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연히 보이는데요?"

이라고 하면 지나가는 알몸 늑대 잡아다가 너는 서서 발가락 보이니? 라고 물어보면

"주인님, 이상해. 팔꿈치끼리 닿는다는 헛소리같은 거지? 어떻게 서서 발가락이 보여? 주인님 바보야?"

라고 같이 듣고는 2초 정도 살짝 뇌정지 온 후, 무슨 상황인지 깨닫고는 울상지으며 씩씩거리는 나앤을 꼬옥 끌어안아 나앤 귀엽다 오구오구하면서 달래주고 있는데, 그 때 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LRL와 안드바리가 컵떡볶이 먹다가 이쑤시개에 애매하게 꾀어진 가래떡 하나가 하필이면 가슴 부근에 묻었다가 떨어졌음.

저런 애기도 음식을 먹으면 가슴에 떨어지는데, 다 큰 성인이 가슴도 없어서 남편한테 위로받고 있는 꼴이라니.

제아무리 남편이 자신을 좋아한다하더라도 스스로의 이런 처지가 한심해 보여서 참으며 잊고 있던 서러움에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데, 이딴 이유로 울고 있다는 비참함과 어른으로써 꼴사나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창피함이 더해지니 눈물이 굵직한 구슬마냥 뚝뚝 떨어지는데도 참지 못하게 된거지.

펜리르도 난데없이 울어버린 나앤을 보고는 자신이 이상한 소리를 한건가 싶어 당황해 아무것도 모른채 미안하단 말만 되풀이하고, 우연히 지나가던 LRL와 안드바리는 떡볶이 떨어뜨린걸 신경쓸새도 없이 사령관에게 안겨 흐느껴우는 나앤과 어쩔 줄 몰라하며 미안하다 사과만하고 있는 펜리르와 세상 모든게 억울하다는 듯이 서럽게 울고있는 나앤의 처음보는 이런 모습에 당황한 채 끝없이 괜찮아 괜찮아거리며 달래고 있는, 이 답이 없는 대혼돈의 멀티버스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있어.

처음으로 터져나온 눈물 방울은 멈출 기미도 없이 나앤의 눈시울을 얄궃게도 새빨갛게 물들여갔고,  굴러 떨어진 눈물 방울들은 남편의 어깨까지 적셔가고 있었지.

이 소란스러운 광경에 지나가던 사람들이 점차 모이던 중, 메이와 리리스도 뜻하지 않게 이 상황을 목격하고 말았어.
 
당최 영문을 알 수 없는 이 상황에 두 사람이라도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두고 볼 수 만은 없다는건 잘 알고 있었지.

리리스는 우선, 펜리르에게 물었어.

"펜리르, 지금 이게 어떻게 된거니? 그리고 옷은 또...하... 이건 일단 제쳐두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리리스가 펜리르의 가죽 슈트를 보더니 이내 한숨을 쉬며 머리를 손끝으로 눌렀어.

그렇지만 펜리르로서도 지금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전혀 몰랐어.

우연히 그 곳을 지나가던 차에 그 곳에서 만난 주인이 불러 왔는데 발가락이 보이냐는 질문을 했는데, 자신은 사실대로 말했는데 갑자기 나앤이 울어버렸다는 설명하자니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지.

그 말을 들은 리리스는 '발가락?'이란 의문을 품고 자신의 발을 바라봤지만... 가슴에 가려 잘보이진 않았어.
곧이어 이게 어떤 의미인지 깨닫게된 리리스는 이해했다는 듯 살짝 고개를 끄덕였어.

그리곤 펜리르를 향해

"펜리르. 아무리 악의가 없는 대답일지라도 때론 누군가에겐 큰 상처가 될수도 있단다. 나쁜 뜻은 없었어도 조심하지 않으면 안돼."

 리리스는 조금 전, 펜리르의 실수를 지적하며 훈계했다.

자신의 실수로 나앤에게 상처를 주고 말았단 말에 펜리르는 나쁜 짓을 했단 생각에 시무룩해졌다.

리리스는 그런 펜리르를 다독여주며 말했다.

"그렇다고 너무 그렇게 의기소침해지진 마렴. 펜리른가 나쁜 마음으로 그런건 아니니까 앞으로 조심하고 지금은 제대로 사과하렴. 언니도 같이 사과 할 테니까."

리리스의 말을 들은 펜리르는 알았다는 말과 함께 남편에게 안겨 울고있는 나앤을 향해 리리스와 함께 사과했다.

조금 시간을 돌아와 그 무렵 메이는 이 기가막히는 상황에 어이가 없다 못해 살짝 겁까지 낫다.

'아니, 나 나앤이 저렇게 우는거 처음보는데...내가 뭐라해도 한번도 운적은 없었는데... 아 어쩌면 좋지?!'

당황스러운건 메이도 마찬가지였다.

둠 브링어 대원이 껴있다는건 오면서 들었기에 스트라토나 다른 대원들이겠구나 싶었는데 설마로도 상상도 못한 나앤이였을 줄은 정말 몰랐기 때문이었다.

메이가 문득 고개를 돌려보니, 컴패니언 부대장이 자기 동새을 혼내고 있었고, 주변엔 다른 부대원들과 섞인 채 둠 브링어 대원들도 있었다.

고개를 돌리던 중 메이는 우연히 스트라토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

'......'

'뭐해?! 너 맞아! 빨리 나오라고!'

'네? 대장, 저요?! 제가 왜...'

'나앤 니 동생아냐? 언니니까 니가 달래줘야지!'

'아니 그렇게 따지면 저희 다 자매거든요?!'

'으으! 빨리 안나와?!'

'하... 알았어요. 나가면 되잖아요... 힝'

둘 만의 조용한 소동을 끝마친 두 사람의 싸움은 결국 스엔마저 이 혼돈에 빠지는 것으로 정해지게 되었다.

"나이트 앤젤."

살짝 가라앉은 진중한 목소리.

스엔은 조금 지쳐 훌쩍거리며 울고 있는 나앤을 향해 입을 열었다.

"훌쩍...흥..끅...ㅇ?..."
 
나앤이 눈물 범벅이 된 채 평소의 무뚝뚝한 눈빛은 어디로 간건지 의문이 들 정도로 귀여운  소녀의 눈으로 스엔에게 시선을 향했다.

저런 여자아이같은 얼굴도 할 수 있구나.
스엔은 그렇게 생각했다.

자신에게로 기대의 시선을 보내는 메이와 궁금함을 담은 나앤의 시선을 받으면서 스엔은 입을 열었다.

"나이트 앤젤이 어째서 그렇게 우는지 저는 잘 몰라요. 하지만 나이트 앤젤,  당신이 얼마나 속상한건지도 저는 몰라요. 그래도요.당신을 좋아해주는 사람이 당신때문에 곁에서 어쩔 줄 몰라하고 있잖아요.속상한 일이더라도 모두가 볼 수 있는 이런곳에선 이제 그만하고 좀 더 가슴펴고 당당히 행동해요."

찢었다.

스스로가 한 말이지만 엄청 멋졌다.

어제 읽은 연애소설 속 악역영애가 청순한 여주인공에게 한 대사인데 벌써 써 볼 줄이야.

곁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메이의 시선으로 알 수 있었다.

엄청 언니답고 듬직해보였으리라.

스스로 나 자신이 뿌듯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나이트 앤젤 미안해. 발가락 보일 수도 있는건데 나 일부러 나앤 가슴 놀리려던 건 아니었는데. 정말 미안해..."

"저도 같이 사과드릴게요. 펜리른가 악의가 있었던건 결코 아니었대요. 다음부터는 이런 실수하지 않도록 제가 더 신경쓸게요."

리리스와 펜리르가 함께 나앤을 향해 고개 숙여 사과했다.


"...가...."

나이트 앤젤이 고개를 숙인 채 뭐라 중얼거리고 있었다.

가? 목소리가 작아 잘 들리진 않았지만 가? 라고 한  것 같은데.

잘 들리지않아 스엔은 나앤에게 물었다.

"가? 라뇨? 어딜 가란 거죠?"

그럼에도 나앤은 뭐라고 어떤 말을 작게 중얼거리기만 할 뿐 이었다.

"..가...갓....ㅅ..."

가? 갓? 뭐라고 하는건지 모르겠네. 

무슨말인지 귀 기울이던 중

"결국 어떻게든 가슴가슴가슴가슴가슴! 망할 젖 큰 년들! 맨날 내 가슴가지고만 그래! 니들은 내가 가슴때문에만 이러는 줄 아냐?! 니들 다 절대 용서 안할거야! 다 나빠! 우아아아앙!"

결국 어떻게든 기승전 가슴으로 이야기하던 네명에게 분통이 터진 나앤은 그렇게 한참이나 더 울다가 남편 품에서 지쳐 잠드는 걸로 사건은 끝이 나게 되었다.














팔꿈치 트랩보다가 생각나서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