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시절 문학 중 갑자기 생각나서 가져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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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컹 덜컹


얼음장 같이 차가워진 날씨 속에서 스틸라인들을 실은 두돈반이 산길을 따라 거친 흙길을 올라가고 있었다.


M602, 육공트럭은 스틸라인 장병들 사이에서는 두돈반이라고도 불리었는데 


육군인 스틸라인에서는 힘은 좋지만 연비가 나쁜 관계로 부식추진을 위한 용도가 아니면 잘 쓰이지 않았다.


그런 두돈반위, 나무칸막이를 내린 의자에 앉아있는것은 동계전투복을 입고 저마다 하얀입김을 뿜어내고 있는 스틸라인분대원들이었다.


각자 어깨에 총을 파지把持 하곤 죽을상을하고 걸터앉아있엇는데


제일 안쪽부터 이프리트, 그 옆에 레프리콘, 맞은편에 노움. 마주보듯 브라우니들이 앉아있었다.


덜컹 덜컹


수평선을 따라 어렴풋이 여명이 밝아오고 있었고, 얼음장같이 차가운 새벽공기가 레프리콘의 폐부를 찌르듯이 호흡을 통해 들어오고 있었다.


맞은편을 바라보니 노움의 눈썹은 새하얗게 성에가 내려앉아있었고, 브라우니들은 빨개진 코 밑으로 콧물을 훔치고 있었다.


노움상병은 털달린 후드를(우린 이걸 개털 이라고 불렀다.) 머리에 푹 눌러쓰곤 눈을 감고 있었는데, 이따금씩 한쪽눈을 뜨곤


브라우니들을 둘러보는걸로보아 딱히 자고있는것 같진 않았다.


흙길은 이 쪽의 사정을 고려해주지 않는다는듯이 나무나 돌따위를 사정없이 체인을 감은 타이어를 통해 


때려대고 있었고, 서스펜션의 가호 없이 그 충격량을 분대원들은 각자의 둔부를 통해 느끼고 있었다.


이프리트 병장은 추위에 양 손을 주머니에 넣고 방한마스크를 눈밑까지 올린채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으며


레프리콘은 이프리트의 140mm 박격포를 고간에 끼우곤  마치 각하라도 되는듯 양손으로 꼭 끌어안은 모양새였다.


덜컹 덜컹


덜컹 거리는 소리에 맞춰 마치 춤을 추듯 분대원들의 둔부와, 개인화기, 분대화기등이 바닥을 때리는 소리가


마치 성탄절 구세군과도 같이 딸랑 거리며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레프리콘은 고개를 옆으로 돌려 올라온길 즉, 뒤를 바라보았다.


저 멀리 바다가보였고, 선착장에서부터 이어진 길을 따라 두돈반의 행렬이 꼬불꼬불 꼬리를 만들고 있었다.


' 하아 ... '


레프리콘이 한숨을 쉬자, 한숨은 입김이되어, 입김은 하얀구름이 되어 뭉게 뭉게 피어나갔다.







" 진지 공사 말씀이십니까 ? "


행정실 위에는 어지럽게 놓인 근무자 작성표와 물자재고수량, 비인가 제품 목록, 부대원 특기사항등


각종 서류더미들이 어지러이 흩어져있었고, 항상 있던 피닉스 대령과 다른 간부들도 보이지 않았다.


임펫 G57 중사는 머그컵을 들고 ' 그래 ' 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 아니 지금 이 날씨에 애들 데리고 가면 다 얼어 죽습니다. "


식어버린 커피를 마신 임펫은 인상을 찡그리며 머그잡을 탁 하고 내려 놓고는 다리를 꼬며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 지금 느그들이 그런말이 나오냐 ?  "


" 멸망전쟁때도 아니고 잠수함으로 갈아탄지가 언젠데 진지공사를 합니까 ? "


임펫은 깍지를 낀 손으로 손등을 톡톡 두드리며 노움을 빤히 바라보았다.


노움은 전혀 위축되는 일 없이 시선을 정면으로 받아내고 있자, 임펫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 얼마전에 느그 분대 사고 안 쳤냐 ? 지금 위에서부터 줄줄이 검열 내려와서 우리도 죽겠다. "


그제서야 노움은 고개를 떨구었다.


" 지금 간부들 죄-다 개인면담중인데다가, 다음주 전투장비지휘검열도 잡혀있다. 위생검열도 남아있고,


  정훈교육과정도 검열한다 하고있고, 특별지시사항으로 간부들도 교육대 갔다왔어 “. 


임펫은 종이를 넘기며 ' 전부다 검열대상이다 ! 검열 대상 ! ' 이라고 외치곤


“ 우리 부대만 이런건 아니야, 각하님 ‘ 특 별 지시사항 ‘ 이라 안하냐. " 


머그잔을 홀짝이고는 다시 인상을 썼다.


" 타 부대도 상황은 마찬가지인거같더라고. 인력이 부족하다 안하냐. 간부들 다 나가고 목에 칼들어왔다 으잉 ?


  그래도 느그들만 보내는건 아니고, 분대 몇 더 붙여주마. "


노움이 고개를 들어 행정실 문 위를 바라보자 거기엔 급조된 작은 현수막이 걸려있었고 거기엔


' 강한 친구 ! 강한 육군 ! 강한 스틸라인 ! 선진 병영으로 ! ' 라고 적힌 문구와 함께 오른쪽에는 


데포르메를 한 마리 케릭터가 엄지를 척 내세우며 웃고 있었다.


이 쪽은 심각한데, 저 쪽은 심각하지 않다. 노움은 화가 났다.


" 느그들이 총대좀 메줘야 쓰겄다. "


노움은 자신의 분대원을 하나하나 떠올렸다. 자고있는 이프리트병장과 피곤한눈의 레프리콘의 얼굴,


똘망똘망한 눈으로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는 브라우니들의 얼굴이 아른거렸다.


그래도 너무 가혹하다. 이프리트 병장과 같이 멸망전쟁을 겪어온 노움으로써는 바깥이 어떤지 잘 알고 있었다.


비록 정기적으로 들르는 오르카호 부상 지역 근처에는 철충들이 많이 없는 수준이었지만


소대 수준도 아니고 분대수준으로는 어림도 없다. 바깥은 남을 돌볼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적자생존.


최소한 전쟁을 제대로 겪어보지 않은 브라우니들은 생존을 장담하지 못할것이다.


" 그래도 바깥이 어떤지 잘 아시지 않습니까 ? 이건 죽으라는겁니다 ! "


임펫은 머그컵을 내려놓다말고 눈을 동그랗게 떴으나, 노움의 항명때문만은 아니었다. 이내 ' 아니다, 아니다 ' 하며 손사래를 쳤다.


" 느그들이 가는곳은 거가 아니라, 안쪽이다. "








" 구공아(90), 얼마나 더 가야되냐 ? "


주무시고 있는 줄 알았는데 ? 레프리콘의 표정을 뒤로 하고 이프리트 병장이 꿈쩍도 하지 않은 자세에서 노움에게 물었다. 


노움은 가슴위에 '얹혀진' 아날로그 디지털시계를 바라보곤 


" 도착 예정시, 훨씬 넘었습니다. " 하곤 한쪽 눈을 게슴츠레 뜨곤 운전석쪽을 바라보았다.


그제서야 브라우니가 눈치를 보며 달리고 있는 두돈반 위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좌우를 두리번거렸다.


" 브라우니0312 ! 앉으세요 ! " 


레프리콘이 급박한듯 소리치자, 앉지도 서지도 못한 엉거주춤한 자세로 브라우니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멀뚱히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 튕겨나가고 싶지 않으면 엉덩이 붙이고 있어라. "


노움은 브라우니의 어깨를 잡아 강제로 끌어내려서 착석시키고는 차거운 등받이에 몸을기대며 목을 뒤로 쭉 뺐다.


차가운 새벽공기가 아침공기로 바뀌며, 짹짹 거리며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들렸다.


길 좌우로 늘어선 소나무를 따라 언뜻 언뜻 주황색 햇살이 내리쬐며 분대원들의 얼굴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 다 왔네 ' 노움은 눈짓으로 앞을보라고 하며 중얼거렸다.


레프리콘이 추위에 굽어진 등을 곧게 피며 고개를 들어 덜컹거리는 차 앞쪽을 살펴보자 그 곳에는


입구로 보이는 듯한 장식과, 철골탑의 기둥이 아치형 간판을 받치고 서있었다. 


군데 군데 녹이 슬고 하얀 거미줄이 보였고, 아치형 간판의 전조등은 꺼져있었다. 


레프리콘은 수분이 없어 갈라진 목소리로 간판의 두줄짜리 문구를 소리 내어 읽었다.


" 호국 요람, 정예 오르카, 요안나 아일랜드에 어서오세요 "







꽤나 커다란 크기를 가진 요안나 아일랜드의 북동쪽 산 중턱쪽에 위치한 이 곳은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주위는 빼곡한 소나무로 둘러쌓여있으며 군데군데 벌목한 나무들이


파란 갑빠천에 쌓여 여기저기 방치되어있었다. 공터가 위치한곳은 그래도 꽤 평평한 편에 속했는데


흙바닥엔 낙엽과 부식토가 쌓여있었고 얼어붙은 날씨에도 진한 흙냄새가 올라오고 있었다.


노움이 군화로 슥슥 바닥을 몇번 그어보니, 그 많던 발에 채이는 돌맹이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 누군가 관리를 하고 있군. ' 


노움은 육공트럭의 본넷에 손을 올리고는 ' 여긴 간부 없어요 ? ' 하고


운전석에 묻자, 따뜻한 차안의 공기가 빠져나가는게 싫었는지 창문을 열지도 않고 


마이티R은 모른다며 고개를 가로젓기만 할 뿐이 었다. 


" 레후야, 이뱀 내려드리고 군장이랑 짐 빼. "


그리곤 노움은 손바닥을 가로로 저으며 ' 평평한 자리 잡아라 ' 라고 당부하였다.


" 레프리콘 0031, 예 알겠습니다 ! " 


" 그리고 씨발 개인화기 내버려두지말고 들고다니라고 해 "


레프리콘은 손짓으로 이프리트 병장을 내려드리라고 브라우니들에게 싸인을 보낸 뒤 차량에 올라타 군장을 집어 밖으로 던지기 시작했고


브라우니들은 윽 ! 윽 !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군장을 받아내고 있었다.


지켜보던 노움은 이윽고 본넷을 탕탕 치고는 총기를 고쳐메곤 앞으로 오라는 싸인을 주고 나머지 차량을 유도했다.


군데 군데 하적을 끝마친 차량들이 선두를 따라 한쪽으로 서서히 이동을 시작하였다.


이프리트 병장은 차에서 내린후 군장위에 앉아있었는데, 연신 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 이 뱀, 많이 추우십니까 ? 깔깔이 꺼내 드립니까 ? "


레프리콘이 자신의 군장을 찾으면서 묻자, 이프리트 병장은 발끝에서 올라오는 냉기를 느끼곤 몸서리를 쳤다.


" 야, 나 오줌... "


이프리트가 발끝을 꼼지락거리며 말하자 ' 오줌.. 오줌.. ' 혼잣말을 하며 주위를 둘러보던 레프리콘은 


" 아, 저기 어떠십니까 ? " 하고 한 소나무 밑, 그나마 볕이 좀 들고 있는곳을 가르켰다.


' 야, 휴지... ' 레프리콘이 휴지를 챙겨주자 이프리트 병장이 도도도 소리를 내며 달려갔고,


레프리콘은 침낭피로 차단막을 치라고 브라우니 둘을 보내었다.


군장의 이름표를 확인하며 이뱀것과 노움상병것을 빼고 분류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소리가 들리는것이었다. 


" 어이, 폐끕 ! 폐끕 ! " 


돌아보니 한 이프리트가 추진차량에서 짐들을 골라내고 있는 브라우니0312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 야 씨발 너네 폐끕이라매 ? 폐끕은 불러도 인사도 안하냐 ? "


" 브라우니 0312 ! 아니지 말임다 ! "


바라보니 타 분대인, 자칭 ' 럭키세븐분대 '의 병장 이프리트 0777 이었다.


자신의 넘버값을 엄청 자랑스러워하고 있는 병장이었는데, 종종 자신의 분대를 자랑할때


럭키세븐이라고 소개하곤 했다. 하지만 간부들은 발음이 편하다고 칠칠이, 찔찔이등으로 부르곤 했다. 


노움은 그런 소갯말을 들을때마다 넘버값밖에 자랑할게 없냐고 이죽거렸지만


레프리콘은 곧 ' 초코바 분대 ' 인 자신들을 떠올려보곤 또 다시 침울해졌다.


" 와 시발 내가 짬먹고 깜섬도 다시 와보고, 팔자 폈다. 팔자 폈어. 안그러냐 밀리야 ? "


" 아닙니다 ! "


" 여기가 밖이지 안이냐 ? 안이 이렇게 춥냐 ? 씨발 ? "


여기 대부분의 고참들은 요안나 아일랜드 점령 작전때 참가한 경력이 있었는데,


대부분은 깜섬이라고 불렀다. 까무잡잡한 섬이라는듯 했는데 와보니 별로 까무잡잡하지도 않았다.


브라우니는 칠칠이병장의 말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분대 짐을 찾기 바빴는데, 그게 썩 기분이 나빴던지


" 야, 폐끕아, 야 폐끕아 " 하고 계속 칭얼대며 부르는것이었다.


" 저 말임까 ? " 


" 그래 너요 너, 너요 너. "


" 저는 브라우니 0312지 말임다 "


그러자 칠칠이병장이 배를잡고 웃었는데, 딱히 정말로 웃는것 같지는 않았다.


호출당한 브라우니는 짐을 뒤지던 엉거주춤한 자세 그대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레프리콘은 눈을 질끈 감고, 결심을 하곤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가였다.


" 저기 이프리트777 병장님, 저희 애가 무슨 실수라도.. " 레프리콘은 중재하기 위해서 나섰으나


" 실수 ? 실수는 늬들땜에 내가 여기 온게 실수 아닐까 ? 어 ? 어 ? " 하고는 발로 레프리콘의 


군화끝을 톡톡 차기 시작했다. 그리곤 조막만한 머리를, ' 아 어떡할꺼냐고오 ' 하고 레프리콘의 배에 들이미는데


레프리콘은 썩 난감했다. 찔 부리기 시작한 선임은 더 위의 선임의 오기 전까진 아무도 막을 수 없다.


좆됐음을 직감한 레프리콘은 찔을 받아주기로 마음먹고 죄송합니다 4연발 세트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 뭐하냐 ? " 


노움상병이 돌아온것이었다.


" 노구공이(090).. 애들 관리 안하냐 ? 애들이 나한테 막 대들잖어 ~ "


노움은 눈을 가늘게 뜨고 레프리콘을 바라보았으나, 레프리콘은 격하게 고개를 붕붕 좌우로 저었다.


" ... 우리 애들이 좀 모자라긴 해도 대들고 그럴만한 애들은 아닙니다. "


노움은 다부진 어깨를 풀며 한숨을 쉬었다.


" 어 ? 그럼 내 말이 틀렸단거네 ? 틀렸단거네 ? 멸망전쟁서 좀 날아다녔다고 고참앞에서 날아다녀도 되는거냐 ? "


하고 다가가, 노움의 뺨을 톡 치려고 손을 들었지만 노움의 눈빛을 받고는 이내 그만두었다.


" 저희 이뱀 하고 타 분대는 서로 건드리지 않겠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 "


칠칠이병장은 노움한테 기가 죽은게 꽤나 자존심이 상했던지 악을 바락 바락 써댔다.


" 니네 분대 아래 애들이 이 모양인데 관리를 안할수가 있냐고, 이러니까 니네 아래애들이 폐끕인거 아니냐 ? "


순간 노움의 눈빛이 확 하고 불타오르는듯 했다. 관리 못했다고 욕을 먹는건 요즘 매일 먹다보니 참을만했지만


막상 다른 사람이 우리 애들을 욕하자 참을수 없는 빡침이 몰려왔다. 


주위의 공기가 순간 무겁게 가라 앉았고 안그래도 싸늘했던 공기가 더 싸늘해지는것 같았다.


노움의 목에서 핏줄이 울긋불긋하고 나오는것 같았다.


노움의 눈빛을 받은 이프리트777은 순간 움찔했지만 ' 내가 노움 눈빛따위에 쫄아 ? ' 하고는 마주 보는것이었다.




" 아, 아, 주목 ! 주목 해주세요 여러분들~ 각 분대 분대장분들은 여기로.. " 


숲 안쪽에서 확성기를 들고 공터 중앙으로 엘븐이 파카를 꼭꼭 껴입은채 걸어나오는것이 보였다.


옆에는 검은 피부를 가진 다크엘븐포레스트레인저도 보였는데, 독수리는 위에서 왱알앵알 거리며 하늘을 날고 있었다.


다른쪽을 쳐다보자, 브라우니 두명이 잠든 이뱀을 업고는 이쪽으로 뛰어오고 있었다


" 너 운 좋은줄 알아라 "


칠칠이 병장은 마치 삼류 악당과도 같은 경고를 하며 이쪽으로 삿대질을 두어번 하더니 홱 하고 몸을 돌려


엘븐에게로 걸어나가는것이었다. ' 운 좋기는 씨발 ' 노움은 한 참이나 그 뒷모습을 노려보다가


땅이 꺼질듯 한숨을 내쉬고는 아직도 엉거주춤한 얼빠진 자세로 


이러저리 두리번거리고 있는 브라우니를 바라보곤 쯧 하고 혀를 차곤 군홧발로 엉덩이를 차기 시작했다. 


" 화상아 화상아 씨발 ! "


' 아, 아픕니다.. 아픕니다.. ' 


노움은 이마를 짚고 두통을 날리려는듯이 고개를 몇번 젓고는


금일 지시사항을 받기 위해 엘븐에게로 걸어갔다.


" 와, 생존기체들은 다들 눈에서 레이저 나가는건 공통임까 ? "


어느샌가 브라우니 0312가 레프리콘에게로 다가와 똘망똘망한 눈을 뜨곤 노움상병을 곁눈질 하며 말하는것이었다.


지릴뻔 했지 말입니다 하고는, 무언가를 찾는지 자켓을 주섬주섬 뒤적이기 시작했다.


" 0312... 조용히 좀 하세요..." 레프리콘은 군장위에 털썩 주저 앉으며 피곤한 목소리로 말했다. 


벌써부터 피곤하고 힘이 빠지기 시작하는듯 하였다.


앞으로 여기서 3주 ? 3주를 더 버텨야 된단 말인가 ? 하늘을 쳐다보니 자신의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하늘은 오지게 맑았다. 브라우니의 포켓 앞 섬에서 청포도 사탕이 바닥으로 톡 하고 떨어졌다.


" 아. 건전지 두고 왔다. "


" ..... "





헉, 헉.. 


볕이 잘 들지 않는 산 중턱. 


구슬땀을 흘리며 브라우니들이 삽질을 하고 있었다.


이프리트 병장은 쉼없이 까딱거리고 있었다. 왼발을 들어 오른발을 차고, 다시 오른발을 들어 왼발을 찬다.


겨울철의 추위는 군홧발을 뚫고 들어와 손가락, 발가락 마디마디마다 침투했는데, 정말 차라리 잘라버리고 싶은 고통이었다


이뱀 말로는 이렇게 자신의 발로 발을 차면 피가 돌아서 따뜻해서 좋다나.


후.. 노움이 쉼없이 놀리던 손을 잠깐 멈추고 목장갑을 벗고는 상의 자켓을 벗기 시작했다.


노움의 몸에서 하얀 증기가 뽀얗게 올라왔다. 마치 몸 전체에서 기氣 가 형상화 되는것 같은 모습이었다.


' 오오 ' 브라우니들이 너도나도 상의를 벗었지만 노움만큼 증기가 나오지 않아 실망하고 있자


" 니들이 열심히 안했단 증거 아녀 ? 이것들 봐라 .." 이프리트가 한마디를 하자


브라우니들은 허겁지겁 삽을 고쳐쥐고 우격다짐으로 땅을 파기, 아니 깨기 시작했다.


이프리트는 옆을 보곤 지금까지 파왔던 조악한 순찰로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 이걸 뭔수로 2주내에 하냐 "








" 그러니까, 순찰로 확립에 참호파고 간이 경계초소 를 지으라고 ? "


노움은 예 하곤 총을 고쳐메고 대답했다.


엘븐에게서 전해들은 사령부의 지시는 이랬다. 요안나 아일랜드의 북동쪽이 육지陸地와 가장 가까우니 


철충들의 상륙과 포격전에 대비한 순찰로 확립과 이에 따른 간이 물자보관소, 경계 확립이라는것이었다.


" 아참, 그리고 이건 훈련도 겸하고 있는거니깐, 여기 가져오신 분대형 텐트로 숙영을 해주시면 되요. "


인원이 적으신 둠브링어나 호드분들, 기타부대는 d형 텐트 ! 와아~ 재밌겠다 하는 얼어죽을 소리를 하고 있었다.


그리곤 사령부에서 나눠준 작전지시서를 나누어주었는데, 보니 다들 할 말이 없어졌다.


비상시 대응 포격을 위한 경계초소 건설.


참포를 깊게 판 뒤, 최소 나무로 지은 평평한 바닥에 어깨높이 이상 발사각을 가지고 천장은 위장용 천막으로 덮을수 있게 기둥까지 세우라는


아주 본격적인 간이(?) 형 경계초소 건설 지시였다. 겸사겸사 박격포 운반의 용이함을 위한 순찰로 확립까지.


" 씨발 사령부가 드디어 돌은건가 ? 돌은건가 ? " 옆에서 같이 듣던 이프리트 777이 항상 하던 입버릇대로 두번씩 말하고 있었다.


노움이 손을 들고 질문 했다.


" 여기 공터에 지으면 됩니까 ? "


" 아니요~ 정확한 위치는 저희 레인저가 각 분대 인원을 끌고 지정을 해드릴거에요. "


여긴 장교용 숙사와 헬리포트 주차공간이 들어설 예정이거든요. 하고는 손으로 노농 ~ 하고 휘저었다.


" 필요한 자재나 장비 기타도구들은 여기로 와서 빌려가시면 되요. 이 곳 밖으로 반출 금지.


  전기는 여기서만 사용 할 수 있어요. 글라인더 부터 페인트, 장갑, 기타 물자 등등 있을건 다 있어요. "


작업 완료 못한 분대는 여기서 추가 동계 훈련 자동 참가에요. 엘븐이 가슴을 두드리며 말했다.


다크엘븐포레스트레인저가 입을 열었다.


" 부상자나 응급상황시 채널 열어둘테니까, 그리로 보고 해줘. 왱알이가 먼저 날아갈거야. " 


그리곤 독수리의 부리를 쓰다듬었다. 


어느새 옆까지 따라온 브라우니0312가 '독수리의 부리는 왜 노랄까? '같은 헛소릴 했지만 노움은 애써 무시했다.


" 언제까지 지으면 됩니까 ? "


그러자 엘븐이 씨익 하고 햇살이 쏟아질듯 환하게 미소를 짓고는 양팔을 벌리며 말했다.


" 2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