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거모음


밝은 형광등 불빛 아래에서, 세명의 여성들이 각자 가쁜 숨을 토해내고 있었다.


"후우, 후우. 주, 공...♡"


"주공, 주공. 주고옹..."


두 쿠노이치 자매 중 제로는 바닥에 누워 여운을 즐기며 몸을 떨고 있었고, 카엔은 제로의 몸 위에 겹쳐진 채로 계속하여 철남을 불러대기만 할 뿐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 여성인 시라유리는...


"흐엣, 으엑. 으흑. 선생님...갱쟝해요옷♡"


철남의 아래에 깔려 신음과 교성을 내뱉고 있었다.


"으호오옥♡"


그런 시라유리도 머지않아 조수를 내뿜으며 절정을 맞이했고, 철남은 몸에 힘이 풀린 시라유리를 내버려두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후우...세 사람, 지난번보다 더 쉽고 빠르게 가버린것같은데...?"


"주공의 손길이, 닿기만해도...너무 기분이 좋아서..."


제로의 대답에, 철남은 자신이 이렇게 된 원인을 떠올려보기로 했다.


"접촉만으로 이렇게 되는건가...? 역시 그때 뭔가 된건가본데."


'헬스장에서 필사적으로 체취의 발산을 참으려했고, 그게 어떻게든 효과를 발휘했지만 이제와서 갑자기 폭발한건가...?'


아무리 생각해도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건 그것밖에 없긴 했다.


'그것도 있을테고, 방금전에 시라유리가 유혹해서 흥분한것도 있을것같고...아무래도 참고있다가 나중에 흥분하면 그렇게 되는것 같은데. 참는거야 나쁘지 않지만 이렇게 되는거면...영 안좋은데.'


철남은 방 바닥에서 쓰러진채 절정의 여운에 젖어 아직도 경련하고있는 세 여자들과 여전히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자신의 하반신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개인적으로는 계속 이어가고 싶어도, 의식이 거의 없다시피한 상대와 하는것은 조금 꺼려졌다.


"쓰읍...혼자서 해야하나."


철남이 그렇게 혼자만의 해결방식을 사용하려 할 때, 휴대폰에서 진동이 울렸다.


우우웅-


"응? 전화?"


전화의 발신인은 다름아닌 티타니아였다.


"네, 사장님."


-내일부터 다시 출근인거, 알지? 키르케랑 같이 봉사활동까지 다녀올 정도면 다 괜찮아졌겠네?


"네, 괜찮아요. 출근 가능하고."


-그래, 내일 늦지말고...그보다, 저녁은? 먹었어?


"아니요."


'저녁도 안먹고 바로 돌입했으니까...'


-그래? 잘 챙겨먹고 다녀.


"...사장님?"


-왜?


"지금 저희 집 오실 수 있어요?"


-...시간, 언제까지 비울 수 있는데?


"계속요."


-기다려. 금방 갈게.


티타니아는 곧바로 전화를 끊었고, 철남은 그녀가 올때까지 기다리며 바닥에 흐른 여러 액체들을 닦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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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동-


초인종이 울렸다.


사장님...아니, 여왕님이 오신거겠지.


현관으로 나가서 문을 열어주자, 평소와 다르게 향수의 냄새가 조금 진하게 나는 여왕님이 서있었다.


"나 왔어. 오는길에 식사도 시켜놨고, 느긋하게 둘이서 이야기나 좀 하려고...응?"


여왕님은 문이 열리자마자 안쪽으로 들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도중, 나를 보고 움찔했다.


"너, 너...뭘 벌써부터 그러고 있는거야...?"


내가 지금 입은것도 없고 하반신은 준비태세가 완벽하게 갖춰져있는 상태라서 당황할만하다.


"어서와요, 여왕님. 지금 이게 영 가라앉지를 않아서 말이죠...도와주실래요?"


"너....이러려고 부른거야? 변태새끼."


티타니아 여왕님은 평소의 차가운 눈으로 날 노려봤지만, 그러기 싫은 마음은 없는지 얼굴에는 홍조가 드러나있었다.


그리고 그 때, 안쪽에 쓰러져있는 세사람..누군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중에 한명이 신음소리를 내뱉었다.


"으으응♡"


"무슨소리야?"


그 소리를 들은 여왕님은 곧바로 안쪽을 확인했고, 이내 쓰러져있는 세 사람을 발견했다.


"너...아니, 아니다. 이미 전적이 있지...그보다 너, 진짜 나쁜새끼인거 알아?"


여왕님은 매서운 눈으로 다시 나를 노려보았지만, 나는 그 눈빛에 쫄지 않았다.


"저도 아는데, 여왕님 보고싶어서 부른거에요."


"읏....말은 잘해. 샤워하고 올게."


내 대답에 붉어지는 얼굴을 감추며 욕실로 향하는 여왕님의 모습이 귀여워서 그냥 두고 싶었지만, 내 몸도 지금 급하다.


"그동안 못기다려요. 그보다, 여기는 이미 준비 완료 아닌가?"


나는 곧바로 여왕님의 치마로 손을 넣었고, 촉촉한 안쪽을 슬쩍 휘젓자...


"잠, 잠깐...으호옥?!"


역시나, 앞선 세사람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으윽, 흐읏♡ 너...뭐야..."


나는 그대로 여왕님의 드레스를 벗겨내며 귓가에 작게 속삭여주었다.


"기대하세요."


"흐응♡"


그렇게 나는 곧바로 여왕님과의 결전에 돌입했고, 내 능력이 시간이 지나며 약해진건지 아니면 여왕님이 강인한건지 몰라도 티타니아 여왕님은, 앞선 세사람보다 훨씬 냉정했었다.


하지만 그 냉정했다는게 이성이 남아있다는거지, 침착하고 냉철하게 상황을 파악한다는 뜻은 아니었다.


띵동-


"익스프레스 콜입니다! 배달시키셨죠?"


배달이 온 상황에서도, 여왕님은 나를 안고 놓아주지 않았으니까.


"안아죠오오...응? 사랑해♡"


말을 할 수 있을정도의 이성은 남아있었지만, 상황을 파악하는 판단력이 전부 사라진 여왕님은 내 허리를 다리로 감고 놔주지 않았고...


똑똑똑.


"계세요? 결제받아야하는데요~"


"제로, 카엔..."


어쩔 수 없이 배달을 받게하려고 세 사람을 불렀으나, 셋은 기력이 다한듯 잠들어있었다.


"......"


...어쩔 수 없나.


나는 지갑을 가지고 나가 여왕님을 '장착'한 상태로 문을 열었고, 배달원이 최대한 안쪽의 상황을 못보게 하려했다.


"카드 결제죠?"


"네!"


다행히 카드를 건네주고 받는데에는 아주 좁은 틈만 있어도 됐고, 배달원은 문 안쪽의 상황에 큰 관심이 없는지 눈치채지 못했다.


"네, 다 됐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그러나...배달원이 건네주는 음식을 받을때가 문제였다.


여왕님은 대체 왜 피자를 시킨걸까...받으려면 문을 더 열어야하는데...?


미친듯이 빠르게 열고 닫으면 문제 없지 않을까?


다행히, 여왕님도 나를 꼬옥 안고만 있고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태였다.


좋아, 빠르게 받고 빠지면 된다.


그렇게 문을 열고 봉투를 받아 든 순간, 여왕님이 내 목덜미쪽으로 올라왔다.


"키스해줘..."


그리고 그 갑작스러운 동작때문에 내가 문을 여는데에 들어간 힘이 조금 더 강해져버렸고, 결국 문이 활짝 열리고 말았다.


"엇."


"엣?"


"아..."


이 각도에서라면 안쪽에 있는 세사람의 일부도 보일거고, 나와 여왕님이 서로 연결된 상태도 잘 보이는 각도였다.


그리고, 배달원은 그걸 봤는지...


"어, 어어..어어어...? 시, 실례했습니다악!"


다급히 도망치기 시작했다....앞으로는 배달 못시켜먹겠네.


"키스해줘어...빨리..."


여왕님은 여전히 나에게 키스를 요구하고 있었고...나는 입술 대신 자궁에 키스를 해주었다.


"시끄러워, 누구 때문에 무슨 꼴을 당했는데!"


"흐오옥?!"


그렇게 내 부끄러움과 억울함과 분노를 담은 진심 키스에 여왕님은 겨우 유지하던 이성마저 날아가버렸고, 여왕님마저 지쳐나가떨어질 쯤에야 내 하반신도 만족한듯 가라앉았다.


네명의 헐벗은 여성이 바닥에서 땀에 절은 채 쓰러진 모습을 내려다 본 나는, 어떻게든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겠다고 굳게 마음먹었다.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도구라도 사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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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나는 사장님을 떠나보낸 뒤 시라유리를 데리고 미호를 태우러 갔다.


"어머, 미호양. 좋은 아침이네요."


"...학생회장? 어째서 여기에?"


"우후후, 미호양이 매일 선생님의 차를 타고 등교하는 모습을 보니 재밌어보여서 저도 한번 해봤답니다."


시라유리의 장난기 가득한 대답에, 미호는 눈살을 찌푸리며 나를 쳐다보았다.


"쌔앰...벌써부터 다른 여자 태우고 다니기에요? 차에 아무나 막 올라타도 되려나 몰라..."


미안, 근데 어젯밤엔 내가 얘 위에 올라탔었단다...


"아무나 막 올라탄다고 말하니 생각난건데, 지난번에도 같이 타지 않았었나요? 그때 저는 제법 재밌었는데 말이죠."


"생각해보니 이번이 첫번째도 아니네."


지난번에 실수로 다른애들을 태웠던 이야기를 하자, 미호도 그때가 생각난건지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래도 조수석은 제 자리라고 인정해주셨나보네요. 여기만 침범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타도 괜찮아요."


"어머, 그럼 다음부터는 종종 올라타야겠네요. 선.생.님.의 차에♡"


여기서 대놓고 그렇게 말하지 마, 이자식아...


"으우...쌤, 빨리 학교로 데려다줘요. 학생회장이랑 말 섞으니까 기운이 쭉쭉 빨리는 기분이에요."


"나도 가끔 쟤랑 대화하면 기운이 빨리는 것 같을 때가있어."


"그렇죠?"


물론 어제는 진짜 기를 빨렸지만...


'아핫, 입으로 봉사해드릴게요♡'


다른것도 빨리긴 했고.


"어머, 그럼 기력을 보충하게 제가 좋은 보양식이라도 대접해드릴까요?"


"공부하느라 기력 없는 학생분들이나 많~이 드십쇼, 나는 아직 젊어서 필요없단다."


"글쎄요, 젊기로는 저희가 더 젊은데 말이죠."


"나 참, 한마디를 안지네?"


말은 몰라도 몸은 빠르게 패배하던데.


'으긋, 흐옥? 제..제가 졌어요, 선생니이임♡'


"제가 패배에 대해서 조금 민감하거든요."


확실히 패배한 몸이 민감하긴 하더라.


'아앗, 거기♡ 민감한데에엥!'


"네에, 네에. 농담따먹기 하는동안 도착했다. 늦기전에 빨리 내려."


뭐 어제는 내가 시라유리를 따먹었고.


"미호는 학교 잘 갔다오고, 너는 사람가지고 장난 그만치고."


그러면서 은근히 내가 시라유리를 가지고 장난도쳤지만.


'선, 새행, 니임♡ 장난치지, 마시고오오... 넣어주세요오♡'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낮일때의 얘랑 밤에 내 앞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진짜 극과 극이다.


여자들은 누구나 가면을 쓰고 산다는데...얘는 가면이 몇개인걸까...


"그럼 쌤, 다녀오겠습니다~"


"저도 다녀오도록 하죠."


"다녀오지말고 그냥 가. 뭘 또 오겠다고 말하고 가냐."


그렇게 둘을 떠나보낸 뒤, 나는 차를 몰고 집에 들른 다음 약속장소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차 안에는 쿠노이치 자매가 사복차림으로 타있었다.


"주공. 운전. 잘해."


"평소의 호위에서 따라다니며 느낀것이긴 하지만, 차에 타고 이동하는것이 참으로 편안하군요..."


원래라면 리리스의 컴패니언이 동행해야했지만, 오늘은 쿠노이치 자매가 나를 근접거리에서 지켜주기로 해 동행하지 않기로했다.


내가 그 제안을 리리스에게 전하자, 리리스도 경호업체를 정리하는게 상당히 바쁜지 냉큼 받아들였었고.


사실, 쿠노이치 자매가 은신하여 나를 뒤따르지 않고 이렇게 공개적인 사복 차림으로 나와 함께 다니는것에는 또다른 이유가 있었다.


오늘 아침. 내가 테마파크에 간다고 하자 제로가 나에게 말을 걸어왔었다.


"주공, 저희에게 부업...그러니까 위장 신분과 직업이 있다는건 알고 계시겠지요?"


"그렇지."


"그 위장 직업...부업의 관계자쪽에서 간만에 일 관련 연락을 받았는데, 거절하려했으나 와달라고 부탁한곳이 오늘 주공께서 가시는곳의 행선지와 겹쳤습니다."


"...테마파크 직원이야?"


나는 처음에 제로나 카엔이 워울프나 하이에나처럼 언더커버 요원 뭐 그런걸 한줄로만 알았었다.


손님으로 위장한 보안요원같은거. 뭐, 닌자니까 아예 숨어있어도 문제는 없었겠지만 그럴듯한 상황이 필요하겠지.


<지나가던 손님의 도움으로 무장괴한 검거> 와 <갑자기 나타난 닌자가 무장괴한을 몰살>, 이 두개를 두고 봤을때 후자가 엄청 재밌어보이긴 하지만 너무 뜬금없으니까.


....닌자라면 갑자기 나타나도 별로 이상한건 아니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하던 때에, 제로와 카엔이 내 질문을 부정했다.


"그거. 아니야. 다른거."


"테마파크 소속은 아닙니다만, 부업의 관계자가 이번에 테마파크에 올 일이 있는데 일손이 부족하다며 저희에게 연락해온것입니다."


도저히 짐작할 수 없었기에, 대체 어디의 뭘까 싶어서 질문하고 싶었지만...그건 그때의 즐거움으로 남기기로 했다.


"뭔지 짐작이 안가는데...그럼 테마파크에서 알아볼테니까 나중에 말해줘."


어차피 테마파크에서 말해줄 테니 그냥 기다리는것도 나쁘지만은 않았으니까.


"네, 주공."


그렇게 두 쿠노이치 자매를 태웠지만 오늘 테마파크에 가기 위해 태울 사람이 몇명 더 있었기에, 나는 차의 핸들을 꺾어 성당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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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파크, 대기실-


야외공연이나 퍼레이드, 그리고 각종 행사를 진행하기 전 무대에 오르는 연예인들을 위한 대기실에서 두명의 소녀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백토, 준비됐나요?"


생글생글 미소짓는 화사한 소녀, 모모.


"언제든 준비만전이다, 모모."


날카로운 눈빛과 침착한 분위기의 소녀, 백토.


"좋아요, 그럼 오늘도 꿈과 희망을 안겨주는 마법소녀가 되도록 해봐요."


"당연하지."


두 소녀는 <마법소녀 매지컬 모모>의 두 주연 마법소녀였고, 오늘 있을 행사를 위해 테마파크에 와있었다.


"비스마르크의 공연때문에 저희가 야외무대로 쫓겨난건 조금 아쉽지만...뭐, 관객참여형으로 바뀌었다고 생각하면 편하겠죠? 휴, 이런건 현장 스탭이 필요한법인데..."


두 소녀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대기실의 문이 열리며 누군가가 들어왔다.


"모모! 희소식이다!"


그것은 이번 공연을 맡은 PD였다.


"별것 아닌걸로 호들갑을 떠는건 아니겠지?"


"네? 무슨일이죠?"


모모의 물음에, PD는 흥분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소리쳤다.


"연락 끊겼던 아시카가 자매가 오늘 참여한대!"


"우와, 그건 진짜 희소식이네요!"


"호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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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각, 테마파크 내 콘서트 홀 대기실.


야외무대와 달리 여러가지 특수장치와 조명을 사용할 수 있는 콘서트 홀은 뮤지컬이나 공연 등에 더욱 적합했고, 그 때문에 비스마르크 사의 <드래곤 슬레이어>외전 공연이 본래 이곳에서 예정되어있던 <마법소녀 매지컬 모모> 공연대신 진행될 수 있었다.


대기실 내에서는 이번 공연의 주역이자 비스마르크의 간판 배우 중 한명인 사이클롭스 프린세스가 연기를 연습하고 있었다.


"후, 후, 후...이리된것도 다 하늘의 뜻. 나는 이제부터 진조의 공주로써 살아가겠노라!"


그녀가 한창 대사를 연습하고 있던 그 때, 그녀의 휴대폰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울렸다.


-...다 좋은데, 공연이 너무 밋밋하게 끝나는거 아니야? 그 이전에, 긴장 좀 풀어.


그녀의 친구이자, <드래곤 슬레이어>에 출연하는 페레그리누스 역의 성우를 맡은 페레그리누스(가명)였다.


"밋밋하다니? 나를 우롱하는 것이냐? 그리고 전혀 긴장하지 않았다! 잠을 뭘로 보고!"


그런 페레그리누스의 말에 사이클롭스 프린세스는 눈을 부릅뜨며 화면을 노려보았지만, 페레그리누스가 그렇게 말하는 타당한 이유가 있었다.


-아니, 원작을 다 아는 팬이야 뭐 어떻게 이어지는지 알겠지만 처음 보는 사람한테는 이게 어떻게 이어질지 어느정도 알게 해줘야지. 애초에 이번 공연...그 녀석한테 하는거잖아? 내가 대충 보니까 하나의 이야기로는 깔끔한데, 외전이나 프리퀄이라기엔 서비스가 조금 애매해.


페레그리누스의 말에, 사이클롭스 프린세스는 그 매섭게 노려보던 기세를 거둔 뒤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런가...?"


-그래, 뭔가 이스터에그성 대사를 넣는건 어때? 아니면 한마디의 팬서비스 느낌의 대사라던가.


"그건 작품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느냐?! 기각이다, 기각."


-기껏 생각해서 말해줬더니!


사이클롭스 프린세스는 페레그리누스의 제안을 단칼에 거절했고, 그녀가 거절하자 휴대폰에서 인자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 생각도 같단다. 물론 많은걸 바꿀수는 없겠지만...아주 작은 암시, <드래곤 슬레이어>의 이야기에 합류하게 될거라는 아주 약간의 암시만 남겨도 확실한 연결고리가 생기지 않겠니?


"으음, 그 말을 들으니 그럴듯하구나."


-야! 내가 말한거랑 뭐가 다른데?!


"많은게 다르다! 많은게!"


-아무튼 긴장 풀어!


"어떻게 긴장을 안하겠느냐! 처음 공연을 봐주는 사람이다! 그 옛날의 첫 두근거림 이상으로 긴장된단 말이다!"


-그러니까 긴장을 풀라니까!


"긴장이 되는데 긴장을 어떻게 풀겠느냐!"


-아오오오!


"아오오오!"


그렇게 대기실에서는 연기연습 대신 말싸움이 이어지기 시작했지만, 사이클롭스 프린세스의 마음속에 있던 긴장감은 알게모르게 사라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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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각, 야외무대 앞.


"아무도 없나...."


"우효~! 누구보다 모모님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제일 앞자리라니!"


푸른 머리의 여성이 가방에서 낚시터에서 쓸법한 접이용 의자를 꺼내 무대 앞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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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화

별도로 빼놓는 떡씬이 아니라 표현을 약하게 하고 대강 넘기려고 했는데 공지때문에 챈이 흥분하는것 같아서 피를 머리가 아니라 하반신으로 보내라고 조금 디테일하게 추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