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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주군이 지나가는구려.'


"호롤롤로롤롤~~ 러버러버~~"


"흠흠.. 저, 주군.... 가능하면 오늘, 주군과 함께-"


"권속이여!!"


"어이구, 우리 우좌~~ 무슨 일이니?"


'앗.. 으음..... 내 말이 들리지 않았나 보구려...

할 수 없지. 다음 기회에 다시...'


"심심하구나! 놀아다오!!"


"뭐 하고 놀고 싶은데?"


"음.. 책을 읽어주거라. 아니, 연극! 연극이 어떠느냐?!"


'연극....!'


"연그으윽? 어떤 연극이 보고 싶은데?"


"신데렐라라는 것을 보았다! 이걸 보고 싶노라!"


'시, 신데렐라...! 저거라면 주공과 사랑에 빠지는 상황을....!'


"흠흠... 주군... 저도 함께해도 되겠소? 가능하면 신데렐라가 좋소만...."


"오. 신데렐라가 오셨다! 연기의 여왕 요안나!!


"하하하! 조금 부끄럽군! 좌우좌 양을 위해 노력하겠소!"


"아니다! 아니야!! 요안나는 신데렐라가 아니야!!"


"앗, 이런... 미안하오.

농담이었소. 좌우좌 양이 배정해주는 역을 맡겠소. "


"요안나는 왕자이니라!"


"......?"


"권속이 신데렐라가 되어라!"


".......진심이니?"


"빨리!!! 고추 떼라 권속이여!!!"


".....얼라이언스를 위하여....!"









"....근데 뭐, 변장은 딱히 한 게 없네? 고추 떼라고 해서 각오했는데."


"고추 떼면 권속이 권속이 아니게 되잖느냐!! 연극을 보고 싶은 거지,

인류의 미래를 이 손으로 끊으려는 것이 아니다!"


"하하하! 그런데 좌우좌 양. 신데렐라에는 등장인물이 더 필요하오만,

몇 분의 협력을 더 구해야하지 않겠소?"


"하긴, 계모랑, 마녀인지 마법사인지가 빠질 수 없지."


"어, 음.... 딱히 생각 안했는데....."


"음.. 마녀는 짐이 직접 하겠노라!! 계모는... 어... 필요 없다!!"


"짐이 직접 스토리를 만들겠다!! 짐의 나레이션에 맞춰 진행하거라!"


"하잇~~~!"







옛날옛날. 한 못생긴 왕자가 있었다.


'.............'


'거기부터 이미 신데렐라가 아니긴 한데. 뭐, 좌우좌가 좋으면 됐지.'


착하고 흔들림 없는 마음가짐을 가졌으나,

외모로 인해 오랜 세월 자신의 짝을 찾지 못한 왕자 요안나는,

긴 시간을 사람들과 접촉하지 않고 홀로 지냈다.

하지만 주변이 텅 비어 있으면 마음도 허전해지는 법.


결국 외로움을 버티지 못한 요안나 왕자는 생에 처음으로 파티를 열었다.

성대한 파티를 열고 왕국에 사는 모든 사람을 초청하여

한 자리에서 서로 어울려 놀게 한 것이다.


그러나...... 요안나는 파티에 섞이지 않고

한쪽 구석에서 가만히 구경만을 하는데......

마음이 착한 라붕델라가 그 모습을 보고 다가갔노라.


"왕자님. 왜 오시지 않고 혼자 구석에 계시나요?"


"짐은 괜찮소. 그저 지켜보는 것으로 충분하오."


"하지만 왕자님이 개최하신 파티인데....

가면만 쓰고 가만히 계시면 아쉽지 않으세요?"


"그렇지 않소. 짐은 그대들을 위한 자리를 마련한 것이오.

평생토록 나서지 않은 사람이 갑자기 다가가면 부담스러울 터.

이렇게 지켜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외로움을 달랠 수 있소."


".......그러면 제가 곁에 있을게요."


"괘, 괜찮소. 신경 써 주지 않아도..."


"사실 제가 춤을 싫어하거든요.

이렇게 앉아서 구경하는 게 좋아요.

왕자님과 같이 이야기도 할 겸...."


"그, 그것이..... 미안하오. 실례하겠소...!"


그는 여인을 피해 도망치고 말았다.

아무도 드나들지 않는, 자신만 사용하는 화장실로.


너무 긴 세월을 홀로 보냈기에.

곁에 누군가가 있다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그 압박감을 견뎌내지 못한 것이다.


"하아.. 하아.... 이렇게... 망가졌단 말인가..."


"공허함에 너무 길들여져서 마음이...

마음이 무너져 버렸구나.

그나마 나의 장점이자 무기였던 마음마저......"


"이 일을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말도 없이 도망쳐 나오다니.

그녀에게는 무례한 짓을 해버렸구나..."


"흠흠!"


"누, 누구냐!"


"나는 마녀다!"


"마녀....? 사악한 힘을 쓰는 자로군.

감히 이 신성한 왕국에 발을 들이다니...

목숨이 아깝지 않은 것이냐!"


"흠...! 왕자여. 나를 그렇게 천대해도 되겠느냐?

나는 그대의 소원을 들어줄 수 있는 자....."


"바로 마녀다!!"


"경비! 끌고 가라."


"엣!? 잠깐! 잠깐 기다리거라!! 어째서 끌고 가란 것이냐!!

응당 소원을 이루어달라고 해야 하지 않느냐!!"


"앗.. 좌우좌 양. 하지만 왕자의 성격 설정 상.....

왕자는 고독한 늑대와 같은 자로 등장했소.

갑자기 소원을 들어달라고 하면 캐릭터 설정의 오류가 생길 것이오.

좀 더 차근차근한 빌드업을 쌓아야..."


"자, 잠깐 요안나. 그 부분은 그냥 넘어가자.

요안나가 연기에 진심인 건 알지만, 이건 좌우좌 연극이니까."



"앗, 이런... 미안하오.... 너무 열중한 나머지..."


'으음.. 부끄럽군.... 너무 몰입했소... 내 자신의 상황과 비슷해서...."


"자~ 다시 액션!"


"흠흠...! 나는 나쁜 마녀가 아니다!

소원을 빈다면 들어주겠노라!"


"예ㅃ... 아니, 멋있어 질 수만 있다면...

대가는 무엇이오?"


"대가? 어어.... 대가...?"


"대, 대가는 필요 없다!

나는 소원을 이뤄주는 것만으로 행복을 얻을 수 있으니.

그대의 행복이 바로 내 마법에 대한 대가다!"


'상당히 사기꾼 같은 말이오....'


"....알겠소. 그대의 힘을 빌리겠소. 부탁하오."


"좋다!! 사이클롭스 이터널 비이이임~!!

요안나 왕자의 봉인을 풀어라!!!"


"자, 잠깐... 좌우좌 양!? 데미지가 그게 무슨...!"



콰아아아아---!!



"크으으윽...! 이게 무슨...! 나를 속인 것이냐, 마녀...!"


"하하하! 요안나 왕자여! 그대의 소원을 들어주었노라!!

자.... 가라!! 가서 영원한 사랑을 얻어라!!"









'으음.... 제가 왕자님을 뭔가 불편하게 해드렸나요... 이런 실수가...'


"저... 저......."


"와, 왕자님?! 어쩌다가 이런...!"


"......아까는 미안했소.... 갑자기 멀미가 나서..."


"아, 아니에요. 왕자님 상처가 이렇게...

그보다 왜 다쳤는데 에뻐ㅈ.. 아니, 멋있어 졌지?

아무튼 치료를 하러..."


"하아암~"


"권속아. 지루하구나."


"으, 응...?"


"짐의 분량은 끝났고, 활약할 것도 다 했다.

간만에 힘을 써서 피곤하구나. 짐은 이제 자고 싶다.."


"엥? 좌우좌야, 연극은? 이제 거의 다 끝났는데?"


"몰?루 이제 흥미가 없구나. 짐이 활약할 건 다 했으니까."


"우좌야~ 간식 먹자~"


"앗!! 간식 먹을 시간이다!! 권속이여, 짐은 먼저 가겠다!!!"


"오늘 간식은 푸딩이구나~~ 말캉말캉하니 좋다!!"


".......그냥 가버렸네."


"........"


"저... 주군....?"


"응?"


"마무리를.... 부탁해도 되겠소?"


"하긴, 열심히 했는데 이대로 끝내기는 뭐하지?"


마녀의 도움으로 중파성형을 끝마친 왕자는,

신데렐라와 사랑에 빠졌습니다.

이 둘은 알콩달콩..


".....주군."


"응?"


"왕자가 아니라.... 공주로 부탁하겠소. 그리고...."


"나레이션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공주가 왕자에게 어떤 식으로 사랑을 받았고,

어떤 밤을 보냈는지 처음부터 끝까지.. 알고 싶소."


"끝까지?"


"성인판으로....."


"............!!"


"그리고보니 묘하게 요안나 지금 상황이랑 비슷하긴 했다, 그치?"


"........"


"지금 중파 상태니까...

피1 남을 때까지 아슬아슬하게 즐겨볼까?"


"부디.. 주군이 원하는 대로..... 사랑해주시오."


"응. 사랑해, 요안나!"


"아... 흣... 아흣...! 사랑하오, 주군...! 아...! 앗...!"







그렇게, 그녀는 달콤한 밤을 보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었기에,

마음 한편에 남은 아련함은 지워지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그녀는 오늘 밤도 간절히 바라봅니다.

언젠가.


이 세상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하고 신비한 힘을 가진 마녀가 나타나서

그녀의 봉인을 풀어주기를요.


그래요,

먼 옛날.

그녀의 존재가 처음 생겨났던 그날의 모습으로요.












그녀가 자신을 되찾을 날이 올까요?


확신할 수는 없지만....

올 거라고 생각해요. 언젠가 반드시.


그러니까 우리 함께 지켜보도록 해요.

프레스터 요안나.

그녀의 변신과 귀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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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그림은 원시요안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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