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다. 사령관의 앞으로 협박편지가 오고있다.


편지의 내용은 살해나 절도의 협박이 아닌 사령관의 몸, 신체 일부를 범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사령관은 처음엔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냥 누군가의 장난이라고 생각하며 아무렇지않게 넘겼다.


하지만 이는 범인을 자극하는 계기가 되었다.


범인 날이 갈수록 대담해졌다. 사령관 책상에 있는  필기구로 자위나 해대는 저급한 장난부터 시작해서, 사령관이 자고있는 모습,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는 모습 등..사령관의 일거수일투족을 도촬하여 매일매일 편지를 보냈다.


화가 날대로 난 사령관은 즉시 범인을 잡을 것을 지시했지만…범인은 잡히지않았다.


시티가드, 배틀 메이드, 컴패니언까지 동원했지만..범인은  잡히지않았다. 사령관은 옛날의 사령관이 맞나싶을 정도로 심각하게 망가지기 시작했다. 


사령관이 저렇게까지 망가지는 모습을 더 이상 눈 뜨고 볼 수 없었다.


그래서 난 이런 일의 전문가를 찾아가기로했다.








하얀색 타일로 둘러싸인 밀실에서 그녀가 날 기다리고있었다. 나는 무심하게 이번 사건의 사진과 자료를 유리벽 밑의 통로로 던졌다.


“벌써..그렇게 된건가요..?”


그녀는 머리칼을 쓸어내리며 나를 쳐다보고는 자료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수갑이 철그럭거리는 소리가 밀실 안에 울려퍼질 때 마다 머릿속이 지끈거렸다.


오랫만에 그녀를 만나서였을까..?


“몇년 만에 만나는건데..겨우 종이쪼가리라니…제가 그렇게 값싸보이는 여자로 보이시는건가요..?”


실망한 눈치였지만 여기서 주도권을 빼앗겨서는 안된다.


“협박범에 대한 정보야. 네 관점을 알고싶어서.”


“음…”


그녀는 입을 동그랗게 오므리고는 자료를 이리저리 살펴보며 자리에 앉았다.


그녀가 자리에 앉은 것을 본 나도 자리에 앉았다.




“제가 이런거에 흥분하실거라고 생각하시는건가요?”


“맞잖아.”


정곡을 찔렸는지 그녀는 고개를 두번정도 끄덕이면서 자료를 펼쳐보았다. 채액으로 더럽혀진 필기구와 사령관의 사진이 나올 때마다 그녀는 혀를 끌끌 찼다.


“난폭한 친구네요..조잡하고요..너무 미숙해요..”


“누군지 알 것 같나?”


내 질문에 그녀는 입가에 미소를 보이며 고개를 한번 끄덕였다.


“사령관에게 주목 받고싶어하는…보잘것 없는 년…”


“사령관의 권력에 대한 반항심 같은건가?”


“아뇨. 아뇨. 아뇨. 아니죠..관심이죠..”


그녀는 눈을 위로 치켜세우며 나를 쳐다보고는 다시 한번 혀를 끌끌 찼다.


“짐작가시는 부분 없나요?”


“아직은.”


“항상 그렇게 앞서서 생각하시는 분이..왜 이럴 때는 느리신걸까…”


그녀의 도발에 살짝 짜증이 났다.


“이야기가 다른데로 샜군.”


“왜요. 전 대장님 얘기가 더 좋은데요..”


“난 이번 사건을 해결하고싶어.”


“왜 그러시죠..? 늘 상 있는 일이었잖아요. 안 그래요..? 흐흐흐흫흫흫ㅎㅎㅎ..”


그녀가 기분 나쁜 웃음소리를 내며 침을 흘리는 것을 보니 불쾌해지기 시작했다.


“시간만 낭비했군..”


“아아..알았아요..! 알았어요..! 진짜 제 생각을 알려드릴께요..”


자료를 빼내고 자리에서 일어나 면회실을 나갈려고했을 때, 그녀가 날 불렀다. 뒤돌아보지않고 가만 서서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제 생각엔…..대장님은 녀석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는거 같아요..”


“……….”







“어쩌면 속으로는..녀석이 사령관님을 계속 협박하기를 바라고있는거죠..사령관님께서 대장님께 의지하시기를 바라는거죠..맞죠..? 히히…대장님도 솔직히 녀석이 잡히지않기를 바라고있잖아요..? 아니에요..? 흐흫…



녀석을 어떻게든 도와주고싶다고 생각하는거잖아요?!


핳핳ㅎ하ㅏㅎ하하핳하하하하ㅎㅎㅎㅎㅎㅎ흫하하히힣히하핳ㅎ히히하하핳ㅎㅎㅎㅎㅎㅎㅎㅎㅎ!!!”



면회실에는 그녀의 기분 나쁜 웃음소리만이 가득했다.

난 그 불쾌한 웃음소리를 듣지않기 위해 면회실에서 도망치듯 빠져나왔다.






더 많은 문학


더 배트맨 삭제장면보고 번뜩여서 끄적여보았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