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의


 본 작품은 쓰고 싶은 데로 쓴 터라, 번역체(ex. OO 쨩)가 상당합니다.

 + '그' 작가 캐릭답게, 분위기도 그쪽에 맞춰서 썼읍니다.


 봐 줄 사람은 감안하고 봐줘!


 전부 봐주면 고맙고!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후우…….”

 

 고단함이 섞인 숨을 내쉬며, 나는 조작하고 있던 패널을 껐다.

 그 손놀림, 실로 능숙하니. 한시바삐 끝내고 싶은 일념을 엿볼 수 있었다.

 꺼진 패널에 제 얼굴이 비쳤다.

 이 얼굴을 보는 건, 동시에 하루의 끝을 의미한다.

 사령관으로서의 말이다.

 

 “수고하셨습니다, 폐하ㅡ

 

 그걸 알고 있는 금발의 소녀, 아르망이 살포시 웃으며 고개를 숙여온다.

 저 상냥한 인상에 어울리는 백 점 만점의 미소다.

 

 “처리하신 내용은 저와 알파 님께서 한 번 더 검토할 테니, 이만 들어가 쉬시지요.”

 “, 그렇게 할게. 아르망도 어서 들어가 쉬어. 늦은 시간까지 어울려서, 피곤하지?”

 “후훗,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도록 할게요, 폐하.”

 

 아르망과의 푸근한 대화를 마친 나는 집무실을 나섰다.

 그런 내가 향한 곳은 당연히 본인의 방이다.

 ‘사령관으로서의 일은 끝났다.

 이제, ‘남편으로서의 일을 하러 갈 때다.

 

 

 

 위잉ㅡ

 문 앞에 다가가니, 누구의 침입도 허락할 것 같지 않게 생긴 철문이 스르르 열린다.

 내가 이 방의 주인임을 알리는 행위다.

 그렇게 몇 걸음 옮겨, 안으로 들어가니 다시 문은 위잉ㅡ하고 닫힌다.

 내가 없는 방일 터다. 방을 나선 아침에 불을 꺼놨던 터라, 어둑해야 정상이다.

 하지만 밝았다.

 왜냐하면, 내 방에 들어올 사람은 나 말고 달리 또 있기 때문이었다.

 

 “ㅡ어서 오세요, 낭군님. 오늘도 많은 업무, 참으로 고생하셨사옵니다.”

 “다녀왔어, 오우카 쨩.”

 

 그렇다. 다름 아닌, 최근 합류하게 된 쿠노이치 엔라이였다.

 허나, 지금은 그런 이름이 아니다.

 엔라이는 낮의, 전장에서의 이름.

 밤의 그녀를, 나는 애정을 듬뿍 담아 오우카 쨩.’이라고 부른다.

 그거야, 이름하고 컨셉이 일본식이잖아? 그럼 그 나라에 맞춰야지.

 그러자 부끄러운지, 절하듯 예의 바르게 인사를 한 뒤 고개를 든 오우카의 뺨이 붉어진다.

 

 “낭군님도 차암ㅡ 그 호칭은 낯이 뜨거워진다니까요.”

 “그렇지만 달랑 이름만 부르기에는, 오우카 쨩을 사랑하는 내 마음이 전해지지 않는 것 같아.”

 “……그렇게 말씀하시니, 더 이상 뭐라고 못하겠잖아요, 정말

 

 달아오른 뺨에 손바닥을 갖다 대는 오우카. 그 정열적인 선홍의 눈동자는, 아래를 향한다.

 저거다. 전장 속에서는 항상 뜨겁고 날카로운, 그야말로 ()’과 라이()’ 같은 눈매지만.

 몇 주 전, 서약을 맺고 오우카의 꿈에 그리던 낭군님이 된 이후로는 내게는 항상 저런 모습이다.

 

 “그보다도, 낭군님ㅡ 피곤하시지요? 이 오우카, 낭군님을 위해 이부자리를 충분히 데워두었답니다. 만족하시면 좋겠습니다.”

 

 오우카는 무릎을 움직여 몸을 몇 센티쯤 옆으로 옮겼다.

 그저 그런 행동이다. 그것뿐이었다.

 하지만 내게는 전혀 다른 세상이 보였다.

 

 ‘무릎을 움직이는 건데, 고작 그건데……!’

 

 출렁출렁ㅡ

 주체하지 못하는 가슴, 그리고 엉덩이가 세상아, 날 봐라ㅡ하면서 춤을 춘다.

 정말, 볼 때마다 경이롭다고 느낀다.

 당연하지만, 이 오르카에 오우카만한 체형의 여성은 있다.

 있는 건 안다. 몇 번 동침한 적도 있기에, 그 나체를 훤히 파악하고 있다.

 그런데도, .

 

 “오우카 쨩만 이다지도 흥분되는 걸까……?”

 

 합류한 건 최근이라지만, 솔직히 말해 난 오우카를 보자마자 사랑에 빠졌다.

 오히려 빠지지 않는 게 이상할 수준이다.

 행동 하나하나가 남심(男心)을 자극하고, 그 행동을 빚어내는 밑거름인 몸뚱아리는 그야말로 예술품에 가깝다.

 아니, 예술품은 정정하자.

 그랬다가는 나의 오우카 쨩이 전시물 같지 않나.

 웃기지 마라. 내 아내는 나만 볼 거다.

 물론, 이 세상에 나 외의 남자가 있을 리는 만무하지만. 그래도 이런 마음가짐이 중하다.

 그때였다.

 

 “……, 예에? 낭군님, 그게 무슨……?”

 

 눈치를 채니, 오우카가 화들짝 놀란 얼굴이다.

 , 그렇구나. 나 방금, 속내를 입 밖으로 꺼냈었구나.

 ‘이런 젠장ㅡ이라는 생각은 추호도 들지 않는다. 잘 됐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덤덤하게 아직 쌓인 속내를 털어놓는다.

 

 “오우카 쨩.”

 “……. 낭군님…….”

 

 .

 

 “벗어, 줄래?”

 “…………

 

 내 속내를 털어놓았다. 남자(낭군님)답게 말이다.

 

 

 

 본격적으로 시작되려고 하는 오우카 쨩과의 동침에 앞서.

 모두에게 내 취향을 말해두려고 한다.

 음ㅡ 솔직히 말하면, 그래. 그거다.

 내 취향은, , 특이하다. ‘조금유별나다. 다른 남자들과 비교해도…….

 , 참고로 비교 대상은 멸망 전의 남자들이다.

 방주에서 자료를 찾아보니, 내 취향이 진짜 세계에 혼자 있을 법한 그런 건 아니다.

 어디까지 평범이라는 범주에서 살짝, 아주 사ㅡ알짝 벗어난 정도다.

 , 그럴 거야.

 아무튼, 본편이다!

 

 “…….”

 

 스르륵ㅡ 스륵ㅡ

 오우카가 옷을 벗는다. 어떻게 보면 신기하다.

 ‘오우카 쨩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얼굴을 붉히는, 어디 순정 만화에서나 볼 법한…….

 참고로 나이는 아니다. 이런 말, 오우카 쨩한테 하면 엄청 혼난다.

 잠깐 샜던 걸 다시 돌려서, 그런 얼굴 붉힘(가칭)’의 바로미터가 참 쉽고 쉬운 거란 말이다.

 그런 오우카가.

 

 “……응후♡ 그렇게 빤히 보시니, 이 오우카. 벌써부터 흥분해버려요.”

 

 스르르ㅡ

 옷을 벗을 때는 실로 거침없다는 게, 나로서는 신기할 일이다.

 이게 바로 여심은 잘 모르겠다.’일까. 하지만 난 오우카의 낭군님이잖아.

 알아둬야만 할 것 같은데, 언제 한번 물어봐야겠다.

 지금은, 서서히 나체가 돼가는 내 아내를 지긋이 볼 것이다.

 , 사족을 덧붙이자면, 이 생각을 길게 끌고 가지 않는 데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사락ㅡ

 

 “전부, 벗었사옵니다♡ ……

 

 앞서 신기하다고 했던가. 그래, 이것도 참 신기하다.

 

 “, 자아ㅡ 봐주시옵소서, 나의 낭군님

 “……오우카 쨩은 말야, 옷 벗을 때는 괜찮으면서, 막상 벗고 나면 다시 부끄러워한다니까.”

 

 바로 이거다. 벗고 난 뒤에는 부끄럼을 탄다.

 ‘과정을 즐겨라ㅡ!’라는 걸까. 그런 거라면 납득이다. 나도 오우카 쨩의 탈의 과정은 충분히 즐기고 있으니.

 하지만 오우카는 아닌 모양이다.

 

 “……, 그게! 막상 그, , 벗을 때는 낭군님과 그런 걸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저도 모르게 음기(淫氣)가 몸을 가득 채우고는 하옵니다만, 벗고 난 후면…… , 정말……! 다 아시면서 그러시는 거, 짓궂으시옵니다!”

 “헤헤, 심했나? 미안해.”

 

 , 사실 알고는 있다.

 오우카 쨩이 부끄러워하는 이유 같은 건.

 앞서 말했다. 나는 특이한 취향을 갖고 있다고.

 그게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대답은 바로 눈앞에 있다고 해드릴 수 있겠다.

 

 “……, 끄러, 부끄럽지만……! 낭군님이 이런 걸 좋아하시니, 소첩 되는 오우카는 기쁘게 받아들이겠사옵니다. ……, 에잇! 이옵니다!”

 

 타이밍 좋게, 오우카가 간신히 나체를 가리고 있던 벚꽃색 기모노를 날려 보낸다.

 고작 옷에 새겨진 벚꽃이나, 그 순간만큼은 정취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했다.

 그렇게 드러난 오우카 쨩의, 태어날 때 그대로의 모습.

 본 대로, 얼굴부터 찬찬히 내려가며 전하겠다.

 

 “……, 으읏!”

 ‘꾹 감은 눈. 그 꼬리에 매달려 떨어지지 않는 물방울. 아까보다 달아오른 뺨, V자로 앙 물은 두툼한 입술…….’

 

 생후 고작 몇 주라고는 해도, 살면서 그 적들의 피와 철을 응집한 듯한 선홍빛의 눈동자에서 단 한줄기 물이라도 흘렀을까 하는 생각이 들 법한 오우카의 눈.

 그 눈에서 지금, 작지만 확실한 눈물을 머금고 있다.

 언젠가 나이 얘기를 꺼내니, ‘어머ㅡ 소첩의 나이 말입니까? ……주공, 말씀드리기 정말 송구하옵니다만, 이 소첩, 오늘은 귀가 잘 안 들려서요. 한 번만 더 말씀해주실 수 있겠사옵니까?’라고 할 때의 오우카와는 180도 다른 인상이다.

 그때의 오우카는, 눈가에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입은 활대처럼 휘어지니, 마치 날 길가의 벌레 수준으로 취급하는 그런 얼굴이었다.

 ……그래, 언젠가 멸망 전의 야한 만화에서 보았던, 어느 엘프라는 캐릭터의 것 같았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소름 끼칠 만큼 싱크로율이 있었다.

 요는, 그거다. 지금의 오우카는 벌레한테도 이기지 못할, 그런 연약한 인상이라는 거다.

 뺨도 그렇고, 저 입술은 볼 때마다 혀를 굴려서 내 침으로 잔뜩 마킹해주고 싶은 생각이 든다.

 

 “……후우, 훅ㅡ

 

 언젠가 대원들이 사령관님! 오늘 제 얼굴 어때요오ㅡ? 귀엽죠?’라고 물어본 적이 있을 때, 지금처럼 진득하고도 길게 관찰한 적이 있나 싶을 정도의 얼굴 탐방기가 끝나고.

 나는 누가 봐도 훌륭히 탐욕적인 수컷으로 바뀐 눈을 아래로 굴렸다.

 

 “, 낭군니임……. , 가슴에 숨결이, 뜨것…….”

 ‘터질 듯한 가슴, 그야말로 폭유(爆乳)‘. 그리고 검은빛이 감도는, 손가락으로 가장자리를 떼굴떼굴 굴려주고 싶은 유륜…….’

 

 그 목적지는 가슴. 그리고 남성 대부분이 거기서의 음란한 형태를 요구한다는 겨드랑이로 향했다.

 훑어볼 건 다양하다. 허나, 조바심을 내지 말고 이 쌍두마차(폭유)부터 살펴보자.

 일단 감상을 말하자면, , 그래, 엄청 크다. 오르카 호에서 아마 1, 2위는 되지 않을까.

 사이즈 같은 건 잘 모르는지라 추측을 해본다.

 보고 가볍게 내린 평가는 엄청 크다.’이다. 그럼, 이제 수컷으로서의 평가를 해보자.

 

 “이런 상스러운 말 쓰고 싶지 않은데……, 하아, 개꼴리잖아, 오우카 쨩.”

 

 ……가 되시겠다. 그야, 낭군님께서 내려주신 평가라고? 당연히 높임말을 써야지!

 일단 말해둔다. 나는 빈유든, 평유든, 거유든, 폭유든 신경 쓰지 않고 전부 맛본다.

 그런데…… 이건, 그렇잖아? 자지가 있고, 생식 본능이 제대로 탑재된 수컷이라면ㅡ

 누구나 이렇게 생각할 게 뻔하잖아?!

 

 “개꼴린다고, 오우카 쨩! 대체 뭐야?! 이 가슴ㅡ!”

 “, 낭군님……! 그렇게 큰 소리로, 아읏……♡

 

 크고, 검다. 이 검다.’에 주목하자. 그래, 오우카 쨩의 유륜이다.

 그 의미는 누구에게 가르침을 받지 않아도, 심지어 내가 이 세계에 막 깨어났을 때도, ‘그건 안 들어도 알아.’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임신했다는 증거잖아! ‘했다.’인지, ‘했었다.’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거잖아?!

 아니, ‘했었다.’의 경우는 좀 아닌가. 그야, 오우카 쨩. 생후 몇 주라고? 했을 리가 없잖아!

 

 ‘……진정하자. 그저 유륜이 검은 것뿐이ㅡ

 

 ㅡ야?

 이 생각을 하는 순간, 난 내가 왜 이딴 하잘 데 없는 생각을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그저 유륜이 검다?

 그럴 리 없잖아. 불과 1주일 전에 안았을 때는 검지 않았다고?

 그럼 그거냐? 이건 그런 거냐?

 그래서 난 물어봤다. 여전히 부끄러워하는, 세상에서 이보다 꼴리는 암컷이 있을까 하는 모습의 오우카 쨩에게.

 

 “오우카 쨩, 혹시 임신, 했어? , 저번에 콘돔 없이 한 적 있었잖아.”

 

 오르카 호 규칙은 피임 필수다.

 그건 아는데, 아르망. 수컷의 본능은 참을 수 없었어, 미안.

 저번에도 몇 번인가 임신시킨 대원들이 있었는데, 그때도 어쩔 수 없다는 듯 넘어가 줬으니.

 이번에도 그럴 거야, . 귀여운 우리 아르망을 믿자.

 그러자 오우카 쨩이 말하길.

 

 “……응후훗 감사하옵니다, 낭군님. 소첩이 먼저 말을 꺼내지 않게끔 해주셔서 말입니다.”

 “정말? 정말 한 거야?”

 “…………그렇사옵니다

 

 이런, 맙소사(기쁨)! 그 임신할 확률이 통상의 여자보다 낮다던 바이오로이드가?!

 홧김에 해버린, 멸망 전의 속된 말로 노콘 질싸로 임신해버린 거야?!

 

 ‘어떻게, 엄청 기뻐!’

 

 당연하다면 당연한 반응이라고 해달라. 그런 것 아닌가?

 수컷이, 전력을 다한 사랑으로 암컷의 자궁을 공략 완료한 거다. 이보다 기쁠 일이 대체 어디 있겠는가.

 특히나 그 암컷이 바로 오우카 쨩이다. 엔라이란 말이다.

 무슨 말이냐고? 잘 떠올려봐라, 오우카 쨩은ㅡ

 

 ‘유부녀(설정)잖아!’

 

 두 자녀를 가진 유부녀(설정)라고?! 그래서 밤 자리를 가질 때마다 딸들이 있는데……라고 쑥스럽게 말하던 그 오우카 쨩이라고?!

 물론, 그런 거 신경 안 쓰고 한번 분위기를 탔다 하면 후훗, 주공. 쿠노이치의 밤기술을 제대로 보여드리겠사옵니다.’라면서 그 큰 엉덩이와 가슴을 육감적으로 자태로 돌리며 내 정자를 앗아가는 게 오우카 쨩이긴 했다.

 , 그게 좋은 거다. ‘딸들이 있다.’, ‘그런 고로 딸들에게 양보해야 한다.’ 등으로 성적인 행위를 거절하던 유부녀(설정)가 주위 신경 안 쓰고 하는 교미에 맛을 들려 버리는 광경은, 입에 댄 적은 없지만, 예상하건대, 그 어떤 마약보다도 끊을 수 없는 약이리라.

 

 ‘ㅡ노콘 질싸(멸망 전 단어)도 그런 분위기에 심취해서 한 거였고.’

 

 지금도 떠올리니, 안 그래도 빳빳하게 선 내 육봉이, 더욱 박차를 더한다.

 꼴사납게 침을 마구잡이로 흘리고, 딱 봐도 세자릿수를 넘는 엉덩이와 내 허벅지가 부딪힐 때마다 생기는 그 물결……, 질펀한 액체.

 더욱이 평소에는 그 청초한 오우카 쨩이 그런 상태만 됐다고 하면 입술을 .’자로 한 채 내지르는 그 천박하기 그지없는 신음. , 이건 알아보니 멸망 전에는 오호고에라는, 하나의 장르로 취급됐다고 한다.

 ……어이쿠, 더 상상했다가는 사정해버리겠어.

 쓸데없이 정자를 낭비해서는 안 되지. 최소 오우카 쨩의 몸에 뿌려줄 거라고.

 

 ‘……더 긴 말이 필요할까?’

 

 오우카는 임신했다. 내 정자로, 자궁 정복을 완료한 거다.

 그거면 다 된 거지 않나.

 아니, 아니, 되긴 했는데, 아직 궁금한 게 남아있다.

 

 “임신한 건 알겠어, 일단 엄청 기쁘다는 말을 할게. 사랑하는 오우카 쨩이 드디어 임신이라는 형태로 완벽하게 내 것이 됐다는 게 너무나도 행복해.”

 “낭군님께서도 참, 임신하지 않는다 해도 오우카는 평생토록 낭군님의 것이옵니다.”

 ‘……지금 당장 키스하고 싶어.’

 

 , 안 된다. 이러다가 또 삼천포로 빠진다.

 성욕 배출은 일단 미뤄두자. 궁금한 게 있잖아?

 

 “오우카 쨩, 근데 말이야. , 임신은 길어봤자 한 달쯤 됐지? 안에다 쌌던 날이 그때쯤이었으니까.”

 “네에, 그렇사옵니다.”

 “내가 여체는 잘 몰라서 말인데……, 임신하면 유륜이 바로 검게 변하고 그래?”

 “……아아, 그것 말이옵니까?”

 

 그때였다. 오우카가 후훗ㅡ하고 요염한 미소를 띠었다.

 진짜 뭐 저런 암컷이 다 있을까? 웃는 것뿐이라면 좋았다.

 한데, 눈가가 좁혀지고, 참한 광대가 위로 살짝 솟으니, 그 표정은 실로 수컷을 유혹하는 암컷의 훌륭한 표본이었다.

 내가 흥분해서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과대 해석을 하는지도 모른다.

 아니, 근데 이건 내 잘못만이 아니잖아? 오우카 쨩도 문제라고. 흥분시키지 마.

 …………지금은 말고, 이따 나중에 팍팍 해줬으면 한다.

 

 “원래는 그러지 않사옵니다. 유륜의 색이 변질하는 데는 이보다 더 걸리옵니다만……. 이 오우카, 정기 검사를 담당하시는 분께 부탁드렸사옵니다…….”

 “…………!”

 

 충격적이었다. 그러니까 이런 얘기 아닌가.

 원래는 평소 같은, 오우카 쨩의 메인 컬러와 같은 벚꽃(핑크)색 유륜이었는데, 그걸 부탁해서 일부러 검게 만들었다……?!

 나는 숨을 골랐다. 이대로 가다간 과호흡으로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다.

 그렇게 어느 정도 수습한 기력을 갖고, 오우카에게 물었다.

 

 “……, 그렇게 한 거야? 혹시 내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대로의 이유야?”

 “몇 번이고 말씀드렸지 않사옵니까, 낭군님.”

 

 오우카가 가릴 소매도 없으면서, 입가에 소매로 뒤덮였을 팔을 갖다 대며 말했다.

 

 “…………아시면서 물어보시는 거, 정말 짓궂으시옵니다…….”

 “……!!!”

 

 화악ㅡ!

 더 이상 못 참겠다. 기껏 수습한 기력을 전부 소진한 나는 그대로 오우카를 덮쳤다.

 정확하게는 저 기특하고도 사랑스러운 말을 한 입술을 말이다.

 

 “츄읍ㅡ 쭙♡ 후릅ㅡ♡ 응브루루루루룹ㅡㅡ!!! 쪼옥♡ ♡♡

 “응합ㅡ♡ , ♡ 훕ㅡ 호롭♡ 쮸르르르르릅ㅡㅡㅡ♡♡!!!”

 

 외설(猥褻). 그야말로 이 광경은 외설’.

 그러잖아도 음란한 공기가 감돌던 실내였거늘, 이로써 빼도 박도 못하는, 수컷과 암컷이 몸을 섞을 용도로만 존재하는 러브 호텔(멸망 전 단어)’이 됐다.

 난 말했었다. 참을 수 없다고.

 날 위해, 오직 나만을 위해, 그 깨끗하던 색을 버리고, 한 수컷의 소유물이 됐다는 증거를 그 몸에 새겼는데, 어찌 이를 탐하지 않고 배기겠는가.

 말려볼 테면 말려보아라. 지금 당장 철충 본대가 쳐들어온다고 해도, 난 이 농후한 키스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츄르르르르르르릅ㅡㅡ!! 쮸보보보보봅ㅡ!!

 

 혀를 섞는 것도 단순한 게 아니다. 나는 나대로, 오우카 쨩은 오우카 쨩대로, 이렇게 말하면 뭐 하지만, 아마 참으로 천박한 표정을 짓고 있겠지.

 입술을 한계까지 내민다. 그 과정에서 얼굴은 흉측하게 구겨진다.

 어떤 꼴이냐고? 상상해봐라. 입술을 한계까지 내밀면 하관이 망가지기 마련이다.

 하관, 그것도 인중이 말이다. 인중이 무언가? 무릇, 사람은 누군가의 얼굴을 볼 때 인중을 먼저 본 뒤 얼굴은 본다고 일컬어진다.

 그만큼, 인중은 한 사람의 외관(얼굴 한정)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란 거다.

 그걸, 우리 둘은 지금ㅡ

 

 “브루룹ㅡ♡ 응봅♡ 쭈우우웁ㅡㅡ♡♡!!”

 “쮸우우우우우웁ㅡㅡㅡ♡♡♡!! ……응푸하아! 낭군, 님ㅡ♡ 하앙ㅡ 쮸르르르르릅ㅡ♡♡!!!”

 

 원숭이 저리가라 할 만큼 늘려대며 혀를 섞어가고 있다.

 내 아내를 이렇게 말하는 건 그렇지만, 꼴사납고, 천박하고, 흉측하다.

 하지만 그렇기에 아름답다. 서로의 성()을 섞는 이 자리에서, ‘음란하다.’라는 말은 곧 아름답다.’라는 말이 아닐까?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 그리고 또 이렇게도 생각한다.

 

 ♡ ……, 쪽쪽

 

 입술을 붙이는 것만이 키스가 아니다. 새가 부리로 쪼듯이, 눈을 감는 속도보다 빠르게 끝마치는 건 키스가 아니다.

 키스란 건ㅡ

 

 쪼오오오오옥ㅡ!! 쪼옥♡ 쪼오옥ㅡ♡♡ 쮸오오오오오오오오오옵ㅡㅡㅡ♡♡♡!!!! 

 

 이거다. 이런 거다.

 이제는 웃음거리로도 쓰이지 못할 인중을 과시하며, 뺨이 쏘옥 파인다.

 두말할 것도 없는, 서로가 서로를 전력으로 탐하는 한 쌍의 구음(口淫). 옛 전설에는 사람의 혼을 빼내, 입속으로 넣는 요괴가 존재했다고 한다.

 정말로 그건 요괴일까? 어쩌면 사람인데, 요괴로 잘못 인식한 게 아닐까?

 지금도 봐라. 이 혼이 빠져나갈 것 같은 입맞춤.

 ……아니, ‘입맞춤은 너무 고상한 표현이다. 우리 같은 짐승에게 그런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

 역시 딥키스가 좋겠지. 흔한 표현이기도 하고, 그 무엇보다 느낌을 강하게 살릴 수 있는 강력한 아군이기도 하다.

 이 딥키스로, 혼이 빠져나갈 것 같다.

 내가?

 

 “오우, 오우카 쨔, 앙ㅡ! 후웁♡ 쥬오오오오오오오옵ㅡㅡㅡ♡♡!!!”

 

 그럴 리가 없잖은가(웃음).

 

 “ㅡㅡㅡㅡㅡㅡㅡㅡㅡ♡♡♡!!!!!”

 

 혼이 빠져나갈 것 같은 건, 이제는 어택(吸魂)’도 못한 채, ‘대미지(奪魂)’만을 입어 가는, 내 사랑스러운 아내다♡ 놓칠세라 꽉 움켜쥔 팔뚝이, 아까는 조그마한 진동이었지만, 지금은, 비유하자면 최대 강도로 튼 바이브 같았다

 그렇게 나와의 딥키스에 푹 빠진 걸까.

 

 “뽀오오오옵ㅡ♡ ……파하! 귀여워♡ 귀엽다고, 정말ㅡㅡ!!”

 “………………하아아아아아아ㅡㅡㅡ아아앙…………♡♡♡

 

 한 10분 정도 지났을까. ‘뽀옹ㅡ하고 마침내 맞닿아 있던 서로의 입술(吸魂器)을 뗐다.

 정확하게는 내 쪽에서 뗀 거지만.

 그러자 이 무슨, 오우카는 지금까지 보여준 적 없던, 최고 온도에 녹아버린 듯한 아이스크림을 연상케 하는 얼굴이 돼 있었다.

 이 어찌나 훌륭한 암컷이란 말인가. 뗀 지 고작 3초다. 그런데도 다시 혀를 섞고 싶다.

 한번 리미터를 깼더니, 복구되는 일이 없을까 싶을 정도다.


 ①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