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님, 잠시 괜찮겠습니까?"

"응? 아, 그래. 무슨 일 있어?"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지만 보고할 일이 생겼다기보다는, 궁금한 게 있어서…"

"뭐야, 그런 거였어? 말해 봐."

"그…주인님께서 저와 서약을 맺어 주시고 지어 주신 이름에 대한 겁니다."

"아, 아아…응. 혹시 마음에 안 들었어?"

"ㄷ, 당치도 않습니다! 저는 그저 그 이름에 무슨 의미를 담으신 건지 궁금해서…"

"의미? 으응, 의미 말이지…"

'어…옛날 옛적 게임에 나온 늑대 이름들 중 하나에서 주워온 거라는 걸 어떻게 포장해야 하나…?'

"…흐흠, 그게, 옛날에 조금 이름이 있었던 다른 늑대에게서 빌려온 거야."

"아, 제 검들처럼 말이군요."

"으응, 그렇지 그렇지."

"그렇다면, 그 스노우송이라는 늑대는 어떤 이야기에 나오는 것인지 알려주실 수 있습니까?"

"으음,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일종의 판타지 세계관인데, 일생을 함께할 늑대를 길들이는 것으로 유명한 종족이 있어."

"그들에게 늑대는 험한 삶을 함께 헤쳐나가는 동반자 같은 존재지."

"동반자…"

"스노우송은 그 세계관에서 그런 자신의 종족을 이끌기 위해 힘쓰는 주인공의 늑대야."

"과연…"

"…저도, 주인님께 그러한 존재라는 겁니까?"

"그럼 그럼~당연한 거 아니겠어?"

"에헤헤…그렇다면 이 이름도 영광으로 받아들여야겠군요."

"혹시 그 늑대를 묘사한 그림 같은 것도 있습니까?"

"그림? 으음, 아마…묘사한 건 찾으면 있을 것 같은데. 남아있는 이미지가 있을까…"

"이미지가 남지 않았을 정도로 오래된 이야기입니까?"

"아니아니, 스콜이랑 하티 이야기에 비하면 엄청 최근 이야기야. 얘가 전면에 등장한 건 대충 2000년대에서 2010년대 정도?"

"…약 100년 전이라면, 확실히 오래되지는 않았군요."

"따지면 그렇지. 그런데 이 시기 데이터는 이래저래 유실되는 경우가 많아서…아. 찾았다."

(두둥)

"이건…3D 모델링입니까?"

"어어. 게임을 주축으로 하고 거기에 소설 같은 걸 덧붙여서 이야기를 진행하던 프랜차이즈거든."

"…갑옷을 입은 늑대…"

'저렇게 뚫어져라 보는 게…설마 막상 보니 마음에 덜 차는 건가?'

"—주인님, 이 등에 있는 이건…안장입니까?"

"응? 으응. 그들에게 늑대는 동반자이자 발이기도 했으니까."

"발…그렇군요."

'아…?그 말은…혹시 주인님께서도 그런 걸?'

"응? 그런 거라니 뭘—"

"……"

"어…스노우송? 갑자기 왜…엎드리는 거야?"

"…올라타십시오, 주인님!"

"…뭐? 아, 아니. 굳이 그렇게까지는…"

"아뇨. 이 스노우송, 그 이름을 받은 이상 그것이 짊어진 것은 충실히 수행해야 합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 몸은 강인하기에."

"으, 으응. 그럼, 올라탄다?"

"네, 부디!"

"으랏챠아…"

"…읏…흐음…"

"괜찮겠어?"

"읏…네. 문제 없습니다!"

"…그래. 장하네~"

"앗, 쓰다듬…에헤헤헤…"

"그럼, 지금부터 움직여도 되겠습니까?"

"에? 어? 그렇게까지 하는 거야?"

"당연한 것입니다. 저는 주인님의 동반자이자 발이니까요."

"그, 그래…그래도 너무 무리는 하지 말고…"

"읏…일단은 천…천히…"

'이렇게까지 열심인데 단호하게 아니라고 하기에는 뭐하네…딱 한 번 정도라면 괜찮겠지.'

"읏…하…어떻습니까?"

"으응. 괜찮네~"

"헤헤, 감사합니다."

"그럼, 이 상태로 밖으로 나가죠!"

"아, 아니…일단은 방 안에서만 하자."

"으응…알겠습니다."

[똑똑]

"그럼, 한 바퀴만 더…"

"그래, 방 한 바퀴 정도야 뭐. 부탁해 볼까."

[똑똑]

"맡겨 주십시오, 주인님!"

'그림이 조금 이상하긴 하지만, 그래도 기뻐하니 보기 좋네.'

[쉬이익—]

"각하. 이번 훈련에 대하여—"

"어."

"—아?"

"…흐흠, 죄송합니다. 선객이 있는 줄 모르고…나중에 이야기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어…으응. 나중에."

[쉬이익—철컥.]

"—스노우송?"

"으, 아…아아…"

"부, 부끄럽지 않다. 부끄럽지 않아…나는 부끄럽지…않…으으…"

'아…야…좀 꼴리는데 이거.'

"…스노우송!"

(와락)

"아, 주인님?!"

"…잘 참아냈어. 장하네."

"아, 하앗…네에에…"

"그렇지만 스노우송은 내 동반자로도 충분히 그 이름에 맞게 행동하고 있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무리해서 발 노릇까지 할 필요는 없어. 알겠지?"

"넷, 네에…알겠습니다."

"무엇보다…스노우송의 그런 마음이 내게 전해져서…이렇게 되었는데, 어떻게 생각해?"

"앗…아우우…♡ 네, 굉장히 강하게 느껴지고 있…"

"—아, 그, 주인님…? 그, 저…"

"응? 아아, 긴장이 확 풀려서…그래, 다녀와."

"네, 그럼 빠르게 다녀오겠습니다…"

'어디, 마리한테는 일단 메시지 보내 둬야지…'

"「미안,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야. 뒷정리 끝나면 내가 연락할게.」하고…됐다."

"주인님! 다녀왔습니다!"

"그래 그래 우리 스노우송~침대로 갈까?♡"

"네, 부디…♡"


—그렇게 나는 스노우송을 듬뿍 귀여워해줬다. 이 다음에 일어날 소동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 채…


사령관이 자신에게 붙여준 이름의 의미를 서약한 애들이 알게 되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을 하며 의식의 흐름대로 가볍게 싸봄

뒷편 생각은 해뒀는데 언제 쓸지는 몰?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