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아의 경우


천아가 오르카호에 합류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의 일이다. 





여기가 앞으로 너와 내가 같이 생활하게 될 공간. 이정도면 대충

안내 끝났다고 봐도 되겠지? 뭐 더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보던가. 



너, 저 남자랑 했냐?



므, 뭐?



ㅋㅋㅋ 반응 찰지네? 말귀 못알아먹어? 했냐고 안 했냐고. 



그걸 내가 왜 말해줘야 하는데?



킥, 반응 보니까 했나 보네. 애시당초 너가 저런 놈팽이 말

듣고 고분고분 따를 때부터 묘하다 싶었거든, 이 언니는. 



어휴~ 헤픈 년~ 저딴 걸레 같은 게 뭐가 좋다고. 

좋디? 그렇게 좋으면서 너 어떻게 한번 해보겠다고 득실대던

새끼들은 왜 족쳤대~



하. 



ㅋㅋㅋㅋㅋㅋ 표정 봐~

네 주인님한테 '오늘' 하루동안 천아를 보살펴주라고 '부탁' 받아서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못하는 거지? 



그거 알고 장난쳐본 거니까 너무 마음에 담아두진 말고~



....오래 살고 싶으면 장난도 가려가면서 치는 게 좋을걸?

너랑은 오래 알고 지냈으니까 어느 정도 이해하지만,

여기에는 머리에 나사 풀린 녀석들이 잔뜩 있거든. 



조언 고맙네? 

아, 그리고 혹시라도 내가 네 주인님 채갈 걱정 같은 건 안 해도 돼.

네 소중한 '주인님'은 나한테는 그저 '핫팩'밖에 안 되니까. 




그리고 지금.



아니, 어떻게 브라우니한테 발리냐?



브라우니한테 발린 게 아니고, 그쪽 조합이 너무 사기였다니까?

그리고 너가 한 번이라도 갱 왔으면 게임 몰랐거든?



응~ 망한 라인 어차피 가봤자 시간 낭비야~



아옼ㅋ 진짜 이 아가리를... 어?



남친님~!



천아!



우리 남친님 어디 가! 또 패널 들고 있는 거 보니까 몰래 일하러?

그런 거 하지 말고 우리랑 놀자?



아, 안 돼....! 이것만은 빼앗길 수 없어...



힝 남친님 요새 쌀쌀해졌어~



(천박한 년....)







# 바르그의 경우




.........



천아랑 노닥거리다가 숙소로 돌아오니 바르그가 녹음기를 통해

무언가 듣고 있는 것이 보였다. 




야, 뭐 듣냐?



....궁금한가?



그럼 궁금하지, 너가 또 배신할 꿍꿍이를 하고 있을지 어떨지 누가 알아?

내놔. 



주인님에 대한 충의를 의심하는 건 간과할 수 없군. 



간과고 뭐고 내놔. 



바르그의 귀에서 빼앗은 이어폰을 귀에 꽂자,

낯익은 중저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귀여워. 사랑해. 



...?????!!?!!?



사령관의 애정이 잔뜩 담긴 목소리가 연속적으로 흘러나오고 있었다. 



무, 뭐, 뭐, 뭘 듣고 있는 거야, 너??



주인님의 목소리다. 



.................................



장화는 난생 처음으로 경악이라는 감정을 몸서리칠 정도로 느꼈다. 



아, 아니... 이걸... 왜..



귀에 꽂혀있는 이어폰에서는 여전히 사령관의 목소리가 재생되고 있었다. 




귀여워, 우르....



???!!



심지어 너한테 하는 말도 아니잖아?!



모르는 건가? 탈론페더라는 자에게 문의하면

이러한 자료 정도는 낭중취물(囊中取物)이다. 



그러니까 내 말은, 그런 걸 왜 보냐고??



주인님의 목소리를 듣는 것에 일일히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있나? 



이거 생각했던 것보다 더 머리 위험한 녀석이네.



혹시 ASMR 같은 건 없어?




....




아무래도 엠프레시스 하운드에서 유일한 정상인은

자신밖에 없는 것 같으니, 나라도 정신 바짝 차려야겠다고 다짐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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