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 추천 문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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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사령관? 어제 너무 까끌 거렸는데..."


이 말을 한 사람을 다름 아닌 둠 브링어의 지휘관의 '멸망의 메이'다. 메이는 이제 사령관에게 관계와 관련된 의견을 낼 수 있을 정도로 사령관과 가까워졌다. 사령관은 메이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며 다른 대원들은 전부다 자신을 위해 털을 깎고 오는데 자신만 털을 방치하는 것에 대해 미안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결심한 사령관은 보련에게 브라질리언 왁싱을 예약했다. 보련은 기대감을 품고 사령관의 사타구니에 왁스를 칠했다. 그리고 털을 뽑는 것에 대해 사령관 또한 바짝 긴장했다. 어찌보면 다른 대원들이 자신을 위해 하는 노력을 체험해볼 수도 있는 것이니까. 사령관은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보련이 굳어버린 왁스를 뜯어내자마자 일이 벌어졌다. 사령관의 부랄이 너무 깨끗하고 밝고 아름답게 빛을 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빛은 보련이 일시적으로 실명해버릴만큼 밝았다.


"사령관 부랄은 발광 부랄!"


경계를 서는 브라우니의 한 마디, 사령관은 브라질리언 왁싱을 대가로 빛나는 부랄을 손에 넣었다. 대원들이 사령관의 부랄을 설명할 때마다 그 설명은 조금씩 달랐다. 밝은 태양같은 부랄, 토카막으로 감싸고 있는 핵융합로 부랄, 금단의 과실을 재현한 황금 부랄, 방사능 붕괴 부랄, 하여튼 많은 미사여구가 쓰였지만 부랄인 건 변함 없었다. 그나마 다르게 묘사한 것이 브라우니들이 그나마 땀차지 않는 브릴리언트 뽕알이라고 부르는 정도였다.


사령관의 일상도 조금 바뀌었다. 책상 아래에 대기하고 있던 대원들은 책상 아래가 대낮보다 밝아진 까닭에 선글라스조차 소용이 없어져 그곳에 있는 것을 포기했다. 눈을 감아도 밝았기 때문이다. 또한 지휘관 회의에서도 다른 지휘관들이 전술에 관한 이야기를 논하는 와중에도 미친 존재감을 드러내는 사령관의 부랄은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빔 프로텍터를 사용한 회의가 불가능해져서 아날로그로 회귀할지 아니면 사령관만 다른 곳에 둘지, 아니면 빛을 매개로 하지 않는 새로운 디스플레이를 개발할 지, 닥터와 아자즈 모두 심각한 고민을 할 정도였다.


"사령관 부랄 진짜 웃기지 않습니까... 앗 사령관님!?"


지나가던 브라우니의 한마디, 사령관도 슬슬 자기 부랄이 유머소재로 사용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전선에서도 섬광 수류탄을 부랄 수류탄이라 부르지 않나 브라우니들도 섬광 수류탄을 가랑이에 두개씩 달고 부랄이란 드립으로 레프리콘을 웃기는데 성공했다고 한다. 또한 아머드 메이든에서도 조명탄을 부랄이라 부르는 일이 일어났다가 블러디 팬서가 제지하는 일도 일어났다. 물론 블러디 팬서도 '너희들 때문에 계속 생각난다 책임져라.' 라고 할정도로 웃었다.


그렇게 사령관의 부랄이 빛나는 원인을 분석하기보다 아예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거 어떠냐는 의견도 오가는 와중에 사령관은 자신의 부랄이 유머 소재로 쓰인다는 사실에 대해 대원들과 가까워짐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 아니면 진짜로 자신의 부랄에서 나오는 빛이 뭔가 일이 있어서 그러는 건지 알 수 없는 와중에, 잠 못드는 부랄이 빛나는 밤 때문에 수면 부족이 찾아오진 않을까 스스로 걱정하기 이르렀다.


"괜찮다 나의 권속...! 권속은 드디어 나와 같은 힘을 가지게 되었을 터이니!"


그 와중에 빛이 난다는 공통점을 가지게 되서 기쁜 LRL 정도만이 사령관을 위로해주었다. 다만 그 위로가 지나쳐 자신의 안대 모양의 팬티를 오드리에게 주문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아무리 사령관이라도 말렸다. 사이클롭스 프린세스도 이 모습을 보고서야 자신도 안대 모양 팬티를 선물하는 것을 포기했다.


그렇게 이제 사령관 자신도 자신의 부랄에서 나오는 빛으로 연등하는 대원들이 사용하는 조명에 쓸 전기를 아끼는 거 어떠냐는 농담도 쉽게 할 수 있게 되었을 무렵, 닥터는 별의 아이의 움직임이 이상하다며 비정상적인 PAN파가 감지되었음을 느끼고 긴급 대책 회의를 진행했다. 잘못하면 다수의 별의 아이가 해역 전체를 마비시켜버릴지도 모르는 큰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레모네이드 세력들에게도 큰 일이다. 왜냐하면 해역이 막히는 순간 레모네이드 감마의 함대는 무용지물이 되어버리고 비행 경로로 운송을 하기엔 별의 아이의 출현에 의해 이를 상대하기 위해 나타날 철충 연결체인 네스트에 의해 모든 제공권이 장악 당할 것이기 때문에 서로간의 갈등은 잠시 접어두고 레모네이드 세력과 일시적으로 동맹을 한다는 사령관의 결정에 따라 이에 대한 협상에 응한 레모네이드 오메가와 만나기로 한다.


"그래... 이번만 일시적으로 동맹을 맺자는... 풉!"


그렇게 서로에게서 안전한 자리에서 협상을 하기로 하긴 했는데 오메가는 사령관의 부랄에서 나오는 빛을 보고 웃음이 터져나왔다. 리리스를 비롯한 경호 대원들도 사실 웃기다보니 레모네이드 오메가에게 살기를 내보내는 일은 없었다. 오히려 빛나는 부랄을 옆에 두고서 태연한 척을 하는 상대측 지휘관 바이오로이드를 보고 인지부조화가 생기는 수준이었다.


자신이 제대로 된 협상을 못하게하려는 수작인가? 아니 그보다 가릴 생각을 안하는 건가? 라며 오메가가 혼란에 빠지는 동안 사령관이 먼저 입을 떼며 우리가 원하는 조건이라며 레모네이드가 가진 패널에 정보를 보내준다. 하지만 오메가는 그 내용 따윈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아무리 자신이 침착해도 부랄이 빛나는 인간과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빵터질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결국 웃음을 참다못한 레모네이드 오메가는 더러운 수작 부리지 말라며 협상은 철회한다며 가버렸다. 자신도 왜 이런 결정을 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웃겼기 때문이다.


"무슨 수작인지는 몰라도 그 부랄이라도 가리고 나오던가! 협상은 없어! 꺼져버려!"


레모네이드 세력의 지원 없이 문제를 해결해야할 상황이 찾아오자 대원들의 사기가 꺾였다. 그렇게 사령관은 대원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일장연설을 준비한다.


사실 직접 쓴 내용은 아니고 방주에서 찾은 여러 연설들을 짜집기 한 것이지만 이정도면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고 결전을 치룰 대원들과 식민지 지역에 있는 다른 대원들에게도 이 메시지를 전한다.


"비록 우리들은 적지만 마지막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우린 싸울 것이다! 내가 있는 한 우리들의 염원은 반드시 지켜질 거다!"


정도의 연설을 하는 와중에도 웃는 대원들이 생겨났다. 처음에는 군기를 지키기 위해 레드후드가 찌릿 하고 눈 빛을 보냈지만 옆에 있는 마리가 웃는 걸 시작해 스틸라인 전체가 웃음 바다가 되었고 앵거 오브 호드, 시스터즈 오브 발할라 등에서도 웃음 꽃이 피어났다. 사령관은 와아아아! 같은 환호를 유도 했는데 왜 웃음이 나오는지 알 수 없었지만 좋은 게 좋은 거라 생각하고 이 분위기를 타서 마지막 연회를 하자며 이 즐거운 분위기를 계속 이끌기 위해 자신의 발광 부랄을 개그 소재로 삼는 꽁트 또한 잊지 않았다. 


"오빠! 큰일 났어! 좋은 일이랑 나쁜 일이야!"


그러던 와중 닥터에게 들린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었다. 하나는 별의 아이 한 개체가 출현했지만 갑자기 괴로워하며 바닷속으로 사라져 FAN파가 사라졌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강력한 FAN파가 오르카 호 아래에서 감지된다는 소식이었다. 그 말을 들은 사령관은 연회를 중지하고 바로 전투 테세에 돌입할 것을 지시하며 빨리 이 해역에서 벗어났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모두가 긴장과 침묵을 유지하는 가운데, 닥터에게 한가지 정정된 사실을 듣게 된다.


"그... FAN파가 일어나는 곳이 바다 아래가 아니었어... 바로 오르카 호 내부야!"


오르카 호 내부에서 FAN파가 일어난다고? 라는 소식을 들은 사령관은 진원지가 어디인지, 소형 별의 아이의 출현인가? 로 의견을 냈지만 사실 그 진원지는 사령관의 부랄이었다. 


그렇다. 사령관의 정체는 별의 아이였던 것이다! 그것도 부랄만! 정확히는 사령관이 가진 별의 아이로서의 잠재력이 부랄에만 발현한 것이다.


철충에 감염된 자신도 그렇고 이번엔 별의 아이라니 사령관 본인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사령관의 부랄이 그냥 웃긴 걸 넘어서 집단 광기와도 같은 웃음을 자아내게 만든 건 다름 아니라 별의 아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공포가 느껴지는 것처럼 사령관의 부랄만 봐도 웃음이 나오는 식의 정신 간섭이 있었기 때문이다. 

자기가 재밌는 줄 알았던 사령관은 큰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다른 해역에서 발견된 별의 아이가 출현하자마자 바로 바닷속으로 사라진 이유도 다름이 아니었다. 사령관의 부랄에서 나오는 FAN파가 별의 아이를 압도했기 때문이다. 즉 발광(發光) 부랄이 아니라 발광(發狂) 부랄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내 정체가 철충 기생체에 감염되었던 소형 별의 아이라고? 그리고 내 부랄은 정신을 간섭해서 웃음을 짓게 만드는 거고?"


모든 게 해결되긴 했지만 사령관이 자신의 능력을 자각하자 부랄은 더더욱 발광하였고 그런 사령관마저도 받아들이는 대원들의 특성 상 오르카 호에서는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이대로 능력이 더욱 더 강해진다면 별의 아이와 적대적인 철충들과의 전면전까지 고려해야 했기 때문에 사령관은 결단을 내리고 만다.


"닥터, 발모제 준비해."


그렇게 사령관의 브라질리언 왁싱을 통한 백부랄 데뷔가 끝나고 만다. 사실 말이 발모제지 고도의 외과 수술을 통해 스스로 별의 아이로서의 잠재력을 막아버리는 것으로 능력을 제한한 것이다. 그렇게 오르카 호에서 웃음은 적당한 수준이 되었고 평화가 찾아오는 듯 했으나 레모네이드 오메가는 사령관의 발광 부랄이 취향 저격이었기 때문인지 3주가 지나고서야 정상 업무를 볼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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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소재 추천글에서 하나만 받기로 했었는데 소재를 보고 그냥 이런 스토리가 생각나버려서 썼습니다...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