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셉 - 대충 전쟁 다 끝나고 100년 후, 페어리 자매 중에 가사영역별로 제일 능숙한 애 뽑는 이야기



페어리 청소왕



리제 언니는 무척이나 꼼꼼하셔서 청소한 장소에 먼지 한 톨도 남기지 않으시곤 해요. 정말 대단하세요.


응! 걸레질도 진짜 잘해서 리제 언니가 닦은 바닥은 엄청 반짝거린다? 저번에 리제 언니가 바닥 닦은 거 주인님한테 보여드리다가 바닥이 엄청 반짝거려서 팬티 비치는 바람에...


아쿠아! 거기까지! 더는 말하면 안 돼!



페어리 세탁왕



전에는 몰랐는데 어느새 드리아드의 빨래 솜씨가 부쩍 늘었지 뭐에요? 지난번에 출격 때문에 제 전투복도 부탁했었는데 완전히 새 것처럼 만들었더라구요.


여왕도 동감이야. 쟤도 우리처럼 대규모 농사용 모델일텐데 빨래는 어디서 배웠나 몰라? 아무튼 기특한 동생이야.


아하하하하...고마워요 언니들.

'맨날 자위한 옷 안 들키게 빠느라 실력이 늘었다는건 절대로 들키면 안 돼!'



페어리 요리왕



다프네는 혼자만 그리스에서 처음 만들어진 탓인지 양식이랑 한식에 다 익숙해요. 페어리들은 다들 농작물로 만드는 한식에는 능숙하지만 다프네는 재료나 요리법을 가리지 않고 다 잘하는 편이죠.


맞아! 레아 언니가 쪄주는 감자도 맛있지만 다프네 언니는 감자크로켓도 만들어주고 버터감자도 해주고 저번에 해준 그...비시...스와즈...? 이름은 잘 기억 안 나는데 엄청 맛있었어!


그냥...요리책이나 다른 레시피를 보고 따라하는 것 뿐인걸요. 너무 많이 칭찬받아서 부끄럽네요. 제가 만든 요리를 맛있게 드시는 분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너무 기뻐서 '다음에는 더 열심히 만들어야지' 하고 생각하곤 해요.



페어리 장보기왕



아쿠아는 귀여운데다 다른 분들에게 이미지도 좋아서 이런저런 덤을 많이 받아요. 혼자서는 힘드니까 둘 이상이 같이 가지만 아쿠아가 있을 때는 같은 가격으로 훨씬 많이 사는 것 같아요.


그 뿐만이 아니라 기억력도 좋고 평소에 주위에 관심이 많아서, 물건의 가격이 오르고 낮아진 걸 빨리 알아채요. 덕분에 비교적 싼 재료들 위주로 빠르게 장을 볼 수 있어서 정말 큰 도움이 돼요.


헤헤헤. 안드바리랑 같이 놀다보면 절약이 얼마나 중요한지 늘 말해주니까. 아쿠아가 도움이 된다니 기뻐!



페어리 육아왕



괜히 우리 페어리의 여왕이 아니니까, 동생들 돌보던 솜씨가 어린 아이들 다루는 솜씨까지 이어지죠. 장난꾸러기든 얌전한 아이든 각각에게 맞춰서 대하는 레아 언니의 솜씨는 일품이에요.


훗. 그냥 정신연령이 낮아서 애들이랑 눈높이가 잘 맞는 것 아냐? 여왕은 너무 성숙해서 아이들이 좀 무서워하는 것 같아.


호호호. 티타니아. 주인님의 앞에서 질투는 흉하다구? 리제의 말처럼 동생들을 대하다보니 어린아이도 편하게 대할 수 있더라구요. 아이들을 잘 대해주는 방법은 어린애 취급하지 않고 아이들의 생각과 감정을 충분히 인정해주는 거랍니다~



......


음...역시 여왕은 가사 중에 잘 하는 것 하나 없는 폐품인가봐. 이렇게 쓸모없는 나를 복원해줬다고 생각하니까 머리가 아파오네.


(으앗! 티타니아 삐지려고 하잖아요. 뭐 남은 거 없어요?)


(이상하다? 준비할 때는 6개 맞았잖아? 하나 어디갔어?)


(으아아 레아 언니! 언니가 깔고 앉은 그거...!)


(어머나...나도 참 이런 실수를)

그리고 마지막 발표는~


페어리 캠핑왕



...캠핑도 가사 맞아?


그럼요~ 가족끼리 친목을 도모하는데 이렇게 좋은게 얼마나 된다구요~ 당연히 가사죠~


좋아. 그러면 남은 말을 들어나 볼게.


티타니아 언니랑 같이 캠핑 가면 날씨가 더워도 안심이죠. 레아 언니는 시원하게 만드려면 비를 불러야 하니까요.


그리고 식재료나 음식을 준비하는 것도 수월해요. 언니가 안 계셨다면 캠핑 때 그 정도로 요리를 하기는 힘들었을 거에요.


그건 그럴듯하네. 다른 건?


티타니아 언니가 계시면 더운 날 텐트에서 자도 문제 없잖아요. 저번에 신세를 얼마나 졌는데요.


그런데...겨울에는 나 쓸모 없지 않아?


(으에? 이거 너무 어려워! 도와줘 언니들!)


어...그...그러니까......


지...지난번에 이글루 만들고 놀 때 다들 즐거워 했잖아요? 그렇죠?


맞아맞아! 그거 정말 재밌었어! 그러니까 티타니아 언니도 정말 좋아!


쿡...


(아...망했나봐요. 미안해. 아쿠아.)


(아냐 언니...나도 더는 생각나는게 없어서...)


(후훗. 둘 다 걱정말고 잠깐만 기다려봐요.)


푸후후후후. 장난이었어. 가끔 이런 식으로 자매들 놀리는 것도 재미있네. 안 그래? 레아.


그럼~ 가끔은 이렇게 놀리면서 귀여워해주고 싶다니까? 어찌나 귀여운지~ 웃는거 참느라 힘들었어~


......


......


우리 오랜만에 외식이나 할까요? 레아 언니랑 티타니아 언니는 두 분끼리 드시기로 하고 동생들끼리 친목을 다지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이번 주에 엘븐목장에서 정육식당을 열어서 소고기 할인한대. 같이 가자 언니들


그러게. 어차피 참치캔 관리는 내가 하니까 같이 가면 참치캔 걱정은 없겠다. 그치?


주인님도 같이 가요! 오랜만에 다 같이 즐겁게 식사하면 좋겠네요!


미안해요! 언니들이 장난이 심한 거 인정하고 사과할테니까 우리만 빼고 가기 없기에요!


미안해. 얘들아. 용서해줄거지?


후후후후후후~



이렇게 페어리 자매들은 평화롭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