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 전부 다 모인거 같으니 작전을 알려줄게.”





“자. 1단계. 케시크의 트럭에 숨은 둘은 515 대대 본거지에 몰래 잠입한다.


그리고 2단계…”




“전부 부신다!!!!!!! 빠방! 콰광!! 우다다다다!!!!!”


“………….”



“어때?! 개쩔지?! 여기서 하이애나가 만든 신형폭탄을 쓸거거든?! 


“엄청 빤짝일거야! 놈들은 눈치채기도 전에 사라질걸?!?!”


“자. 질문.”





“…………”


“…………”


어디서부터 태클을 걸어야할지 감이 안 잡혔다.


“뭐야. 내가 쉽게 설명했는데….”


너무 쉽게 설명한게 문제지.


“그렇게 할거면 너희들끼리하면 되는거 아냐?”


뱀년이 손을 들고 당돌하게 말했다.


나도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의견에 동의했다.


이번엔 의견이 제대로 일치했구만 그래.


“그건 안돼요.”


탈론 페더가 의자에서 일어나 우리 쪽으로 다가왔다.




“저희 머릿속에는 군에서 관리하는 ID칩이라는게 있어요. 도시에 있는 모든 군용 바이오로이드들은 이 칩을 통해 출입을 허가받을 수 있어요. 그런데 저희는 불온세력이라 아마 본거지에 발을 들이기도 전에 발각 될거에요.”


“그나마 다행인건 우리 케시크가 515 대대 놈들하고 연줄이 있어서 출입은 쉽게 할 수 있다는거야.”


카우보이 여자가 케시크라는 여자의 어깨를 토닥여주었다.


하지만 케시크라는 여자의 표정은 마냥 밝지만은 않았다.


“그래서 ID칩이 없는 우리가 들어가라?”


“네! 정답이에요!”


뱀년의 말에 탈론 패더는 작게 박수를 쳤지만 나와 뱀년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않았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 당장이라도 도망치고싶었다.


불가능에 가까워보이는 작전….


“좋아. 그 다음엔 뭘 하면 돼?”


이 씨발년이..?


“오. 역시 스트립 걸 씨. 말이 좀 통하는걸?”


카우보이 여자가 박수를 짝짝 치대며 나와 뱀년 앞에 앉았다.


소매에서 담배 한개비를 꺼낸 다음 담배에 불을 붙이고는 숨을 있는 힘껏 들이마셨다.


그러고는 다시 숨을 있는 힘껏 내쉬었다.


담배의 매캐한 향이 코를 찔렀다.


담배연기가 스멀스멀 기어오르자 카우보이 여자의 표정도 바뀌었다.


그녀의 표정이 바뀌자 그녀를 따르던 부하들의 표정도 바뀌었다.


바보같고 장난스러운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본거지로 들어가면 도시관리실이라는 곳이 있을거야. 거기 있는 그렘린이라는 년을 족친 다음. 그 년이 가지고있는 단말기를 죄다 부숴. 그럼 나머지는 우리가 다 할게. 오케이?”


“알았어.”


“…………..”


뱀년은 쉽게 입을 열었지만 난 입이 떨어지지않았다.


숨이 턱 막힐 정도로 옥죄여오는 분위기 때문이었을까?


땀이 삐질삐질 흘렀다.



“오케이..?”


카우보이 여자가 날 노려보며 다시 담배연기를 후-하고 뱉었다.


모두의 시선이 나를 향해있었다.


씨발…


“……알았어요..”


“좋아! 그럼 지금 당장 실천이야! 케시크! 빨리 준비해!”


“ㄴ…네!!!”


“……하아….”


어쩌다 일이 이 지경이 되었을까…


이제와서 후회하기엔 너무 늦은걸까..?












“입구까지는 제가 알아서 할테니 두 분은 상자 안에 조용히 계시면 되요.”


덜컹거리는 트럭 안.


나와 뱀년은 그리고 케시크는 515 대대의 본거지를 향해 가고있었다.


어두운 눈길을 헤드라이트만을 의지한채 도로를 따라서.


바퀴가 굴러가는 소리와 눈이 밟혀서 뽀드득거리는 소리만이 가득한 짐칸이 무료해지기 시작한 나는 상자에서 일어났다.


“저기. 궁금한게 있는데요..”



“뭔가요?”


“어째서 515 대대 놈들하고 싸우는겁니까?”


“………”


케시크는 백미러로 나와 뱀년을 흘겨보았다.


살짝 불편해보이는 기색이었다.


“…..515 대대 놈들은 도시의 모든 자원을 독점하고있으니깐요..우린 그걸 도시의 바이오로이드들에게 나눠줄려고하는거고요……”


천천히 또박또박 한글자한글자씩 말한 케시크는 다시 백미로로 나와 뱀년을 흘겨보았다.


무언가 눈치를 보는 듯 했다.


“그게 전부인가요?”


“……예…그게 전붑니다…”


좀 수상해보였지만 나도 더 이상 묻지않기로 했다.


그렇게 얼마나 도로를 달렸을까 화려한 조명이 트럭을 감쌌다.


“숨으세요..”


“네?”


“빨리 숨으세요..! 빨리..!!”


케시크의 말에 나와 뱀년은 상자 안으로 숨었다.


어두컴컴한 상자에서 할 수 있는거라고는 바깥에서 나는 소리를 듣는 것 뿐 이었다.


“어어? 케시크. 또 왔네?”


“네..! 아직 의약품 보급이 남아서요..헤헤..”


“어휴..고생이 많네. 기다려봐. 문 열어줄게.”


“네..!”


사이렌 소리가 세번 정도 울리더니 끼익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마 문이 열리는 중 이겠지.


“여어 들어가!”


“네! 감사…”


이대로 무난하게 본거지에 입성…


“경고. 경고. 허가받지않은 ID칩이 있습니다.”


하나싶었다.


시끄러운 사이렌 소리가 상자 안에서도 크게 들릴 정도로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어라..?”


“뭐야…아잇…씻팔..또 지랄이네..미안해. 케시크. 좀만 기다려줘봐.”


“…네…”


연기 똑바로 해…


불안해하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구만…


“씻팔…! 이 좆같은 싸구려 기계..!”


기계를 때리는 듯 쾅쾅대는 소리가 다섯번정도 들렸다.


옛말에 기계는 때려야 고쳐진다는 말이 생각났다.


“어?! 됐다!”


옛말 틀린거 하나도 없다더니…사실이었나보다.


“헤헤..옛날 기계가 다 그렇죠 뭐..”


“나중에 고치든가 해야지..뭐..가뜩이나 부품도 없는데…”


“그렇죠 뭐..헤헤..그럼..”


시끄러운 사이렌 소리가 멎자 트럭은 다시 앞을 향해 나아갔다.


좋아..이대로 다시 본거지에 입성…


“잠깐.”


하나싶었다.


“부…부관님..? 여..여긴 어쩐 일로…”


“경고음이 시끄러워서 말이죠…무슨 일이죠?”


“아아. 여기 이 친구가 저희 허가받고 의약품을 보급하는 친구인데 오류가 났는지 허가받지않은 ID칩이 있다고해서요..해헤..”


“호드 쪽 바이오로이드 아닌가요?”


“네..? 네..네에..호드 쪽 바이오로이드이긴한데 그런 불량배들하고는 전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친굽니다. 저희 편입니다…”


“그럼……잠시 확인 좀 해도 되겠습니까?”


씨발?


“네…?”


“확인 좀 하자고요. 왜요? 저희 편이라면서요. 그럼 저희에게 트럭 안을 보여줄 수도 있잖습니까?”


“네..? 하지만..그게…”


“확인 좀 하자고요..이건 부탁이 아닙니다.”


“……네…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문이 열리고 그녀가 트럭에서 내려 짐칸으로 다가오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


“………..”



씨발. 좆됐다.






모음집


재미에 감동도 없는 글에 못나기까지한 그림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