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 스틸 드라코 선생님이야! 오늘은 미호 선생님을 대신해서 이 스틸 드라코 선생님이 이야기를 들려줄게!"


"네-!"


오르카호 유치원에는 하루에 한 번 동화를 들려주는 시간이 있다. 원래는 미호가 자진해서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오늘은 불가피하게 출격을 나갔기에 스틸 드라코가 자원해서 대타로 들어왔다. 평소 그녀의 상식을 잘 아는 사령관은 흔치 않은 참관까지 해가며 그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오늘의 이야기는 춘향전이야! 모두 이야기 들을 준비됐지?"


"네네 선생님!"


"좋아, 그럼 이야기 속으로 출발~!



옛날 옛적에 춘향이라는 예쁜 여인이 살았어. 춘향이는 예쁘고 능력있고 속도가 빠르고 회피도 좋은 아주 참한 신부감이었지!


이런 춘향이를 짝사랑하던 고시생 이몽룡은 춘향이에게 편지를 보내. 이몽룡의 뛰어난 글 솜씨에 반한 춘향이는 이몽룡과의 연애에 푹 빠지게 되지."


뭔가 이상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어찌저찌 진행되는 이야기에 사령관은 팔짱을 끼고 지켜봤다. 뒷이야기의 상태가 이상하면 언제든지 끊을 준비를 하고 말이다.


"그런데 이몽룡의 직업이 뭐라고 했지? 고시생이야. 과거시험을 보러 이몽룡이 한양에 올라간 사이, 남원에는 변 사또가 수령으로 부임해왔어.


변 사또는 펙스 회장 같은 색정마였기에 춘향이를 보자마자 숙청하라고 해."


"숙청이 아니라 수청이야."


하마터면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질 뻔했기에 사령관은 잠시  교정해주었다. 스틸 드라코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아무튼 그렇게 수청을 들라고 하는데, 춘향이는 이몽룡을 생각하면서 계속 거절을 하는 거야. 결국 성질이 뻗친 변 사또는 춘향이를 감옥에 가둬.


그때 심청이가 나타나서 춘향이를 구해줘. 공양미 3백석과 맞바꾼 부처님의 공덕으로 심청이가 춘향이를 감옥에서 꺼내는 거야."


"어?"


축구에서 격렬한 드리블과 3점슛을 시도하는 스틸 드라코의 모습에 사령관은 순간 자신이 뭘 듣고 있는가 당황했다. 그가 교정해주려는 찰나, 안드바리가 손을 들고 질문했다.


"선생님! 공양미 3백석은 원래 심청이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려는 거 아니었나요?"


꼬인 동화가 바로 흘러가리라 예상하며 사령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스틸 드라코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안드바리의 말을 긍정했다.


"맞아, 심청이의 아버지는 공양미 3백석으로 눈을 뜰 예정이었지만 그러지 않았어. 금란 언니처럼 눈을 감은 캐릭터들이 원래 검술의 1인자잖아? 그것처럼 심청이의 아버지도 칼잡이로서의 실력을 유지하기 위해 눈을 안 뜬 거야."


정신이 아찔해지는 설명에 사령관은 할 말을 잃어버렸다. 사령관이 잘못된 내용을 교정해주지 못한 사이 LRL이 손을 들고 질문했다.


"그럼 심청이의 아버지도 드래곤 슬레이어였나요?"


"당연하지! 그 이름이 바로 칼날 봉鋒에 선비 사士를 써서 심봉사 김학수야."


"심청이 아버지에 심봉사라 불리는데 왜 김씨에요?"


"사실 본명은 김씨인데, 강해보이려고 ㄱ을 살짝 눕혀 심이라는 가명을 만든 거야. 그 딸인 심청이도 공양미 3백석으로 인당수를 다루는 물 속성 능력자가 되었으니 심 씨라는 강자의 성씨를 계승한 거지."


"아하, 그렇구나!"


이제 교정해주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렸기에 사령관은 기가 막혀서 뭐라 말을 꺼내지 못했다. 스틸 드라코는 타들어가는 사령관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신이 나서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렇게 심청이의 도움으로 구해진 춘향이는 변 사또를 혼내주고 고시생 이몽룡을 기다렸어. 이몽룡은 과거시험에 합격해서 현재시험을 공부했고, 현재시험도 합격해 미래시험까지 봤어. 마침내 3고시를 모두 달성한 이몽룡은 춘향이가 기다리는 남원으로 돌아와.


3고시를 모두 붙은 국가인재인 이몽룡을 위해 나라에서는 서역에서 온 '이세계'라는 하인을 붙여줘. 엄청난 힘을 가진 이 하인은 자신의 이름인 '세계!'를 외치면 그 소리에 세상이 놀라 5초간 얼어붙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힘이 장사였어.


항상 옆에 있는 빼어난 믿을 이, 한자로 '수단두秀亶逗'라고 불린 이세계의 힘과 춘향이의 내조로 이몽룡은 훌륭한 사또가 되었다고 해! 이야기 끝~!"


이야기를 다 들은 아이들은 환하게 웃으며 박수를 쳤다. 스틸 드라코도 자신이 미호를 대신해서 제대로 일을 했다며 좋아했다. 모두가 웃는 와중에 홀로 상식이 개변되는 경험을 한 사령관만 넋이 나간 채였다.








의대 다니는 아는 동생이 심청이 아버지 이름이 김학수라 주장하길래 골 때려서 써본 단편. 이 소설을 읽었으면 춘향전 원본이 기억이 안 날 테니 꼭 원본을 다시 읽어보길 바래.


Q. 심청이 아버지 심봉사의 본명은? (출제자: 아스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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