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번째 인간은 요리사입니다.-1 - 라스트오리진 채널 (arca.live)

소설) 두번째 인간은 요리사입니다.-2 - 라스트오리진 채널 (arca.live)
소설) 두번째 인간은 요리사입니다.-3 - 라스트오리진 채널 (arca.live) 







우으으...이를 어쩌지...


이곳은 오늘도 평화로운 오르카호의 조리실 밖. 평상시에 오르카호 내에서 제과에 관련된 모든 사항을 담당하는 아우로라는 어째서인지 조리실 내로 들어가지 않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좋은 아침이에요. 아우로라양.


아...안녕하세요!


그런데 왜 아침부터 조리실 앞에서 멈춰 계신건가요? 오늘은 다른 부대 분들이 외근을 나가신 날이라 저녁 배식 준비 외에는 별다른 일정이 없는 날인데...


마찬가지로 조리실 내에서 불을 쓰는 일을 도와주는 바이오로이드 포티아는 복도를 걷던 와중에 아우로라가 조리실 앞에서 머뭇거리는 모습에 이상하다는 듯이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가 말했듯 오늘은 오르카호 내의 부대원 대다수가 사령관의 지시로 자원 탐색 및 철충과의 교전을 위해 자리를 비운 상황이라 아침 식사는 간단한 빵이나 우유로 해결하는 날이었기 때문이었다.


그게 말이죠......


- !!!!!!!!!!!!


그리고 그런 포티아의 의문을 해결해주듯 조리실 안에서 누군가의 고함 소리가 매우 크게 울려퍼졌다. 어떤 이들에게는 매우 익숙하기에 더더욱 이상하게 느껴진 그 목소리는 평상시의 온화함이나 다정함과는 거리가 먼, 약간의 분노와 어이없음이 느껴져오고 있었다.


이 목소리는....주방장님이신가요?


네......


그래 그녀들의 말대로 지금 조리실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의 주인은 현재 오르카호 주방 전체의 총괄자이자 오르카호의 넘버원 쉐프인 토니오였다. 그리고 그 목소리의 어조와 높낮이를 다시한번 들은 포티아는 빠르게 상황을 판단했고.


혹시 제가 생각하는 그 상황이 맞다면 고개를 끄덕여 주실래요?


(격렬한 끄덕임)


오늘은 조리실로 들어가는걸 최대한 늦춰야겠군요.


오에에에에엑.....


머릿속에서 그려지는 개판 5분전...아니 개판 5분 후인 상황의 주방을 생각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그러면서도 그녀는 한가지 의문점이 떠올랐으니. 바로 그가 왜 저렇게 화를 내고 있느냐는 것이었다.


아우로라양. 혹시 오늘도 하치코양이 들어갈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셨나요?


아뇨! 절대로요! 전 하지 말라는 일은 안해요!


아우로라양이 하지 말라는 일은 안하는 사람인건 알아요. 


그리고 다시 생각해보니 요리장님은 절대로 어린 바이오로이드분들에게는 화를 안내셨죠. 


LRL의 장난도, 하치코의 미트파이도 알비스의 부탁도 어지간해서는 다 들어주시는 분이시니까요.


어지간한 일이 아니면 저희한테도 그러시고요. 


그런데 이번에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으셨길래....


혹시 소완 부주방장님이 또 약을 타시다가 걸리신거......


그런 일을 금지당한지는 오래입니다만....


부주방장님?!


과거에 있었던 일을 생각하며 약차차....아니 부주방장인 소완을 의심하던 포티아는 뒤에서 갑작스래 등장한 그녀에 모습에 놀라서 넘어질 뻔했다.


이미 주인님의 사랑은 차고 넘칠 정도로 받고 있을 뿐더러. 그런 일은 주방장님께 금지 당했기에 최대한 자제하고 있사옵니다.


'자제' 요? 


(^_^) 문제라도 있사옵니까?


.....아뇨..없습니다.....


그럼...부주방장님도 아니면 도대체 왜 주방장님이.....


주방장님께서 무슨 일을 하고 계시기에 그런 반응인건지요?


부주방장님!! 안돼요!!!


호에에에에에에에엥!!!


그리 말하며 궁금함을 참지 못한 소완은 다른 두명의 만류와 외침에도 조리실을 문을 활짝 열었고 그녀의 머리카락이 뒤로 휘날릴 정도로 엄청난 소리의 고함이 쩌렁쩌렁하게 울려퍼졌다.


"놀라운 점은 이 망할 농어가 조오오온나게 안 익었다는 거다!! 무슨 염병할 짓거리를 하고 있냐고!"


난 분명 강불에 제대로 익혔어!


"허이구 염병할. 시발 저게 강불에 익힌거면 지금 내 손에 들린 이 잘 구워진 레어 스테이크는 생고기겠다! 다시해!"


 

지..지금 소첩의 눈에 비친게 현실의 일이옵니까...?


조리실의 안에서는 수많은 이들에게 철혈이라 불리며 존경받는 지휘관이었던 여성이 평상시에는 보살이라 불리던 한 쉐프에게 가르침(?)을 받으며 혼이 나고 있는 모습이었다.


자. 다시 했어.


"(꾹꾹).......... It's fucking raaaawww!"


아니....


"이건 존나 생이라고!!!!! 아니 도대체 뭘 어떻게 하면 오븐까지 썻는데도 스테이크가 내부가 생고기냐고!! 진짜로 제대로 한거 맞아?!"


제대로 했어! 온도도 너무 높으면 안될 것 같아서 잘 조절했.....


"아니! 그냥 200도로 하면 된다고!! 그걸 또 왜 조절을 하냐고!!!"

"게다가 아래는 아주 존나게 태워먹어서 간디가 신는 샌달 꼬라지가 됐잖아! 쪽팔린 줄 알아라."


(부들부들)....으.....


정확히는 지지리도 말을 안듣고 자꾸 자신만의 조리법을 고집하는 제자의 모습에 답답함을 느끼다 못해 폭발해버린 주방장이 가슴을 팍팍치면서 외치고 있는 것이었다.


저...저런 모습은 소첩도 처음본 것 같습니다....


저희도 처음 보는걸요.....


평상시에는 생불이신 것마냥 웃기만 하시더니 저런 모습도 있었다니....의외로군요...


그보다 일단 저흰 피해야하지 않을까요..? 저러시다가 저희한테 불똥이 튀면....


(말없이 뒤돌아 도망친다.)


같이 가요!!!


결국 계속해서 들려오는 그의 고함 소리에 만약 자신들이 잡히기라도 한다면 과거의 잘못들까지 전부 끄집어내져서 같이 혼이날 것이라 생각한 그녀들은 뒤돌아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들이 떠난 자리에는.


"가리비를 눌음 방지 팬에 지지면 안 눌어붙는다! 그래서 '눌음 방지"인 거고!!!"


"이 닭은 너무 설익어서 이 염병할 샐러드를 처먹으려 하잖아!!!"  


"돼지고기가 하도 덜 익어서 지금도 하쿠나 마타타를 부르고 있겠다!"



"버섯이 하도 덜 익어서 지금 공주님은 다른 성에 있다고 지*한다!" 


"이 닭은 너무 설익어서 수의사가 다시 살려낼 수 있겠다!"


토니오의 창의적인 독설들이 레오나의 귀를 때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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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시작부터 이런 개판 5분 후의 상황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오늘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토니오의 요리 강좌.


처음에 레오나는 그의 가르침을 상당히 잘 따라왔다. 시작한지 30분만에 이상했던 칼질을 버리고 그가 가르쳐준 대로 대부분의 재료 손질법을 익히는 등 그가 화를 내기보다는 오히려 다독여주었다. 물론 그것은 레오나의 모습이 칭찬해줄만한 모습이어서였다.


하지만 중간부터 뭔가 잘못되기 시작했다.


레오나에게 분명히 조리법을 제대로 알려주며 이대로 따라하라고 말했지만 그녀는 어째서인지 조금은 변형된 자신의 방식대로 해보려다가 요리를 망치기 일수였다.


"왜 설탕이 아니라 미림을 넣는겁니까!? 둘다 단맛이 있다고 해서 어느 한쪽이 다른 하나를 대체할 수 있는건 아니라고요!"


술기운만 날리면 둘다 맛 자체는 단맛이잖아.


"아니! 그게 말이에요?! 둘다 역할이 다르다고요!"


그 외에도 분명 타레 간장을 만들 떄. 가쓰오부시를 넣은 이후에는 끓이면 안된다고 주의를 주었음에도 좀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지 않냐며 불을 켰다가 비린맛이 나는 간장이라는 신기한 쓰레기를 만들어냈고.


딥 프라이식으로 익히는 음식을 가르쳐줬더니 기름은 건강에 안 좋은거 아니냐면서 기름에 지지는 식으로 조리해버린 탓에 그대로 타버려 버려야했다.


이것 말고도 레오나의 조리 실수를 나열하자면 밤을 세서도 할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말하기도 입이 아파온 토니오는 자신이 이성을 잃었음을 알아차리고는 한숨을 내쉬며 레오나를 제지했다.


"잠깐만 쉬었다가 하죠....이러다가는 저도 선을 넘겠어요."


마치 소완 부주방장처럼 말이죠. 라는 말은 삼킨 그는 앞치마를 벗고 밖으로 나왔다.


많은 수의 인원들이 지나다녀야하는 오르카호의 복도지만 지금은 대다수가 각자의 임무 탓에 빠진 상태라 쓸데없을 정도로 한산했다.


평상시에 이때 쯤이면 간식을 달라며 달려올 알비스도, 안드바리에게서 숨겨달라며 쪼르르 뛰어올 LRL도, 좋은 요리사가 되고 싶다며 자신에게 조르던 하치코도 전부 각자의 일 때문에 오르카호를 나선 상태라 그는 깊은 한숨을 쉬며 아무 벽에 몸을 기대고 앉았다.


"후..........머리 아파..."


정말로 오랜만에 머리에 열이 뻗쳐서일까. 지끈거려오는 머리를 손으로 부여잡은 그는 한숨만 깊게 내쉴 뿐이었다.


"분명 취지 자체는 훌륭하고 좋은 이유에서 였는데....왜 저렇게 고집스럽게 나오는지...."


처음에 레오나에게서 요리를 배우고 싶다는 말과 그 이유를 들었을 때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미소가 나올 정도로 기뻤다.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해서 감사의 마음을 담아 요리를 한다라. 아주 로맨틱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가 생각하기에 요리는 재료를 조리해서 만드는 것이 아닌 재료에 성의와 마음을 담아 만드는 것. 


그의 생각과도 맞아 떨어지기에 더 열정적으로 그녀를 가르쳤다. 그런데 그녀가 지휘관 개체다보니 프라이드가 높게 설정된건지 아니면 정말로 다 계획이 있는데 그게 안되는 것 뿐인지.....둘 중 무엇인지 생각하기도 힘들 정도로 그녀가 고집스럽게 나오는 탓에 지금 이렇게까지 온거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저렇게 까지 고집을 부리는건지, 자신에게 욕을 얻어먹으면서 까지 뭐라도 만들어보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 여파로 인해 방금전 자신이 이성을 잃었다는 것에 그는 불안해하는 중이다.


"나도 많이 물러졌군. 고작 이 정도에 이성까지 잃고 폭언을 퍼붇다니...."


아주 예전에는 패드립이 아닌 이상 흥분하지도 않았는데 말이야. 그리 중얼거리던 그는 자신의 손을 바라봤다. 그 때에는 수많은 피를 묻혀왔던 손이 이제는 식칼을 잡고 다른 이들을 웃게 만들 수 있는 일을 하게되었는데 절대로 과거로는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손을 쥐었다 피면서) 그 때로 돌아갈 수는 없으니. 일단 정신 차리고 제대로 이야기라도 해봐야지."


그리 생각하며 몸을 툭툭 털고 그는 다시 일어났다. 일단 배우려는 의지는 충분해보이니 저 고집만 해결한다면 충분히 잘 해내리라 믿어야 하는 것이라고 고개를 끄덕인 그는 다시 조리실 쪽으로 걸어갔다.


한장의 사진이 옷에서 떨어진 것도 알아차리지 못한채로.


그런데 너무 오랫동안 쉬어서일까. 아니면 그녀의 은신 수준이 매우 훌륭했던 것일까.


"???"


그는 자신이 떠난 직후 사진을 보면서 고개를 빼꼼 내민 보랏빛 머리의 여성을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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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인간. 그리고 오르카호의 사령관.


이 두가지 호칭은 결코 평범한 것이 아닌 상당한 무게를 지닌 것들이었다. 그것들은 칭호를 받은 이가 한 종의 멸망을 결정하게 되었다는 의미이자 한 단체의 모든 이들의 생명을 원하는대로 다룰 수 있는 자라는 의미였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처음 마주했던 그는 저 무거운 자리에 앉아있기에는 모자란 인물이었다. 


지휘력은 평균. 그러나 결단력이 부족해 그것마저 살리지 못했다. 


신체 능력 또한 그럭저럭이기에 장시간의 업무 또한 무리였다. 그래서일까 처음에 그를 마주했을 때는 고운 말이 나가지 않았다. 오히려 그를 평가하고 재촉하고 또 몰아붙였다.


그가 지금보다 나아지지 않는다면 이 오르카호의 운명은 어찌될지 명확했기에. 


그리고 다행히도 그는 기대 이상으로 성장해줬다. 백이면 백, 천이면 천 모든 전투에서 단순 지휘력만으로 부족한 무력마저 채워내 전황을 뒤집고 승리한다.


게다가 그런 와중에도 사망자는 없고 부상자만 소수다. 


말 그대로 부족함 없는 완벽한 지휘관으로써. 그는 충분히 성장했다. 평상시에는 병사 하나하나에게 친절하지만 결단이 필요할 때는 냉철하게 행동한다. 물론 그러면서도 가장 우선시하는 것은 아군의 안전이다.


그녀 자신이 바랬던 대로 명장으로써의 자질은 전부 갖춘 존재로써 그는 성장했다. 


또한 신체능력 또한 성장해서 밤일도.....크흠...


어쨌든 그는 모든 방향으로써 오르카호의 지휘관 개체들이 만족할만한 사령관이 되었다. 그렇기에 자신을 포함한 모든 이들은 그가 주는 사랑도 받고 지휘도 받으며 알콩달콩 잘 살아갈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그러던 와중에 오르카넷에 올라온 한 장문의 글.


분명 익명으로 되어있었으나 지휘관급 개체들은 이 글을 올린 사람이 사령관임을 알 수 있었다. 왜냐하면 오르카넷에서 아이디가 ㅇㅇ로 설정된 사람은 닥터와 사령관 뿐인데 닥터는 이런 글을 쓰기에 너무 바빴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처음에는 사령관이 많이 심심했나보다 하는 생각에 평가라도 해주려고 글을 읽었는데 내용이 참......뭐라할까. 충격적이었다.


글 속에서 마주한 지휘관급 개체들의 모습을 그녀는 그저 발정난 암캐들로 정의내렸다.


두번째 인간이 발견되었고 겉모습에 빠져 원래 사령관을 내친다니. 지금의 그의 모습을 생각하면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라 여겨졌다. 그렇기에 처음에 레오나는 사령관이 정말 할일이 없었나보다 하는 생각에 빨리 사령관실로 가려 했는데.


딱 한 문장 탓에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건 바로 과거 레오나가 사령관을 갈굴 떄. 무심코 던졌던 무시의 의미를 담은 말. 


그게 글 속의 사령관을 아프게 만들고 상처 입히고 있었다. 고작 글 속의 사령관이니 현실의 그는 괜찮을 것이라 말할수도 있지만. 


창작물 중 수필은 작가가 자신의 내면을 부담없이 그대로 표현하는 방식중 하나다. 쉽게 말해 과거에 입은 상처도 아픔도 슬픔도 글 속에서는 하나의 작품으로써 표현된다는 의미다.


그러니 이 안에서 화자이자 주인공인 사령관은 현실의 사령관 본인의 마음 속 그 자체이며....그의 마음은 과거에 그녀가 던진 말들로 인해 상처받았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런 생각에 도달하자 그녀는 평상시에 사령관이 보이는 이상할 정도로 긍정적인 모습과 가끔식 보이는 괴상한 행동들이 사실은 예전에 그녀들의 말에 상처입은 자신을 숨기려고 행동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빠져버렸다.


하지만 고민을 그대로 그에게 털어놨다가는 오히려 그가 더 마음을 숨겨버리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기에 그에게 물어보지도 못한채 속으로만 고민을 삼킬 뿐이었다.


결과적으로 밖으로 나오지 못한 고민은 그녀를 내면에서부터 좀먹었고 사령관에게 뭔가를 해줘야한다는 강박감을 심어주었다. 물론 원래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하는 그녀이기에 그것이 겉으로 표출되지는 않았지만 그건 행동으로 들어났다. 


그를 위해 무언가를 만들어주려하면 책에 나온대로 따르기보다는 그녀의 방식대로 그녀의 '마음'을 담아서 만들려고 하였다. 책에서 하라는대로 하면 그저 기계처럼 행동한 것뿐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러던 와중에 발견된 두번째 인간. 그의 등장에 다른 지휘관 개체들처럼 그녀도 상당히 심각하게 두려워했다. 우려하던 일이 절대로 그런 일은 없으리라 자신했던 일이 현실이 되는 것은 아니냐는 걱정 탓에.


물론 그는 권력욕과는 거리가 멀고 그저 평범하게 살기 바라는 인물이다보니 그런 일은 없었다. 오히려 오르카호의 주방에서 다른 이들의 도움이 되어주고 있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었다.


그러던 와중에 레오나는 요리중인 그에게 들은 '음식은 마음을 담아 만드는 것이다.' 라는 말에서 영감을 받아 사령관에게 직접 요리를 만들어 먹여주고자 하는 생각을 품었다.


그래서 직접 요리도 만들어보고 부대원들에게 먹여보면서 점차 실력을 개선해보려 했는데.....


"소장님 대원분들 입맛 쩔던대요?" 

".............."


전에 어디선가 들은 여자친구를 뺐는 금태양들이 하던 말을 그대로 하는 그의 모습에 한차례 열이 받아 사고를 치기도 했었다.


물론 결과적으로는 그에게 가르침을 받기로 하고 실력을 개선해보려 했는데. 그게 참 쉽지 않았다.


분명 지휘력과 사고력에 대부분의 자원을 쏟아 만든 개체였던 만큼 배우는 속도는 빨랐으나 특유의 자존심과 사령관에게 '특별한' 무언가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강박감이 문제였다.


나도...노력하고 있다고...


"시발! 노력은 개뿔..........하...."


강박감 탓에 자꾸 그가 알려주는 소위 말하는 정석적인 방법은 뒤로한채 그녀만의 특별한 방식을 고수하려다보니 당연히 마찰은 피할 수 없었고 자존심 탓에 잘못을 인정하지 않아서 그의 화를 더 돋구어 버렸다.


그 탓에 그는 머리를 부여잡고는 문을 박차고 나가버렸고 혼자 남겨진채로 그녀는 조용히 서있었다.


뭔가를 해주고 싶었다. 과거에 철없던 자신 탓에 성장할 기회를 이제야 잡았음에도 폭언에 시달리며 상처입었을 그에게 뭔가를 해주고 싶었다.


다른 이들도 할 수 있는 전장의 승리나 밤의 봉사 같은 것이 아닌 평범하지만 그렇기에 특별하게 느껴질 뭔가를 해주고 싶었다.


그런데 이 망할 프라이드가, 고집이, 강박감이 다 망쳐버렸다.


가슴 속에서 천불이 끓는 것 같은 느낌에 그녀는 조리대 한 구석에 놓여있는 주방장의 식칼에 손을 뻗었다. 


평상시처럼 보랏빛을 내며 빛나는 칼. 그녀의 답답한 마음과 갈 곳 잃은 분노는 그것을 천천히 들어올렸고.


-사악!


그것을 손을 향해 내려쳐버렸다. 어차피 신체는 고작 이런 칼에 다치지 않으니 답답한 마음을 이런 식으로라도 해소하려는 마음에 그런 것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뚝.....뚝......


내...손가락이.....잘렸어?


본래라면 어지간한 총알 세례조차 견디는 바이오로이드의 신체를 식칼은 두부마냥 잘려버렸고 검지와 중지가 잘려나가 선혈을 흩뿌림과 동시에 도마 위를 구르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그런 개판이 터진 조리실 안의 그녀를 향해서.


"지금 뭐하는 겁니까!?"


한 사람의 다급한 목소리만이 들려왔다.
















(사진 제공자: 탈론 페더) (탈론 페더: 아무래도 원래 외모가 좋다보니 사진빨도 잘 받으시더라구요! 물론 도촬은 아닙니다!)

이름: 토니오 '고든' 카렘.

나이: 17(+100)세.

신장: 157cm (사령관: 보기보다 안크네?) (안드바리: 저보다 한뼘 정도 크세요...)

                      (오드리: 아동복 모델 get!) (토니오: 여기 코멘트 적으신 분들의 오늘 저녁은 해빔소입니다.)

몸무게: 50kg (사령관: 오. 토니오 몸무게에 2.3배를 하면 라비아타네?) (라비아타: 주인님....?)

성향: 질서 중립 (사령관: 역시 좆간은 죽어! 라서 중립인건가.)

                         (토니오: 사령관님이 좆간이 되시면 제가 손수 바베큐로 만들어드릴께요.)

                         (사령관: 그럴 일은 토모가 천재가 될 확률이지!)

                         (토니오: 훗! 그래야 우리 사령관 답지!)


특이사항: 과거 이야기를 꺼려함, 누군가의 요리를 심사하거나 요리를 가르칠 때, 상당히 무서워짐.





-080 기관 및 시티가드에서 자료 추가함.- 


(사령관, 라비아타 총통, 080, 시티가드 전원의 동의 후 열람 가능)


자료 제공자: 팬텀

-주방장 토니오 카렘의 옷에서 나온 사진.

-그와 모종의 관계가 있는 사람으로 추정.

-머리카락 색, 눈의 색으로 볼 때 최소 형제로 추정.

-주방장 본인일 가능성은 희박해 보임.

-의복 양식이 멸망전 정부 요원들의 복장과 동일하다는 증언이 있으니 그것을 중심으로 조사할 것.

(작성자: 토모 외 4명)


(사령관: 사실상 시라유리가 다 작성한거 아니야? 그리고 저 사진에 나오는 팔 말이야. 은근히 로망 넘치지 않아? 뭔가 사이보고 같다고 해야하나?)

(리앤: 나도 조금 보탰지만 밀이지. 그보다 왓슨? 아직도 로망 타령이야? 전에는 로망이라면서 기간테스의 팔에 로켓을 달려했으면서...)

(시라유리: 토모 양이 4번째 줄과 5번째 줄에 오타를 여러번 내서 제가 다 수정했습니다....)

(토모: 나도 잘 알 것 같아! 로케트 판치는 로망이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