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두번째 인간이다.

옛날엔 라붕이였고 지금은 오르카호 부사령관이다.


...이정도면 내 소개는 충분히 됐을거라고 본다. 두번째 인간물이나 라붕이 전이물 하루이틀 보나


사령관이랑 지휘관들이 날 따를 섹돌은 한명도 안만들어줘서 하렘왕인 철남충과는 달리 난 이세계에 와서도 여전히 모쏠아다다.


제일 좋아하는 부대는 컴패니언인데 여기선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다. 이 오르카호의 컴패니언은 전부 사령관 직속이니까. 리리스가 가진 전투력을 생각하면 의심병 걸린 지휘관들이 날 위해 리리스 만들어줄 리가 없지.


쉬발... 리리스가 내 최애였는데...


뭐 아무튼... 불평해도 어쩔 수 없으니 일이나 하자. 오늘은 창고 비품점검하는 날이다.

왜 내가 부사령관 딱지 달고 이런 걸 직접 해야하는겨... 빨리 끝내고 쉬어야지


어디... 이상없고, 이상없고...


(흔들흔들)


...방금 뭐지?


(들썩들썩)


어? 뭐야 저거? 안에 뭐가 들어있는... 어어 떨어진다!


(선반 위에 있던 상자 중 하나가 혼자서 떨어지자 라붕이는 냅다 달려가 상자를 받아낸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그 때 상자 뚜껑이 열리고 무언가가 튀어나온다.)


리리쮸!




어? 어어??


   

쭈인님!


...??????


잠깐 이거, 설마... 미니 리리스? 진짜로 있는 거였어?

아니, 분명 게임에서도 아이템으로 있긴 했지만... 근데 -절- 이벤트에서도 나왔잖아? 그건 아ㅅㅂ꿈 엔딩이었지만. 

그럼 얘들은 뭐지? 상자에서 나왔으니 아이템 쪽인가? 아니면...


(흔들흔들)


쭈인님! 피해요!


 

응? 피해? 뭐를 피ㅎ


뷁 (기절)


쭈인님!! 쭈인니이이임!!!



.


.


.



여기가 어디지


아, 깨어나셨군요. 여긴 수복실이에요. 

창고에서 머리에 혹 난 채로 쓰러져있던 걸 안드바리양이 신고해서 여기로 데려왔습니다.


음... (두리번 두리번)


뭐 찾으시나요?


...아무것도 아냐. 그냥 이상한 꿈을 꾼 것 같아서 그래.


리릿쮸!


...꿈이 아니었네.


앗, 네. 이... 작은, 컴패니언...? 분들이 부사령관님을 걱정하며 계속 곁에서 맴돌았어요.


그래? 걱정해줘서 고마-


...들?


애옹-


...증식했다?


아냐, 아직도 내가 꿈을 꾸는 게 분명해.

눈을 꾹 감았다 뜨면 평온한 병실이...


쭈인님! 미또빠이 드세요!


...또 늘어났네. 이게 대체 뭔 상황이여


아 이럴때가 아니지, 일하던 중이었지 참. 여기서 더 미루면 저녁 제때 못먹는데...! 다프네, 난 이만 가볼게!


네. 그럼 이 아이들은-


쮸인님! 착한 리리스도 같이 가욧!!


...따라가버렸네.


***


...


갸르릉...


잠깐 의자에 앉아서 쉬려고 하니까 미니페로가 귀신같이 내 무릎 위에 올라와서 자리잡아 버렸다...


애-옹


어, 쓰다듬어 달라고? 이렇게 하면 되나...?


쮸인님! 리리스도! 착한 리리스도!


그, 그래그래... 

...근데 내가 주인님이야?


 

쭈인님! 미또빠이!


...그거 왜 파란색이니?


민뜨미또빠이에요!


...나중에 먹을게... 

에고 정신없어. 얘들 대체 뭐지 진짜?


어, 그건 내가 묻고싶은 질문인데. 


사령관 어서오고. 언제 왔어?


지금 막. 너 기절했다가 정신 차렸다길래 잠깐 시간내서 와봤지. 건강해보이니 다행이네.


그래서, 그... 얘들은 대체 뭐래?


그건 니가 더 잘 알지 않아? 비품창고의 상자 안에 들어있던데.


아니, 나도 이런건 처음보거든...


...뭐?


리리스, 넌 알아? 꼭 컴패니언 축소판 같이 생겼는데...


아뇨, 저도 이것들이 뭔지 도통 감을 잡을 수가 없네요. 바이오로이드이긴 한건지...


리리쮸!


우후후, 누굴 닮아서인지 귀엽긴 하네요. 위험해보이지도 않고.


뭐, 그건 그거고. 부사령관 당신, 그만 농땡이 피우고 빨리 일로 복귀하세요. 오늘 안에 끝내야 할 일이 남아있잖습니까.


...좀만 더 쉬면 안돼? 지금 미니페로가 내 무릎 위에서 쉬고있단 말이야.


미니페로라고 부르기로 했어? 귀엽네.


말도 안되는 변명 하지 마세요. 자, 이 작은 페로는 옆으로 치우고-


애옹!


(리리스가 미니페로한테 손을 대려하자 미니페로가 리리스의 손가락을 깨문다.)


 

...!!


...아야. 

공격할 줄도 아는군요. 작아도 컴패니언이라는 건가요.


나쁜 리리스가 가욧!


(이번엔 미니리리스가 어디선가 딱총을 꺼내 리리스를 향해 쐈다. 비비탄 정도의 위력이라 리리스는 피하지도 않고 맞아줬다.)


휴우. 이거 참.


(리리스는 능숙한 솜씨로 미니리리스와 미니페로의 목 뒷덜미를 잡아 들어올린다.)


 

애옹! 애오옹!



쭈인님! 쮸인님!!


이 정체불명의 생물들은 닥터한테 보내서 정체를 밝혀내도록 하죠.


하찌코! 이 언니가 미트파이가 먹고싶대요!


네 언니!


음...!? 이런, 양 손을 쓸 수가...!


미또빠이 드세요!


우읍!?


(미니하치코가 리리스 입안에 민트미트파이를 쑤셔넣자 리리스는 놀라 미니리리스와 미니페로를 손에서 놓아버린다.)


애옹! 풀려났다옹!


너 말할 수 있었어?


읍... 으읍... 우물우물... 꿀걱.


뱉지 않고 삼키긴 하는구나.


이런 초코파이 사이즈의 민트파이로 쓰러질 제가 아니니까요!


그보다, 부사령관 당신을 따르는 신원불명의 세력이 주인님 직속 경호원인 저를 공격한 이 상황.

쿠데타로 간주해도 되겠죠?


야 억지부리지마!!!


쮸인님! 착한 리리스가 지켜드릴게욧!


리리스는 저에요!


컴패니언! 어셈블!

애오옹-!

미또빠이 더 있어요!


오호, 한번 해보자는 건가요? 요 맹랑한 꼬맹이들 같으니라고! 각오하시죠!


오케이, 거기까지.


(사령관이 리리스 뒤통수에 가볍게 촙을 날린다.)


아얏♡


왠지는 모르겠는데 이 아이들은 널 따르는 것 같네. 널 지키려고 하는 거 보니까.


그러게, 왜지? 얘들이 상자에서 나올때 처음으로 본 게 나여서 그런가? 각인효과나 뭐 그런거.


그럴지도. 일단 리리스 말대로 얘들 정체는 알아내야겠어. 니가 닥터한테 데리고가서 검사 좀 맡겨놔줘. 우리가 데리고가는 것보단 니가 직접 가야 얘들도 얌전할 것 같네. 


문제없다고 판명나면 니가 책임지고 키워줘. 


내가?


그럼 누가 해? 너 좋다고 하는 애들인데 내가 델꼬가서 키우리?


...하아. 나도 컴패니언이 갖고싶었긴 한데 하필 그 꿈이 이런 식으로 이루어질 줄은...


쮸인님! 울지맛쎄요! 리리스도 슬퍼요!


미또빠이 드시고 기운내세요!


안울어 안울어...


음. 그나저나 이... 다 모아서 뭐라고 부르지? 컴패니언이라고 부를수도 없으니.


미니리리스에 미니페로, 미니하치코니까...


미니컴패니언이라고 부르자. 잘 부탁해 얘들아.


쮸인님! 싸랑해요 쮸인님!


우애오옹!


미또빠이!


그것이 오르카 저항군 중 유일한 부사령관 직속 부대인 미니 컴패니언의 시작이었다고 한다...


.


.


.



그나저나... 나도 진짜 리리스랑 꽁냥거리고 싶다. 얘들도 물론 귀엽긴 하지만...


 

쮸인님! 리리스는 밥 많이 먹고 더 커질 수 있어요!


 

그래그래. 많이 먹으렴ㅎㅎ


...


(조금만,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최대한 빨리 성장해서 자매들과 함께 '본모습'으로 뵐게요. 주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