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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앤의 보고를 받은 사령관은 곧바로 로버트를 불렀다. 타이런트를 창조한 그라면 더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나온 행동이었다.



 모든 정보를 받아들인 로버트는 고작 10초만에 해답을 냈으니 결과적으로 그 행동은 매우 효과적이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령관 각하, 이 정보가 모두 사실이라면 타이런트는 인간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두 사람의 시선이 자신에게로 향했음을 확인한 로버트가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타이런트는 학습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배운 모든 것을 기록하는 시스템이지요. 하지만 오르카의 타이런트는 학습 기록에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지웠을 가능성은 없어?”


“삭제된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학습하지 않은 것도 아닙니다. 즉 타이런트는 기존의 학습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고 기억 및 학습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로버트가 잠시 머뭇거리더니 말을 이어갔다.



"...이전에 지금과 비슷한 경우를 본 적이 있습니다. 타이런트의 폭주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세뇌 교육을 시킨 5살 아이의 뇌를 디지털화 한 경우와 유사합니다."



또 다른 인류의 만행을 들은 사령관의 표정이 찡그려졌다. 본능에서부터 혐오감이 차오른 것은 리앤도 마찬가지였지만 그녀는 그 감정 속에서도 로버트의 발언의 꼬리를 잡아냈다.



“유사하다는 건 조금은 다른 점도 있다는거지?”



리앤의 말에 긍정을 표시한 로버트가 손을 움직여 입체영상을 소환했다. 푸른 빛을 내뿜으며 허공에 뇌의 입체영상이 떠오르더니 로버트의 손이 움직임에 따라 크기가 줄어들었다.



“현존하는 두뇌 디지털화라는 기술은 이식이나 변형보다는 복제에 더 가깝습니다. 책으로 비유하자면 원본을 복사해 새로이 판본을 만드는 작업과 비슷합니다.”



뇌의 입체영상에 4개의 손을 전부 가져간 로버트가 손가락을 움직이자 허공의 뇌는 두 개로 늘어났다. 하나는 본래의 모습을 유지했지만 다른 하나는 전기회로의 형태로 변해버렸다.



“하지만 타이런트의 경우는 그렇지 않습니다.”



또다른 뇌를 소환한 로버트가 다시 손을 움직이자 뇌의 형태가 변하기 시작했다. 쭈글거리던 표면은 매끈해졌고 둥글던 외형은 각지고 납작한 형태로 변했다. 몇 초 지나지 않아 뇌는 일종의 기계부품과 같은 모습으로 변해있었다.



“사람의 두뇌 그 자체가 기계의 형태로 변화한 것입니다.”


“그게 가능해? 인간의 뇌를 완벽히 기계로 전환했다고?”


“저도 믿기지는 않습니다만 모든 정보가 그것이 정답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건 펙스의 기술을 총동원해도 불가능합니다. 아니 이건 과학과 기술의 영역을 벗어났습니다. 신의 영역입니다.”



표정도 목소리의 변화도 거의 없는 로버트였지만 리앤도 사령관도 그가 무척 흥분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과거의 폭주 A.I시절처럼 난폭하지는 않았지만 그 내면에는 광기에 가까운 기술에 대한 집착이 옅보였다.



"만일 그렇다면… 타이런트는 명령권을 사용할 수 있는거야?"


"불가능합니다. 타이런트에게는 뇌파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마 의도적으로 뇌파를 가지지 않도록 제작된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인간이라는 사실이 쉽게 알려질 일은 없겠네. 이제 남은 문제는 타이런트가 어떻게 수많은 정보를 알고 있느냐는 것인데..."



사령관의 말에 기다렸다는 듯 리앤이 입을 열었다.



"사실 조금 이상한게 있어. 타이런트는 바이로이드 리앤이 아니라 오르카의 리앤이라는 개인적인 개체에 대한 정보까지 알고 있는 것 같아. 그런데 그 정도로 자세한 정보를 아는거 치고는 조금… 바보 같다고 해야할까?"


"동의합니다. 스스로 정보를 얻은 것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에게 관련 정보를 받아낸 것 같습니다. 정보를 제공하는 제 3의 세력이 존재했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아마 타이런트를 제작한 집단과 동일할 것 같습니다."



제 3의 세력까지 언급되자 사령관의 머리 속에 어두운 감정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펙스, 철충, 별의 아이만 해도 벅찬데 알 수 없는 또 다른 세력이 추가되니 용기보다는 막막함이 앞섰다. 갈수록 늘어나는 위험요소에 대한 불안이 그의 머리를 강하게 짓누르기 시작했다.



그런 사령관의 마음을 읽어보기라도 했는지 리앤이 입을 열었다.



“왓슨 이건 내 생각이지만 타이런트든 그를 만든 세력이든 우리에게 해를 끼치지는 않을 것 같아. ”



사령관이 그 이유를 갈구하듯 고개를 들었다. 자연스레 그와 눈이 마주친 리앤이 차분히 설명을 이어갔다.



“제 3의 세력은 뇌파를 이용해 타이런트에게 명령권을 부여할 수 있었어. 그런데 고의적으로 명령권이 없도록 만들었잖아. 전쟁 중에 최고 권력자의 자리를 노릴 수 있는 존재는 그 자체로도 위험이 되는 거 알지?”


“타이런트를 만들어낸 세력은 나에게 위험이 가지 않는 선에서 오르카를 도우려 했다는 거야?”


“정답이야. 왓슨, 타이런트가 이상할 정도로 오르카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알바트로스의 세력을 만난 시점에서 타이런트는 오르카를 버리고 그들과 활동하는게 더 이득이었을거야. 하지만 그러지 않았잖아.”



리앤이 상냥하면서도 단호하게 말했다. 그 이면에는 사령관을 향한 충고도 담겨있었다. 



“문서를 읽어보고 잠깐 대화를 나눈 것 뿐이지만 타이런트가 위험할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아. 꿍꿍이가 있는 사람 특유의 꺼림칙한 분위기는 없었거든.”



사령관의 두통이 조금 옅어졌는지 그의 표정도 살짝 풀어졌다. 갑자기 암울해진 분위기에 눈치만 보던 로버트는 그제서야 하려던 말을 꺼낼 수 있었다.



"각하, 무슨 일이 있어도 타이런트의 정체가 알려지는 상황은 피하는게 좋을 듯 합니다."


“...레모네이드들 때문이지?"



자신이 해킹당하던 순간을 떠올렸는지 로버트의 머리에서 새어나오던 붉은빛이 잠깐 점멸했다. 단순한 빛의 점멸이었지만 그 안에는 공포가 담겨있었다.



“예... 타이런트에게 적용된 기술을 응용한다면 회장들을 부활시킬 방도를 마련할 수 있을겁니다. 레모네이드들이 이 사실을 안다면 전면전에 나서겠지요.”



합리적인 추론이었다. 레모네이드들이 요정마을에서 한 행동만 봐도 그녀들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은 자명했다. 



“좋아. 오늘 나온 이야기는 전부 비밀로 하자. 그리고 우리가 아무리 정체를 숨긴다해도 타이런트가 해킹당한다면 모두 의미없는 짓이 될거야. 로버트 해결할 수 있겠어?”


“오래 걸리지는 않을겁니다.”


“좋아 그러면 곧바로 작업에 착수해줘”



사령관의 부탁을 마지막으로 길다면 길었던 회의가 끝이 났다. 




***




복원된지 얼마 되지 않았어도 리앤의 능력은 출중했다. 그녀의 추리력과 눈썰미는 떨어진 나뭇잎만으로 숲을 꿰뜷어 볼 수 있는 신기에 가까운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눈조차 찾아내지 못하는 것은 존재했다.



탈론페더의 촬영장치가 그런 물건 중 하나였다. 사령관실에도 복도에도 그리고 격납고에도 촬영장치는 숨겨져있었지만 리앤은 그 중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했다.



리앤의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그저 탈론페더는 오르카의 비밀공간을 제 손 보듯 하고 있지만 리앤은 그런 공간이 존재하는지도 모르고 있다는 단순한 정보의 차이 때문이었다.



그 때문에 촬영장치는 방금 타이런트에 관한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그 본분을 다하고 있었다.



물론 그녀의 취향이 아닌 업무 관련 이야기는 보통 대충 넘기는 편이었기에 운이 좋았다면 그녀는 오늘도 평범한 일상을 보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행운의 여신은 그녀의 편이 아니었다.



하필이면 로버트가 판단을 내린 순간부터 영상이 녹화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영상을 틀자마자 탈론페더의 귀에 도저히 그냥 넘길 수 없는 음성이 들리게 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타이런트는 인간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에…?”



잘못 들었겠거니 하면서도 영상을 몇 초 정도 뒤로 감았다가 다시 재생하자 방금 그 음성이 반복되었다.



[사령관 각하, 리앤의 말이 사실이라면 타이런트는 인간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아?!"



자신도 모르게 큰 소리를 내버린 탈론페더는 반사적으로 입을 막았다. 아무도 없는 공간에 있음에도 누군가 들은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주변을 잠시 둘러본 그녀는 이내 영상을 다시 돌려봤다.



사령관, 리앤, 로버트가 모두 타이런트가 사람이었다고 말하고 있었다.



처음에 느낀 것은 당황이었다. 그러나 그 감각이 사그라들자 호기심이 그녀의 머리를 채워나갔다. 이성을 잠재울 정도로 강렬한 호기심이었다.



결국 탈론페더는 사령관실에서 오고 간 대화를 모두 듣게 되었다.



“…저질러버렸다.”



순간의 충동으로 과자를 전부 먹어버리고 야단 맞는 것만 기다리는 아이처럼 뒤늦게 후회해도 변하는 것은 없었다. 그녀의 머리 속에는 사령관이 숨기려고 한 비밀이 빼도박도 못하게 단단히 자리를 잡고 있었다.



“괜찮아... 그냥 평소대로 지내면 아무 일 없을 거야. 아무도 눈치 못 챌거야.”



억지로 표정에 미소를 끌어올린 페더는 곧장 비밀공간에서 튀어나왔다. 어째서인지 당장 돌아가 쉬고 싶다는 강렬한 피로가 느껴졌다.




***





"요즘 페더가 좀 이상하지 않아?"



샐러맨더, 케시크, 하이에나와 건전한 카드게임을 하던 워울프가 갑자기 말을 꺼냈다. 



"또또또 속임수 쓰려는거지? 내가 또 속을거같아?!"


"아니 그렇게 생각하지 말고. 진짜 이상하지 않아?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어. 멍때린다고 해야하나? 밤에 부스럭거리지도 않고."


"흠.. 그건 확실히 이상하네. 생리통이 좀 심한가?"



카드를 섞던 샐러맨더가 던진 의문은 케시크가 받아쳤다.



"탈론페더씨의 생리는 1주정도 남았어요. 생리 때문은 아닐거에요."



그제서야 호드의 대원들은 이 자리에 그 누구도 탈론페더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왠만한 일은 전부 털어놓고 술안주로 삼는 그녀들이기에 그 사실은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그러면 아무도 페더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는거야?"


"스카라비아씨께 물어볼까요?"


"케시크, 스카라비아가 그 이유를 안다면 지금까지 번 참치캔을 전부 너에게 줄 수 있어. 카멜은 어때?”


“안 그래도 오기 전에 물어봤어. 전혀 모르겠다고 하더라고”



그녀들로서는 드물게 꽤 긴 시간 동안 침묵이 유지되었다. 긴 시간이라 해봤자 10초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녀들 기준에서는 영겁과도 같은 기나긴 세월이었다. 낮선 침묵이 어색했는지 케시크가 쭈뼛거리며 말을 꺼냈다.



“대장님께서는 뭐라도 알고 계시지 않을까요?”


“그러네 왜 그 생각을 못했지? 우리 케시크 똑똑하네?”


“그럼 대장한테 물어보기 전에… 해야하는 일부터 마무리 짓자고?"



워울프가 손에 들고 있던 카드를 모두가 볼 수 있도록 내려놨다.



"스트레이트 플러시! 내가 이겼다!"


"야! 너 밑장뺏지?"


"내 신조가 정정당당인거 몰라? 실력으로 뽑았거든?”



대원들이 칸을 찾아가 페더에 대해 물어보게 된 것은 매우 긴 시간이 흐르고 난 후였다.




***




탈론페더가 이상하다. 멍 때리는지 불러도 대답이 늦거나 없는 경우가 생겼고 평소 짓는 표정도 평소와는 많이 달라졌다.



대원들도 페더에게 무슨 일이 생긴게 아니냐고 물어본 것을 보면 내 개인적인 기분탓은 아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게 확실하다.



페더는 제 앞가림을 못 할 정도로 무른 여자가 아니다. 그런데도 저런 분위기를 품고 있다는 건 스스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생겼다는 뜻이겠지.



그렇다면 나는 내 의무를 다해야 한다.



“부관 잠깐 이야기 좀 나눌 수 있겠나?”


“네 대장님. 문제 없습니다.”



다만 페더에게는 안타깝게도 나는 돌려 말하는 것에는 익숙하지 않았다. 그 때문에 내 질문은 상당히 직설적인, 추궁과 같은 형태가 되어버렸다.



“요즘 들어 기운이 없는 것 같은데. 고민거리라도 있나?”



내가 다짜고짜 이런 질문부터 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해는지, 아니면 잘 숨기고 있었다고 믿고 있었는지 페더는 충격을 받은 듯 그대로 굳어버렸다.



“스스로 털어낼 수 없는 고민인가?”


“…네”



페더의 대답은 근처에서 동전이라도 떨어졌다면 묻혔을 만큼 작은 목소리였다. 



“그렇다면 나에게 의지해라.”


"하지만...그게" 


“괜찮다.“



손을 들어 페더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내 손길은 그녀를 곧잘 진정시키고는 했다. 



“걱정하지말고 나에게 의지해라. 나는  한 명의 짐을 더 든다고 쓰러질 정도로 약하지 않으니.”



천천히 움직이는 손길과 함께 페더의 눈에 담긴 불안이 작아졌다. 비록 페더가 용기를 내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처음부터 서두를 생각도 없었다. 전투와는 달리 대화는 천천히 진행해도 문제 없는 일이니까. 그 기다림이 헛되지는 않았는지 페더가 입을 열기 시작했다.



"저…사령관실을 지나가다가 엄청 이상한 말을 들었어요."



사령관실은 방음이 매우 잘되어있다. 지나가다가 우연히 대화 내용을 듣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아마 취미 생활을 즐기다가 문제가 생긴것을 어떻게든 돌려말하고 싶은 거겠지.



"무슨 말을 들었나?"



내 물음에 머뭇거리는 것도 잠시, 탈론페더는 마음을 다잡았는지 방금보다 더 명확한 목소리로 말했다.



“타이런트가… 인간이었다고 사령관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그리고 이 사실은 비밀로 해야한다고 그렇게도 말씀하셨습니다.”


“...확실한가?”


“네. 분명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무너질 뻔한 표정을 겨우 가다듬었다. 내가 흐트러진다면 페더는 분명 나에게 부담을 안겨줬다고 생각하겠지. 걱정을 덜어주려 시작한 대화가 그렇게 흘러가서야 본말전도다.



"놀랐나 보군.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사령관이 숨기려 한 진실을 들어버렸으니 더더욱."



페더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눈빛만으로 충분한 대답이 되었다.



"별일 없을거다. 이런 큰 비밀은 숨기기도 힘드니 사령관이 조만간 공표할거다. 그러면 타이런트의 정체에 대해서도 모두 알게 되겠지. 지금은 충격적인 사실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질거다."


"네.."



숨기고 있던 비밀을 털어놓는 것만으로 마음의 짐이 한결 가벼워졌는지 페더가 조금씩 평소의 모습을 되찾기 시작했다. 역시 강한 아이다.



“정 힘들다면 며칠 쉬어도 좋다. 항해 중에 호드가 나설 일은 거의 없으니 문제 없을거다.”


“괜찮습니다. 대장님.”



대답하는 페더의 표정이 평소와 같은 빛을 띄는 것을 보고서야 그녀에 대한 걱정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이제 내가 해줘야 하는 일은 없다. 남은 것은 스스로 털어낼 수 있을테니까.



페더에 대한 걱정이 사라지자 그 자리에 타이런트에 대한 생각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인간…인가.’



그가 인간이라고 생각하니 그가 보여준 헌신에 대한 의문이 생겨났다.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것으로 만들어진 인격이 어떻게 그런 모습을 보일 수 있었던걸까.



지금 당장 그에게 물어보지 않으면 영원히 그 해답을 들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엄연히 전쟁 중이다. 강하든 약하든 지위가 높든 낮든 한순간에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시간이다.



무덤 앞에서 돌아오지 않을 대답을 기다리는 것은 이제 지긋지긋하다. 



어느새 내 발걸음이 격납고를 향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