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회차 감상용)


“오빠야, 다녀올꾸마.”


“우리 올때까지 죽지 말고 있어!”


“다녀오겠습니다!”


“사령관님, 건승을 빕니다.”


“출격하겠음.”


며칠 후, 오비탈 와쳐 팀은 포스필드 무력화와 엡실론 확보를 위해 달로 날아올랐다.


사령관님과 지휘관들, 그리고 나도 그들의 무사 귀환을 바라며 경건한 경례로 응수해 주었다.


“작은 오빠야는 여그서 엉덩이 불나도록 싸우그래이, 또 객기 부리다 춘핑이마냥 병실에 눕지 말고.”


“알았다니까..”


후사르는 내가 또 이상한 짓을 할까봐 이마에 딱밤을 날리고 나서야 로켓에 탑승했다.


저 멀리 하늘로 날아가는 로켓을 보며, 우리는 모두 성공을 바라며 쉴 틈도 없이 곧바로 뉴욕 중심부 진입을 위한 전투를 시작했다.





“쟤네들 밥만 먹고 전투만 했냐?! 왜 저렇게 센 건데!”


“전들 알겠슴까!!” 


나는 참호 뒤에 숨어 소총을 들고 옆에 있던 브라우니에게 소리쳤다.


맨해튼 외부에 소수 배치된 펙스의 보병들은 이전 본 적이 있는 개발중이던 신식 장비로 무장한 채, 말 그대로 엄청난 화력을 자랑했다.


플라즈마 소총과 수류탄은 기본이요, 에너지 쉴드로 온몸을 감싸는 중갑까지.


우리가 확연히 열세임을 강조하는 듯한 오메가의 대응 방식에 모두가 골머리를 앓기 시작했다.


“이대로라면 맨해튼에 진입하기도 전에 전멸하고 말 겁니다.”


“부상자도 속출하고 있어. 사령관, 어찌하는 게 좋겠는가?”


“최대한 전투력 소모를 막으면서 진격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아!”


무언가 떠오른 것일까, 사령관님의 표정이 밝아졌다.


“뭔가 대책이 있어?”



“예전에 발견한 멸망 전 비디오게임에 나온 스테이시스라는 장비가 있는데 그걸 만들어보자!”


이전에 들어본 적이 있는 물건이다.


스테이시스 모듈이라는 장비는 양자역학이 반영된 기술로, 사용자로 하여금 푸른색 에너지를 발사하여 한정된 공간의 일정 시간을 조작하게끔 도와주는 말 그대로 꿈의 장비였다.


설정상 산업 및 의료용 장비지만 게임 내에서는 주로 몬스터를 멈추게 만들고 공격할 때 아주 유용한 아이템이기도 했다.


만약 그걸 실제로 만들어낼 수만 있다면 적군의 공격을 둔화한 후에 그 사이를 통과하는 건 누워서 떡 먹기가 될 수 있을 것이고, 또 우리에겐 그걸 재현할 수 있는 기술이 있다는 게 사령관님의 설명이었다.


“확실히 맞는 말이긴 하나, 짧은 시간 안에 대량으로 모듈을 만들어낸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소.”


“급조해서라도 만들어내야 하는데.. 닥터! 분석해!”


“내 계산에 따르면, 오빠가 말한 스테이시스 모듈을 만들어 내려면 정확히 4개월 3주 이틀 1시간이 걸려!”


“어음..”


“난 몰라!”


그렇게 야심찬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나 싶던 그때..


“비슷한 장비가, 퀸즈에 있어요.” 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선을 돌린 그곳엔 다름 아닌 델타가 태블릿을 들고 서 있었다.


“있다고..?”


델타는 고개를 끄덕인 후 태블릿을 몇 번 터치하여 홀로그램을 띄웠다.


“도시 외곽에 멸망 전 오메가 산업이 상품을 납품하기 위해 만들어 둔 창고가 있어요. 조사해보니 그곳은 오메가가 병참기지화한 상태구요. 아마 저곳을 공략하면 중심부로 진입하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분명히 병참기지부터 마비시키면 오메가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하지만 말한 사람이 델타라 그런가, 나는 곧바로 의심의 눈초리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왜?”


“정보는 고마운데, 아무래도 뭔가 수상해서..”


“방금 내가 말한 건 모두 진짜야.”


“하늘에 대고 맹세해?” 


“하늘에 대고 맹세할게.”


델타는 엄숙하게 선언했다.


이에 사령관님도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고, 그 모습을 본 델타는 왜인지 얼굴이 붉어졌다.


이미 함락당한 건가, 슬슬 호칭을 ‘사령관님’에서 ‘매형’으로 바꿔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일단 제조를 위해 시간을 크게 소모할 필요는 없겠군, 그런데 어떻게 장비를 이곳까지 이송해 오겠다는 건가?”


“그건 제가 할 수 있겠군요.”


갑자기 홀로그램에 노이즈가 끼더니 메이터의 얼굴이 나타났다. 


“메이터 씨?”


“퀸즈는 제가 있는 근거지이기도 하니까요.”


그녀는 곧바로 창고 주변으로 이어진 지름길을 보여주었다.


비밀리에 발견한 루트인 걸까, 습격 예정지에서 꽤 떨어진 주택단지로 이어져 있었다.


“이 길로 가면 탈출 및 이송에 큰 무리가 없을테니, 이후의 일은 여러분께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역시 부대원들을 보내서 일망타진하는 게..”


“잠시만요 대장님.”


“왜 그러십니까?”


“여기선 정공법보다는 얍삽하게 가죠.”


‘얍삽하게 가자’ 라는 내 말에 모두가 고개를 갸웃했다.


“얍삽한 방법이라니, 그게 대체 뭐길래..?”


나는 씨익 웃으며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창고를 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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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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