는, MP3 플레이어를 꺼내 사령관에게 건네 주었다.

그 다음, 이어폰은 둘 다 그의 귀에 꽂아 주었다.

“이쁘릿은 안 들어?”

“ㄴ, 난 안 들어도 돼…!♡”

이프리트는 가볍게 손사래를 치더니, 몸을 조금 웅크리면서 사령관의 가슴팍에 귀를 댔다.

“…난 이 소리가 좋으…니까…♡”

“…그래, 알았어.♡”

사령관은 그런 이프리트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으며, MP3의 재생 버튼을 누르고, 이프리트의 애교 넘치는 목소리를 듣기 시작했다.

그렇게, 둘의 열정적인 밤이 저물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스, 승리…하사 이프리트, 복귀했습니다…”

스틸라인 부사관 숙소–그래봐야 여지껏 임펫의 개인실이나 마찬가지였고, 얼마 전에 이프리트가 임관하면서 짐을 좀 들여 놓은 정도였다–의 문이 열리더니, 조금 티 나게 허리를 붙잡은 채로 이프리트가 들어왔다.

“오, 좀 더 늦게 복귀할 줄 알았더니.”

일지를 작성하던 임펫이 고개를 돌려서 격전을 치르고 온 부하를 맞이했다.

“아, 아하하…그렇습니까…아야야…”

이프리트는 계속해서 아픈 티를 내면서 자신에게 배정된 침대에 철푸덕 하고 엎드렸다.

“그렇게 티 안 내도 되는데? 오늘 훈련 취소됐거든.”

“정말입니까?!”

임펫의 말에 이프리트가 상체를 벌떡 일으키며 그녀를 돌아보았다.

“기상 상태가 좋지 않아서 말이지. 그렇지만…지금 상태를 보니 우리 하사는 거뜬할 것 같은데?”

“…아, 아야야…으으…”

임펫의 반 정도 진담이 섞인 농담에 다시 이프리트는 아픈 체를 하며 침대에 엎드렸다.

“하하, 어차피 내일 훈련에 차질은 없을 것 같으니까 쉬려면 지금 쉬어둬.”

“아, 알겠습니다…”

임펫이 먼저 웃자, 이프리트는 애써 미소지으면서 답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어떻게 됐어? 이겼어?”

어지간히 결과가 궁금했던 모양인지 임펫이 넌지시 묻자, 이프리트는 엎드렸던 몸을 반쯤 돌리더니,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으로 V자를 해 보였다.

“…승리하고 왔습니다…”

“오호, 장한데?”

임펫은 이프리트의 말에 다리를 꼬면서 웃어보였다.

“하긴, 승리할 때까지 부딪히지 않으면 스틸라인이 아니지. 그 녹음이 효과가 있었나봐?”

임펫은 밤늦게 숙소 한 구석에서 소곤거리며 뭔가 녹음하던 이프리트의 모습을 떠올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 그렇습니다…”

이프리트는 얼굴을 붉히면서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내 몸을 천천히 일으켰다.

“그, 임펫 원사님…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응? 좋지. 어디 우리 하사님이 드릴 말이 뭔지 들어 볼까?”

임펫이 의자를 이프리트 쪽으로 가까이 가져가면서 부하에게 몸을 기울였다.

“…그…원사님이 쓰시는 그…털 수갑, 혹시 다음번에 빌려도 되겠습니까…?”

이프리트의 부탁에, 임펫이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아! 그, 대신해서 저한테 일을 시키셔도 됩니다…!”

“됐어, 됐어. 그거 빌려주는 거 가지고 작업 더 시키는 건 수지가 안 맞지.”

임펫은 이프리트의 말에 웃으면서 손사래를 쳤다.

“대신…그 때는 나도 끼워 주면 좋겠는데, 어때?”

“어, 원사님도 말씀이십니까…?”

“그래, 나도 사령관에게 한 방 먹여보고 싶었거든. 거기에 협조해준다면, 수갑은 빌려줄게.”

“아, 으으음…”

임펫의 제안에, 이프리트는 조금 머뭇거리다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아…알겠습니다.”

“좋아! 그럼 다음에 사령관이 오면 나한테 이야기하고. 자, 이제–“

임펫은 이프리트의 일지를 그녀에게 건네 주었다.

“일지 작성하고, 그 다음에 진짜 쉬라고. 알겠지?”

“아, 아하하…알겠습니다…”

이프리트는 어색하게 웃으며 일지를 건네받고는, 그것을 펼쳐 적당하게 작성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간밤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사령관의 목소리, 감촉, 꼬옥 안아주는 감촉…눈을 잠시 감으면 그 때의 느낌이 다시 떠오르고 있었다.

작은 토끼는 그 여운을 느끼며, 남몰래 미소지었다.

글 잘 쓰고 싶다

이프리트 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