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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t General 외전 .1 레오나

 

 

그 날 도시는 불타올랐다.

 

성경의 나오는 떨어지는 유황불에 타오르는 소돔과 고모라 처럼, 신이 인간에 재앙을 내리 듯, 도시는 철충에게 불타오르고 무너져 갔다.. 

 


“님프 서둘려!”

 

“대장님! 출발 준비는 끝났나요?!”

 

“진작에 끝냈어! 이제 곧 배가 출발할거야! 서둘러!”

 


레오나의 외침이 끝나기 무섭게 레오나를 비롯한 다른 대원들을 태운 배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 하였고, 참호 안에서 몰려오는 철충을 향하여 머신건을 연사하며 막아내던 님프는 레오나의 외침에 서둘려 참호에서 빠져 나와 배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하였다.

 


“발키리! 베라! 엄호해줘!”

 

“네!”

 

“님프언니! 달려요!”

 


철충에 의해 빗발치는 총알은 달리고 있는 님프의 주변과 그녀를 스쳐 지나갔고, 그녀의 옷과 살결을 스쳐 지나가는 탄들은 새하얀 그녀의 옷이 점점 붉게 물들여가며 더욱더 빨리 움직이라는 듯 재촉 하였고, 님프는 마침내 총알세례를 뚫고 자신들의 자매들이 타고 있는 배로 뛰어들었다. 

 


“빨리 내 손 잡아!”

 


배를 향해 뛰어드는 님프를 향하여 레오나가 손을 뻗자, 님프 역시 다행히도 그 손을 붙잡았다.

 


“하아.. 하아.. 위험했네요.”

 


레오나의 손에 매달린 채 잠시 버둥거리고 있던 님프는 자신을 붙잡고 있는 레오나를 향하여 천진난만한 요정처럼 환하게 웃음을 지었고, 그 웃음에 레오나 역시 다행이라는 듯 작게 미소 지었다.

 


“얼른 끌어올려 줄..꺅!”

 

“대장님!”

 


님프를 끌어 올려리던 순간. 어디선가 날아온 총알은 레오나의 팔의 한가운데에 명중하여 관통하였고, 관통된 상처에서 마치 분수처럼 피가 뿜어나오며 레오나의 팔을 천천히 적시기 시작하였다.

 


“대장님! 괜찮으세요?!

 

“난... 괜찮아!”

 


선뜻 바다로는 쫒아오지 못한 채, 철충은 항구에서 멀어지는 배를 향하여 놓치지 않겠다는 듯 집요하게 총격을 가하였고, 발키리 와 베라는 서둘려 철충을 향해 응전을 시작하였다.

 


“얼른 끌어올려 줄...”

 


방금전 보다 더 심해진 철충의 공세에 발키리와 베라는 레오나를 도와줄 여력이 없었고, 레오나 역시 이를 꽉 악물며 님프를 끌어 올리려 팔에 힘을 주었지만, 상처로 인해 힘이 들어가지 않고 힘을 줄때마다 관통당해 구멍나버린 상처로 피가 울컥거리며 레오나의 제복의 소매를 점점 적셔갔다.

 


“대장님...”

 


구멍난 상처에서 나오는 선혈은 레오나의 새하얀 제복의 소매가 마치 장미처럼 붉게 물들며, 이내 소매를 모두 적신 듯, 피가 님프의 얼굴 위로 한 방울, 두 방울 씩 떨어지자 님프는 무언가를 결심한 듯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대장님... 그만 놓아 주세요.”

 

“님프! 너! 안돼! 절대 안돼!”

 

“이대로는 둘 다 위험해지고 말거에요.”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마!”

 

“죄송해요. 대장님 말씀처럼 살 좀 뺼 걸 그랬어요. 그래도 미워하진 않아 주실거죠?”

 

“명령이야! 쓸데없는 짓 하지마!”

 

“대장님. 먼저 발할라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님프는 자신의 손을 잡고 있는 레오나의 손을 억지로 떼어내고서는 그대로 바다로 떨어져 버렸고, 바다로 떨어지는 님프의 얼굴은 그 누구보다 다행이라는 듯 편안해 보였다.

 


“님프! 님프! 안돼!”

 


샛된 비명과 함께 레오나는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며, 주변을 둘러보았고 이네 그곳이 배위가 아닌 자신의 개인실 임을 깨달았다.

 


“꿈..이야?”

 


너무도 생생한 탓인지 레오나의 몸은 이네 땀으로 흠뻑 젖어있었고, 잠시 아무말 없던 그녀는 힘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온몸으로 젖은 땀을 씻어내기 위해 샤워실의 샤워기의 물을 틀기 시작하였다.

 


“...”

 


샤워기의 내려오는 물을 맞으면서 레오나는 자신의 팔에 남아있는 그날의 흔적으로 남아있는 흉터를 보며 그만 그 자리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님프...”

 


샤워기의 물이 그녀의 머리위로 떨어지며 떨어지는 샤워기의 물소리에 울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애써 감추려는 듯, 주저앉은 그녀는 한동안 그 자리에 꼼짝하지 못하였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

..

...

 

 

“레오나?”

 

“...”

 

“레오나?”

 

“으응? 무슨 일이야? 사령관?”

 

“피곤해 보이는군? 어디 아프기라도 한 건가?”

 

“아무것도 아니야.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좋게 말하면 자신감 넘치고 나쁘게 말하면 까탈스러운 평소의 모습과는 다르게, 왠지 기운이 없어 보이는 그녀의 모습에 사령관은 의아해 하였고, 사령관에게 그런 자신의 모습을 신경쓰이게 하고 싶지 않아서 인지, 레오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미안해 사령관. 잠시 바람 좀 쐬고 올게...”

 


황급히 자리를 비우는 레오나를 뒷모습을 사령관은 말없이 바라보았다.

 


“하아...”

 


눈앞에 펼쳐진 남극의 새하얀 대지를 바라보며, 우울해진 기분과 함께 좀처럼 힘이 나질 않았다.

 

오랜 시간이 지나 이제는 잊혀 질 만도 하건만, 절대로 잃을 수 없다는 듯,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발작처럼 그날의 꿈을 꾸기라도 하는 날이면, 며칠 동안의 우울한 기분은 좀처럼 나아지질 기색없이 지금처럼 그녀를 힘들게 하였다.

 


“.....”

 


한동안 설원을 바라보아도 기분이 나아지진 않았지만, 그래도 억지로 마음을 추스르며 들어가려던 그때 레오나의 귓가로 요란스러운 모터소리가 들려오며 이내 그녀의 앞으로 스노우모빌 한대가 멈춰섰다.

 


“여어..”

 


스노우모빌 위에서 쓰고있던 헬멧을 벗으며 사령관이 레오나를 알은 체 하자, 레오나는 의아한 듯 그를 바라보았다.

 


“뭐하는 거야? 사령관?”

 

“타.”

 

“뭐라구?”

 

“뒤에 타도록 해.”

 

“사령관 지금 그럴 기분이...”

 

"타.도.록.해”

 


한자 한자 끊어가며 강권해오자 레오나는 사령관이 건내주는 외투와 헬멧을 마지못해 착용하고서는 그의 뒤에 앉았다. 

 


“출발하도록 하지.”

 


그렇게 레오나를 태운 사령관은 스노우모빌을 전속력으로 몰고서는 어딘가로 훌쩍 떠나 듯 방주에서 멀어져 갔다. 

 

.

..

...

 


“어디까지 갈 생각이야?!”

 

“잘 안 들리는데?”

 

“어디까지 갈 생각 인거냐구?!”

 

“지금 사랑한다고 하면 부끄러운데?”

 

“이런!”

 


남극에 불어오는 바람소리 때문인지 스노우모빌의 모터소리에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애써 레오나의 말을 무시 하는 것 인지 모른 채, 몇 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아무것도 없이 그저 눈만 휘날리는 황량한 곳 이였다.

 


“그래 사령.. 아니 달링. 여긴 어디고 왜 날 데려온 건지 이제 설명해주겠어?”

 

“기분이 좋지 않아 보이 길래, 데이트 삼아 나온 거다만?”

 

“데이트 삼아? 그냥?”

 

“맞아. 그냥.”

 

“달링... 혹시 머리에 총알 필요해?”

 


처리해야할 업무가 산더미인데, 데이트 삼아 가볍게 나온 거라는 말에 레오나의 주먹은 사령관만 아니라면 한 대 쳤을 거라는 듯, 작게 부들거렸고, 반대로 사령관은 그것을 애써 무시하며 모빌의 뒤에서 절그럭 거리며 무언가를 내리기 시작하였고, 이네 열심히 설치하기 시작하였다.

 


“흠.. 베라에게 배운 대로 하긴 했는데, 잘 설치 된 건지 모르겠군?”

 

“방한텐트는 또 왜 치는 거야?”

 

“곧 눈보라가 몰아 칠거 같아 설치 한거다만?”

 


어디선가 본 듯 데자뷔를 느끼며 사령관의 말대로 잠시 후. 눈보라가 몰아치자 텐트 안 에선 레오나가 미니화로에 고체연료로 불을 피우고 있는 사령관을 힐끔 쳐다보았다.

 

“달링. 혹시 노린거야?”

 

“눈보라? 난 티타니아가 아니다만?”

 


물론 이곳이 주기적으로 눈보라가 몰아치는 지역이라는 것을 숨긴 채, 시치미를 잡아떼는 사령관을 바라보며 레오나도 이젠 포기했다는 듯 조용히 옆으로 다가와 앉았다.

 


“어차피 방주에는 다 애기하고 나왔을 테니 오늘만 속는 셈치고 어울려 줄게.”

 


지금 상태로는 돌아 갈수도 없었기에, 레오나 역시 그냥 포기하고서는 사령관의 장단에 맞춰주기로 하였다.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잘 모르겠군.”

 


계속 시치미를 떼 가며 설치한 미니화로에서 나오는 열기는 금세 텐트 안을 따뜻하게 데웠고 밖에 몰아치는 눈보라의 소리까지 더해지자, 텐트안은 마치 작은 카페같은 분위기를 자아내었다.

 

텐트 안에서의 두 사람은 대화라도 이어 갈만 하건만 두 사람은 그저 아무말 없이 각자 손에 들고 있는 컵에 담긴 커피와 차를 홀짝거리기만 하였고 그렇게 한동안 고요함이 이어졌다. 

 


“그러고 보니 그때도 이런 상황 이였네?”

 

“그렇가?”

 

“그때는 발키리나 베라, 알비스, 닥터와 함께 였는데 지금은 둘만이네?”

 

“그렇군.”

 


사령관이 사령관이 아닌 카인이라는 개인으로 발견되어 레오나와 처음 만났을 무렵. 그 카인을 방주로 데려다 주었을 때의 일이 생각난 듯 레오나는 잠시 회상에 잠기였다. 

 


“바로 얼마 전의 일 같은데도 왠지 아주 옛날의 일처럼 느껴져..”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으니깐.”

 


사령관 아니 카인을 가장 먼저 발견한 것은 레오나가 아니였지만, 가장 오랫동안 곁에 있어준것은 그녀였고, 처음 육체의 관계를 맺었던 것 역시 그녀였다. 

 

카인에게는 누굴 제일 사랑하는 지에 정하라고 한다면 정할 수는 없겠지만 가장 고마운 사람을 뽑아보라면 아마 레오나을 뽑을 것이다. 

 

그만큼 그녀에게는 받은 것이 많았기에 이번에도 왠지 기분이 좋지 않아 보이는 그녀를 위하여 억지로 기분전환이라는 명분으로 데리고 나온 것 이였고,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 지, 레오나는 조용히 카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어 왔고 카인 역시 자신에게 기대어 오는 그녀를 거부하지 않았다.

 


“달링. 그때 기억나? 나한테 내기 걸었던거?”

 

“기억나는군. 그때는 내가 이겼는데도 이렇게 기대어 오지 않았는데 말이야.”

 

“그러게... 나도 많이 변하긴 했나봐?”

 


이제까지 살아오며 많은 일을 겪어 왔지만, 카인을 만나고 난 후의 우여곡절이 더 많았음을 느끼며, 레오나는 사령관의 온기를 느끼며 조용히 눈을 감았다. 

 

.

..

...

 

“대장님 먼저 발할라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안돼! 안돼! 님프!”

 


다시 악몽이라도 꾼 듯 비명을 지르며 깨어난 레오나는 주위를 두리번 거렸고, 텐트안의 처음보는 풍경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혼자가 아닌 그녀의 곁에는 카인이 함께하고 있었다.

 


“레오나! 진정해.”

 

“님프! 님프!”

 


님프의 이름을 연신 부르다 마치 공황장애에 걸린 듯, 호흡곤란을 일으키며 온몸을 떨고있는 그녀를 사령관이 품에 안고서는 진정시키기 시작하였다.

 


“괜찮아. 내가 곁에 있으니깐 진정해. 자 숨을 한번 내쉬고...”

 


그녀가 편하게 숨을 쉴 수 있도록 유도하며,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진정시키자, 사령관의 품안에 있던 덕분인지 레오나는 빠르게 진정되어갔다.

 


“이제 괜찮아. 진정해.”

 

“달링... 정말 달링인거지?”

 

“그래 아무 일 없으니깐. 안심 하도록해.”

 


사령관이 레오나를 조금 강하게 힘을 주어 안아주자, 안심이 된 듯 아이처럼 불안해하던 그녀의 불안은 점점 잦아들었다. 

 


“이제 괜찮아?”

 

“못난 모습을 보여서 미안해..”

 

“신경 쓰지마. 그것보다 악몽에 시달리던데 무슨일 있는거야?”

 

“달링이 신경 쓸 것 없어. 이건 나의 문제니깐..”

 


마치 기운을 잃은 고양이처럼 축 늘어진 채 있는 그녀를 뒤에서 꼭 껴 안아주며, 이네 아쉬운 듯 속삭여 주었다.

 


“내가 모자라긴 한가보군..”

 

“뭐?”

 

“사랑하는 레오나가 이렇게 힘들어하는데, 도움조차 되지 못하면 모자란 게 아닌가?”

 

“아니야 이건 내가...”

 

“애기해주지 않겠어?”

 

“...”

 

“하지 않아도 괜찮아. 하지만 적어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아파하는 이유 정도는 알고싶어.”

 


진심으로 자신을 걱정하는 카인의 말에 흔들리듯 잠시 망설이 던 레오나는, 이네 자신의 과거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과거 멸망전쟁 당시. 작은 규모이지만 저항군의 한축 이였던 “와쳐 오브 네이쳐”의 케롤린 포스터 소장은 자신이 개인적으로 소유하고 있던 발할라의 자매들과 한랭사양 이였던 “프로스트 레프리콘” 과 “프로스트 브라우니”등을 데리고 미국 동부에 위치한 보스턴으로 이동 시킨후,  그곳에 준비된 “와쳐 오브 네이쳐”의 소유의 배을 타고 남극으로 향할 것을 계획하였다. 


그리고 그런 그녀들 이끌게 된 것이 바로 현재의 레오나였다.

 


“동부로 이동하던 와중. 다른 발할라의 자매들을 만났었어. 그녀들 에게서 저항군의 모든 전력이 미 서부 지역을 탈환하기 위하여 움직이고 있다는 말을 들게 되었고, 그때까지도 우리는 이해하지 못했어 왜 우리만 다른곳으로 이동을 하고 있는 것인지...”

 


자신과 만나던 모든 바이오로이드 군이 격전지인 서부로 향하였지만, 자신이 이끄는 부대만 반대쪽인 동부 지역으로 향하는것에 의문이 들기는 하였다. 

 

그러나 이유야 어찌 되었던 명령은 명령이기에, 그녀들은 계속해서 동부로 이동하였고, 아무런 방해도 없이 보스턴 근처까지 도착한 것에 꺼림찍 함을 느껴지기는 했지만 정찰에도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이 확인되자 보스턴 안으로 진입하였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들어서자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작스레 철충들이 공격해왔어. 그것이 우리를 발견하고 공격해 온 것 인지, 아니면 우리가 올 것을 미리 알고 매복해있던 것인지 지금도 알수 없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를 공격해오는 철충의 수가 너무나도 많았고. 그렇기에 우리는 서부에 있던 철충을 분단하기 위해 미끼로 사용 된 건줄 알았어.”

 

 


아무리 보스턴이 대도시라고 하지만 들이닥친 철충의 수는 시가전이나 게릴라전에 능한 그녀들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많았기에, 샌드걸이 인간들이 자신들의 이득을 위하여 자신들을 미끼로 사용한 것이라 오해하여 케롤린 소장이 남긴 전언을 듣기 전까지 카인을 사령관으로 받아들이지 못할 정도로 그날의 악몽은 큰 것 이였다. 

 


“하지만 항구에 배는 준비되어 있었기에 우리는 필사적으로 항구로 이동하였고, 그 와중에 절반에 가까운 자매들을 발할라로 떠나 보내버리고 말았어...”

 


그날의 기억이 떠오른 듯, 무릎위에 떨고 있는 손을 사령관이 조심스레 잡아주자 이네 진정된 듯, 다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레오나를 지휘로 탈출을 위한 분투는 계속 이어졌지만, 끝없이 몰려오는 철충에게 곧 고립될 위기에 처하였고 바로 그때 앞장서서 활로를 뚫어낸 것이 바로 님프였다.

 


“어떤 의미에서 게릴라전이나 시가전이 특기인 ”발할라의 자매들“과 맞나 싶을 정도로 돌격적인 아이였어. 그 아이가 활로를 뚫어준 덕분에 우리는 간신히 배에 승선하여 탈출 할수있었고...”

 


레오나는 조용히 자신의 한쪽 제복의 소매를 올렸고 그녀의 하얀 팔에는 그날의 흔적인양 총알이 관통한 흉터가 선명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그 아이는 우리를 지켜 주었는데...나는...나는 그아이를 지켜주지 못했어...”

 


그날의 기억이 다시 떠오른 듯. 먹먹해진 마음으로 말을 잇지 못하던 레오나의 고운 얼굴로 다시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하였고, 참고 참아보려고 해도 진정되지 않는 듯 하였다.

 

그날 이후 무사히 남극에 도착하고서도 슬퍼할 겨를은 없었다.

 

철충 만큼이나 가혹한 남극의 혹한에 살아남기 위하여 그녀는 슬픔 역시 남극의 얼음처럼 마음속에 가둔 채, 살아남은 이들을 이끌어야 했고, 그녀의 그런 책임감마저 없었다면 그녀는 정말로 미쳐 버렸을지도 몰랐을 것이다.

 

레오나의 말을 들은 사령관은 이제야 발할라의 자매들 중 다른 대원들은 모두 존재하지만 왜 님프만이 존재하지 않는지 그 이유를 알수 있었다. 

 

님프는 다시 복원할수 있다. 하지만 그 님프는 레오나가 알고있는 그 님프가 아니다. 님프이지만 님프가 아닌... 보고만 있어도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며 괴로워 할 바에는 그저 가슴속에 묻어둔 채로 살아가는 것. 그것이 레오나가 택한 선택이다. 

 


“사람들은 나보고 북방의 암사자 이니 전쟁의 여신이니 그렇게 말하지만...”

 

“...”

 

“난 그런 거창한 존재가 아니야...”

 

“레오나...”

 

“난 내 앞의 부하 한명도 지켜주지 못한 실패작일 뿐이야...”

 


슬퍼하는 레오나의 감정이 카인의 마음을 아프게 해왔다. 자신 역시 언제나 자신을 따르는 이들을 잃지 않기 위하여 주위에 만류에도 끝끝내는 앞에 서서 나서지 않은가. 

 

하물며 자신의 눈앞에서 소중한 이를 잃어버리고, 수십 년을 넘게 힘들어하는 레오나의 마음의 깊이 야 자신으로써는 알 길이 없었다?

 

지금으로써는 자신이 해줄수 있는 것은 이것밖에 없다는 듯, 서글프게 울고 있는 그녀를 마치 으스러지듯 강하게 안아주며, 카인은 격정적으로 그 말을 부정하였다.

 


“네 잘못이 아니야..”

 

“하지만..”

 

“많이 힘들었겠지? 많이 아팠겠지? 하지만 네가 그렇게 괴로워 하면서도 지켜준 덕분에 많은 이들의 운명이 바뀌였어. 나 역시 그렇고..”

 


기나긴 시간 마음의 짐에 괴로워 하면서도 그녀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자신의 임무를 버리지 않고 버티었고, 그렇게 버텨 준 덕분에 카인은 망망대해에서 별의아이의 손아귀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고, 그녀가 끝까지 마지막 유산을 지켜준 덕분에 카인은 그것으로 수많은 이들이 불행한 운명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넌 절대 실패작 같은 게 아니야 넌 누구보다 강한 여자야.”

 

“달링...”

 


자신이 무너지면 모두가 위험해진다. 그녀는 오로지 대장이라는 이름의 가면을 쓴 채, 슬픔을 감추며 지내왔다. 

 

하지만 절대로 깨어지지 않을 것 같은 가면도 자신이 사랑하는 이의 앞에서는 점점 금이 가기 시작하였다.

 


“넌 내게도 다른 누구에게도 최고의 지휘관이자 최고의 여자야”

 

“흐아아아앙!!!”

 


마치 오랜 시간 얼어있던 마음의 슬픔이 녹아내리듯, 레오나는 어린아이처럼 카인의 품안에서 울음을 터트렸다.

 


“많이 힘들었어! 많이 괴로웠어! 하지만 참을 수밖에 없었어!” 

 


카인의 품안에서 울고 있는 이는 발할라의 대장도, 철혈의 지휘관도 아닌 그저 사랑하는 이의 위로를 받고 싶어 하는 한명의 여자였다. 

 

 

.

..

...

 

 

“좀 진정되었나?”

 

“코가 시큰거려...”

 


한바탕 크게 울었던 탓인지, 레오나의 두 눈과 인중이 새빨갛게 변하였고, 카인은 따뜻한 물을 적신 손수건으로 그녀의 얼굴을 닦아주려고 하였다.

 


“이리 줘. 어린애가 아니야”

 

“지금은 어린애로 있어도 괜찮은데 말이지?”

 


방금까지 어린애처럼 울었던 것이 생각났는지 레오나는 자신의 얼굴을 닦아주는 카인의 손을 거부하지 않고 맡겼다.

 


“잠시만 기다려 주겠어? 간단하게 먹을 것 좀 만들어 볼 테니.”

 


그렇게 말하곤 짐을 뒤적거리는 카인의 뒷모습을 조용히 바라보며, 잠시 후 간단하게 조리된 전투식량을 레오나에게 내밀었다.

 


“다 됐군, 응?”

 


카인이 내미는 전투식량을 받을 생각없이 레오나는 카인을 향해 두 눈을 감은채, 입을 벌리고 있었다.

 


“먹여줘.”

 

“너...”

 

“울고 나서 그런 지 힘들어. 그러니깐. 먹여줘.”

 

“하여간...”

 


언제 품에서 훌쩍이던 응석받이 모드에서 다시 건방진 여왕님 모드로 돌아왔는지 카인은 어쩔수 없다는 듯, 전투식량을 떠서 레오나에게 먹여주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전투식량 하나를 모두 먹은 후, 후식으로 차까지 마신 후, 입까지 손수건으로 닦아주고 나서도 레오나는 아직도 무언가 부족하다는 듯 카인을 바라보았다.

 


“아직 모자라네. 더 없는거야?”

 

“음? 없는데?”

 

“아직 있지 않아?”

 

“정말 없는데.”

 


확인해보라는 듯 짐까지 탈탈 터는 시늉을 하는 카인의 입술을 향해 레오나의 입술이 마치 기습이라도 하듯 덥쳐 왔고, 카인이 당황할 세도 없이 두사람은 길게 키스를 나누고서는 레오나가 먼저 입술을 떼었다.

 


“아직 남아 있잖아? 먹을거”

 


어느세 자신의 가늘고 고운 손을 사령관의 아랫도리에 향한 채, 그의 성기를 매만지면서 레오나는 입맛을 다셨고 그 모습에 사령관도 어쩔수 없다는 듯 고개를 내저었다

 


“하여튼...읍!” 

 


아직 부족하다는 듯 카인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다시 한번 겹치며 레오나의 혀를 카인의 입안에 밀어 넣으며 탐하였고, 자신의 입에 들어온 레오나의 혀에 호응하듯 두 혀는 마치 뱀처럼 엉켜 들었다.

 


“하아...하아...앉아봐 달링”

 


카인을 앉힌 채, 레오나는 두손으로 카인의 바지의 버클과 지퍼를 내렸고, 이네 카인의 성기는 해방이라도 된 듯, 크게 발기된 성기가 레오나의 눈앞에 모습 드려내었다.

 


“전보다 더 커진거 아니야?”

 


잠시 카인의 성기의 크기를 감상하던 레오나는 자신의 제복의 앞섬을 단추를 풀어내자 그녀의 커다랗고 새하얀 가슴 탐스럽게 모습을 드려내었다.

 


“오늘 데이트 해주었으니깐 상 줄게 달링”

 


레오나는 자신의 가슴사이로 카인의 성기를 끼우고서는 비비기 시작하였고, 이네 자신의 파이즈리로 자신의 가슴사이로 왔다갔다 하는 카인의 귀두부분을 입안에 넣고 혀로 애무하기 시작하였다.

 


“레오나 너무 무리 하는거! 윽!”

 


크고 부드러운 가슴사이로 느껴지는 그녀의 가슴의 감촉과 체온 그리고 귀두 끝으로 느껴지는 그녀의 혀놀림에 아직 서투름이 느껴졌지만, 오히려 그 서투름이 더 자극적으로 다가왔다.

 


“레오나!”

 


레오나의 파이즈리와 펠라치오에 카인은 쿨럭 거리는 소리와 함께 그대로 그녀의 입안에 사정을 하였고, 갑작스럽게 뿜어져 나오는 정액을 한번 삼키고서도 다 삼키지 못하였는지, 아직도 입안에 남아있는 정액을 꿀꺽하는 소리와 함께 다시 한번 목안으로 밀어넣 듯, 삼켰다.

 


“레오나 괜찮아?”

 

“쿨럭...조금 양이 많네? 그동안 쌓인 게 많았나봐?”

 

“하아... 다음부터 힘들면 그냥 뱉어내도록 해.”

 

“그런거 치곤 아직 부족해 보이네?♥

 


그렇게 많은 양을 사정하고서도 아직 부족한 듯 걱정하는 카인의 말과는 다르게 그 성기는 진정할 줄 모른 채 여전히 발기된채 화를 내고 있었고, 레오나는 어쩔수 없다는 듯 자신의 제복 스커트 아래로 두 손을 집어넣고서는 속옷을 그대로 내려버렸다.

 


“속옷은 선물로 안 줄거야”

 


아직까지 그것만은 부끄러운지, 서둘러 자신의 주머니에 속옷을 집어넣고서는 앉아있는 대면좌위로 카인의 위에 올라 타고서는 한손으로 성기를 잡고서는 마치 조준이라도 하듯 자신의 성기에 천천히 삽입하기 시작하였다.

 


“흐으으응~♥

 


마치 아래에서 꿰뚫어오는 단단한 송곳처럼 자신의 뱃속으로 천천히 들어오는 성기를 감촉을 느끼면서 반쯤 집어넣던 와중, 카인은 레오나의 허리를 잡고서는 그대로 아래로 찍어 눌렀고 단숨에 들어온 성기는 단숨에 레오나의 자궁의 입구에 키스하듯 닿았다

 


“하아아아악!!!”

 


한꺼번에 밀려오는 쾌락에 레오나는 마치 물밖에 나온 물고기 마냥 허리가 활처럼 휘어져 버렸고 이네 정신을 차리고선 한쪽 눈가에 눈물이 맺힌 채로 카인을 바라보았다.

 


“다아아리이이잉!!!”

 

“왠지 딜도 취급 받는거 같아서 말이지,”

 


카인은 두 손으로 레오나의 허리를 붙잡고서는 마치 방아처럼 위아래로 들어다 놓아다 하기 시작 하였고, 대면좌위인 채로 카인의 성기가 레오나의 질과 자궁 안을 들어갔다 나왔다 할 때 마다 카인의 성기는 레오나의 질의 주름을 사납게 훓어 내며 그때 마다 레오나의 교성만이 텐트 안을 가뜩 채웠다.

 


“하앙!♥ 하앙!♥ 조금만 쉬었다! 조금만 쉬었다!” 

 


몇 번을 가버렸는지 모른 채, 쾌락반 애원반이 섞인 레오나의 부탁에도 카인은 멈출 줄 몰랐고 오히려 자신의 눈앞에서 흔들리고 있는 레오나의 크고 탐스러운 가슴을 한손으로 우왁스럽게 잡고서는 애무하였다

 


“달링!♥ 달링!♥ 달링!♥ 달링!♥ 달링!♥” 

 


30분이 넘도록 계속되는 행위에 뇌까지 쾌락에 쩔여 진 듯, 다른 단어도 잊어버린 채, 오로지 자신만을 애타게 부르는 레오나를 바라보며 남자로써의 정복감과 함께 사정감에 달하였고, 레오나의 자궁안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내 듯. 

 

자신의 정액을 레오나의 자궁안에 뿜어내었고 “쀼릇”거리며 사정이 될 때 마다 자신의 자궁의 입구를 때리는 쾌락을 다시 한번 느끼며 레오나의 허리는 다시 몸이 활처럼 휘어진 채, 모든 사정이 끝나자 마치 줄이 끊어진 인형처럼 힘없이 그의 품안에 쓰러져 버렸다.

 


“다...링...사랑해...♥♥♥

 

“나도 사랑해. 지금은 아무 생각 말고 쉬도록 해.”

 


두팔로 자신을 안아주는 카인의 온기에 레오나는 쾌락을 넘어서는 행복감을 느끼면서 그렇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품안에 편안하게 잠들었다. 

 

 

.

..

...

 

 

“음... 그러니깐 미안.”

 

“됐어..”

 


주도권을 잡으려고 무드없이 그것도 정신을 잃을 때까지 짐승처럼 박아댄 것에 화가 났는지 정신을 차린 레오나는 카인을 쳐다보지도 않았고, 카인 역시 자신의 그런 행동에 너무한 것을 알았는지 그녀에게 연신 사과를 하였다.

 


“정말 미안한 거야?”

 

“정말로 미안.”

 

“그럼 부탁 하나만 들어줘.”

 

“방금 정신 차렸는데 괜찮겠어?”

 

“그거 아니야.”

 

“그럼?”

 

“가고 싶은 곳이 있어. 데려가줘.”

 

“그러도록 하지..”

 


관계를 마친 후, 거짓말처럼 눈보라는 그쳤고, 다시 스노우모빌을 타고 두 사람이 도착한곳은 바다가 눈앞에 펼쳐져 있는 눈 덮인 언덕 이였다.

 


“이곳이야.”

 


카인의 뒤에서 내린 레오나는 천천히 언덕쪽으로 향하였고, 그 역시 말없이 그녀를 뒤따랐다.

 

레오나의 발걸음이 언덕위에서 멈추자, 그 앞으로 돌로 만들어진 작은 위령비 있었고, 한동안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것인지 위령비의 위로는 눈이 많이 쌓여있었다.

 


“여긴?”

 

“그날 희생당한 님프와 자매들의 위령비야...”

 


장갑을 벗은 채, 맨손으로 묘비의 쌓인 눈을 정성스레 털어주는 레오나의 뒷모습을 사령관은 그저 말없이 바라보았다.

 


“위령비를 처음 만들 때 말고는 이곳에는 한번도 온 적이 없었어... 왜인줄 알아?”

 

“....”

 

“볼 자신이 없었어... 내가 조금만 더 잘했더라면... 내가 조금만 더 뛰어났더라면...죽지 않았을지도 모를 자매들을...나는 볼 낯이 없었어...”

 


위령비의 눈을 모두 치우고서는 일어선 레오나는 위령비에서 차마 눈을 떼지 못하였다.

 


“달링 아니 사령관... 발할라는 정말 있을까? 그곳이 정말로 있다면 인간에게 만들어진 우리도 갈수 있는 곳인 걸까?” 

 

마치 죽은 자매들의 영혼은 편히 쉴 수 있을까? 라고 묻는 듯 레오나의 말에 위령비 앞으로 말없이 다가온 카인은 한쪽 무릎을 꿇고서는 이내 추모를 하듯 고개를 숙였다.

 

“용감한 발할라의 자매들이여... 그대들 덕분에 우리는 여기까지 올수 있었다. 부디 앞으로도 발할라에서 자매들을 지켜봐 다오. 그리고 부디 남은 자매들을 지켜다오..” 

 


레오나의 질문에 답 인양 자매들을 추모하는 사령관에 말에 슬퍼 보이기만 했던 레오나의 입가에도 어느세인가 작은 미소가 지어졌다.

 


“그만 돌아가도록 할까?”

 

“달링...”

 

“응?”

 

“달링이 나의 달링이여서 정말 다행이야.”

 

“그런가?”

 


작은 입가에 빛나듯 미소를 머금은 채 자신의 연인을 향하여 고마운 듯 그녀는 손을 내밀었다. 

 


“나 허리 아파. 에스코트 정도는 해줄 거지?”

 

“아아! 물론이지.”

 


신사처럼 뻗는 자신의 연인의 손을 기품 있게 잡고서는 두 사람은 언덕을 내려갔고 이내 언더위에 위령비만이 내려쬐는 햇빛에 반짝이고 있었다. 

 

마치 레오나의 미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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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입니다. 각각의 에피소드라고 보시면 됩니다

사실은 각 섹돌들의 야설을 쓰기위해 뺀거지만...


언제나처럼 귀한시간을 내어 읽어주시는 라붕이들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