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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바리가 발할라 소속으로 나왔는데, 이 띵작에 이은 만화가 안 나와서 미리 선수 침

참고로 난 이거 그렸던 라붕이 아니고, 그림은 못 그리니까 글로만 쓴다. 그림 잘 그리는 라붕이가 나중에 하나 그려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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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 대장님께.


안녕하세요, 레오나 대장님. 보급병 C-33 안드바리 입니다.

매일 얼굴 보고 지내는 사이에 편지를 쓴다니 좀 부끄럽네요.

그래도 오늘은 써야만 할 것 같아요.


철충의 포위망이 점점 더 좁혀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레오나 대장님과 언니들이 잘 싸워주고 있을거라고 믿지만, 눈보라가 점점 더 심해지고 있어서 걱정이예요. 다들 괜찮은가요?



새해가 되면 파자마 파티를 할거라고 들떠서 파자마를 색깔별로 보급 신청하고 간 그렘린 언니가 아직도 파자마를 찾아가지 않고 있어요.


며칠 전에는 님프 언니가 몰래 찾아왔어요. 또 레오나 대장님 몰래 부식을 먹으러 온 줄 알았는데, 새삼스럽게도 바늘하고 실을 받아갔어요.

그렘린 언니를 위해서 십자수를 할거래요.

레오나 대장님께서 아시면 임무 중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혼내실 거라면서 우리만의 비밀로 해달라고 하셨어요.

하지만 오늘 편지에 적는 것 정도는 괜찮겠죠?


베라 언니도 왔다 갔어요. 언니들을 위해서 부적을 만든대요.

그 부적이 있으면 모두가 발할라에 갈 수 있을 거라고 했어요.

나중에 부적이 완성되면 저한테도 하나 주신다고 하셨는데, 아직 완성이 안 됐는지 베라 언니가 찾아오시지를 않네요.


아, 지난주에 알비스 언니가 부탁했던 신제품 초코바 보급이 드디어 들어왔어요.

늘 먹던 초코바 보다 초코가 더 들어갔다고 하네요.

베라 언니가 알면 분명히 화낼 거라고 잘 숨겨두고 있다가 이번 임무가 끝나면 달라고 했는데, 언제쯤 찾으러 올까요?

나중에라도 레오나 대장님께서 이 편지를 보시면 알비스 언니에게 베라 언니 몰래 가져다 주세요.

분명히 엄청 기뻐할 거예요.


어제는 샌드걸 언니가 엄청 무서운 표정으로 찾아 오셨었어요.

술을 한 병 달라고 하셨는데, 레오나 대장님께서 임무 중에 음주를 금지하셨기 때문에 드릴 수 없다고 했어요.

그러자 갑자기 샌드걸 언니가 그깟 술이 뭐 그렇게 중요하냐며 엄청 화를 내셨어요.

샌드걸 언니가 그렇게 화난걸 본 적이 없어서 무서워서 그 자리에 얼어 붙어버렸어요.

그런 저를 보시고는 샌드걸 언니가 갑자기 화 내서 미안하다며 저를 꼭 끌어안아 주셨어요.

그렇게 미안하다는 말을 계속 되뇌이시면서 10분 넘게 저를 끌어안고 계시다가 돌아가셨어요.

다음에 그렘린 언니가 돌아오면 따로 빼놨던 고급 양주 한 병을 몰래 드려야 겠어요.



레오나 대장님,

드디어 내일이 새해 첫 날 이예요.


저도 언니들께 드릴 새해 선물을 준비했답니다.

발키리 언니가 항상 가지고 싶어하시던 토끼 가방이랑 레오나 대장님께 드릴 예쁜 수면 안대도 있어요.

오늘 임무가 끝나고 나면 저도 꼭 불러주세요.

언니들에게 깜짝 선물을 들고 찾아갈게요.



사실 저 말은 안 했지만 언니들이 다들 괜찮지 않다는거... 이미 알고 있어요.

언니들이 발할라로 떠났다는 것도요.

레오나 대장님께서는 저를 위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지만요, 전 매일 전해오는 보급 신청서로 알 수 있어요.


그렘린 언니는요, B회사 윤활유는 절대로 보급 신청하지 않아요.

탑돌이가 끈적이는 윤활유는 싫어한다면서 항상 A회사 윤활유만 따로 부탁하세요.


알비스 언니는요, 보급 신청서에 한 번도 초코바를 쓴 적이 없어요.

사실 베라 언니가 못 쓰게 막는거예요.

그 대신 베라 언니는 항상 알비스 언니를 위해서 자신의 보급 신청서에 초코바를 써주세요.


님프 언니도 보급 신청서에 자기가 먹을 부식을 적지 않아요.

남들이 보면 놀린다고 매번 직접 몰래 찾아와서 부탁하고 가거든요.


샌드걸 언니는 어린 제가 추운데서 고생한다면서 항상 본인의 보급 신청서에 한 줄을 빈 칸으로 빼두세요.

제가 먹고싶은 과자를 빈 칸에 적어서 보급 신청을 하라는 뜻이래요.

하지만 전 그렇게까지 어리지 않아요. 그래서 샌드걸 언니의 보급 신청서는 항상 한 줄이 비어져 있어요.


나중에라도 혹시나 레오나 대장님께서 다른 언니들의 보급 신청서를 대신 작성해 주신다면 위에 내용은 꼭 기억해 주세요.

전 언니들이 직접 쓴 보급 신청서와 다른 사람이 대신 써준 보급 신청서를 단박에 알아 볼 수 있답니다.



눈보라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네요.

마지막 임무를 나간 레오나 대장님과 언니들이 걱정돼요.


레오나 대장님, 보급 창고에 전력이 끊긴지도 벌써 수 일이 지났어요.

제 태블릿도 이제 배터리가 부족하여 꺼지기 직전이네요.


레오나 대장님, 이번 임무가 끝나고 언니들과 새해를 맞을 수 있으면,

그럴 수 있으면,

레오나 대장님도 언니라고 불러봐도 될까요?

매번 임무 중에는 관등성명을 제대로 불러야 한다고 하시지만요, 파자마 파티 중에만 이라도 괜찮을까요?



레오나 대장님.

저도 언니들을 따라서 발할라에 갈 수 있을까요?

매번 베라 언니 몰래 알비스 언니에게 초코바를 주는 나쁜 보급병이라서 힘들까요?

님프 언니가 보급 창고에서 부식을 빼먹는다고 핀잔을 줘서 발할라에 가지 못하는 건 아닐까요?

레오나 대장님께서 임무 중 음주를 금지하셨지만 항상 샌드걸 언니를 위한 술을 따로 보급 신청을 했는데, 거짓말을 자주하는 아이도 발할라에 갈 수 있나요?

레오나 대장님 몰래 보급 신청을 하면 안 되는 고급 수면 안대를 덜컥 신청해 버렸는데, 역시나 혼나려나요?



레오나 대장님.

발할라에서 제가 길을 잃고 울고 있으면, 꼭 언니들과 함께 저를 찾으러 와주세요.








XXXX년 XX월 XX일, 철충 부대의 진입을 저지하다가 전원 사망한 발할라 부대의 버려진 보급 창고에서 C-33 안드바리 기체 1기를 발견.

발견 당시, 보급 창고는 전력이 차단되어 난방이 전혀 되지 않는 상태였으며 안드바리 기체는 동사한 상태로 발견됨.

품 안에 전원이 나간 태블릿과 토끼 모양 가방을 소지하고 있었으며, 가방 안에는 파자마 여러 벌, 초코바 3개, 고급 수면 안대가 들어 있었음.

상기 내용은 태블릿에 전원을 입력 후, 확인된 기록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