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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란 무엇인가. 그것은 규율과 질서를 토대로 무력의 사용이 가능한 군인으로 이루어진 집단이다.
인류가 멸망해버린 현재. 비서 레모네이드들의 세력들도 크게 보면 군벌 집단이며 오르카 저항"군" 역시 하나의 군대라고 볼수 있다.
이러한 군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강력한 전투력? 칼같이 베이는 제식과 규칙? 사실 이 모든 것이 중요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바로 지휘관의 역량이다. 군대라는 집단은 지휘관의 지휘 아래 상명하복에 의거하여 움직이는 집단이다.
더욱이 인간과 바이오로이드의 명령 관계에 있어선 이것이 극대화가 되는 법이다.




"젠장... 싸우지 마! 그냥 도망쳐!"


"하지만 주인님... 주인님의 명령이시라면... 다들 후퇴해요!!"


"하지만 인간! 지금이 스토커를 칠 절호의 기회란 말이야!!"


"주군! 짐은 언제나 준비되어있네! 제발 출격 명령을 내려주게나!!"


"내 말 못 알아들었어?? 얼른 여기를 뜨자고! 당장 잠수함으로 들어와 출발이나 해!! 인간으로서의 명령이다!!"




이 대사는 누구의 것인가. 놀랍게도 구 한반도 지역에서 찾아낸 첫번째 인간이 초기 오르카 저항군과 나눈 대화이다. 개체들이 결집하고 오르카 호와 최후의 인간까지 모든 구심점이 하나로 모여 드디어 처음으로 철충에게 반격의 첫걸음을 내딛는가 싶었지만, 이 바이오로이드들의 생각은 정말 완벽히 빗나갔다. 천신만고 끝에 찾아낸 첫번째 인간이라는 자는 싸움을 극도로 싫어하는 자였으며 정말정말로 필요한 때가 아닌 이상 출격 명령도 전혀 내리지 않는 인간이었다.




"(어떻게 다시 깨어나게 되었는데... 그것도 인간이 나 혼자라... 되도 않는 싸움을 해서 죽기라도 하면 큰일나지...)"


"(그래... 난 이 세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인간... 인류의 새로운 중시조가 될 난 이들을 품을 의무가 있지... 크흐흐...)"



이 오르카의 사령관이 출격 명령을 내리는 기준은 왠만해선 한가지 뿐이었다. 바로 자신이 관심이 가는 바이오로이드를 데려가는 것과 관련이 있느냐 없느냐. 이를 증명이라도 한걸까. 지금까지 몇 차례동안 다른 지역의 바이오로이드 세력들이 합류의 의사를 밝혔지만 사령관은 철저히 자신의 취향에 맞다싶은 이들만 오르카 저항군으로 맞이를 하였고 그렇지 않을시 응답 자체를 하지 않고 무시해버리기 일쑤였다. 프레데터와 싸우고 불굴의 마리 개체를 구출해야하는 임무 역시 마리를 탐탁찮게 여기던 사령관에 의해 묵살당해버렸다. 불굴의 마리 4호기 개체가 현재도 살아있는지 결국 죽음을 맞이했는지는 알수 없지만, 이는 지휘관이라는 구심점을 잃어버린 오르카 호의 스틸라인 부대의 전투력을 급감시키는 도화선이 되어갔다.

그대로 맞이를 하여 완전히 저항군으로 합류하는데에 성공했다면 정말 다행이겠지만. 금방 질려버리거나 막상 받아줬지만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다 싶다면 어느 지역을 담당해라는 명령을 빌미로 외딴 섬에 내려보내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주군. 이 섬을 개척하는 막중한 임무를 내려줘서 고맙네."


"뭐. 잘 해보라고."


"하지만 괜찮은가? 이 섬에 철충은 없지만, 개발하는데에는 시간이 걸릴것 같소만."


"그래서. 불가능하단 말인가?"


"ㄱ,그렇지 않네... 주군이 내린 임무에 헌신을 다 할걸세."


"그럼 됐어. (귀찮게 진짜...) 우린 이만 출발하도록 하지."


"다시 돌아올 날을 기다리지... 주군..."


.

.

.


"저기... 요안나 씨...? 저희... 진짜 여기를 점령해라는 임무를 받은거 맞나요...?"


"제군들... 아무래도... 우린 버림받은 것 같군..."



브라우니 한 개체가 요안나에게 물어보았지만, 요안나의 대답은 암담하고 어두운 현실을 말해주었다.
마치 의도라도 한것인지 대륙이 보이지만 그 곳으로 건너가긴 함든, 정말로 애매한 곳에 위치한 외딴 섬에
일개 소대의 인원도 채 되지 않는 애매한 인원수...




프레스터 요안나를 비롯한 초기에 방출당한 인원들은 어찌보면 운이 좋았을수도 있다. 오르카 호를 자신만의 하렘 왕국으로 만드는데에나 전념하던 사령관이었지만 어느 정도의 지위를 가진 지휘관 급 바이오로이드들에게는 그것이 잘 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지휘관 급과 고위직 중에서도 맹목적으로 사령관을 따르는 이들도 있었다. 전속부관이자 비서실장의 임무를 맡고있는 콘스탄챠 S2 개체부터 인간이라면 맹목적으로 따르는 블랙 리리스의 컴패니언 시리즈, 그리고 인간 남성의 그것이라면 탐닉하고보는 착정마 로열 아스널의 AA캐노니어가 대표적이었다.


"더욱 더 확실한 무언가가 필요해... 무언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령관의 끝을 알 수 없는 욕망은 어둠에 손을 대게 만들어갔고, 그 어둠은 오르카 기술부의 닥터의 손에서 탄생하였다.




"하지만 오빠...! 그런걸로 바이오로이드들을 억지로 바꿔버리면...!!"


"잔말 말고 만들어! 상식과 인격을 내 멋대로 조절할수 있는 것을 당장!!"


"하지만...!! 이건 인륜을 져버리는..."


"짝!!" 하는 소리와 함께 사령관의 손바닥이 닥터의 빰을 후려쳐버렸고, 사령관은 분노에 찬 목소리를 냈다.


"인간님의 명령이 명령으로 들리지 않아!!"


"아아... 흑..."


닥터의 비상한 머리로 알수 있었다. 우리는 우리를 이끌어 줄 참된 인간님이 아닌. 멸망 전의 우리를 마구 굴렸던 인간을 사령관으로 맞이했다는 것을. 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그것을 처음으로 안 것이 현 시점에서의 닥터이기 때문이고 이는 곧바로 묻혀버릴 것이기 때문이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닥터가 울면서 만들어낸 이 약물의 첫 희생자는 당연히 이를 유일하게 눈치채고 만 닥터. 만들어지자 마자 바로 사령관에 의해 강제로 약물이 투여되었고...




"자아. 닥터. 정신이 좀 드니?"


"으응...? 오빠...? 내가 지금 뭘 하고 있었던거지?"


"우리 닥터. 이 오빠가 너에게 임무를 한가지 내려줄께. 이 오빠의 말이라면 무엇이든 들을수 있게 해주는 이 약물. 이걸 넌 계속 만들어줘야겠어. 할수 있겠지?"


"물론이지! 오빠의 부탁이자 인간님의 절대적인 명령이니까!"




이 약물의 투여는 반항적이다 싶은 이들중 일부부터 비밀리에 투여되었고, 오르카 호는 천천히 사령관의 독재 왕국이 되어가기 시작했다.
이에 한가지 일화를 들자면, 원하는 바이오로이드를 얻기 위해 무분별한 제조를 돌리다가 자원을 관리하는 안드바리는 사령관에게 단 한마디를 한 대가로 강제로 약물을 투여받아 사령관의 자원낭비를 그대로 방치해버리게 되버렸다고한다.
심지어 마음에 들지 않는 바이오로이드라면 아예 의도적으로 죽음으로 내몰아버리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그 사례로 라비아타 프로토타입의 최후가 있다.




"라비아타 언니? 대체 몸이 왜 이러는거야? 세포가 재생되는 만큼 세포가 죽고 있고... 오리진 더스트의 밀도도 너무 높잖아...? 이러다 언니... 죽을 수도 있어."


"그래...? 그래도... 내 임무는 아미나님께서 남긴 희망을 사령관님께 전달하는거였으니... 이제 언니의 임무는 다 한거나 다름없단다..."



"오호... 그럼... 이제 얼마 안 남은거네?"


"으응...? 어... 그렇... 이 목소리는... 주인님?"




라비아타와 닥터의 대화중에 갑작스레 찾아온 사령관. 사령관에게는 라비아타 프로토타입이라는 개체를 썩 달가워하진 않았다.
몸이 철충에 의해 감염되가고 있을때 검을 겨눈것부터 시작해서 본인 마음에 들지 않는 비대한 몸집까지. 놀랍게도 전자보단 후자가 더 큰 이유였다.




"그럼 라비아타. 이대로 개죽음을 당하기엔 좀 그렇지 않아? 근데 너에게 내려야 할 임무가 산더미처럼 있어서 말이야..."


"주인님...?"




라비아타는 사령관의 이러한 태도와 언행에 꽤나 위화감을 느꼈다. 자신이 정말로 이제 죽을때가 맞는건가 하는 위화감.
무언가 해야 할 일이 있는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 하지만 그것을 느낌으로서 결과를 도출하기도 전에...




"푸슉." "으앗...!!"


"잘 했어. 닥터."


"헤헷... 이걸로 라비아타 언니는 오빠의 명령이면 뭐든 다 들을꺼야."


"거부권마저도 지울수 있는 약물이라... 역시 닥터야. 못 만드는게 대체 뭐지? 크흐흐..."


"으음... 주인님...? 제가 뭘 하고 있었던거죠?"


"아아 라비아타. 출격 임무가 있어. 내려줄테니까 대기하고 있도록 해."




물론 그가 아예 군사작전을 실행하지 않는건 아니었다. 자신이 마음에 든 바이오로이드를 얻기 위해서라면 어떠한 희생을 해서라도 얻고야 말았으며, 대표적으로 무적의 용을 동면에서 깨우긴 위한 작전으로, 물론 멸망 전의 인간답게 그로 인해 전투로 희생된 바이오로이드들은 그의 안중에도 없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은 임무를 다 했다고 생각한 라비아타 프로토타입이 자신의 파괴되어 가는 육체를 움직이다 결국 전사해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말이 전사지 그가 사령관에게 어떤 일을 당했는지를 알면 그것은 오르카 호의 어둠이 내리는걸 막지 못해 일어난 개죽음이나 다름없었다.
또한 그가 굴리는 병력의 오르카 호에서의 용도가 무엇인지를 감안하면 이 오르카 호의 사령관에게 AGS란 그저 싸울 줄만 아는 차가운 금속덩어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기에 AGS 개발은 너무나도 더뎠다.




"......"


"이봐 메이. 거기서 뭐 하고 있는거야?"


"레오나... 이번 전투에서... 많은 지니야들이 희생되어서... 그냥..."


"점점... 이 오르카 호가 안 좋게 변해가고 있어..."




점점 사령관의 독재 왕국이 되가고 있던 오르카 호였지만, 아직 모든 이가 사령관의 마수에 걸려들지는 않았다.
거부권을 가지고 있는 몇 안되는 지휘관 멸망의 메이, 강하고 높은 프라이드를 지녀 북방의 암사자라 불리는 철혈의 레오나,
그리고 유연한 융통성으로 부대원들을 가장 잘 챙기고 있는 신속의 칸. 그리고 이들이 지휘하는 둠 브링어와 시스터즈 오브 발할라, 앵거 오브 호드가 대표적이었다.
하지만 이들도 아직까진 사령관을 따르는 척만 할 뿐. 언제 들통나서 어느순간 180도 바뀌게 될지 모른다.




"거부권을 은근슬쩍 섞어가면서 잘 대처해나가고는 있어... 하지만 이것도 언제 들통날지 몰라..."


"우리 발할라의 안드바리가 유독 사령관에게 충성심을 드러내고 있어... 며칠 전까지만 해도 자원 걱정때문에 사령관에게 한 마디를 했던걸 끝으로 말이야..."


"역시... 사령관이 뭔가 손을 쓰고있는거지?"


"가능성은 높아. 뭐든 뚝딱 만들어내는 닥터가 가장 처음으로 그렇게 갑자기 바뀌어버렸으니..."


"리리스나 아스널처럼 맹목적으로 사령관의 말이라면 다 따르는 애들도 있어서 더 문제야... 그리고 자꾸 이 오르카에 있는게 너무 무서워져..."


"대체 어떻게 해야하지..."




한편. 오르카 호 내 응접실. 오르카 저항군에 정식으로 합류한 무적의 용과 사령관의 면담이 진행중이었다.




"소관은 무적의 용이라 하오. 정말로 반갑소. 최후의 인간님."


"그래. 나도 만나서 정말로 기쁘군. 듣자하니 꽤나 많은 병력을 이끌고 왔더군."


"그렇소. 아미나 존스에게 인류가 멸망할 것이라는 신호를 들었지만... 정말로 이렇게 될 줄은..."


"그건 걱정 마. 최후의 인간 남성인 이 내가 있으니까. 이 내가 있는 이상 인류는 다시 부흥할 것이니까... 크흐흐..."


"흐흠... 일단... 가용 병력은 약 34000명의 바이오로이드를 소집하는데에 성공했소. 어쩌면 그것보다 더 많이 모을수 있을것이오."


"그래? 근데 뭐 그건 부가적인거고... 난 일단 너를 만난게 가장 큰 목적이었어."


"그게 갑자기 무슨 소리요?"




이내 사령관은 자리에서 일어나 무적의 용의 옆으로 가더니,




"이 최후의 인간이 인류를 부흥시킬 일을 하고 싶은데... 혹시 지금 바로 가는게 낫지 않을까?"


"ㄱ,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요? 소관은 아직 그럴 마음이...!"


"거부권을 가지고 있다던데... 어쩔수 없지...!"


"푸슉!" "아앗!?"




사령관은 숨겨두었던 주사기를 무적의 용의 손에 주사를 하였고, 그대로 용은 쓰러졌다. 그리고 몇 분 후...




"으음... 방금 무슨 일이...?"


"용? 너의 서방님께서 너랑 비밀의 방에서 아주 좋은걸 하고싶어하는데... 어떻게 할꺼지?"


"서방님...! 서방님과 함께라면... 무엇이라도...!!"


"(크크큭... 병력들도 나름 얻었고... 무엇보다도 그토록 고대하던 무적의 용이 내 손 안에 들어왔다... 이제 이 오르카 호를 다지는데에 힘을 쓸 일만 남았군... 아미나 존스씨... 정말로 감사합니다... 크흐흐...)"




CNO. 해군참모총장이라는 직위를 가진 무적이라는 호칭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강인한 여자. 무적의 용. 이러한 그녀가 성욕에 잡아먹힌 괴물에게 잡아먹히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또 다른 한편. 괌의 해군기지 근처를 정찰중이던 앵거 오브 호드.




"저,저기! 대장!! 여기...!"


"무슨 일인가 워울프? 대체 뭘 발견한거지?"


"이... 이분... 혹시 인간 아니야?"


"...?? 대체 이게 무슨...?"


"왜 그래 대장??"


"칸 대장님! 왜 그러시는거에요??"




워울프가 발견하고 칸을 비롯해 퀵 카멜, 탈론페더 등 호드 인원들이 발견한 것은... 숲에 쓰러져있는 남성... 이었지만...




"...이상한데요? 왜 아무런 뇌파가 느껴지지 않죠?"


"뭐지...? 남성인건 맞아보이는데... 인간도... 바이오로이드도 아닌... 아예 뇌파가 읽히지않아??"


"ㅇ...으음..."


"어? 눈을 뜨는데?"


"여긴... 어디지...? ㄴ,너희들은 누구야?"


"누구냐니... 혹시 우리가 어떤 개체인지 못 알아보는건가?"


"개체...? 그게 무슨 소리야...? 너희... 사람 아니야?"


"...저기... 칸 대장님... 대체 이 분은..."


"일단... 오르카 호로 데려간다... 도저히 뇌파가 읽히지 않는다... 대체 이 자의 정체는..."




대체 앵거 오브 호드는 무엇을 발견한 것인가. 뇌파가 읽히지 않는다는 것은 대체 무슨 의미인가. 남성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은 바이오로이드는 아닐터. 하지만 인간이라 하기엔 인간의 뇌파가 읽히지 않는다. 그는 인간이 맞는가? 아니, 바이오로이드라는 존재 자체를 모르는 눈치를 주고 있는 그는... 대체 정체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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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2화 쓰는데 성공했다... 라오 설정중에 뇌파에 대한걸 조금 찾아봤는데 이거 설정이 너무 두리뭉술하고 이상해서 그냥 내가 좀 독자적으로 해석해서 새롭게 만들어 보는 중임... 이쪽 세계의 인간의 뇌파도 바이오로이드의 뇌파도 아니라는게 나름 키워드로 작용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