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고인이 된 M 모양은 천부적인 음악적 재능으로 수많은 명곡들을 써내려갔으나 무대공포증과 외모컴플렉스등 소심하고 내향적인 성격에 발목잡혀 예술가로서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E 모양을 대역으로 활동시키는 것으로 고스트라이터의 삶을 살아왔다. 하지만 멸망 후의 혼란과 E 모양과의 연락두절로 세상에 자신을 대신 드러내줄 페르소나를 잃어버린 M 모양은 유명 아이돌 그룹 S의 리더 S 모양의 적극적인 설득과 A 모양, B 모양의 천재적인 꽃단장 실력에 힘입어 컴플렉스를 극복하고 그림자속에서 나와 스스로를 대중앞에 마음껏 펼쳐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감동적인 성장스토리가 무색하게도 이 세상은 "그렇게 모두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는 결말을 허락하지 않는다. 가면을 벗기 위해 발랐던 화장이 새로운 가면이 되어 그녀를 옭아매고 말았던 것이다. A 모양과 B 모양이 M 모양 내면에 묻혀있던 아름다움을 끄집어내어 그녀의 용기를 북돋와주고자 했으나 M 모양은 안타깝게도 자신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신뢰하지 못하였다. 오랫동안 컴플렉스에 시달려온 부작용인것일까? 그녀는 자신의 달라진 모습 또한 E 모양과 같은 새로운 가면으로 받아들이고 말았다. 그리고 이번 가면은 E 모양과 달리 너무도 가냘프고 얄팍하여 금방이라도 벗겨질것만 같았던 것이다. 이러한 무게와 중압감을 견디기엔 M 모양의 마음의 힘이 가냘프고 얄팍하였던 것일까? 그렇게 그녀의 몰락은 눈덩이처럼 굴러갔다.


극상의 아름다움이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토해내고 경외심을 나타내게하는 하나의 강함이자 힘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힘에 심취하고 매몰되어 M 모양은 결국 주화입마에 빠지고 말았다. 단순한 화장과 코디, 스타일링 만으로는 가면을 견고하게 지킬 수 없다고 판단한 그녀는 결국 얼굴에 칼을 대기 시작하였다. 성형중독에 빠진 그녀의 말로는 주식중독에 빠진 사령관의 말로와 다를 게 없었다. 아니, 사령관의 말로보다 더욱 비참하였다. 영광스러웠던 하치 코인 고점을 잊지 못하고 멈출때를 놓친 브레이크 고장난 5톤트럭처럼 개잡주를 전전하던 끝에 아름다웠던 아이돌 M 모양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흉측한 키메라 성괴만이 거울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 다음은 독자 여러분들도 잘 알고 계시리라.


M 모양의 페르소나이자 반평생을 함께해온 파트너 E 모양은 이와같은 불행한 사건에 한동안 식음을 전폐하고 충격에서 헤어나오질 못하였다. "과거에 종자기를 잃고 백아가 탄식하며 거문고 줄을 끊었다는데 그대는 어찌 나를 두고도 거문고 줄보다도 소중한 것을 끊었는가"라며 탄식하고 E 모양은 결국 은퇴하고 말았다. E 모양은 M 모양과 함께 더블 웨딩 화보촬영을 앞두고 이런 일을 당했기에 세간에서는 안타까움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한편으로 E 모양은 이번 기획 때문에 자신이 그녀에게 부담을 지워서 이렇게 된 것은 아닐까 하며 자책하고 있다는 이야기 또한 전해진다.(후략)


오르카 뉴스 스프리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