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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맹약

 

 

니드호그 와 결투를 위한 장소는 방주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정하였다.

 

애당초 주변에 건물이나 시설물이라고는 수호의 방주 외에는 존재하지 않는 남극땅 인지라, 어느 곳에서 싸우든 무관하지만, 싸운 후 니그호드의 운송이나 기타 처리 문제을 고려하자면 방주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이 적당하였다.

 

니드호그 에게는 결투의 공정을 기한다는 핑계로 포츈과 닥터에게 최소한의 수리를 받기를 권하였고, 니그호드 역시 이 제안은 거절하지 않고 응하였다.

 


"그럼 우리 애기~ 누나가 아프지 않게 해줄게~!"

 


니드호그를 수리하게 된 것이 너무나도 기뻤는지, 포츈은 그 특유의 "든든" 말투까지 잊은 채, 다른 기술대원들과 함께 서둘러 수리작업에 착수하였다.

 

그리고 시간상으로 하루의 시간이 지난 후. 결투를 위하여 시간에 맞추어 방주에서 조금 떨어진 장소에 먼저 도착한 사령관을 맞이한 것은 니그호드가 아니라 수많은 인파였다.

 


"브라우니 안전펜스는 넘지 말라고 했잖아!"

 

"여기 음료수 두개요! 아 팝콘도요!"

 

“츄러스 같은건 없어요?”

 

"앗! 사령관님이다!"

 

"오늘도 잘 생기셨어요!"

 

"날 가지세요! 엉엉!"

 


개인과 AGS의 감정싸움이 어쩌다가 몸싸움으로 번져 버린 꼴이 되어버렸기에, 이번 일에 관해서는 딱히 기밀로 붙이거나 입단속을 지시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어디에서 이야기가 새어 나왔는지, 방주의 인원들이 대부분 나온 듯 많은 인파가 북적거렸고, 옛 부터 전해지는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것은 싸움구경이다.“라는 명언을 증명이라도 하 듯, 축제가 벌어진 것 마냥 인산인해를 이루며 구경나온 대원들의 모습에 사령관은 정신이 아뜩해 짐을 느꼈다. 

 


"누가 보면 싸우는 게 아니라 축제라도 벌이는 줄 알겠군."

 

"모두가 각하를 응원하기 위하여 자발적으로 나왔습니다."

 


자신의 한 발자국 뒤에서 마치 즐거운 듯, 웃고 있는 마리를 바라보며 사령관의 한쪽 눈썹이 실룩거렸다.

 


"그런 것 치곤 대원들이나 귀관은 꽤나 즐기는 것 같아 보이는데?"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저 역시 각하의 승리를 간절하게 바라고 있습니다." 

 


마리의 말처럼 대원들이 자신을 응원하기 위하여 나온 것이라 하더라도, 현재 니그호드의 머리에는 폭탄이 그대로 방치된 체, 여전히 위험으로 자리 잡아 있다. 

 

폭탄의 위력 역시 축제용이 아닌 살상용이기에 자칫 폭탄이 터지기라도 하는 상황이 오기하도 한다면, 대원들에게도 피해가 갈수 있기에, 한가한 마리의 행동에 사령관은 쏘아 붙였다. 

 


"공룡 녀석 머릿속에 폭탄이 들어 있다는 건 귀관도 모르진 않을 텐데?"

 

"무슨 말씀이십니까? 소관은 각하께서 그 폭탄이 폭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싸우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혹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것입니까?"

 


사령관이 싸우는 목적은 니그호드가 자신이 따르지 않겠다고 말한 것 은 둘째 치고 서라도 최소한 머리에 있는 폭탄을 제거하여 스스로가 폭탄을 터뜨리는 상황을 막으려는 것이 목적이다.

 

마리의 말대로 폭발을 가정한다면 위험한 폭탄을 끌어안고 있을 필요 없이 그냥 니그호드가 원하는 대로 멀리 보내주면 된다. 그럼 멀리 떠난 폭탄은 스스로 폭발할 것이다. 

 

그런 상황이 오는 걸 바라지 않는 자신이 행동의 의미를 알고 있다는 듯, 사령관을 빤히 보고 있는 마리를 바라보며 그저 혀를 차면서도 피식 웃었다. 

 


"솔직하게 말해보게. 감옥의 일로 복수하는 거지?"

 

"하하!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각.하."

 


너무나도 시원한 웃음으로 대답 하는 마리의 미소에 사령관은 그 미소를 즐기듯 바라보기만 하였다.

 

"미트파이 사가세요~! 하치코가 만들었어요!"

 

"팝콘 사주세요. 음료도 있습니다."

 

"방부제로 맛을 낸 케이크 있습니다." 

 

"엘븐밀크로 만든 따뜻한 엘븐라떼도 드셔보세요! 폐하께서도 좋아하시는 음료세요."

 


세상이 멸망하고 시간이 흘려도 축제의 모습은 어딜 가더라도 별다를 게 없는지, 임시로 세워진 노점상에서 하치코 라든지, 포티아 라든지, 바닐라, 세레스티아와 엘븐들이 대원들을 위해 간단한 간식거리를 팔고 있었고, 많은 인원이 북적거리고 있음에도 하벳트롯 이나 임펫, 샌드걸 등의 간부들의 통제에 별다른 혼란 없이 질서가 유지되었다.

 

남극에서 야외활동 이라고는 전투나 훈련, 순찰 등이 전부이고, 그 외에는 가끔씩 “삼안물자영업소”가 열리는 항구로 나가는 일 외에는 밖에서 활동할 일이 없기에, 대원들 입장에선 바깥 공기를 잠시나마 맡을 수 있는 이런 이벤트가 반갑지 않을 리가 없었다. 

 

사령관 역시 대원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당장에라도 해산명령을 내리고 싶었지만, 너무도 즐거워하는 대원들의 표정을 보며 명령을 내리는 것을 포기 하였고, 마리에게 다시 한번 질서유지와 대원들의 안전에 신경 쓰라는 지시를 내렸다.

 

하지만 이런 이벤트에 즐거워하는 대원들의 모습을 탐탁치 않게 바라보는 이도 있었다.

 


"여기가 무슨 콜로세움도 아니고 이게 지금 뭐하는 건지.."

 


사령관의 기행이야 하루 이틀이 아니라지만, 이젠 하다하다 AGS와 싸우겠다는 소식에 당연하게도 레오나의 입에서는 당연하다는 듯 볼멘 불평이 튀어나왔다.

 


"발키리! 사령관 지금 어디있어? 이딴 말도 안 되는 짓 당장 멈추게 해야겠어!"

 


레오나의 볼멘소리를 들으며, 잠시 들고있던 패널을 보던 발키리의 입에서는 사령관의 행방이 아닌 다른 대답이 튀어나왔다.

 


"대장님. 누구에게 거시겠습니까?"

 


자신의 질문에 다른 대답을 하는 발키리를 한참을 어이없다는 듯 바라보던 레오나는 조용히 참치캔을 꺼내고선 발키리에게 건네주었다. 

 


"사령관에게 걸게. 배율은 얼마나 돼?"

 

"각하께서 2.1배, 니드호그가 1.3배입니다."

 

"사령관이 역배라고? 모두 제정신인거야?!“

 

"아무래도 각하께서 늘 사용하시는 환도를 사용하지 않으셔서 그런 것 같습니다."

 


사령관으로써는 니그호드을 섬멸하는 것이 아닌 쓰려 뜨려 제압하는 것이 목적 이였기에 자신의 주무기인 염라도는 사용하지 않고 블리딩엣지 로만 싸우기로 정하였다. 그리고 이 소식 역시 누구에 의해 퍼졌는지 여론은 니그호드가 승리 할거 라는 쪽으로 기울었다.

 

밝은 쪽으로든, 어두운 쪽으로든, 모두가 축제기분을 내며 즐거워하는 와중, 방주 쪽으로 부터 땅을 뒤흔드는 거대한 발소리와 함께, 멀리서 니드호그의 거체가 그 모습을 드려냈다.

 


"크르릉!!"

 


포츈을 비롯한 수리공장의 기술부 대원들이 하루 동안 모든 전력을 쏟아 부었는지, 전날에 비해서는 지저분해 보이는 외관은 정돈되어 그 특유의 검은빛을 뽐내고 있었고, 오랜 시간 관리를 받지 못한 탓에, 삐걱 거리며 부자연스러워 보이던 움직임 역시 좋아짓듯 무리 없는 움직임을 보였다. 

 

하얀 대지에 대비되는 검은 용의 위용에 대원들의 감탄사가 여기저기에서 흘려 나왔고, 이내 사령관의 앞으로 천천히 다가온 니그호드는 그 특유의 붉은 눈으로 사령관을 내려다 보았다. 

 


"기다리게 했군. 인간."

 

"이제 좀 집안에 들여 놓을 만큼 깨끗해 졌군."

 

"흥! 이제 싸울 시간이다!"

 


사령관의 농에 대꾸도 하지 않은 체, 대원들이 말려들지 않도록 떨어진 곳으로 이동 후, 마지막 준비를 하였고, 세컨드인양 사령관에게는 닥터와 리리스가, 니드호그 에게는 포츈이 붙어 각각 준비를 도와주었다.

 

"닥터. 공룡 녀석 상태는?"

 

"외관의 심각하게 파손된 부분과 관절의 구동부만 수리를 끝냈어. 하지만 임시조치라, 사람으로 치면 응급처치만 한 거라 보면 돼."

 


아무리 포츈 이나 닥터가 뛰어난 기술자라지만, 시간이 부족한 건 어쩔 수 없었기에 가장 시급한 부분만 수리를 끝내었고, 닥터는 중요한 애기를 있다는 듯 사령관의 귓가로 조용히 속삭였다.

 


"폭탄은 제거해보려고 했지만 니드호그가 손대지 못하게 해서 처리 하진 못했어.."

 

"고집불통 녀석..."

 

"폭탄은 낡아서 불발탄이 되었을 확률이 높아. 그래도 조심해야해. 되도록이면 머리에 충격이 가는 건 조심해줘."

 

"참고하도록 하지."

 


자신의 팔에 블리딩 엣지 의 착용을 끝낸 사령관이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간절히 무어라 말하고 있는 포츈의 모습과 그 말을 전혀 듣는 채도 하지 않고 있는 니그호드의 모습이 보였다. 

 

사령관의 준비를 마친 것을 알았는지, 니그호드 역시 포츈을 무시한 체, 그 거체를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사령관과 니드호그가 서로의 거리를 점점 좁히자, 인파사이로 마이크의 볼륨을 최대한 높인 듯, 소란스러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고, 목소리의 주인공은 너무나도 익숙한 톤을 가진 인물이였다.

 


"레이디스 앤 젠틀맨~!!! 아! 젠틀맨은 저기 있지? 어째든 레이디스! 최후의 인간 사령관 대 최흉 의 AGS 니드호그! 그 세기의 대결이 이곳에서 드디어 격돌! 모두 반가워! 난 이 대결의 중계을 맡게 된 남극 명예대원 트리아이나야! 그리고 옆에는 해설로 어렵게 모셨어! 자칭 남극 최고의 미녀, 자칭 사령관의 아내 아스널 준장이야! 모두 박수! 짝짝짝~!!!"

 

"캐노니어 대장. 아스널이다."

 

"그런데 사령관은 모르는 거 같던데 그렇게 아내라고 막 말하고 다녀도 돼?"

 

“호칭이야 먼저 선점하는 사람이 임자인 법이지. 그리고 곧 그렇게 될 예정이다.”

 

“워~ 대단한 자신감! 그럼 이번에 누구에게 걸었어?” 

 

"당연히 사령관에게 걸었다."

 

"역배에 걸었네? 역시 자칭 사령관의 아내!" 

 

"당연한 이야기다."

 

"배율은 사령관이 2.8배! 니드호그가 1.4배임을 알려드리며 선수소개를 하도록 할게! 청코너~"

 


내기이니 배율이니 무슨 애기를 하는 것 인지는 모르겠지만, 파티마와 함께 돌아간 줄 알았던 트리아이나의 떡하니 나타나 중계까지 하며 분위기를 띄우는 모습에 리리스를 향해 곁눈질로 바라보자. 사령관의 뭘 질문하는지 안다는 듯 리리스는 알아서 답을 해주었다.

 


"여기 대욕탕이 맘에 든다며 좀 더 있고 싶다고 해서 체류를 허가 하였습니다..."

 

"하아..."

 


아스널은 그렇다 하더라도 리리스는 또 어떻게 구워삶았는지, 기어이 체류허가까지 받아낸 트리아이나의 능력에 경악 하면서도 끝없이 흘러나오는 목소리에 머리가 지끈거려 왔지만, 지금은 그저 눈앞에 일에 집중하기로 하고는 곧 니그호드와 마주하였다.

 


"아직도 결심에 변화는 없는 거냐?"

 

"내 결심에 변함은 없다. 덤벼라 인간!"

 

"그런가..."

 


더 이상의 말로 설득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듯, 사령관은 자신을 향하여 붉은 눈에 흉흉한 기운을 내뿜고 있는 니드호그를 바라보며 곧 시합을 앞둔 격투기 선수처럼 몸을 풀었고, 니드호그 역시 먹이를 덮치기 위해 준비하는 맹수처럼 그 거체를 사령관에게 향해 천천히 낮추었다.

 


“죽지 않을 만큼만 부셔주마! 공룡자식!”

 

“지금까진 참았다만 이젠 말하마! 인간! 공룡이 아니다! 드래곤이다!!”

 


낮게 숙이던 니그호드의 거체가 사령관을 향해 빠르게 덮쳐 오자, 몸을 옆으로 재빨리 피하였고 그것을 예상한 듯, 자신의 앞발에 달린 날카로운 발톱을 사령관에게로 휘둘렀다.

 

"시작되었습니다! 니그호드의 기습! 사령관의 회피! 해설의 아스널씨! 관전 포인트는 어디에 두면 좋을까요?"

 

"이번에 사령관은 환도를 쓰지 않겠다고 하더군. 그 말은 격투로 니그호드를 제압하겠다는 말인데 그렇다면 사령관에게는 이 싸움은 부담스러울 거다. 전투에 있어 무기도 중요 하겠지만 크기나 무게도 무시 할 수 없는 요소이니깐."

 


니그호드는 본래 전고는 12m, 전장은 25m로 글라시아스나 타이런트 보다 더 큰 크기를 자랑한다. 하지만 D-엔터테이먼트에 넘겨져 작품을 위하여 개조를 받은 후의 전고는 8m 전고는 15m까지 줄어들어 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그 크기 역시 결코 작은 크기가 아니였기에, 그 커다란 거체를 사령관을 향하여 밀어붙이며 압박해왔다.

 


“앗! 사령관 회피에 전념! 아스널씨! 역시 저 크기을 상대로는 불리 한거겠죠?!”

 

"응? 난 부담스럽다고 했지. 불리하다고 말한 적은 없는데?"

 

“다른 의미인건가요?”

 


자신을 향해 덮쳐오는 니그호드의 이빨과 발톱을 피해가며 블리딩 엣지를 착용한 주먹으로 니그호드의 뒷다리에 있는 관절부분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하자, 사령관의 공격이 뒷다리 을 타격할 때 마다 통각모듈을 통해 전해지는 고통 때문인지, 니그호드의 얼굴은 마치 찡그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기술부 피셜로는 니드호그는 오랫동안 관리나 수리를 받은 적이 없다고 하더군. 당연히 움직임과 명중률도 엉망일테니, 사령관을 맞추는 것이 쉽진 않을거다. 그리고 사령관이 자기보다 커다란 적을 처음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는 건 여기 있는 사람들 잘 알고 있는 사실일텐데?” 

 


아스널의 말대로 사령관이 몇 번 이고 상대한 별의아이는 니그호드 보다 크기로는 컸으면 컸지 결코 작지는 않았기에 사령관은 별의아이를 상대할 때의 방법으로 니드호드의 하체와 그 관절 쪽을 주로 공격하여 움직임을 봉쇄하며 공략 해나갔다. 

 

하지만 자신과 체격이 다른 적을 상대는 방법을 아는 것은 사령관만이 아니였다. 니그호드 역시 비록 영화이긴 하였지만 과거에 용살자나 사이클롭스 프린세스. 페레그리누스 같이 자신보다 훨씬 작은 상대를 수없이 상대했었다.

 


"제법이군! 인간!"

 


니그호드가 두 앞발로 땅을 박아 넣으며 힘껏 들어 올리자 눈과 얼음이 사방에 튀어 오르며 마치 안개처럼 퍼지며 사령관의 시야를 가리었고, 가리어진 시야에 잠시 멈짓 한 사령관을 향해 니그호드의 큰 꼬리가 마치 거대한 채찍처럼 사령관의 측면을 강타하였다.

 


"큭!" 

 


전력을 다하여 휘두른 니그호드의 꼬리공격을 짧은 순간에 막아 내긴 하였지만 커다란 충격으로 인해 한쪽으로 튕겨나가 버렸다.

 


“제법 아프군!”

 


팔에 전해지는 얼얼한 충격을 느끼며, 서둘러 몸을 일으키며 시선을 옮기자, 사령관의 시야 안에 들어온 것은, 새벽 빛에 가라앉는 안개처럼 가라앉고 있는 눈과 얼음사이로 자신을 향해 입을 벌리고 있는 니그호드의 모습 이였다. 

 


"악룡의 숨결!"

 


니그호드의 입으로 커다란 불덩이가 발사되며 불덩이가 사령관을 향해 덮치자 폭발을 일으키며 폭발 하였고 그 모습에 환호하던 대원들의 웅성거림은 이네 경악과 탄식으로 바뀌었다.

 


“그냥 싸우는 게 아니였어?!!”

 

“진짜 폭발인거 같은데?!”

 

"사령관님!"

 


설마 화기까지 사용될 거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였기에, 사령관이 폭발의 휘말리자 폭발을 지켜보던 대원들은 충격에 빠진 듯 그 자리에서 움직일 줄 몰랐다.

 

충격에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하는 대원들을 침묵을 뒤로 폭발의 검은 연기가 가시자, 그곳에는 알비스가 사용하는 듯한 바디벙커처럼 생긴 커다란 방패가 세워져 있었고, 방패는 잠시 후 나노머신이 방패에서 장갑으로 변해가며 그 안으로 사령관이 모습을 보였다. 

 


"목욕물도 못 데우겠군."

 

"쿠어어어!"

 


나노머신 변한 방패로 니그호드의 불덩이를 막아 내곤 별거 아니라는 듯, 내뱉은 말이 도발이라도 된 듯, 다시 사령관에게 향하는 휘두르는 니그호드의 발톱을 사령관의 주먹이 그대로 맞받아치자, 공기를 뒤흔드는 듯 한 바람이 멀리 떨어진 대원에게로 전해졌다.

 


"굉장합니다! 그야말로 경천동지! 누가 저것이 인간이라고 했는가?! 누가 저것을 낡디 낡은 AGS 라고 했는가?!"

 

"사령관님 힘내세요!"

 

"니그호드 가자아아!"

 


침묵과 경악은 이네 다시 열띤 응원전으로 바뀌었고, 그런 대원들 사이로 단 하나 LRL 만은 누구 하나 응원하지 못한 채, 사령관과 니그호드의 싸움을 안절부절 하며 지켜보았다.

 


"제발.. 제발..“

 


LRL의 입장에서는 사령관은 자신의 목숨을 구해주고 자신의 삶 자체를 바꾸어준 은인이고, 니그호드는 아무 약하고 쓸모없는 존재라 할지라도 자신의 힘으로 높은 곳에 올라 갈수 있다는 꿈을 꾸게 해준 동경의 존재였다.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두 존재가 치열하게 싸우는 모습에 마음 아파하면서도 어느 한쪽을 쉬이 응원하지 못한 채, LRL로써는 그저 아무 일없이 싸움이 끝나길 바라는 듯 두 손 모아 기도하였다.

 


"네놈! 인간이 맞긴 한게냐?!"

 

"보면 모르겠나?!"

 


처음 자신과 싸우자고 말했을 땐, 그저 눈앞의 인간은 자신의 뒤에 있는 바이오로이드들을 믿고 이런 행동을 보이는 줄 알았다. 

 

헬 프린세스 와 처음 만났을 때 자신의 얼굴을 때리며 충격을 주기는 하였지만. 그 또한 그저 저 인간이 강화인간이라 그런 줄 알았다.

 

자신의 몸이 아무리 오랜 시간에 낡고 녹이 슬었다 하더라도, 바이오로이드나 강화인간 정도는 충분히 상대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였다. 

 

하지만 그런 자신의 상식을 깨기라도 하듯, 눈앞의 인간은 자기보다 몇 배로 큰 거체를 향하여 주눅 들거나 두려움 없이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맞섰고, 자신의 발톱에도 당당히 주먹을 내질렀다. 

 

합금조차도 녹여버리는 자신의 불꽃까지도 막아내는 것을 보며 인간의 대한 상식을 새로 입력해야 해야 하는 것을 느꼈지만 어떻게 생겨먹었든, 상대는 인간 이였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인간은 인간! 네놈이라고 다를 것이 없다!”

 


통각모듈을 통해 전해지는 고통 때문인지, 과거의 자신에게 고통을 주던 인간에 대한 기억에 서서히 불이 붙은 듯, 니그호드의 움직임은 한층 더 광폭해 졌고 마치 흥분한 투우처럼 사령관을 머리로 들이 받았다.

 


“젠장! 탱크가 따로 없군!”

 


충격으로 사령관이 다시 뒤로 멀리 밀려 나버리자, 니그호드의 붉은 눈은 마치 무언가의 홀린 듯 자신의 눈앞의 인간을 반드시 죽이겠다는 듯 몸 여기저기에서 수증기가 피어올랐다. 

 


(인간이 괴롭힌다. 또다시 나에게 고통을 주려고 한다! 아픈 것은 싫다! 죽여라! 인간을 죽여라!)

 


앞발을 땅에 박아 넣으며 다리 쪽에서는 마치 로켓의 엔진인양 서서히 푸른 불꽃이 점화되어 나오기 시작하였고, 이 장면을 본적이 있는 사령관은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는 느낌을 받았다.

 


"꼭지가 돌아버렸나 보군."

 


니그호드가 무엇을 하려는 지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고, 그것의 위력 또한 어떤지는 잘 알고 있기에 그것을 사용하도록 놔둘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나스트론드의 폭...컥!!!" 

 


사령관을 향하여 니그호드에 입에서 초열의 화염포가 튀어나오려는 순간, 어느 세 니그호드을 향해 빠르게 뛰어들어 과거 유명 대전격투게임에서 나오는 "승X권"처럼 니그호드의 턱과 목 사이에 뛰어오르며 주먹을 꽂아 넣었고, 니그호드의 머리는 그대로 하늘로 향하며 화염포 역시 하늘을 향해 발사되었다. 

 

하늘을 향하여 커다란 화염포가 발사되자 니드호그의 머리와 동체는 화염포의 반동으로 땅에 쳐 박혀버렸고, 마치 역 분사되는 로켓마냥 니드호그의 머리와 몸통을 짓누르기 시작하였다. 

 


“쿠게게게게겍!!”

 


마치 중력에 짓눌리 듯 자신의 몸을 짓누르던 화염포는 잠시 후, 그 에너지가 모두 소진되자 멈추었고, 대지에는 니그호드의 거체만이 꼴사납게 널부러져 있었다.

 


"해치운건가?"

 

"아직이다.. 인간..."

 


사령관이 쓰러진 니드호그의 상태를 확인이라도 하듯 발로 툭툭 치자, 니그호드의 붉은눈에는 붉은 빛이 들어오며 그 거체를 다시 천천히 일으키기 시작하였지만. 방금 전 자신의 공격에 자신이 당해버린 탓인지, 관절의 구동부들은 망가져 버려 쉬이 몸을 일으키진 못하였다.

 


"인간 따위에게 다시 고통 받으며 쓰러질 거 같으냐?!"

 

"..."

 

"나는! 나는! 최흉의 악룡! 니그호드다!"

 


마치 물밖에 나온 물고기처럼 꼴사납게 버둥 거리 면서도 끝내는 다시 몸을 일으키며, 사령관을 향하여 불꽃을 발사하기 위하여 입을 벌렸지만, 에너지가 모두 떨어져 버린 탓에 불꽃은 나오지 않았고 있는 힘을 다해 앞으로 뻗는 손톱 역시 사령관에는 닿지 못한 채 끝내 니그호드의 거체는 대지에 엎어져 버리고 말았다.

 


"승부는 났다. 네놈의 패배다"

 

"아직이다... 아직이다..."

 


자신의 패배를 애써 부정을 하며 사령관을 바라보는 눈빛은 더 이상 초연해 보이는 눈빛이 아닌 원망에 가뜩 찬 눈빛이였다.

 

몸은 쓰러져 버렸지만 그 원망만큼은 쓰러지지 않겠다는 듯, 사령관은 니그호드의 눈빛을 아무말 없이 바라보았다. 

 

"...인간을 증오하는가?"

 

"증오한다! 오로지 날 만들었다는 이유 하나로 나에게 고통을 주고 나의 날개와 뿔을 빼았고. 최후에는 나의 죽음조차 조롱 하려던 인간을 증오한다!"

 

“...”

 


증오해야할 인간이 모두 사라졌기에 인간의 대한 증오는 마치 심해로 가라앉는 배처럼 니그호드의 AI의 기억 깊은곳으로 가라앉았다. 그렇게 자신의 의미를 물으며 마지막을 준비하였다. 

 

하지만 마치 다 꺼진 화로의 불을 붙이듯, 가라앉아 있던 증오의 기어이 끌어올리는 그런 인간이 미웠다. 잊어버린 감정을 끌어올리는, 이제는 끝내려는 자신의 마지막을 막아서는 인간이 너무 나도 미웠다.

 

자신의 AI에 맴도는 인간의 대한 감정을 토해내는, 니그호드을 바라보며 다가온 사령관은 그 커다란 발톱을 들고서는 발톱 끝을 자신의 목으로 가져갔다.

 


“네 눈앞에 최후의 인간이 있다. 죽이고 싶다면 죽여라.”

 

“내가 못할 거 같은가?! 인간!”

 

“이것으로 네 분노를 끝낼 수 있다면 좋을 대로 해라..”

 


조금만 움직이며 된다. 조금만 발톱을 움직여 인간의 목을 찍어버리면 된다.

 

자신의 몸을 이루는 전선도, 부품도, 나사도, 저 인간을 죽일 준비가 되어있다. 하지만 조금만 움직이면 되는 발톱은 마치 고장 난 것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아니 움직이지 못하였다.

 


“.....”

 


이해 할 수가 없었다. 인간이란 존재가 이러 하였던가?

 

자신의 대한 통제권만 없다면 육체적으론 그저 한없이 약한 인간이 이렇게도 강한 존재였던가?

 

자신의 기억 속에 자신에게 고통을 주며 경멸하며 조롱하고 즐거워하던 인간 말고도 명령권 따위는 내던진 체, 자신을 동등한 존재 인양 대하며 진지하게 대해주는 인간이 있었던가?”

 

그저 인간의 하찮은 소모품이라 여기며 고립된 바이오로이드와 AGS을 구하기 위해 선뜻 나서주는 인간이 있었던가? 

 

자신이 이겼음에도 도리어 스스로 목을 내놓는 인간이 있었던가?

 

여전히 자신의 발톱에 목을 들이대며 자신을 바라보는 인간의 눈은 슬퍼보였다. 그 어디에도 경멸이나 비웃는 눈빛이 아닌 자신의 분노에 공감하고, 그저 자신의 삶을 안타까워하며 미안해 하는 눈이였다. 

 

니그호드의 눈에는 적어도 그렇게 보였다.

 


“우어어어어어어어!!!!!”

 


차마 발톱을 움직이지 못한 채, 사령관의 앞으로 자신의 발톱을 힘없이 떨어뜨린 니그호드는 울부짓었고, 이제까지 쌓인 모든 증오와 분노를 내뱉듯, 그렇게 한 AGS의 슬픈 울음은 남극에 울려펴졌다. 

 

 

.

..

...

 

 

“어이 공룡.”

 

“.....”

 

“아직도 화나있냐?”

 

“공룡이 아니다!”

 

“알았다. 알았어. 니그호드.”

 


쓰러져 있는 니그호드의 곁에서 주저 않은 채, 니그호드의 얼굴의 등을 기대고 있는 사령관의 머리위로 결투의 끝을 알리는 듯 하늘에서 눈이 조금씩 내리기 시작하였다.

 


"아직도 죽을 생각이냐?"

 

“그렇다면 어찌 할테냐? 인간.”

 

“내가 이겼는데?”

 

"나는 아직 패배를 인정하지 않았다. 인간."

 


마치 어린아이처럼 맘에는 없지만 일부러 억지를 부리는 니그호드의 억지에 사령관 역시 어린아이처럼 키득 거렸다. 

 

 


"하하 고집하고는.. 좋아! 그럼 이렇게 하도록 하지."

 

"?"

 

“드래곤 슬레이어 몇 페이지였지? “헬헤임의 악룡 니그호드와 맹약을 맺음으로 미드가르드에 니그호드를 소환 할수 있으며, 그의 힘과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라는 내용 이였던가? 악룡의 맹약,"

 

“네놈 설마?”

 

“맺도록 하지.”

 

"이해하지 못 하겠군? 왜 그렇게 나 따위에게 목을 매는 것이냐? 인간."

 

“죽으려고 서두르는 녀석을 무시 할 수 없다... 그 정도라고 해두지”

 

“오지랖이 심하군. 인간” 

 


니드호그의 말에 다시 너털웃음을 내며 웃는 사령관의 머리 위로 내리는 눈이 점점 많아지며 사령관의 머리카락과 니그호드의 동체를 하얀색으로 점점 물들여갔다.

 


"하아... 파티마가 그러더군. 아직 세상에는 구인류가 남긴 잔재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이들이 많다고. 난 그녀들을 구하고 인간의 의지에서 해방시켜 자유롭게 만들고 싶다. 하지만 나한테는 아직 많은 것이 부족하고 많은 힘과 사람이 필요하지. 그러니 도와다오."

 

"어째서냐? 어째서 모두를 구하고 자유를 주겠다는 것이냐? 네놈은 최후의 인간이지 않나? 네놈이 마음만 먹는다면 세계의 왕이 될 수가 있다. 네놈이 모든 것을 가지고 지배 할 수 있다. 그런데도 모두에게 자유를 주겠다는 것이냐?"

 

"네 말대로 내가 인간이기 때문이다. 인간이기에 책임져야 하는 것.. 그것뿐이다."

 

"웃긴 인간이로군..."

 

"도와줄 테냐?"

 

“맹약의 대가가 어떤 것 인줄 모르는 건 아닐 테지?"

 

"최후의 인간의 목숨 정도면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악룡의 맹약의 대가는 맹약자의 목숨. 그 말은 모든 일이 끝나면 사령관의 목숨은 니그호드 마음대로 해도 좋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좋다! 나와 맹약을 맺을 각오가 되어있다면 인간이여! 의식을 치루어라!"

 

“그거 꼭 해야 하는거냐?”

 

“아쉬운 것은 네놈이지. 내가 아니다.”

 


아쉬운 사람이 우물을 파야 하는 듯, 한숨을 쉰 사령관은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엄지손가락을 니그호드의 이빨에 찍어 눌렀고, 곧 피가 사령관의 엄지손가락에 맺히자 그것을 니그호드의 붉은 눈에 지장을 찍 듯 찍었다.

 


"맹약은 이루어졌다! 네놈이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는 그날. 네놈의 목숨은 가져가겠다!"

 

"좋을 대로 해라."

 


악당같이 웃고있는 니그호드의 웃음소리을 들으며, 영화적인 서사에 분위기를 타버리기는 하였지만 모든 것이 잘 끝났다는 듯, 머리의 눈을 한번 털어낸 사령관은 무언가 떠올랐다는 듯 니그호드에게 물었다.

 


"개인적인 부탁 이다만. 한 가지 부탁해도 되겠나?"

 

"말해봐라. 인간."

 

"지금처럼 우리 LRL과는 친하게 지내줬음 하는데?"

 

"네놈 당연한 것을 물어보는군? 그녀는 헬 프린세스다. 애당초 네놈과 대우가 같을 것 같으냐?"

 


당연한 것을 왜 물어 보느냐는 듯 한 대답 데에 사령관 역시 당연한 것을 물어봤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고맙다. 함께 해주어서." 

 

"크릉. 네놈의 목숨이나 잘 간직 해둬라 인간... 아니 맹약자여!"

 


마치 책속의 내용처럼 최후의 인간과 최흉의 드래곤은 서로의 운명을 공유하는 맹약을 맺게 되었다.

 

 

.

..

...

 

 

콘스탄챠와 그리폰은 자신의 주인이 가상 현실로 들어가기 위한 장비인 접속 장치를 구하기 위하여 숨겨진 연구소를 탐색. 마리와 다른 대원들의 도움을 받아 숨어있던 철충을 모두 제거하고서는 가상 현실 접속 장치를 찾는데 성공하였다.

 


“그리폰? 어때? 가상 현실 접속 장치는 찾았니?”

 

“응. 찾긴 찾았는데...이거 맞지?

 

“이상하네 왜 하나만 남았을까? 원래는 세 개였던 것 같은데...”

 

“모르지 뭐. 상관없잖아? 어차피 인간이 쓸 거니 하나면 되는 거 아냐? 헤헤~ 인간 되게 우쭐 거리겠네?

 

“응. 그래도 뭔가 이상한데... 일단 이거라도 들고 가자.”

 

“그런데 있잖아. 하나로 괜찮을까? 진짜로 인간 혼자 가상 현실에 들어 가는거야? 그거 좀 위험 할수 있다던데.” 

 

“가상이야. 위험할 게 있을까?”

 

“모르는 소리. 옛날에 인간들이 가상 현실에서 죽었다가 쇼크로 죽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거든?”

 

“설마...그거 그냥 루머로 알고 있는데? 설마 정말이야?”

 


그리폰의 말에 안색이 파랗게 질린 콘스탄챠는 어쩔줄 모른채, 접속 장치를 더 구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시간상의 문제로 포츈에게 접속 장치를 건내고 똑같이 만들자며 의견을 내었고 그것을 받아들였다.

 

모든 것은 저항군을 이끄는 인류 최후의 인간인 자신의 주인의 안전을 위해서...

 

.

..

...

 

 

가상 현실 세계에서 에바는 의자에 앉은 채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아깝긴 하네요. 에바님."

 

"상관없어요. 태아들은 모두 실험용 이였고, 휩노스 병의 대한 연구 역시 끝났으니, 저희로써는 아쉬울 게 없어요."

 

“이렇게 간단한 방법을 두고 왜 구인류는 멸망했을까요?”

 

“탐욕이란 늘 그런 거죠. 아이작 박사님 이나 아미나 그 암캐년이 방법을 제시했음에도 그들은 탐욕과 권력에 눈이 멀어서 자신들이 살 길을 포기한 것이니 멸망하는 것도 당연한 거에요. 

 

"어째든 새로운 육체는 금방 만들어 드릴게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고마워요. 그리고 연구실 중앙 서버의 메모리 스팟은 어떻죠?"

 

"철충의 해킹을 막고 있긴 하지만 솔직히 좋은 상황이라고는 말 못해요. 설마 철충이 가상 현실을 통해 직접 쳐들어 올 거라곤 생각을 못했거든요."

 

"조금만 더 고생 해주겠어요? 그가 서버에 접속하여 새로운 육체의 단서를 얻을 때까진 버터야 해요."

 

“그러곤 싶은데 워낙 거세게 공격해오는 통에 어려울 거 같아요”. 

 

마치 자신이 세운 계획이 어긋날 것을 걱정하듯 엄지손톱을 잠시 잘근거리며 씹던 에바는 탐닥치 않은 표정을 지었다..

 

"하는 수 없죠. 껄끄럽기는 하지만 그 남자에게 부탁해 보도록 하죠." 

 

"괜찮으시겠어요? 분명 오르카 와 마주치게 될 텐데요?"

 

"대비는 해둘 거에요. 적어도 서버가 날아가는 것 보단 낫잖아요?"

 

“하긴 그렇네요. 그럼 준비해둘게요.”

 

“부탁해요.”

 

“네에~”

 

통신이 끝나자 의자에 몸을 묻은 에바의 혼잣말 만이 가상현실 안에 잔잔하게 울려 펴졌다.

 

“아직은 아니에요 아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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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치코인으로 화성 갈끄니깐!!!


언제나 처럼 귀한 시간내어 읽어주시는 라붕이들 에게 감사의 인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