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전편 모음 https://arca.live/b/lastorigin/59461966







사령관이 눈을 뜬 곳은 캡슐 안이었다.


"..."


안쪽의 버튼을 눌러 일어서자 이미 깨어나 있던 대원들이 그를 맞이했다.


"바깥 상황은 어때"


"이전에 보았던 AGS들은 모두 활동을 정지한 상태입니다, 확보했던 보급품들도 거의 그대로 있는 상태입니다."


"수색조를 편성해 전투가 있었던 지역으로 현재 정찰을 나간 상태입니다, 오르카호와의 통신 상황도 현재 전부 정상입니다."


"...여기 서버 컴퓨터는?"


"닥터랑 리앤이 조사하기 위해 오고 있어요 주인님"


"최면장치는 어떻게 되었어?"


"회수중에 있습니다, 어떻게 처분할까요?"


"전부 폐기해 줘"


"알겠습니다."


"지휘관들은 다들 현장 정리중?'


"네, 그렇습니다. 호출할까요?"


"아니야, 일단은 닥터랑 만나봐야겠어"


"네, 저희가 모시겠습니다."


"고마워 콘스탄챠"


그는 앉아있던 캡슐에서 일어나 콘스탄챠의 안내를 따라 움직였다.




두 층계를 올라간 뒤 콘스탄챠가 안내한 방에는 여태 보았던 방과 같이 여러개의 캡슐들이 열린 체 방치되어 있었다.


"여기에요 주인님"


그리고 그녀가 안내한 곳 앞에는 작은 검은색 상자가 꽂힌 채 놓여져 있었다.


"..."


"잠시 자리를 비워드릴까요?"


콘스탄챠의 물음에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니야, 괜찮아"


그렇게 답하고는 이내 바닥에 주저앉아 상자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두 사람의 침묵은 닥터가 도착할 때 까지 꽤 오랜 시간 계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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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스트라이커즈 마지막 교전기록"


"아, 워울프 바로 찾아왔군"


"나도 그 양반 빨리 찾고 싶은 건 마찬가지니까"


"..."


칸은 워울프를 잠시 바라보고는 구태여 말을 삼킨다.


그리고는 조용히 선두에 서 지도에 표기된 방향으로 달려나섰다.




호드의 수색대가 15분 정도를 달려 도착한 마지막 교전지역에 도착했다.


마치 녹아내린 듯 해 보이는 건물의 단편과 수많은 총알 자국들은 이곳에서 큰 교전이 있었음을 암시하는 듯 했다.


"그리고 저게..."


"응, 미나가 유폭 시켰다는 변압기인가 보네"


두 사람은 크레이터를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일단은 교전 흔적을 따라 움직이도록 하지"


"알았어 대장"


두 사람이 가는 길 뒤로 긴 흙먼지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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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쯤 무너져 내린 금빛 빌딩 앞 공원에 수송선이 착륙하고 그곳에서 닥터와 리앤이 걸어나왔다.


"후와... 이건 완전 개판이네"


"그 큰 도시가 다 홀로그램으로 만들어낸 환상이라니, 누가 믿을 수 있겠어"


"넘겨 받은 자료를 보니까 진짜 필요한 부분만 보수했더라고, 상당히 아슬아슬한 상태였어"


"잠깐 그러다가 전기가 모자라면 큰일 아니야?"


"음... 언니가 생각하는 정도로 큰 일은 아닐걸 전기가 모자라면 홀로그램 유지 전력을 그쪽으로 돌려놓고 복구해도 되니까, 이번처럼 철충이 전기를 생산하는 곳을 노려 공격하는 건 아니잖아... 하아... 진짜 일이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안 해주는 건데"


"그래도 정말 바깥에서 뭔가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잖아"


"그건 내가 모자라서 그런 거긴 해도, 결국 이번 일은 조급해서 허락해버린 내 실책이야. 진짜... 니아언니한테 어떻게 설명해야하지..."


"왜? 저번에 나는 잘 끄집어 냈잖아?"


"이질적인 거니까 할만했지, 반쯤 데이터화 되어있는 인격이 정말 가상현실에 갇히면 이전처럼 잘 찾아낼 거라는 보장도 못한다고"


"..."


"가능하면 칸 언니가 찾았다는 곳에서 아자즈 언니가 잘 건져내 주는 게 베스트인데 만약 그게 실패하면..."


"이쪽 서버 전체를 뜯어봐야 하겠네?"


"응, 게다가... 여기 오래 있으면 있는 만큼 위험하다는 게 큰 문제지"


"하아... 그럼 이번에도 전부 불러야 하겠네"


"일단은 우리가 선두, 아자즈 언니가 못건져내면 가능한 한 많은 서버를 직접 떼어가서 이곳과 연동해서 복구하는 게 두번째... 그리고..."


"무언가 우리를 발견해서 추적하기 시작한다면..."


"응, 남아있는 걸로만 하는 수 밖에"


"미치겠네"


"같은 마음이야 언니"


그렇게 이야기 하며 걷던 두 사람은 엘리베이터 룸 앞에 섰다.


"내가 먼저 내려갈게 따라서 내려와"


그렇게 말한 리앤이 사다리를 타고 부숴진 엘리베이터의 통로를 통해 밑으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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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가..."


"...젠장"


두 사람은 잔해 더미 속에서 몇 개의 부품들을 회수했다.


녹아내린 면과 뜯겨나간 모양새를 한 길쭉한 무언가, 들고 다니던 장비 등.


이미 알 수 없는 지경까지 부서져 있는 조각들을 한데 모아 정리한다.


"조금만 크기가 있다 싶으면 전부 총알 자국 투성이야..."


"여기 널브러진 이것들 솜씨겠지"


칸은 그렇게 말하며 작동을 정지한 AGS들을 힘없이 툭툭 치고는 이야기 했다.


"...예상은 했다만, 이렇게 직접 보니 심란하군"


"대장이랑 리더가 이런 일에 휘말렸을 때 나는 헬렐레 하면서 놀고만 있었다니..."


워울프는 쓴 웃음을 짓는다.


"내 경우가 특이한 경우라는 것 같더군, 니 책임이 아니다 워울프"


"씨발..."


칸 또한 복잡한 표정으로 워울프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떻게든 할 수 있을 거야..."


칸은 마치 스스로에게 말하듯 중얼거리며


"어떻게든..."


초점 없는 눈빛으로 먼 곳을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