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제비 죽이기 https://arca.live/b/lastorigin/66335039


사령관은 둠 브링어를 준비시킨 동시에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 외출 채비를 마쳤다. 가까이서 그를 보좌하는 메이드와 컴패니언들이 소식을 듣고 사령관을 말리러 갔다. 하지만, 사령관의 지나치게 정갈하고 냉정한 몸짓과는 정반대로 칠흑처럼 불타오르는 눈동자를 보자 아무도 이야기를 꺼낼 수 없었다. 대신, 경호대장 리리스를 필두로 사령관과 함께 가기를 부탁했고 그도 별다른 반대는 하지 않았기에, 흡사 소규모 행진과 같은 행렬이 숲속으로 향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쭈그려 앉아 열매를 따고 있는 장발의 브라우니를 발견했다.

 

 

 

”어머나, 안녕하세요?“

 

 

 

” ! “

 

 

”...“

 

 

 

”뭐야, 아무도..!“

 

리리스는 빠르게 브라우니의 사각으로 들어가 오금을 걷어차 앞으로 넘어뜨렸다. 그리고 무릎으로 등을 누르며 머리에 권총을 겨눴다.

 


”죄송해요. 우리 주인님께서 할 말이 있다고 하셔서요. 움직이면... 아시죠?“

 

 

 

”너흰 뭐야! 아까 온 그놈이랑 한 패냐! 컥!“

 

사령관은 브라우니의 입을 닫기 위해 흙이 묻은 구둣발로 브라우니의 옆구리를 걷어찼다. 하지만 그뿐만은 아니었다는 게 자명했다. 그리고 그만의 추궁을 시작했다.

 

 

 

”아네? 너야? 니가 우리 애한테 화살 쐈어?“

 

 

 

”주인님~ 발길질은 리리스한테 시키셔도 되는데♥

 

 

 

”괜찮아 괜찮아.(윽) 이런 것도(커헉) 가끔은(쿨럭) 해야지.(우웨엑)"



"아.“

 

사령관은 무표정한 얼굴을 한 채로 발레를 하듯 스탭을 계속했다. 머리를 즈려밟고, 가슴을 짓밟았다. 옆구리를 내리 걷어찼을 때, 마침내 브라우니는 속을 게워냈다. 최근에 별로 먹지를 못했는지 그녀의 토사물은 묽은 노란색 액체뿐이었다. 사령관은 그의 흰색 바짓단에 묻은 노란 얼룩을 보고 검은색 바지를 입고 왔어야 했다고 후회하며 얼굴을 굳혔다.

 

 

 

”쿨럭쿨럭. 너흰 대체 뭐야...“

 

(쾅 쾅 쾅)

 

브라우니의 말을 들은 리리스는 갈색 머리채를 잡고 땅바닥에 연신 내리쳤다. 브라우니는 앞니가 한 개 부러져 머리 앞쪽까지 고통이 전해져 왔지만, 무엇보다 코뼈가 부러져 숨을 쉬기가 힘들었다. 살기 위해 입으로 숨을 들이쉬자 작은 돌과 흙더미가 그녀의 가슴을 채워 기침을 참아낼 재간이 없었다.

 

 

 

”브라우니 양? 리리스가 아직 착한 리리스로 있을 때 아가리 잘 놀리는 게 좋을 거예요. 특히 주인님께 쓰는 말이면 더.“

 

 

 

”리리스. 너무 그러지 마.“

 

 

 

”하지만..“

 

 

 

”얼굴을 다치면 말할 수가 없잖아. 우린 순수하게 물어보러 온 거라고.“

 

 

 

”죄송해요. 주인님. 너무 화가 나서 그만..“

 

 

 

”네 맘 다 알아. 조금만 참자고. 알았지?“

 

 

 

”미힌홈흘.. 그깟 바이오로이흐 하하 해무헤 이 한리까지 피우하히.. 아주 항향하히구만? 히흘은 끝하허. 이미 발힌기로..“

(피슉)

”끄아악!“

 

사령관이 기껏 리리스를 말려놓은 게 무안해질 만큼 브라우니는 서슴없이 속내를 털어냈다. 이에 리리스도 더 이상 착해질 생각이 없었다.

 

 

 

”아이고..“

 

 

(피슉. 피슉. 피슉.)

”주인님께 뭐라고 했어. 이 망할 X끼가.“

 

 

 

”진정해.“

 

 

 

(피슉. 피슉. 피슉...)

”왜 이렇게 말을 안 듣는 거야. 주인님이 우스워?“

 

 

 

”진정해. 리리스. 그리고 손 아프니까 그만 좀 쏴.“

 

리리스는 잠시동안 이성을 잃었지만, 그녀의 뛰어난 사격 실력과 지식은 브라우니의 머리통을 정확하게 겨냥하며 사람의 머리에 얼마나 많은 급소가 있는지 알려주고 있었다. 하지만, 총알이 목적지에 도달하는 일은 없었다. 사령관은 그의 손으로 친히 권총의 사선을 막아 공기놀이를 하듯 납탄을 모았다.

 

 

 

”주, 주인님! 왜 이런 것 때문에 손까지 다쳐가시면서...! 상처부터 보여주세요!“

 

 

 

”박히지도 않았어. 그리고 죽이러 온 게 아니라 물어보러 왔다고 했잖아. 같은 말 두 번 하게 할 거야? 또 벌 받고 싶어?“

 

 

 

”..♥

 

 

 

”내가 말을 말자. 페로야. 이거 좀 갖고 있어. 무기 꺼내면 손톱으로 모가지 그어버리고.“

 

 

 

”네, 주인님.“

 

사령관은 리리스의 납탄을 주머니에 털어 넣어 손을 비웠다. 직후 브라우니의 팔을 잡고 휘둘러 뒤로 던져버렸다. 페로는 재주좋게 그녀를 받아안아 바닥에 엎드리게 하고는 손목을 뒤로 교차시켜 체중을 실어 밟았다.

 

 

 

”쟤는 됐고.. 온다는 것들은 언제쯤.. (쉬익) 왔네.“

 

소리가 들린 쪽을 쳐다보자 얇은 나뭇조각 같은 것이 사령관의 머리를 향해 날아왔다. 평소 같았으면 사령관의 앞을 자처하던 리리스가 로자 아줄로 튕겨내고도 남았겠지만 브라우니의 무례한 언행에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아 주위에 대한 경계를 푼 것이 실책이었다. 물론 사령관이 쓰러지는 일은 생기지 않았다. 그는 무척이나 태연하게 화살을 잡아채 화살촉부터 확인했다. 촉에 묻은 녹갈색의 액체를 본 사령관은 전대장에게 화살을 쏜 범인이 이놈들이라는 걸 직감했다.

 

 

 

”주인님! 제 뒤로 오세요!“

 

 

 

”됐으니까 비켜. 야 너냐? 우리 애한테 이딴 거 날린 게?“

 

사령관은 잡았던 화살을 수풀에서 나온 남자에게 던지며 추궁했다.

 

 

 

”그때 그 바이오로이드의 주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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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북두의 권 사령관이 된 거 같지만, 로얄럼블에서 이길 정도인 인간이 뭔들 못할까요. 적당히 블랙리리스랑 동급이거나 그 이상인 스펙 정도로 설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