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말인가?"


이렇게 품에 안고 머리를 쓰다듬으면 귀가 살랑살랑 움직이는 정도의 반응까지는 보여주는 바르그였지만 역시 인간은 무한한 욕심으로 살아가는 동물이라 하던가. 지금의 이 사랑스러운 반응이 오기까지 험난한 시간을 보내왔음에도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살가운 애교나, 아양을 부리는 바르그의 모습이 보고싶다는 새로운 욕망이 가슴 언저리에서 스멀스멀 피어나와 입 밖으로 그것을 표현하기 시작했으니까.


"아무래도 바르그의 애교를 보고 싶은 건 어쩔 수 없나 봐."

"애, 애교라니.. 그런.."


품에 안겨 얼굴을 붉히는 바르그의 모습에 괜한 장난기가 동하기 시작했다. 슬며시 그녀의 머리칼을 귀 너머로 쓸어 넘기며 살짝 들어 난 이마에 입을 맞춰주자, 그녀는 잔뜩 당황하며 어쩔 줄 몰라 하며 입을 열었다.


"으읏..! 내가.. 남녀의 정에는 무지하지만.."

"무지하지만?"

"나, 남녀의 운우지정에는 상황과 장소와 시간이 중요하다는 것을 최근에 배웠다. 그러니... 내 방으로..."


겨우 이마에 입을 맞춰주었을 뿐이지만 어느새 바르그는 뜨거운 열락의 시간을 상상한 것인지, 평소에는 엄격, 근엄, 진지한 모습을 보이는 주제에 어느덧 그녀는 음란한 상상을 하는 모양이다. 그런 그녀의 모습이 내심 귀엽게 느껴져 그녀를 안아들고 비밀의 방으로 향하면서 슬며시 그녀의 귓가에 장난기가 다분히 섞인 농담을 건넸다.


"난 섹스하자고 말한 적 없는데... 은근히 기대 했어?"

"섹스라니! 그리고 기대하지 않았다!"


창피할 때만 보여주는 이 사랑스러운 반응을 침대 위에서도 보여주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비밀의 방에 도착하자 마자 바르그는 그저 묵묵히 옷을 벗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창피한 것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인지 필사적으로 시선을 피하며 옷을 벗는 바르그를 바라보며 마찬가지로 옷을 벗고 있자, 어느새 옷을 전부 탈의한 바르그가 등 뒤에서 안겨왔다.


작은 신장 때문에 허리 언저리에 간신히 맞닿는 그녀의 가슴을 통해 두근거리는 소리와 진동이 느껴지고, 그 다음으로는 그녀의 머리가 맞닿으며 살랑거리기 시작한 강아지 귀가 슬며시 몸을 간지럽히기 시작했다.


"저기... 네가 원하는 반응은... 솔직히 못하겠지만... 그래도.. 읍!"


반응이 무미건조하다 표현했어도, 바르그의 진심을 알기에 망설임 없이 그녀에게 입을 맞추고 침대에 눕혔다. 붉게 달아오른 얼굴, 간헐적으로 느껴지는 뜨거운 숨결, 두근거리는 소리가 귓가에 울릴 정도로 뛰는 심장소리. 모든 것들이 지금의 흥분감을 높여주고 있었다.


조심스럽게 바르그의 알맞게 솟아난 유두를 간지럽히고, 살며시 그녀의 목덜미에 입을 맞추면서 나는 며칠 전 바르그를 상대했던 아이들이 알려준 비장의 주문을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분명 이것을 알려준 아이들의 말로는, 바르그의 반응이 아주 화끈하게 변할 것이라 했기에 망설임은 없었다.


"....혹시 델타가 마리아 리오보로스와 닮았어?"


그리고 과연 마법의 주문 답게 바르그의 흥분으로 인해 떨리던 눈동자가 짙은 흑색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