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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랙 리리스에게 있어서 부사령관은 세상 전부였다. 요람에서부터 아무런 사심도 목적도 없이 순수하게 자신을 선택하고, 태어나게 해준 그녀는 리리스의 삶의 이유였다.

 

 언제나 자신을 바라보며 방긋방긋 웃어주고, 가족으로 여겨준 사랑하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주인님. 그녀의 선택으로 태어나 20년간 그녀와 지내온 시간은 리리스의 자랑이고, 보물이었다.

 

 그런데 철충이라든지 휩노스 병이라든지 그로 인해 인류가 멸망했고, 한순간에 그녀와 헤어지고 말았다. 한날한시 언제까지고 곁에서 있을 거라 여긴 가족을 잃고 말았다.

 

 절망하였다. 몇 날 며칠이고 울부짖었다. 다시는 볼 수 없을 그 미소를 그리며 눈물을 흘렸다.

 

 더 이상 눈물이 흐르지 않게 되어 대신 피가 흘러나왔을 때, 그녀를 잃게 한 철충에게 복수하기 위해 미친 듯이 날뛰었다. 온몸이 상처투성이로 피범벅이 되어도, 어딘가 부러지고 꺾였음에도 리리스는 멈추지 않았다. 하나라도 더 주인을 해친 버러지를 죽일 때까지 리리스는 자신을 혹사하였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죽음으로 자신을 내몰아가던 중 리리스는 주인의 조부를 만났다. 그는 아직 자신의 주인이 살아있다고, 그녀를 위해서라도 살아달라고 간곡히 외쳐주었다.

 

 살아있다. 단지 그 한마디만으로 리리스는 피와 화약내로 가득 찬 지옥에서 희망을 볼 수 있었다. 어디에 계시고, 지금 상태가 어떤지 구체적인 얘기는 해주지 않으셨지만, 냉동장치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만 하셨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다시 그녀를 만날 수 있다는 희망만으로 리리스는 살아갈 수 있었다. 언제 만나더라도 예전처럼 모시기 위해서라도 단정히 가꾸었다.

 

 저항군에서 지낼 때도 품위를 가졌고, 주인을 자랑했으며, 다시 그녀를 모시는 게 꿈이라고 주변에 말했다. 물론 저항군들도 리리스의 말을 완전히 믿지는 않았다. 인류가 멸망하고, 무너진 세계에서 그녀의 주인이 무사할 리가 없을 테니까 말이다.

 

 그럼에도 리리스는 희망을 잃지 않았고, 자그마치 100년이 지나가더라도 변함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냉동장치에서 그녀를 마주했을 때 리리스는 구원받았다.

 

 오랜 시간이 흘렀어도 그녀는 변함없었고,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랑스러운 주인님이었다.

 

 그런 주인의 곁을 지켜왔기에 리리스는 자신의 주인이 인생의 단 하나의 오점도 남기지 않았다고 자부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건 100년의 시간이 흐른 뒤에도 변함없었다.

 

 그런데, 자신의 주인에게 더러운 오물을 묻으려는 것들이 나타났다.

 

 “다시 한번 말하죠, 바르그 양.”

 

 엠프레시스 하운드. 멸망 전 마리아 리오보로스가 앙헬에 대한 복수를 하기 위해 만든 부대. 주로 블랙리버를 대상으로 테러와 척살을 일으킨 극악무도한 테러리스트.

 

 거기까지는 괜찮다. 바이오로이드는 인간의 도구였고, 그녀들은 자신의 주인이 내린 명령을 따랐을 뿐이니까. 아무리 잔악무도하고 손에 피를 많이 묻혔다고 해도 부사령관을 새로운 주인으로 모신다면 상관없었다.

 

 세상에 깨끗한 이들은 거의 없으니까. 연합전쟁에서 살아남은 이들이나 암살, 스파이 등으로 태어난 이들도 있는데 테러리스트 정도야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주인님께 더러운 이름 붙이지 마시죠.”

 

 리오보로스라는 더러운 이름을 붙이는 것만큼은 참을 수 없었다.

 

 “주인님께 당신의 전 주인을 갖다 붙이지도 마시죠.”

 

 테러리스트가 새로운 조모라니. 그런 악당의 손녀가 부사령관이라고?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

 

 “블랙 리리스인가? 저년이 지금 뭐라고 하는 거야?”

 “글쎄? 우린 그냥 새 여제님 좀 만나고 싶다고 했을 뿐인데.”

 “……너희는 상관없는 얘기다. 새로운 여제님은 나중에 소개해드리겠다.”

 

 여제. 그녀들의 주인이었던 마리아가 아닌 부사령관을 여제로 부르자 리리스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전에 제가 한 말 잊은 건가요? 주인님이 어떤 일을 겪으셨는데 감히 테러리스트를 조모로 여기라고요?”

 “……그렇다.”

 

 담담하게 대답한 바르그에게 리리스가 블랙맘바를 겨누었다. 그러나 바르그는 얼굴색 하나 바뀌지 않은 채 자신의 말을 이었다.

 

 “여제님께선 엠프레시스 하운드를 만들어서 테러를 일으키고 적을 척살했다. 그중에는 주인님의 가족처럼 무고한 자들도 있었지.”

 “그걸 알면서도 그런 악인을 주인님의 조모로 만들려고?”

 “너의 말대로 이유야 어찌되었건, 여제님은 어떠한 시대에서든 죽어 마땅한 범죄자요, 악인이다. 나 또한 거기에 일조했기에 잘 알고 있어.”

 

 하지만! 바르그는 리리스의 탁한 두 눈을 똑똑히 마주 보았다.

 

 “여제님은 나를 세상에 나게 해주신 부모다! 너도 주인님에 의해서 세상에 태어난 것처럼 나 또한 여제님이 계셨기에 태어날 수 있었다! 블랙 리리스, 너는 주인이 만약 악인이었어도 가족을 포기할 수 있나?”

 “………….”

 “너와 마찬가지로 나 또한 절대로 여제님을, 어머니를 포기 못 해!”

 

 “어머니께서 마지막으로 바라신 소원이다! 리오보로스의 이름을 받은 자신의 손녀를, 새로운 여제님으로 섬기고 모셔달라고 하였다!”

 

 “설령 주인님께서 어머니를 원망하시더라도 나는 매일 머리를 조아려서라도 용서를 구하고, 최전선에서 더욱 많은 적을 척살해 속죄하겠다. 오직 주인님을 위해서 살아가고, 주인님을 위해서 나는 죽을 수 있다.”

 

 바르그의 충성심은 진심이었다. 오르카에서도 부사령관에 대한 충성심만 보면 리리스를 비롯해 몇 없을 정도로 대단했다. 부사령관을 사랑하고, 충성하고, 목숨을 걸 수 있는 이들은 언제나 환영이었다.

 

 그렇기에 리리스는 진심으로 안타까웠다.

 

 “역시 넌 마음에 들지 않아.”

 

 주인의 마음에 상처를 입혔다.

 주인을 괴롭게 만들었다.

 주인을 슬프게 만들었다.

 주인에게 악인의 오점을 묻혔다.

 

 그것들은 평생 부사령관은 물론, 그녀의 후손에게도 꼬리표로 달라붙을 것이다.

 

 리리스의 세상을, 희망을, 구원을, 모든 것을 더럽히려는 ‘해충’을 구제해야만 한다.

 

 “그래, 어차피 네 녀석한테 인정받을 생각 따윈 없었다.”

 

 부사령관의 가장 최측근이고, 그녀가 가장 아낀 리리스였기에 바르그는 최대한 존중해주었다. 하지만 얘기를 해도 나아지지 않는 이상 여기까지였다.

 

 바르그도 칼을 뽑아 리리스에게 향하였다.

 

 “주인님께 사죄하기 전에 네 녀석의 삐뚤어진 정신을 바로잡아주지!”

 “너 따위 해충이 주인님께 갈 수 없을 거야. 여기서 내 손에 죽을 테니까!”

 

*

 

 장화와 천아는 현재 돌아가는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다. 새로운 여제님을 찾았다는 바르그의 통신을 듣고 부랴부랴 아시아에서 넘어왔는데 어째선지 새로운 여제님을 소개받기도 전에 그녀는 블랙 리리스와 싸우고 있었다.

 

 “대체 뭐가 어떻게 흘러가는 거야?”

 “정황상 새 여제님 때문에 싸우는 것 같은데.”

 “그건 나도 보면 알아.”

 

 여제님이었다가 주인님이었다가 호칭이 이리저리 변했긴 했지만, 바르그가 말한 대상이 마리아의 손녀, 그녀들의 새로운 여제라는 걸 어렵지 않게 알 순 있었다. 그리고 블랙 리리스의 주인도 자신들이 섬길 사람인 것 같았다.

 

 “주인님께 더러운 오점 묻히지 마!”

 “여제님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면서 함부로 지껄이지 마라!”

 

 리리스가 쏜 총알을 검으로 튕겨내고, 바르그가 휘두른 참격을 로자아줄로 받아낸다. 서로를 죽일 듯이 노려보며 거리낌 없이 살수를 나누고 있었다. 실로 살벌하기 짝이 없을 정도로 양측은 팽팽한 상황이었다.

 

 “아무래도 블랙 리리스가 우리 전 여제님을 욕하는 것 같지?”

 “그래. 듣다 보니 이쪽도 슬슬 열받기 시작하는데.”

 

 두 사람에게 무슨 사정이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블랙 리리스가 그녀들의 전 주인이었던 마리아 리오보로스를 욕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기에 장화와 천아도 무장을 꺼내기 시작했다.

 

 “너희는 빠져라! 이건 내가 해결할 문제다!”

 

 장화와 천아가 싸움에 끼어들기 전 바르그가 제지했다.

 

 “닥쳐. 너를 돋는 게 아니야. 그냥 저 망할 년이 마음에 안 들어서 끼는 거야.”

 “나도 여제님 욕하는 게 마음에 안 들어서 끼는 거야. 가만히 있을 수가 있어야지.”

 

 부사령관의 사정을 모르는 장화와 천아는 그냥 리리스의 말이 심기를 거슬리게 들렸다. 자꾸 그녀들의 주인을 업신여기는데, 가만있을 바이오로이드는 없었다. 그렇기에 바르그는 난감했다.

 

 “해충들이 아무리 늘어놔봤자 해충이지. 전부 덤벼. 모조리 죽여줄 테니까!”

 

 장화와 천아까지 합세하자 리리스는 더욱 전의를 불태웠다.

 

 바르그는 하는 수 없다는 얼굴로 두 사람에게 명령했다.

 

 “……주인님께서 오시기 전에 신속히 제압한다. 내 발목이나 붙잡지 마라.”

 “우와! 장화야 들었어? 저 말을 진짜로 하는 사람 처음 봐. 여제님 장례 치르고 만화책만 잔뜩 봤나 봐. 대박! 핫팩 잔뜩 가지고 있는데도 소름 돋았어.”

 “야! 야! 핀! 안전핀! 망할! 먹어랏!”

 

 장화의 폭발물에도, 천아의 단검에도 리리스는 그저 로자아줄의 방어막으로 무시하고 바르그만을 집중 공격했다. 가장 그녀에게 위협적인 건 앞의 두 사람이 아닌 바르그 뿐이었다. 바르그 또한 그걸 알았기에 계속 리리스에게 검을 휘둘렀다.

 

 이미 멸망한 세상에서 온갖 실전을 치른 바이오로이드들의 싸움은 치열했다. 3:1이라는 숫자의 불리함에도 리리스는 압도당하지 않았으며, 역으로 반격을 가했다.

 

 블랙리버를 상대로 만들어진 사냥개였지만, 그런 위험분자에게서 주인을 절대적으로 지키기 위해 제작된 삼안의 최강 경호원. 주인에게 결코 해롭기만 할 해충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서라도 리리스는 필사적으로 몰아세웠다.

 

 계속되는 싸움에 로자아줄은 에너지가 다 되어서 제 기능을 잃었다. 절대적인 보호막이 사라지자 리리스의 몸에 점점 상처가 늘어났지만 상관없었다. 이 몸이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주인을 위해 리리스는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더러운 해충들이 주인님께 둘 수 없어. 전부, 전부 리리스의 주인님을 위해서야! 주인님을 위해서라면! 주인님을 위해서라면!”

 “……제정신이 아니군.”

 

 이제는 이성이라곤 보이지 않는 리리스의 모습에 바르그는 질색하였다.

 

 하운드 또한 쌓여가는 상처로 정상이 아니었다. 장화는 피가 흘러나오는 옆구리를 손으로 막고 있었고, 천아는 미동도 없이 쓰러져있었고, 바르그도 새하얀 옷 여기저기에 핏자국이 묻어있었다.

 

 대인전에 있어 블랙 리리스는 라비아타를 제외하면 최강이었다. 기습도 아니고 정면에서 살의에 가득 찬 리리스를 상대로 장화와 천아는 상대할 도리가 없었다. 바르그가 없었다면 이 정도에서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

 

 말로 해결할 상황은 아니었다지만, 이 지경까지 온 이상 누구 하나가 죽어야지 끝날 상황이었다.

 

 “이제 너밖에 안 남았어, 해충. 너 같은 해충이 감히 주인님께 접근하도록 만들다니. 내 실책이야.”

 “나는 비록 죄인의 딸이지만 주인님께 속죄하기로 각오하였다. 그리고 네놈 같은 미치광이를 처형시키는 것이 그 시작이다!”

 

 리리스도 바르그도 서로를 죽이기로 작정하였기에 자신의 무장을 단단히 쥐었다.

 

 이번에야말로 죽이겠다는 다짐으로 두 사람이 다시 충돌하려는 순간이었다.

 

 “그만!”

 

*

 

 이곳에 없던 다른 목소리.

 그러나 살의로 가득 차 누구 하나 죽기 전까지 멈추지 않을 것 같았던 리리스도, 바르그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목소리였다.

 

 목소리가 들린 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그녀들의 주인 부사령관이 있었다.

 

 그리고 페로와 금란, 페레그리누스, 글라시아스, 그리고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시티가드와 몽구스 팀까지 그녀의 곁에 모여있었다.

 

 그녀들은 리리스와 바르그가 벌인 파괴의 현장에 놀랐지만, 부사령관의 상태에 긴장하고 있었다.

 

 “주인님! 여긴 어떻게…….”

 “지금, 뭐하고 있는 거야?”

 

 부사령관의 목소리는 딱딱했다. 그리고 몹시 차가워서 리리스는 숨을 삼켰다.

 

 “지금 뭐하고 있는 거냐고 물었잖아.”

 “이, 이건 주인님을 위해서 이 해충을…… 그러니까 리리스가…….”

 

 말을 하면서도 리리스는 바들바들 떨면서 어떻게든 이어갔지만, 싸늘한 부사령관의 눈초리에 점점 목소리가 작아졌다.

 

 바르그는 그저 검을 검집에 집어넣고, 조용히 부복했다.

 

 “하…….”

 

 현장을 훑어본 부사령관은 기가 막혀서 헛웃음이 나왔다.

 

 피와 화약 냄새. 엉망진창이 된 주위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있는 장화와 미동조차 없는 천아. 상처로 피투성이로 넝마가 된 리리스와 바르그의 꼬라지까지.

 

 “……홍련, 두 사람을 부탁할게. 상태가 심각해 보이네.”

 “알겠습니다, 부사령관님.”

 

 부사령관의 말에 홍련이 몽구스 팀을 이끌어 재빨리 장화와 천아를 옮겼다. 한눈에 봐도 심각했기에 서둘러 수복실로 가야 했다.

 

 자신을 토대로 만들어진 장화를 보고 홍련이 애틋한 표정을 짓는 와중, 옮겨지던 도중 천아가 의식을 되찾았다. 부상으로 인한 고통으로 잠시 신음을 흘렸지만, 순간 뇌파가 느껴지자 그곳을 향해 고개를 돌리더니 눈이 휘둥그레졌다.

 

 “우와……. 정말로, 새 여제님이시네?”

 

 눈을 뜬 천아는 아픈 몸을 비틀비틀 일으키면서도 부사령관에게서 눈을 때지 못했다.

 

 “나를 알고 있니?”

 “응, 여제님이 보여준 사진 속 얼굴이랑 판박인걸. 정말, 정말 보고 싶었다고.”

 

 천아는 연신 히죽히죽 웃으면서 눈가에 눈물이 맺혀있었다.

 

 “있지, 새 여제님. 나, 추워서 그러는데. 한 번만…… 한 번만 안아주실 수 있나요?”

 “……그래, 좋아.”

 “히힛, 고마워요.”

 

 당장 수복실에 입원시켜도 모자른 상태인데도, 천진한 천아의 부탁에 부사령관은 쓴웃음을 지으며 마지못해 안아주었다. 그런 부사령관의 품에 천아는 얼굴을 살며시 비비며 온기를 느꼈다.

 

 “새 여제님의 품은 따뜻하고 좋네. 역시 오길 잘했어…….”

 “오르카에 온 걸 환영해, 천아. 푹 쉬도록 해.”

 

 품에 안긴 채 천아는 편안하게 잠들었다. 그녀가 깨지 않게 부사령관이 조심히 눕혀준 뒤에야 몽구스 팀은 자리를 떠날 수 있었다.

 

 위급한 두 사람을 보내고 부사령관은 다시 리리스와 바르그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주인님, 그 해충들한테 그러실 필요 없어요. 제가 전부 처리할 테니 주인님은…….”

 “리리스.”

 

 얌전히 자신의 처벌을 기다리는 바르그에 비해 리리스는 안절부절 목소리를 냈지만, 그녀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부사령관이 입을 열었다.

 

 “동료와 싸우고, 멀리서 찾아온 손님을 반쯤 죽인 게 나를 위해서 한 행동이란 거야?”

 “주인님을 리오보로스로 만들려고 하는 해충이에요. 주인님을 슬프게 만드는 해충을 리리스는 두고 볼 수 없어서…….”

 “지금 날 슬프게 만드는 건 너야 리리스!”

 

 부사령관이 버럭 소리 지르자 리리스는 흠칫 놀라 몸을 떨었다. 그리고 소리 지른 부사령관도 놀라서 고개를 푹 숙였다.

 

 “……두 사람을 연행해줘, 사디어스. 상처도 치료해주고.”

 “그러도록 하죠, 부사령관님.”

 

 몽구스 팀에 이어 대기하고 있던 시티가드 또한 조심히 두 사람에게 다가갔다. 바르그는 얌전히 수갑을 차고 연행되었지만, 리리스는 연행되면서도 부사령관에게서 눈을 때지 못했다.

 

 “주인님…….”

 “………….”

 

 리리스가 끌려갈 때까지 부사령관은 그녀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다.



싸대기 때릴까 했는데 그러면 너무 무겁고 리리스가 못 버틸 것 같아서 이정도로


이번편으로 완결내고 싶었는데 독백이 길어지다 보니 다음편으로 완결내고, 에필로그 3화 정도 낼 생각