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라오 세계에 전이된 라붕이. 라붕이는 오르카호도 21스쿼드도 보지 못해서 게임 스토리랑은 달리 오르카호 도움 없이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에서 살아남게 됨.


야생 바이오로이드를 하나하나 모아 세력을 키우든 요정 마을처럼 이미 바이오로이드가 모여있는 그룹에 가서 빌붙든 해서 라붕이는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하는 데 성공함. 자세한 과정은 생략한다. 일단 여기선 편의상 라붕이가 세레스티아네 요정 마을을 먹었다고 치고 진행하겠음.


라붕이는 아직까지도 오르카호를 본 적이 없기에 자신이 첫 번째 인간인지 두 번째 인간인지는 알지 못하는 상황. 그보다 언제 휩노스병 증세가 나타날지 모르지만 아직까진 별 탈 없음.


그렇게 섹돌 여러명 끼고 그럭저럭 잘 살던 어느날, 믿을 수 없는 보고가 들어옴.


주인님. 두번째 인간을 발견했어요.


...뭘 찾았다고?


주인님 이외의 또다른 살아있는 인간인데... 그게, 뭔가 좀 이상해요. 와서 보셔야 할 것 같아요.


느닷없는 두번째 인간 소식에 라붕이는 좆간 구인류가 아닐까 경계하면서도 일단 데리고 와보라함. 그런데 라붕이가 만난 그 '두번째 인간'은 상상도 못한 인물이었음.


...아직도 남은 인간이 있었나...


??? 임마가 왜 여기서 나오노?


두번째 인간은 원작 주인공인 철남충이었던 거임. 그것도 생체재건장치 안써서 철충 감염이 진행중인 버전.

라붕이는 21스쿼드가 철남충을 발견하지 못한 세계관이나 뭐 그런거여서 지들이 먼저 발견한건가 하고 속으로 생각함.


아무튼 라붕이는 철남이 적이나 위험인물은 아닐거라고 생각해서 마을 안에서 살게 해주는데 철남은 어째선지 항상 경계심MAX라서 라붕이는 물론이고 섹돌 중 누구하고도 가까이 하지 않고 철저히 거리를 두고 있음. 기본적인 예의는 차리긴 하지만 왜 저렇게 예민하게 구는 건지 물어봐도 대답해주질 않으니 도통 알 수가 없음.


철남충이 마을에 살게 되면서 알게모르게 불편한 기류가 흐른 지 며칠이 지남. 철남충이 라붕이에게 할 말이 있다며 부르더니, 라붕이더러 반쯤 철충인 자신이 무섭지 않냐며, 왜 자신을 거둬들여 먹이고 재워주는거냐고 물어봄. 철남충 본인도 자신이 정말로 인간인지조차 모르는데 내가 의심스럽지 않냐며, 자신같은 괴물은 여기있을 바에야 떠나는 게 모두에게 좋지 않겠냐며.


철남충은 나름대로 각오를 던지고 던진 질문이었지만 라붕이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철남충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대답을 함. 


당연히 인간이지. 남을 걱정해줄 정도로 따듯한 마음씨를 지녔는데 철충일 리가 없잖아.


라붕이는 애초에 게임 스토리를 알고 있었으니 당연히 얘가 인간이라 생각하며 의심은 생각조차 않해봤지만 그 게임속 등장인물, 당사자 입장에선 다르게 들려온건지 이후 철남충은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고 라붕이와 친구가 됨. 게이물 아니니까 안심하고 계속 읽어라


그렇게 두번째 인간 철남충이랑 친구가 되고 또 며칠이 지난 어느 날, 바닷가에 거대한 뭔가가 나타남. 바로 오르카호였음. 

거기서 그치지 않고 오르카호에서 족히 수백명은 될 여자들이 우르르 쏟아져나오더니 사령관한테 몰려들음.


사령관님! / 주인님! / 각하! /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 제발 돌아와주세요! / 무슨 벌이든 받겠습니다! / 저흰 사령관님이 없으면 안돼요!


라비아타를 포함해 그 유명한 블랙리버의 지휘관들이 거지꼴이 된 채로 눈물콧물 다 쏟으며 사령관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애원하기 시작함. 이에 사령관은 역겨운 것이라도 봤다는 듯 진심으로 경멸하는 표정을 짓고 라붕이를 포함해 라붕이 휘하 섹돌들은 이게 대체 뭔 상황이지 하고 당황해함.


이윽고 철남이 분노에 가득찬 목소리로 오르카 섹돌들한테 호통치기 시작함. 그 더러운 금태양한테 몸까지 바쳐가며 자신을 배신한 주제에, 자신을 괴물이라 부르며 무력까지 동원해 쫓아낸 주제에 이제와서 뭐하자는 거냐, 꼴도 보기 싫으니 썩 꺼져라 등등. 


오르카 섹돌들은 아연질색한 표정이 되고, 옆에서 이걸 듣던 라붕이는 이제야 왜 오르카호 사령관이여야할 철남충이 주변에 누구도 없이 혼자 오지에 떨어져있다가 자신들한테 발견됐던 건지 눈치챔.


(임마 벌써 후회물 한바탕 찍고 쫓겨났던 거였나)


상황을 정리해보자면, 우선 원작 스토리처럼 철남이 오르카호에 첫번째 인간으로 발견되는 걸로 시작됨. 첫번째 인간 데리고 잘 살던 오르카호에 두번째 인간인 금태양이 나타났고, 금태양은 사령관의 철충 커스텀을 보고 어어 점마 철첩 아니노? 하고 가스라이팅 해서 오르카호를 집어삼키고 사령관을 쫓아냈었던 거임. 


그리고나서 금태양이 본격적으로 좆간질 시작하며 금태양 왕정이 펼쳐지나 했지만 이새낀 얼마못가 휩노스 병에 걸려버림. 그렇게 허무하게 금태양이 죽고나서야 오르카호는 뒤늦게 부랴부랴 사령관 찾으러나섬.


여기서 라붕이는 사령관이 쫓겨나고 금태양이 오르카호 점령했을 즈음에 라오 세계에 세번째 인간으로 스폰되었던 것. 오르카호 없이 자신만의 세력을 만든 뒤 우연인지 필연인지 사령관을 찾아 보호하게 된 것임. 그렇게 오르카호의 첫번째 인간이었던 철남은 두번째 인간으로서 라붕이 그룹에 들어오게 된거지.


철남이 노숙자 상태였다면 모를까, 이미 자신을 받아준 마을도 있는 마당에 오르카호에 돌아갈 이유도 이득도 없었기에 철남은 완강하게 거절하고, 오르카 섹돌들은 포기하지 않고 애원하고, 이 사태를 제 3자로서 지켜보는 라붕이 일행은 팝콘각은 커녕 가시방석처럼 불편하고, 그 중 라붕이는 특히나 속이 안좋아지기 시작했고, 점점 의식이 흐려지고, 꿈 속에서 별랄랄루가 보이기 시작하고.


(아 맞다 ㅅㅂ 휩노스병)


하필이면 오르카호의 등장으로 혼란스러운 시기에 라붕이 휩노스병이 터져버림. 당연히 라붕이네 애들은 난리가 나고, 철남도 당황하고, 그 와중에 오르카 섹돌들은 라붕이가 적인지 아군인지 확신이 안서고, 금태양으로 데인 적 있으니 라붕이도 족쳐서 '사령관님 이외의 인간은 필요없습니다!'하고 충성심 증명해야 할 지 고민하고.


목숨이 걸린 문제이니 라붕이는 이판사판으로 자신이 아는 게임속 내용을 꺼냄. 생체재건장치 있냐고 묻자 사령관과 오르카 섹돌들은 그게 뭔지도 모른다고 함. 라붕이가 그게 유일한 휩노스병 치료법인데다 철남도 그걸로 철충 감염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몸을 얻을 수 있으니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 그 장치는 김지석의 묘에 안치돼있고, 그 위치를 아는 건 에바 프로토타입뿐이라며 에바한테 연락 온 적 없냐고 물음.


그러자 어째 오르카호 섹돌들이 대답하길 꺼리며 쭈뼛거리길래 철남이 아는대로 전부 다 불라고 하자 결국 에바와의 불화를 실토함. 철남이 쫓겨나고 나서 금태양이 신 사령관이 된 후에야 에바가 전화했었고, 뒤늦게 자기 아들이 유기됐다는 사실을 안 에바는 빡돌아서 생체재건장치 위치도 안알려주고 오르카호 회신을 차단해버림. 


라붕이를 구하려면 에바를 찾아야만 한다. 하지만 라붕이 휘하의 요정마을 섹돌들만으론 일손이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친구를 잃을 수 없었던 철남은 결국 오르카 섹돌들을 불러모아 자신이 도로 오르카호 사령관이 될테니 대신 라붕이의 목숨을 구할 것을 조건으로 내검. 철남 입장에선 사령관직에 복직하기만 할 생각이지 결코 자신을 배신한 년들을 용서할 생각이 없었지만 오르카 섹돌들은 우선 사령관을 돌아오게 만드는 게 급선무이니 뭐든 좋다며 승낙함. 어차피 라붕이 말대로면 사령관도 그 생체재건장치를 써야 한다고 하니.


그렇게 오르카호 섹돌들은 일단 라붕이를 위해 일하게 됐는데, 하나같이 죄인이다보니 자연스레 라붕이 휘하의 섹돌들보다 낮은 계급으로 취급됨


 

그냥 작은 마을 촌장이었던 세레스티아는 쓰러진 라붕이 대행에 더불어 오르카호 총괄지휘를 맡는 세레스티아 통령이 됐고, 라붕이 휘하의 섹돌들, 요정마을 주민들은 심심하면 오르카 섹돌들을 씹는 게 일상이 됨. 기존의 부대별 서열도 뒤집히고.


라비아타? 그건 제 주인도 못알아보는 배틀메이드의 수치죠.


(할말없음)


블랙 리리스요? 그 년은 제 주인을 배신한 컴패니언의 수치라니까요.


(반박불가)

 

 

우린 당사자도 아닌 외부인인데 그렇게 계속 갈굴 필요가 있나... 아이고 나 죽네, 에바 찾으려면 아직 멀었나...


야이 새끼들아! 라붕이 죽어가는거 안보이냐! 더 빨리 움직이지 못해!?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이 기회마저 놓치면 영영 사령관을 잃어버릴지도 몰라...!)


라붕이는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뭐 일단은 주인공이니 어찌저찌 생체재건장치 찾아서 살기야 하겠지만, 그보다도 후회물 사건으로 씹창난 사령관과 오르카 섹돌들과의 관계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두번째 인간인줄 알고 주워왔는데 알고보니 후회물 찍고 쫓겨났던 첫번째 인간이라면? 하는 생각에서 써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