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이 라오 세계에 들어온 라붕이, 여차저차 오르카호에 발견되서 들어갔는데 뭔가 분위기가 이상함.


이제 막 들어온데다 아직 아무것도 안했는데 오르카 섹돌들이 하나같이 자길 죽일듯이 노려보거나 경계하고 있음.

일단 라붕이는 오르카 사령관이랑 면담 자리를 가지게 됨, 여기서 라붕이는 자신이 두번째 인간이라고 짐작함.


근데 사령관을 직접 만나보니 이상한 점이 한두개가 아님. 사령관이 어디 많이 아픈건지 기침도 종종 하고 다리를 절뚝거리며 지팡이 짚고 걸어다니는데 섹돌 중 누구도 그를 부축해주지 않음. 사령관이 싫어서 심술부리는 거라기엔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안절부절하고있음.


라붕이 예상대로라면 사령관이 거동이 불편하면 하다못해 섹돌들이 휠체어 밀어준다던가 아님 아예 치료해줬어야 하는데 왜 안도와주고 있는건지 의문을 가짐. 뭣보다 제일 이상한 점은 사령관 눈빛이 퀭한게 마치 광산에 갇혀서 아직도 탈출못한 더치걸이 연상되는 동태눈이었음.


아무튼 면담을 시작하자마자 신원 조사 그런 건 전혀 안하고 다짜고짜 사령관이 자기 자리를 넘겨줄테니 받으라고 함. 가서 오르카호 이끌고 철충과 싸우든 여기다 C구역 만들고 놀든 자긴 신경안쓸테니 그냥 자기가 사령관직에서 내려오게만 해달라고 요청함.


라붕이는 전혀 예상치 못한 제안에 자기가 뭘 잘못들었나 혹시 떠보는건가 하며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져서 그대로 정지되고, 사령관 주변에 서있던 섹돌들이 기겁하면서 사령관을 말림. 


사령관 옆에 서있던 콘스탄챠가 냅다 무릎 꿇고 사령관 바짓가랭이를 붙잡고 결정을 재고해달라며 매달리거나, 리리스가 사령관의 권위를 위협할 저 인간을 당장 죽여서 이번에야말로 충성심을 증명하겠다고 하는 등.


그러나 사령관이 싸늘한 표정으로 입 닥치라느니 자기 몸에 손대지 말라느니 하는 거친 말을 쏟아냄. 섹돌들은 이런 말을 들었음에도 화내거나 따지긴 커녕 쩔쩔매며 사령관 눈치 보기에 바쁨.


거기다 결정타로 사령관이 너희들은 어차피 인간이라면 누구든 상관없는 거 아니냐, 저번에 했던 것처럼 새 남자한테 가서 다리나 벌려라 하고 일갈하자 라붕이 머리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하면서 예전에 라오챈에서 봤던 문학들과 현재 상황을 대조해 이 상황의 원인에 대해 한가지 가설을 세움


"오 시발 맙소사..."


자신은 세번째 인간이고, 이곳은 오리지널 라오 세계관이 아닌 금태양 두번째 인간으로 인해 한바탕 후회물 찍고 난리난 if세계관이었던 거임.


금태양 두번째 인간은 죽은건지 아님 어디 갇혀있는건지 안보이지만 일단 눈앞에 있는 섹돌들은 뒤늦게라도 사령관에게 속죄하고 사령관 외에 인간은 무조건 베제하려고 하나 사령관은 이미 인간불신에 걸려서 인간이고 섹돌이고 결국은 통수칠 거라는 인식이 머릿속에 박힌 상태. 


자기 몸이 만신창이가 됐는데도 섹들들에게 치료를 맡기지 않는 이유는 이 섹돌들을 믿고 수술대에 올라갔다간 또 무슨 짓을 당할지 모른다는 의심 때문. 다리 치료하라고 시켰더니 아예 팔다리를 뽀개서 신체적인 자유를 박탈해 자살도 못하게 만들거라던가, 전신마취한 틈에 기억소거 시술 따위로 금태양 사건을 없던 일로 하려들 수 있다는 등.


그래서 사령관은 세번째 인간이 발견되자 이 선장이 필요한 플라잉 더치맨을 넘겨줘서 보기만 해도 역겨운 배신자들, 인류재건 사명, 살아갈 이유가 없는 자신의 목숨 등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려고 한 것.


상황을 파악한 라붕이는 자신이 무슨 행동을 취해야할지 고민함. 


자기가 사령관 자리 넘겨받는순간 사령관이 이제 자유다 하며 자살하기라도 했다간 진짜로 돌이킬 수 없게 되는거고,


반대로 사령관 자리를 거절했다간 사령관이 그럼 넌 필요없다 하면서 냅다 사살명령 내릴수도 있고,


피폐해진 사령관 멘탈 치료해주기엔 라붕이가 라최지라서 제대로 된 심리치료 같은 건 할 줄 모르고,

 

자신은 제 3자인데다 사건의 전말도 잘 모르니 정의의 사도 자칭하며 사령관 대신해서 섹돌들 처벌하기도 애매하고, 


사령관과 섹돌들 화해시켜주기엔 대충 봐도 섹돌들이 저지른 게 너무 크고, 


다 무시하고 도망쳐서 혼자 살기엔 오르카호 응디 없이 멸망 후의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리 만무하고.


라붕이가 이 개망한 라오 세계에서 살아남으려면 대체 어떻게 해야하는가? 그 답은 작가도 모르기 때문에 다음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