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천장이... 없네 쓰벌."

 

 

꽤 오래전, 나는 커뮤니티에서 로아의 세계관과 설정으로 열띤 토론을 벌이니 당연하게도 "그럼 네가 직접 겪어봐."라는 댓글과 함께 개같이 로스트 아크 세계로 전생을 당했다.

 

 

다행히 나는 그 당시 아이템 레벨 1615의 개 썩은 모코코였고실제로 내 눈으로 보는 아크라시아는 생각보다 즐거웠고아름다웠다.

 

특히 NPC들이 개이쁘더라. 파푸니카는 단언컨대 최고의 대륙이었다고 단언할 수 있다.

 

 

근대 세상일이 어찌 좋은 일만 있으리? 아크라시아로 이세계 전생은 장점을 뛰어넘는 단점이 있었다. 바로 시즌2 오픈 초창기로 내가 보내졌다는 것이다. 그게 무슨 뜻이냐,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일이 더럽게 많았다는 것이다. 군단장 레이드도 전부 가야 하고 가디언도 잡고 세상도 구해야 한다. 그 와중에 더 웃긴 건 내가 주인공이 아니다.

 

 

 전생시켜준 게 강선이형은 아니었는지 나 말고 무슨 딱 랩 리퍼가 왕의 기사더라.

 

 

나는 리혐이 없다. 근대 레이드에 딱렙으로 오는 리퍼? 뭐지? 눕클 희망자인가? 아니 그 친구를 몇 번 봤는데 왜 볼 때마다 다 아이템 레벨이 적정 레벨로 오는 거냐. 저 친구가 죽으면 세상의 운명이고 나발이고 스토리적으로 세상이 망할 거란 생각에 그냥 둘 수가 없었다.

 

스토리 충으로써 그런 건 그냥 둘 수 없기에 어지간한 레이드 콘텐츠에는 다붙어서 갔다. 모든 레이드에 다붙어서 가니까 그 친구가 자기 친구들 소개해주더라고, 그 친구들이 전쟁 영웅, 나라의 국왕, 초고위급 공무원 이런 규모여서 좀 놀랐지만.

 

 

다행히 내가 한 내실은 하드 리셋이 안됐다. 그래서 심심해서 만들어놓은 정가나 배틀 아이템을 두둑히 챙겨주면서 낙원의 문 1넴 부터 아브렐슈드 하드까지 학원팟 하던 짬밥으로 열심히 가르쳤다. 그래, 아브렐슈드 하드까지.

 

 

미친 선택받은 자가 아니라서 엘가시아에 못 따라갔다. 이게 말이 됨?

 


현실에서 이세계 사이버 트럭에 치이기 전에도 엄청 기대했는데 여기서 갈 생각에 여태까지 열심히 했는데 못 간다고

 

 

 아마 '나를 카양겔로 대려 가줘!!!' 하면서 비프로스트타는 리퍼한테 달려들었던 게 방아쇠였나보다.

 

 

 6개월간의 없데이트에 이어서 엘가시아 스토리를 보지 못한다는 소식에 정신이 나가버린 나는 별의별 기행을 다하게 되었고당연하게도 이유도 모른 체 이상한 곳으로 전이되었다.

 

 

 "아니 그래서 여긴 어디야. 왜 지도에 아무것도 안 나와?"

 

 

할 것도 없어서 생활은 각 국가에서 생태계 파괴 경고문을 받을 정도로 열심히 하고, 항해도 검은이빨 한테도 욕먹을 정도로 했는데 그런 나에게 위치가 안 보이는 지도? 아니 애초에 이 게임 처음 간 곳도 지도는 띄워준다.

 

 

"망겜 버그 또 터졌네."

 

 

일단 주위를 살펴보자, 식생이 꽤 다양하게 잘 자라있는 걸 보니 베른 북부나 루테란 같지만, 주위가 철근 콘크리트로 이루어진 폐허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일단 주변을 정찰해보잔 생각에 일어나서 폐허 밖으로 발을 옮겼고 그때 처음 보았다.

 

 

"저게 뭣이여."

 

 

그래철충 그런 이름으로 부르는 거 맞죠?

 

 

PVP 세팅이라 다행이었지, 5걸음인가 움직이니까 녀석들이 드러나면서 빨간 점들이 내 몸에 뜨더니 내가 있는 곳에 미사일이 꽂히더라고요? 그리 아프진 않았지만, 아무튼 아픈 거 싫은 건 다 똑같다고 생각해

 

 

냅다 미사일부터 꽂길래 일단 달려들어서 싸웠지, 그 녀석들도 나랑 화해할 생각은 없어 보였거든, 암튼 그래서 거의 다잡아 갈 때쯤 저기에 아가씨들이 나타났고 지금 내가 이렇게 오랜만에 애니멀 테라피를 즐기고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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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인간님께서 이곳에 있는 철충을 혼자서 다 해치우신 건가요?"

 

"아까 말씀드렸잖아요제가 직접 한 거예요저것들 이래 봬도 핸드메이드라고요?"

 

"거짓말인간이 혼자서 단신으로 이만한 수를 해치운다고들어본 적 없어!"

 

"아니,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그렇게 거짓말쟁이로 보는 거예요? 저 슬퍼요?"

 

 

인간분은 그리폰에 말에 과장된 말투로 대답하시더니 흑흑하고 우시는 소리를 내시면서 보리를 쓰다듬으셨어요.

 

분명 인간님은 거짓말을 하는 거로 보이지는 않아요. 그래도 대충 보아도 30기가 넘어가는 수의 철충을 단신을 쓰러뜨리시다니, 그것도.

 

 

"아니, 그래 그럼 뭐로 이 많은 수를 해치운 거야? 폭탄 같은 게 터지는 소리는 못 들었단 말이야!"

 

"이거랑 이거로."

 

 

인간님은 우리에게 주먹과 발을 흔드시면서 태연하게 말씀하셨어요그 태연한 모습에 그리폰은 두통이 오는지 머리를 부여잡았지만요인간님이 이미 많은 수의 철충을 해치우셨지만한곳에 너무 머무르면 위험해질 수 있기에 자리를 옮겨야겠어요.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아무튼, 인간님 저희에게는 인간님이 필요해요. 저희가 철충과 싸우기 위해서는 인간님의 지휘와 명령이 필요하거든요."

 

"그러니까 내가콘스탄챠씨S2라고 했죠?"

 

"편하게 콘스탄챠라고 부르세요."

 

"그럼콘스탄챠 제가 뭘 하면 되나요?"

 

"이름을 알려주세요이름을 알려주시면 그걸 저희가 인간님을 사령관으로 등록할 거에요."

 

"내 이름이라."

 

 

 

인간님은 잠시 고민하시더니 엄지로 자신을 가리키면서 말씀하셨어요.

 

 

"라붕이스트라이커 라붕이입니다편하게 라붕이라고 부르세요."

 

"잘 부탁드려요라붕이 사령관님."

 

"그래지휘는 잘 모르지만 나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할게!"

 

"잘 부탁드려요!"

 

"나도 잘 부탁해 인간!"

 

"왈왈!"

 

 

그렇게 통성명을 마친 저희는 그 자리에서 일어나 등대로 향했어요.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그때 사령관님을 말렸어야 했나 봐요정확히는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할게'에서 '나름대로'를 빼라고 해야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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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사령관내가 몇 번을 말해혼자서 연결체 상대하러 가지 말라고!"

 

"그치만."

 

"메이 소장도 아니고 그치만은 그만해!!!"

 

"진정하시오. 레오나공, 일단 경위를 듣는 게 먼저라오. 사령관 왜 그런 것이오?"

 

전투 종료 후, 보고를 위해 모인 지휘관급 계체들이었지만 회의시간 정시에 정확하게 사령관이 들어오자마자 회의실은 청문회장으로 변했다.

 

 

"아니, 그야 내가 혼자서 가서 연결체 처리는 나랑 1:1로 싸우는 게 제일 확실하니까? 그게 전력 소모도 자원 소모도 제일 적고 위험도도 제일 낮으니까. 죄송합니다."

 

 

한마디 한마디를 할 때마다 차가워지는 지휘관들의 눈초리에 결국 지휘관은 꼬리를 말고 도게자를 박을 수밖에 없었다.

 

 

"사령관님, 오르카호에서 전투지역으로 이동하시는걸 목격한 자의 진술에 따르면 바이크를 타고 나가셨다고 하셨는데 그건 어디서 나신 겁니까?"

 

 

사령관을 심문? 하기 위해 마리는 복귀와 동시에 사령관의 오르카 탈출을 목격한 바이오로이드를 함 내 방송으로 찾았고, 그와 관련된 진술서를 21장이나 얻어내었다.

 

 

"내가 오르카호에 오기 전부터 가지고 있던 거야닥터한테 는 이미 보고했다고?"

 

"주인님제가 알기로는 그 보고서에 쓰여 있는 바이크는 포츈씨가 가져간 거로 알고 있습니다만?"

 

"응 근대 그게 한 개가 끝이 아니거든."

 

"회의가 끝나고 다 반납하세요."

 

"."

 

 

레오나는 머리가 아픈지 물을 벌컥벌컥 들이켜더니 머리를 짚으며 물었다.

 

 

"그래그래서 연결체는지난번처럼 해치운 거야?"

 

"뇌명각으로 붙어서 월섬각으로 반으로 갈라 죽였지!"

 

"하하하사령관이 나한테도 그렇게 적극적으로 붙어줬으면 좋겠다만사령관 오늘 어떤가?"

 

"아스널준장님회의 중에는 자제해주세요아무튼주인님?"

 

"."

 

"저희에게 말도 없이 출격하셨으니. 2주간 오르카호 외출 금지에요."

 

"안돼에에에~~~!!! 제발 그것만은!!! 그러다간 나 죽고 말 거야!!!"

 

주인님은 매우 건강하셔서 이런 거로 쉽게 죽지 않으세요그럼 아스널씨데려가세요.”

 

이리 오게 그대여!”

 

싫어~!!!”

 

오늘도 평화로운 오르카호이 이야기는 이세계 전생을 2번 당한취미로 출격을 하는 사령관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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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써보는 글입니다많이 모자라지만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