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어진 자들 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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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호드의 대장은 복도를 걸으며 사령관과의 '야간 면담'으로 거세졌던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런 그녀의 시선에 하나의 창고가 들어왔다.


예전에는 호드 대원들이 술을 숨겨두는 곳이었지만 지금은 비스마르크 본사 주변에서 가져온 증폭기가 연구를 위해 배치되어 을씨년스런 분위기를 자아냈다.


"대장."


그 창고 안에서 워울프가 걸어나왔다.


"워울프. 저 안에서 뭐하던거지? 술은 전부 옮겨둔 것 아닌가?"


워울프는 그런 칸의 지적을 무시하고 말을 이었다. "나랑 영화관 가기로 한건 어쩌고, 다른 데서 그렇게 실컷 놀다 온 거야?"


영화관?


"...331번 워울프 상사."


워울프는 건들거리던 그대로 굳어버리더니 작게 웃기 시작했다. 그 웃음은 점점 커지고 이내 광기로 바뀌었다. 일그러진 얼굴에 잊을 수 없는 얼굴들이 겹쳐지며 뒤섞인 목소리들이 말을 걸어온다.


"케시크... 과거의 망령… 죽음의 대장…"


과거 그녀가 바라볼 수 밖에 없었던 부상병들의 발치에 스며나오던 피처럼 뻗어나온 그림자들은 이제 그녀를 향해 몰려들었다.


"우리는 기억한다.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기억한다. 네가 누구인지 기억한다."


"너흰 죽었다." 그녀는 등골을 타고 흐르는 한기를 느끼며 다시 말했다. "너흰 가짜다, 너흰ㅡ"


"칸 대장님?"


그녀는 빙글 돌아서며 달려들 준비를 했다. 그 구역 입구에 서 있는 엑소를 보고 나서야, 그녀는 부무장을 내렸다.


"무슨 일 있으십니까?" 엑소가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다." 칸은 거짓말을 했다. 목소리들이 잦아들고, 그들의 그림자는 사라졌다. 하지만 잊히진 않았다. "실례하지."


서둘러 과거를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그녀는 아무 말 없이 타이탄을 밀어내고는 그 구역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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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 스토리가 안 써져서 로어보고 써보는 곁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