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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 sorōrum (자매들)

 


“으~ 언니~ 추워.”

 

“자꾸 시끄럽게 징징 거리면 그냥 놔두고 간다.”

 

“히익!”

 

“리제. 그만하렴. 아쿠아 많이 춥니? 여기 핫팩이 있으니깐 사용하렴.”

 

“우와! 핫팩이다! 근데 이거 사용하면 레아언니는?”

 

“언니는 괜찮으니 몸이 더 차가워지기 전에 얼른 사용하렴.”

 


사령관이 티타니아를 놓쳐 버렸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걱정에 안절부절 못하던 레아는 페어리 자매들과 함께 따로 티타니아의 찾아나 설 것을 사령관에게 얘기 하였고, 처음에는 난색을 표하며 불허하려던 사령관은 레아의 간곡한 부탁에 어쩔 수 없이 허락. 레아는 페어리 자매들과 함께 사라진 티타니아의 흔적을 찾아나섰다. 

 


“언니!”

 

“다프네. 드리아드. 그래 뭐 좀 찾은 것이 있니?”

 

“눈이 내린 탓에 티타니아 언니의 흔적을 찾진 못했어요. 죄송해요.”

 

“하아... 대체 어디로 사라진거람?”

 


자신이나 다른 자매들과 달리 냉기를 다루기에 냉기에 대한 내성도가 높은 티타니아 이니 만큼, 아마 추위 그 자체에 고생할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주위에 먹을 것은 고사하고 쉴 곳조차 마땅치 않은 남극땅인 만큼 굶주림과 심적 피로에 힘들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티타니아에 대한 레아의 걱정은 한층 더 커져만 갔다. 

 


“다프네. 주인님께 한번 연락해보겠니? 주인님께서 티타니아를 찾으셨을 지도 모르니.”

 

“네. 언니. 잠깐만요.”

 


다프네는 가지고 있는 통신기로 사령관에게 연락을 시도하였다. 하지만 무슨 연유에서 인지 사령관과의 연결은 잘 이루어 지지 않았고, 이후 몇 번의 연락의 시도에도 사령관과의 연결은 이루어 지지 않았다.

 


“이게 왜 이러지?”

 

“왜 그러니?”

 

“그게. 주인님과의 연락이 되지 않아요.”

 

“그럼. 방주로 연결해 보겠니?”

 

“잠깐만요. 언니. 그게 방주로도 연결이 되지 않아요.”

 

“무슨 일이지? 혹시 날씨 때문에 그런걸까?”

 

“이런 맑은 날에 그럴 확률이 적지만 설령 그런 이유라면 통신기에 노이즈라도 들려와야 하는데 노이즈조차 들리지 않아요. 이상해요. 이런 적은 없었는데.”

 


마치 통신의 연결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무언가가 방해라도 하는 것처럼 계속해서 연결이 되지 않는 것에 당황해하는 다프네를 뒤로, 차가움을 넘어 불길한 느낌의 바람이 레아의 얼굴을 차갑게 스쳐 지나갔다. 

 

 

.

..

...

 

 

“저게.. 대체 뭐야?”

 


자신의 눈앞에 모습을 드려낸 생물의 모습은 늘 냉랭한 표정을 짓고 있는 티타니아의 표정을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만들기에 충분하였다.

 

그것은 마치 바다코끼리처럼 생긴 몸체에 코에는 길게 자라있어야 할 수염을 대신하여 꿈에라도 나올 정도로 징그럽게 굼실거리는 촉수가, 두더지의 앞발을 연상시키는 앞발과 거기에 달린 긴 발톱, 등에는 새치의 등지느러미 같은 지느러미가 달려있고, 무엇보다 10여m에 달하는 높이와 30여m에 달하는 거대한 몸길이까지. 

 

마치 여러 가지 생물을 뒤섞어 놓은 그 기괴한 모습에 지켜보던 티타니아는 황급히 바위 뒤쪽으로 숨어 숨을 죽이고는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설마 저게 별의 아이인가 하는 생물인 거야?”

 


티타니아 본인은 별의 아이를 실제로 마주해 본적은 없다. 하지만 복원될 적에 정보를 입력받았기에 그 존재 자체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 까닭 없이 방주를 노리는 미증유의 존재이자 그 정체조차 가늠할 수 없는 생물. 

 


“푸루루루루~!”

 


티타니아가 경악해 하는 사이, 어느새 바다에서 해안가로 그 거대한 몸을 움직이며 상륙한 별의 아이는 이내 경계하듯 주변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하였고, 바위 뒤편에 숨은 채,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티타니아를 발견하진 못하였는지,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하자 이내 머리를 하늘로 치켜들었다.

 


“엉엉엉엉엉!!!”

 


물개 종류의 해양동물이 낼만한 귀여운 음색이 아닌 그것보다 더 소름끼치고 찢어지는 울음소리를 내며 치켜든 머리와 함께 코에서 굼실거리는 촉수가 마치 안테나처럼 하늘로 꼿꼿이 세워지며 별의 아이의 울음소리가 주변으로 울려 퍼지자, 잠시 후 바다에서 해안가를 향해 무언가가 하나 둘 기어올라오기 시작하였다.

 


“세상에!

 


마치 거대한 별의 아이를 축소시켜 놓은 똑같은 모습의 작은 생물들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수로 계속해서 해안가로 기어 올라오기 시작, 그것들은 마치 우두머리를 따르는 동물의 무리나 상륙하는 군대처럼 거대한 별의 아이의 곁으로 모여들며 곧 얼마지나지 않아 해안가를 자신들의 존재로 가뜩 메워갔다.

 

얼마간이 지나고 마치 별의 아이들의 무리가 해안가를 빽빽하게 메우자 거대한 별이 아이는 어느 한 방향을 바라보며 무리에게 명령을 내리듯 커다란 소리를 내었고, 해안을 뒤덮는 그 울음소리에 이내 수많은 작은 별의 아이의 무리는 우두머리가 바라보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저 방향은?”

 


별의 아이의 무리가 향하는 방향은 공교롭게도 방주 위치하고 있는 방향 이였고, 거대한 별의 아이를 비롯하여 그곳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한 별의 아이의 무리를 바라보며 티타니아는 머릿속에서는 문뜩 불안한 생각이 떠오르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상황은 그저 우연일거라 애써 외면하며 별의 아이들이 움직이는 곳과는 반대쪽으로 발걸음을 돌리고서는 서둘러 그 자리를 벗어나려 하였다.

 


“여왕하고는 상관없는 일이야..”

 


이미 자신은 방주에서 도망치듯 버리고 나왔기에 이제는 더 이상 그곳과 자신은 상관이 없다는 것을 다시 상기하며 티타니아는 발걸음을 옮기려고 하였다. 하지만 발걸음을 한발자국, 한발자국 옮길 때 마다 다른 페어리 자매들의 모습이, 자신을 늘 걱정하는 레아의 모습이, 그리고 마지막에는 자신을 바라봐주던 사령관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리며 그녀의 발목을 붙잡았다.

 


“상관없는 일이야...상관없는...”

 


한참을 멍하니 제자리에 서서 계속해서 상관없다며 읊조리던 티타니아의 말과는 반대로 그녀의 발걸음은 자신도 모르게 이미 별의 아이의 무리가 움직이고 있는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

..

...

 

 

“우엉엉엉!”

 


마치 “진격하라”라고 명령하는 것처럼 우두머리 별의 아이의 우렁찬 울음소리와 거기에 화답이라도 하듯 작은 별의 아이들은 앞발에 달린 손톱을 마치 아이잭 처럼 사용, 얼음의 대지에 자신들의 흔적을 남기며 방주로 향하는 속도를 한층 더 높여갔다.

 


“우엉~커억!”

 


한창 선두에서 속도를 높이며 그 기세를 높이던 별의 아이 무리의 머리위로 갑자기 나타난 수십여 개의 얼음송곳이 쇄도하며 선두에서 움직이는 무리의 몸을 관통하기 시작하였고, 갑작스러운 공격으로 인한 별의 아이의 진군은 그 자리에서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우엉?”

 


자신들의 진군이 갑작스럽게 멈추게 되자 우두머리 별의 아이는 얼음송곳이 쇄도하는 곳으로 눈을 돌렸고, 그곳에는 마치 눈의 요정을 형상화 한 듯 새하얀 모습의 작은 존재가 홀로 자신들을 막아섰다 

 


“이 앞으로는 여왕의 허락 없이는 못 지나가.”

 


별의 아이들의 진군을 막아선 티타니아가 손을 움직이자 티타니아의 뒤로 거센 눈보라가 몰아치며 별의 아이의 무리를 덮쳐오자, 그런 티타니아의 방해에 화가 난 듯 우두머리 별의 아이의 분노의 찬 울음소리에 작은 별의 아이의 무리는 자신들의 눈앞에 있는 방해물을 제거하기 위해 하나 둘 티타니아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하였다.

 


“죽어!”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수많은 무리를 향해 티타니아가 다시 손을 뻗자 그녀의 냉기에 맞은 별의 아이는 얼어붙거나 그녀가 만들어낸 얼음의 송곳에 몸이 뚫리며 쓰려졌다.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내려는 것처럼 그녀가 쏟아 붓는 서리의 폭풍에 그녀에게 달려들던 별의 아이 무리는 그녀의 발아래에 얼어붙어 동사하였고, 수적 열세에도 불과하고 그녀의 힘과 능력에 얼어붙거나 몸에 구멍이 난 별의 아이들의 시체가 곧 그녀의 주변에 쌓여 갔다.

 


“큭!”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줄어들기는커녕, 자신을 향해 끝없이 달려드는 무리에 티타니아 역시 모든 공격을 피할 수 없었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몸의 이곳저곳의 별의 아이들의 날카로운 손톱이나 지느러미에 의해 입은 상처는 점점 그 수가 늘어나며 상처에서 흘려 내리는 피는 그녀의 서있는 대지를 점점 붉게 물들여갔다.

 


“하아..하아..죽어..”

 


그렇게 많이 없애건만, 줄어들기는커녕 그것을 비웃기라도 하듯 무리는 그 끝을 보일 생각이 없이 티타니아를 향해 끝없이 달려들며 덥쳐 왔고, 시간이 흐를수록 그녀 역시 체력적으로도 능력적으로도 점점 지쳐만 갔다. 

 


“후..후후...아하하하!”

 


젖 먹던 힘까지 내며 이제는 얼음을 낼 수 있는 힘도 체력도 한계에 왔다는 것을 느낄 때쯤, 죽음의 그림자가 자신을 향해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느껴서일까? 티타니아는 이제까지 이렇게 웃은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크게 소리를 내며 웃기 시작하였다.

 

이제는 자신과는 상관없다며 모두를 외면하고 도망치 듯 떠나온 자신 이였다. 

 

그런 자신이 이렇게 목숨까지 걸며 싸우고 있는 모습에 이럴거면 뭐하려 방주를 떠나온 걸까라는 생각이 들자 자신이 너무나도 바보같게 느껴지며 마음 한켠에선 왠지 모를 아쉬움이 들기 시작했다.

 

자신도 도움이 되고 싶었다. 아니 정확하게는 한 남자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 막내 아쿠아처럼 귀여움을 받고 싶었다. 화단을 잘 가꾼다며 리제처럼 노력한다고 드리아드처럼, 뛰어나다고 다프네처럼 칭찬받고 싶었다. 레아처럼 그 남자를 안고, 그의 품에 안기고 싶었다. 

 

하지만 자신은 언제나 차가웠고 그 남자가 내미는 손을 애써 뿌리치며 도망쳐 나왔다. 

 

자신이 그 남자가 내미는 손을 뿌리치며 떠나온 것 에는 후회는 없었다.

 

언젠가는 자신은 그 남자에게 큰 상처를 입히는 것도, 언젠가 그 남자가 자신에게 지쳐 자신을 포기하는 것을 볼 바에는 떠나온 것이 더 좋을 거라 생각했기에 한 행동이니. 

 

하지만 아쉬운 것이라면 이것이 자신의 진심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었더라면? 스쳐지나가는 말로나마 작은 사과라도 할 수 있었다면? 자신의 속에 있던 마음을 조금이라도 꺼내 전했더라면? 

 

여러 수만의 생각과 아쉬움이 스쳐가며 이제는 정말 모든 힘을 다 쏟아낸 것인지 고고한 여왕의 무릎은 기어코 땅에 닿고야 말았다. 

 


“만약 나에게도 다음 생이라는 것이 허락된다면.. 그때는 솔직하게..”

 


움직이지도 못하는 티타니아를 향하여 무리가 그녀를 덮치려는 순간. 티타니아의 앞으로 뇌우와 화우의 폭풍이 그녀에게 향하는 무리를 태워버렸다.

 


“티타니아! 괜찮아요?! 세상에! 이렇게 다칠 때까지?! 다프네! 다프네! 빨리 와줘!”

 


지쳐 쓰러지려는 티타니아의 몸은 누군가의 품에 안김을 느끼며 동시의 자신의 팔로 무언가가 들어오자 천천히 기력이 돌아오기 시작하였고, 정신을 차리며 티타니아의 눈이 가늘게 떠지자 그녀의 눈에는 눈가에 눈물 가뜩이 글썽이고 있는 레아의 모습이 들어왔다.

 


“레..아?”

 

“그래요! 저에요! 티타니아! 정신이 들어요?!”

 

“어째서..?”

 


자신을 도와줄 이유도, 찾아와줄 이유도 없는 레아가 자신을 품에 안은 채, 눈물까지 글썽이고 있는 모습에 티타니아는 짧게 의문을 표하였고 레아는 티타니아를 품에 꼭 껴안았다.

 


“아직 포기하지 않았으니까요. 사랑하는 자매를 포기 할 수 없으니까요.”

 

“바보같아.. 하지만 이 말은 하고 싶었어. 레아.. 미안해.”

 

“티타니아! 티타니아!”

 

“언니 진정하세요. 잠시 잠든 것 뿐이에요.”

 


마치 마지막 인사처럼 천천히 눈을 감아버린 티타니아가 혹시 잘못 된 것은 아닌지 순간 심장이 내려앉았지만, 잠시 기절한 것이라는 다프네의 말에 레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이네 분노한 여왕의 시선은 별의 아이들을 향해 옮겨졌다.

 


“애들아! 잘 들어!”

 

“말씀하세요. 언니.”

 

“전부 없애 버려!”

 


이 이상의 말은 필요 없다는 듯 레아의 분노의 일갈과 동시의 리제의 블레이드와 드리아드의 초진동 낫이 마치 들판의 곡식을 수확 하듯 그녀들 앞에 있는 별의 아이들의 목을 베어버렸고, 베어진 자리에서는 피가 쏫구치며 대지를 적셨다.

 


“해충! 죽어!죽어!”

 


명백하게 적이 된 별의 아이의 무리의 목을 베고 있는 리제와 드리아드를 공격하기 위하여 무리가 그녀들에게 몰려들자, 몰려드는 무리의 머리위로 마치 비처럼 무언가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내리는 비를 맞은 무리들은 마치 물을 먹은 종이처럼 녹아내리기 시작하였다,

 


“너희들도 무섭지만 화난 레아언니에 비하면 하나도 안 무서워!”

 


공중을 날아다니며 무리를 향해 산성용액을 뿌리던 아쿠아가 슬쩍 눈을 돌리자, 그곳에는 자신의 분노를 몸소 보여주듯, 온몸에 뇌전을 두른 채 세상의 종말을 인양 곳곳에 뇌우와 화우의 폭풍을 뿌리고 있는 레아의 모습이 들어왔다. 

 


“저것 봐. 더 무섭다니깐.”

 


갑작스러운 페어리의 난입에 별의 아이들의 무리의 수가 빠르게 줄어가자, 이제까지 움직임이 없이 지켜보고만 있던 우두머리 별의 아이가 드디어 그 육중한 몸을 움직이기 시작하였고, 이내 코에 달린 촉수를 산성용액을 뿌리고 있는 아쿠아를 공격하기 위하여 뻗었다.

 


“저게 뭐...꺄악!”

 

“조심해!”

 


아쿠아가 반응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공격해 오는 촉수공격에, 리제가 서둘러 아쿠아의 뒷덜미를 낚아 채고서는 피하였고, 뻗어있는 촉수를 향해 드리아드가 낫을 휘둘렸다.

 


“잘리지가 않아?!”

 


강철도 자를 수 있는 자신의 초진동낫의 공격에 촉수는 잘리기는커녕, 촉수는 꿈쩍도 하지 않았고 오히려 바위를 때린 듯한 충격에 드리아드의 손이 심하게 떨려왔다.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단단함이..”

 

“드리아드! 물러나렴!”

 


하늘로 날아오른 레아의 드론이 우두머리 별의 아이의 머리 위를 향하며 빙글거리며 돌자 이내 생성된 거대한 뇌우는 거대한 벼락을 내리며 별의 아이의 머리위로 내리꽂았다.

 


“우어어엉!!”

 


거대한 벼락이 우두머리 별의 아이를 태워버리자 커다란, 단말마와 함께 우두머리는 마치 숯덩이가 된 것 처럼 온몸이 검게 태워버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우두머리는 잠깐의 경직만 있었을 뿐, 이내 정신을 차리고서는 곧 레아를 향해 촉수를 휘둘렀다.

 


“우엉!” 

 


레아가 낼 수 있는 최대출력으로 벼락을 내려쳤지만, 우두머리 별의 아이는 겉만 검게 타버렸을 뿐, 멀쩡하였고 그 모습에 레아의 힘을 알고 있는 페어리들은 물론 레아 역시 경악해 하였다. 

 


“크윽! 이 작은 해충들! 거슬려!”

 


코에 달린 촉수를 채찍처럼 휘두르는 우두머리 별의 아이의 공격도 위협적 이였지만, 촉수를 피하는 페어리를 향해 달려드는 무리들의 협공까지 별의 아이들은 페어리를 점점 압박해갔다.

 


“다프네! 지원요청은?!”

 

“연결이 여전히 되지 않아요!“

 

“언니들! 이거 좀 위험한 거 아니야!?”

 


시간이 지날수록 페어리들은 점점 열세에 몰려들었지만, 그럼에도 그녀들의 분투는 계속되었다. 

 

하지만 그런 분투를 뒤로 그녀들의 눈에 들어온 것은 몸을 움츠리고 있는 우두머리 별의 아이의 모습이였고, 그 모습에 그녀들의 머릿속으로 한 가지 정보와 함께 절망감이 동시에 스쳐 지나갔다.

 


“저거? 설마?!”

 

“애들아! 조심...꺄아!”

 

“키에에에에에에엑!!”

 


정보에 있던 FAN파를 담고 있는 마치 사람의 비명소리 같은 찢어지는 듯 한 별의 아이의 포효가 온 사방에 퍼지자, 비명을 지를 세도 없이 아쿠아부터 정신을 잃고서는 공중에서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자꾸..바..보같이 굴래?”

 


떨어지는 아쿠아를 정신을 어떻게든 붙잡고 있던 리제가 받아내었지만 그녀 역시 FAN파를 끝내 버티지 못하고서는 아쿠아 곁에서 정신을 잃고 말았다.

 


“주...주인님..도와..”

 


다프네와 드리아드는 물론 어떻게든 마지막까지 정신을 놓지 않으려던 레아까지 끝네 정신을 잃고 기절하자, 날벌래처럼 자신의 주위에서 앵앵거리던 페어리가 쓰러진것을 바라보며 우두머리는 기쁨에 찬 듯 촉수를 굼실거리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곧 우두머리의 명령에 전리품이라도 취하려는 듯 무리가 하나 둘 쓰러져있는 페어리들 곁으로 다가왔다.

 


“우엉~우엉~컥!”

 


무리중 하나가 마치 우두머리에게 바치려는 듯 레아의 몸에 손을 데려하자 어디선가 탄환처럼 날아온 얼음이 미간을 꿰뚫으며 죽여 버렸고, 모든 무리가 일제히 시선을 돌리자 그곳에는 티타니아가 거침 숨을 내쉬며 위태로운 모습으로 별의 아이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입가로는 정신을 잃지 않기 위해 혀라도 깨문 것인지 한줄기 선혈이 흘려내렸다.

 


“내 자매들에게 손대지마!!”

 


자신의 자매들을 손대는 것이 FAN파에 당하는 고통보다도 혀를 깨문 고통보다도 더욱 큰 것 인양, 분노하였고 그런 티타니아는 분노에 아랑곳 않고 화가 난 우두머리는 촉수를 티타니아을 제압하기 위하여 그녀에게 촉수를 뻗었다. 

 


“큭!”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우두머리의 촉수를 막아내 보려 하였지만, 그것을 너무도 쉽게 제압하고서는 촉수로 티타니아를 옭아맨 우두머리는 티타니아를 천천히 자신의 눈앞으로 들어올렸다 

 


“놔! 이거 놔!” 

 


힘없이 촉수에 결박당한 채, 어떻게든 벗어나기 위해 작게 발버둥을 쳐보았지만 이미 지칠대로 지쳐버린 탓에 그녀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분노에 찬 시선만으로 별의 아이를 노려 보는 것 밖에 없었다.

 


“우어어엉!” 

 


자신의 무리를 죽이고 자신을 방해한 티타니아 만큼은 전리품으로 취할 생각이 없는지, 그녀의 눈앞에서 꿈틀거리던 우두머리의 촉수는 그녀의 머리를 꿰뚫을 생각인지 뭉치며 이네 송곳처럼 변하여 그녀의 얼굴 앞에 고정되었다.

 


“자매들에게 손대면 가만두지 않을거야!”

 


송곳 같은 촉수가 눈앞에 있음에도 한 치의 두려움이나 절망도 없이 그저 고고하게 끝까지 별의 아이를 노려보는 티타니아의 눈빛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것일까? 그것이 아니라면 자신을 노려보는 그녀의 눈빛에서 두려움을 느낀 것일까? 

 

우두머리의 촉수가 그녀의 머리를 꿰뚫으려는 그때 티타니아의 뒤로 날아온 한줄기 커다란 섬광이 그녀의 옆을 지나 우두머리의 좌측 두부 쪽에 격추 하며 폭발하였다.

 

.

..

...

 

 

“목표 거리 및 궤도 계산완료!”

 

“좋아! 에밀리! 준비됐나?!”

 

“특수목적액상탄.. 장전.. 플라즈마화 개시. 목표확인 거리.”

 

“목표까지의 거리 오둘백! 편각 삼하나공!”

 

“목표까지의 거리... 오둘백 편각 삼하나공 목표고정. 전자기장 전개. 탄환 플라즈마화 완료.”

 


마치 점점 모이며 커지는 에너지처럼 점점 커져가는 웅웅 거리는 소리와 함께 제녹스의 포신 역시 점점 푸른빛으로 물들어갔다.

 


“기동 포병 에밀리. 자율 부유식 가변형 레일건 제녹스 포격준비 완료. 대장. 쏴?”

 

“에밀리! 밥값 할 시간이다! 너의 힘! 놈에게 보여줘라!”

 

“응.. 그러니깐.. 아! 이거나 드세요.”

 


제녹스에서 발사된 푸른빛의 탄환은 섬광이 되어 날아가 우두머리의 좌측두부에 직격. 폭발과 함께 우두머리의 좌측 두부 쪽을 날려버리며 폭발하였다.

 


“아..”

 


제녹스의 포격에 별의 아이가 쓰려질 거라 생각했지만, 우두머리는 제녹스의 포격을 쓰려지지 않고 버티었고, 티타니아가 인질처럼 붙잡혀 있기에 제녹스의 출력을 조절하였다지만 그래도 쓰려뜨리지 못한 것 에 자존심이 상한 것인지 에밀리의 한쪽 볼이 작게 부풀어 올랐다.

 


“적. 안 쓰려졌어. 대장. 한발 더 쏴도 돼?” 

 

“하하! 저 녀석 꽤 강하지? 오랜만에 나들이라 원 없이 쏘게 해주고는 싶은데 말이지..”

 


말끝을 흐리는 아스널의 말과 동시의 에밀리의 머리위로 누군가의 따뜻한 손이 올라와 수고했다는 듯 에밀리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어 주며 지나갔고, 에밀리의 눈앞으로 따뜻한 손의 주인은 허리춤에 있는 환도를 천천히 뽑아들며 티타니아가 붙잡혀 있는 쪽을 향해 빠르게 달려나갔다.

 


“여왕을 구하기 위하여 왕이 행차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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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귀한 시간내어 읽어주시는 마붕이들에게 새해에도 감사의 인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