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는 숨을 가쁘게 내쉬면서 달려 나가는 한편, 혹시 철충이 자길 향해 총구를 겨누는 게 우려되어 곁눈질로 철충 쪽을 힐끗 살폈다.

그러나 그녀의 걱정과는 다르게, 철충은 무장되어 있는 기관단총을 사용할 생각이 없는지 여전히 느리게 레오나를 향해 다가올 뿐이었다.

레오나는 어째서 저 철충이 원거리 사출무기를 쓰지 않는지 알지 못했다.

다만, 그 이유가 어찌됐든 간에 그것이 자신에게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레오나는 왼팔로는 흔들리는 젖가슴을 계속 꽉 붙잡으면서, 동시에 허리를 숙이고 오른팔을 밑으로 뻗었다.

다행히도 레오나의 오른손은 날렵하게 바닥에 떨어져 있는 권총을 줍는데 성공했고, 그때서야 그녀는 걸음을 멈춰 주운 권총의 상태를 확인했다.


철컥--.


권총의 상태는 나름 양호했고, 탄환 또한 가득 채워져 있었다.

그 사실을 확인한 레오나는 자기도 모르게 입가의 미소를 지었다.


'됐어!'


권총 손잡이를 왼손으로 잡은 레오나는 다가오는 철충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끼익--.

끼이익--.


철충은 그저 아까와 같은 쇳소리를 내며 느리게 그녀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저 철충은 대체 뭐지? 불량품?'


이쯤되면 레오나도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멀쩡한 기관단총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아니, 그 외에도 의문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맨 처음, 출구를 찾고 있었을 때는 저런 철충이 어째서 조금도 보이지 않았을까.

그리고 자신이 철충의 존재를 뒤늦게 알아챈 건 정말로 방심을 하고 잇엇던 탓이엇을까. 어쩌면 혹시, 다른 이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이젠 아무래도 상관없겠지."


어차피 권총을 '쥐고', '조준하고', '쏜다'면, 그 물음들은 알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한 레오나는 권총을 가지고 철충을 향해 걸어갔다.

비록 입은 것 하나 없이, 새하얀 피부결에 탄력적인 가슴, 그리고 그 끝의 연분홍빛  유두가 가볍게 튕기면서 흔들리고 있을지라도,

거기에 단단한 잔근육이 비치는 복근과 그 밑에 솜털처럼 난 언더헤어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을지라도,

철혈의 레오나는 시스터즈 오브 더 발할라의 지위관 개체다운 기품있는 걸음걸이로 늘씬한 다리와 그 발끝을 움직였다.










***











철충 앞에 선 레오나는, 일단 권총을 '쥐기' 위해 '늘 그랬던 것'처럼 등뒤로 돌아섯다.

등뒤로 돌아선 레오나는 뒤에 있는 철충을 옆눈으로 살짝 흘겨보고는, 뒤이어 비어있는  오른손을 자신의 등뒤로 가져갔다.

그리고 그 손은 서서히, 허리를 타고 좀더 더 밑으로 내려갔고, 곧 그녀의 손가락이 꾸물거리며 자신의 탐스러운 엉덩이 골 사이로 빠져들어갔다.


"......"


말없이, 그리고 뜬금없이 자신의 엉덩이 골 사이를 만지작거리는 미인의 모습은 어딘가 요상하고 야릇한 분위기를 자아냈지만, 정작 레오나 본인의 표정만은 진지하게 무언가를 찾는 것처럼 굳어있었다.

그러다 곧, 하고 있던 일이 잘 되지 않는다는 듯이 얼굴을 옆으로 갸우뚱거린 그녀는 허리를 흔들고 골반을 이리저리 옮겨 자신의 굴곡진 엉덩이를 뒤쪽으로, 그러니까 철충이 있는 방향으로 쑥 내미는 것이었다.

팬티 하나 입지 않은 채, 자신의 둥근 엉덩이를 뒤로 내미는 레오나.

그녀는 자세가 불편했는지 새끼 사슴이 꼬리를 흔드는 거 마냥 골반을 한참 흔들어댔다.

그렇게 골반을 흔들면서 허벅지를 어깨넓이보다 살짝 더 벌리고 다리는 11자로 만들어 선 그녀는 엉덩이를 더듬고 있던 손을 이용해 스스로 볼기짝 하나를 꽉 쥐어 잡아 옆으로 잡아당기는 것이었다.

그러자 레오나의, 그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았던, 심지어 자기 자신도 한번도 본 적 없는 애널구멍이 그 주변 주름은 물론이고, 주름 사이사이에 자라난 잔털까지 모두 적나라하게 바깥으로 나와 그 모습들을 드러냈다.

그런 레오나는 이러한 순간에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아니, 오히려 '늘 해왔던 행동'을 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얼굴로 엉덩이골을 벌리면서 그 안쪽을 철충에게 내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그녀의 눈동자는 조금씩 떨리고 있었고 귓가는 새빨갛게 물들여져 있었다.

마치 자신이 '늘 해왔던 행동'을 하고 있지만, 그 행동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정체불명의 감정'을 캐내버린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