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부끄러움도 모르고서 뻔뻔하게 거의 3개월만에 다시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정말로 간만에 글을 쓰다가 보니, 쓰면서도 계속 이걸 이렇게 쓰는게 맞나 하는 생각만 계속 하게 되네요 ㅜㅜ


글 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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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사령관을 태운 고속정이 새벽의 아침 해를 맞이할 무렵, 어느덧 고속정은 갑판에서도 육안으로 목적지가 보일 수 있는 곳까지 도달하게 되었다. 


"사령관 님. 거의 다 도착했습니다. 육안으로 보이는 저 곳이 저희들의 목적지인 개척 섬입니다. 

저희들은 보통 '요안나 아일랜드'라고 부르고 있지요."

"'요안나 아일랜드'... 그런가 저 곳에 요안나가 있는 건가..."


전 사령관의 옆에서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는 노움의 말을 들으면서, 그는 조용히 '요안나 아일랜드'섬의 담당 바이오로이드인 요안나를 떠올렸다.


전 사령관이 오르카 호에서 합류하고서, 그의 신변 업무와 행정 업무를 가장 많이 도운 것이 콘스탄챠라면, 

초기에 군사적으로 많은 도움을 준 것이 바로 프레스터 요안나였다. 


그녀는 멸망 전부터 생존해 있던 개체다운 풍부한 경험에서 나온 실력과 인망으로, 당시에 라비아타의 갑작스러운 부재로 혼란스러웠던 오르카 호의 임시 리더 같은 역활을 하였으며, 전 사령관이 오르카 호에서 정식으로 사령관으로 취임한 후에는 불굴의 마리 4호가 발견되기 전까지, 전 사령관의 곁에서 전략 옵저버이자, 전술 방면의 스승으로서 군사적인 면의 지식이 부족한 그를 보좌하였다.


"하하하, 주군! 무슨 일이든지 이 프레스터 요안나에게 맡겨주게나!"


"흠... 주군은 확실히 아직 여러 면에서 부족한 것은 맞으나, 걱정말게나!

그런 주군을 보좌하기 위해서 우리들이 있는 것이니."


"내 주는 강한 성이나, 나를 뚫을 수 없으리!"


때로는 부족한 전선을 메꾸기 위해서 직접 전투원으로, 때로는 전 사령관의 옆에서 그를 보좌하는 역활을 하면서 그녀는 물심양면으로 전 사령관을 도와주었고, 그런 그녀의 헌신과 도움에 전 사령관은 항상 감사를 표하고 있었다.


그리고 불굴의 마리 4호의 발견으로 인해, 전 사령관의 전술 옵저버 역활을 내려놓게 된 뒤에도, 그녀는 전투/보급 및 여러 궂은 일을 마다 않고서 수행하였고 그런 그녀를 전 사령관은 깊게 신뢰하였기 때문에, 후방 보급 기지 건설을 위한 무인도 개척 임무 담당이라는 어려운 임무를 그녀에게 맡길 수 있었던 것이었다.


비록 그 후에 몰려든 업무와 또 다른 인간의 발견이라는 중요한 사건이 연속으로 일어나면서, 개척섬의 요안나와 연락을 자주 못하게 되면서,

작업의 진척 사항 관련하여서 확인을 못하는 등의 여러 일이 있었지만, 점점 가까워져 보이는 이전과는 달라진 개척 섬의 모습을 보면서, 

전 사령관은 그때 요안나를 선택한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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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뭐, 뭐야 저... 정말로 여기가 이전의 그 무인도 였다고... 우..우와...."

"어느 정도 진척은 있다는 보고는 들었지만, 설마 이 정도까지 일 줄은 몰랐네요...."


전 사령관의 뒤를 따라서 내린 그리폰과 콘스탄챠는 자신들이 지금 도착한, '요안나 아일랜드'의 모습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전의 개척 임무 초창기 때의 영상으로 보았을 때에는 그저 아무것도 없는 휑한 무인도였지만, 

지금 이 곳은 '요안나 아일랜드'라는 명칭에 걸맞을 정도로 이전과는 그 모습이 크게 변해있었기 때문이었다.


"후방 지원 시설은 물론이고, 자원 생산 시설에, 섬에 파견된 바이오로이드 들을 위한 기본 시설까지 구축 되어 있다니... 

이 정도면 단순한 지원 기지가 아니라, 부 기지로서도 거의 완벽하다고 해도 될 정도인 것 같은데요 주인님.

여기서라면 다시... 주인님?"


앞의 둘 과는 다르게 라비아타가 냉정하게 '요안나 아일랜드'의 평가를 내리면서, 앞으로의 일에 대해서 의견을 내놓았으나,

지금 전 사령관의 귀에는 그런 라비아타의 말은 귀에 들리지 않았다.


"......"


전 사령관을 태운 고속정이 안착한 요안나 아일랜드의 부두에는 그를 맞이하기 위해서인지, 

수 많은 바이오로이드 들이 나와 있었으나, 지금 전 사령관의 눈에는 오직 한 명의 바이오로이드 만이 비춰지고 있었다.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네, 주군. 

우리의 재회를 축복하기 위해서 시라도 한 편 읆고 싶지만... 

아쉽게도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닌 것 같군.

앞으로의 일은 이 몸에게 맡겨 주게나, 주군!"

"..."


전 사령관이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요안나는 옆에서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지으면서 언제나 자신에게 맡겨 달라고 말하고서, 어려운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여러 방면에서 도움과 격려를 주었다.


그리고 지금 또 다시 요안나는 그때와 변하지 않은 미소를 지으면서, 전 사령관에게 똑같은 말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요안나의 그 말은 어쩌면 자신의 삶에서 가장 힘든 기간을 보내온 전 사령관이 요안나에게 가장 듣고 싶은 말이기도 하였다.


"어...주...주군....? 무...무슨...아..."

"...."


순간적으로 이제까지의 감정이 터져 나왔던 것이었을까?

전 사령관은 요안나의 그 말을 듣자마자, 그대로 그녀에게 달려가 강하게, 아주 강하게 그녀의 몸을 껴안았다.


평소에 스킨쉽을 거의 하지 않던 전 사령관의 이러한 행동에 요안나는 잠시 당황하였으나, 미세하게 느껴지는 떨림을 보고서, 조용히 그의 등을 어루만져 주었다.


'주군... 모든 일을 들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주군의 힘든 사정은 알고 있다네...

비록 단단하고 울퉁불퉁한 이런 여성 답지 않은 몸이라도... 그래도 지금의 주군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이 된다면...

언제나 이 몸을 의지해 주게나...'


그리고 얼마가 지났을까, 조용히 얼굴을 들은 전 사령관은 요안나는 물론이거니와, 그 곳의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행동을 하고 말았다.

...그대로 요안나에게 마우스 투 마우스.

즉 딥 키스를 하였던 것이었다.


'!!!!! 주...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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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지도 못한 딥 키스에 요안나의 머리속은 하애지다 못해서 노랗게 변하였으나, 정작 일을 저지른 전 사령관의 머리 속에는 어떤 부끄러움이나 죄책감은 커녕, 아무런 생각도 전혀 없었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휴양지 섬에서 그리폰 들과 보냈던 그 농후하였던 일상은 전 사령관의 가치관을 바꿔 놓기에 충분하였고, 그 때문에 요안나에 대한 그리움과 고마움에 전 사령관은 섬에서 하던 대로, 즉 `늘 하던대로' 하였던 것이었다.


그리고 역시 `늘 하던대로' 요안나의 짙은 입술을 가볍게 혀로 햝은 후, 그대로 혀를 요안나의 입에 넣어서, 요안나의 혀와 살짝 닿았을 무렵에 와서야.


'요안나의 혀는 생각보다 부드럽구나....어? 부드럽다고...? 어...?! 내가 지금 무슨 짓을...!!!!'

"으...으아악~!!!"


전 사령관은 자신이 지금 무슨 짓을 모두의 앞에서 하려고 하였는지, 아니 이미 저질렀는지 깨닫고서는 크게 놀라서, 그대로 비명을 지르면서 요안나의 곁에서 떨어졌고, 그 반동으로 인해서 요안나는 그대로 다리에 힘이 풀려서 털썩 주저앉게 되었다.


"하악...하악... 주...주군... 어...어찌... 이런... 하악...♥"

"아...그, 그게 저기... 아...."


비록 갑작스러운 행동이기는 하였으나, 전 사령관의 뜨겁고 격렬한 키스(?)에 생각하지도 못하게 자신도 모르는 스위치가 들어가버린 요안나.

그리고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고서, 전 사령관은 여러가지 면에서 당황하여서 이 사태를 어떻게든지 수습하려고 하였으나...



"사령관 님이, 요안나 님하고 저런... 뜨거운 정사를!!!!"

"남자다웠습니다!! 사령관님!!!"

"역시 사령관님!!! 믿고 있었습니다!!!!!"

"사령관니이이이임!!!!!!!!"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예상하지도 못한 주위의 바이오로이드들의 열광스러운 환호가 계속해서 터져나왔서, 그런 전 사령관의 노력은 시도하기 전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그런 전 사령관을 향한 뜨거운 환호와 응원은 한동안 멈출 줄을 몰랐고, 조용하였던 요안나 아일랜드를 뜨겁게 달궈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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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관 님!! 충~성!!!"

"...어...그, 그래.."

"충~성!!!"

"어....고마워..."


요안나의 안내를 받아서, 요안나 아일랜드를 둘러보던 전 사령관은 지나갈 때마다 자신에게 경례를 하는 바이오로이드 들에게 일일히 친절하게(?)대응을 해주려고 하였으나, 그의 얼굴에는 아까의 일에 대한 곤혹스러움과 당황스러움이 깊게 묻어나 있어서, 경례를 하는 바이오로이드 들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였다.

물론 이유는 그것뿐만은 아니었고...


"우와... 방금 보셨습니까, 이뱀... 사령관 님이 저렇게 빨간 얼굴로... 하아...정말로 귀여우시지 말입니다!!"

"...야, 너 그러다가 상관 모독 죄로 영창가거나, 처벌 받는다... 뭐 사령관 님이 귀여운 건 맞지만..."


"사령관 동무가 그렇게 정열적인 분이셨을 줄이야... 이거 예상도 못했는데..."

"이...임펫 2443 원사님... 그, 그런 말은 여기서 좀..."

"응? 레프리콘 5763. 너 아까부터 계속 얼굴 빨개져서 왜 그래?"

"아, 아닙니다! 혹시나 사령관 님이 저한테 그렇게 해주시지 않을까 기대를 했다던가, 그런 건 절대로 아닙니다!!"

"...그, 그래, 알았어..."


라는 내용의 이야기가 주위에서 계속 들려와서, 전 사령관의 MP(멘탈 포인트)를 계속해서 갉아먹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하하, 주군. 당당하게 있거나, 뭔가 잘못을 한 것도 아니지 않은가?"

"아...아니, 그건 그런데... 그래도...하아..."

"그렇다면 주군은 혹시 아까 나한테 그런 일을 한 것을 후회하고 있는 것인가?"

"...아니, 비록 갑작스럽기는 하지만 그것만큼은 절대 아니야. 난 요안나하고 키스한 것을 후회하지 않아."

"...주군..."


약간은 장난스러운 질문에 전 사령관이 똑바른 눈빛으로 마음속 그대로의 정직한 대답을 하자, 요안나는 순간 자신의 몸 안쪽이 저려오는 것이 느꼈다. 전 사령관은 그런 남자였다.

평소에는 안 좋은 소리를 들어도 웃으면서 참고, 바이오로이드 들한테도 사과를 하는, 모르는 사람이 보면 나약한 인간으로도 보일 수 있었으나, 그는 마음 속에서는 누구한테도 꺽이지 않는... 올바른 심성을 가지고 있는 남자였다.

그렇기 때문에 요안나를 비롯한 이 곳 섬의 인원들은, 전 사령관을 전적으로 믿고서, 아낌없는 애정을 주는 것이었다.


한편 그렇게 또 다시 둘만의 세계에 들어가서, 요안나가 전 사령관에게 새로운 흑역사를 심어줄 뻔 하였으나...

다행이 이곳에는 그런 그들의 구해주는 이(?)가 있었다


"으흠...! 저...저기 사, 사이가 좋은 거는 알겠는데... 이제 그만 우리한테도 신경 좀 써주지?"

"하하하... 주인님... 처음은 알겠는데 2번은 좀..."


익숙한 그리폰의 볼멘 목소리와 더불어서, 예상치도 못한 콘스탄챠의 가세에 전 사령관과 요안나는 서로 헛기침을 하고서, 마치 주위를 둘러보는 것처럼 시선을 돌렸다.


"으흠! 으흠! 여...역시 섬이라서 그런지 고...공기가 다르네... 어?"


그리고 그런 전 사령관의 눈에 익숙한 소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흰 머리카락에 어딘가 펑퍼짐한 자켓을 입고서, 특유의 맹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소녀가 방파제에서 멍하니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전 사령관의 머리 속에서 그런 조건에 일치하는 바이오로이드는 한 명 밖에 없었다...

그러나 머리 속의 그녀가 여기에 있을리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전 사령관은 조용히 그녀에게 다가갔고, 다가오는 그의 인기척을 눈치챘는지, 소녀는 조용히 고개를 들어서 뒤를 돌아봤다.


"에...에밀리...."

"...사령관.


생각하지도 못한 그녀와의 만남에 전 사령관은 의문보다도 먼저 반가움이 들어서, 평소의 습관처럼 조용히 에밀리의 머리를 쓰다듬자, 에밀리는 조용히 눈을 감고서 전 사령관의 그런 행동에 몸을 맡기었다. 

그리고 약간의 시간이 지난 후에 에밀리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사령관...나 다시 혼자가 됐어..."


평소와 다를 것이 없어 보이는 에밀리 특유의 말투... 

그러나 그녀의 목소리에는 짙은 슬픔이 묻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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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이런 불쏘시개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은 여기서 좀 더 이야기를 전개 시킨 다음에 이번 화를 마무리를 짓고 싶었는데...

그랬다가는 또 언제 마무리 지을지 모를 것 같아서, 그냥 이쯤에서 일단 이번 화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역시 글 이라는 것도 꾸준히 써야지, 간만에 쓰면 힘들다는 생각도 다시금 하게 됩니다.

장기 연재하는 작가님들 존경합니다 ㅜㅜ


그러면 다음에는 조금이라도 더 빨리 이 불쏘시개를 들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